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클로즈업 북한] ‘천하 진미’ 평양냉면…북한의 여름 음식
입력 2017.08.05 (08:09) 수정 2017.08.05 (08:39) 남북의 창
동영상영역 시작
[클로즈업 북한] ‘천하 진미’ 평양냉면…북한의 여름 음식
동영상영역 끝
<앵커 멘트>

이번 주도 푹푹 찌는 폭염이 계속됐는데요.

이럴 때면 시원한 평양냉면 한 그릇 떠오르시죠?

실향민의 음식처럼 여겨오던 평양냉면은 요즘엔 미식가들이 찾는 사철음식이 된 듯합니다.

그렇다면 북한의 원조 평양냉면은 과연 어떻게 만들고 어떤 맛일까요?

또 요즘 북한 사람들은 어떤 여름 음식들을 찾을까요?

이번 주 <클로즈업 북한>에서는 무더위를 이기기 위한 북한의 여름 음식을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2012년 6월, 조선소년단 창립 66주년 행사를 위해 북한 전역의 학생들이 평양으로 모여들었다.

소년단원들은 평양 곳곳을 둘러보고 평양의 이름난 식당에서 음식도 맛봤다.

<녹취> 조선중앙TV(2012년 6월) : "금강산 구경도 식후경이라, 대동강 기슭에 멋들어지게 일떠선 옥류관이 소년단 대표들을 열렬한 환영 속에 맞이했습니다."

무더위가 막 시작되던 시기, 학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다름 아닌 냉면이었다.

<녹취> 김청일(조선소년단원) : "텔레비전에서 옥류관을 많이 봤지만 이렇게 와서 국수를 먹을 줄 몰랐습니다. 제가 국수를 먹는 모습을 아버지, 어머니, 동무들, 마을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습니다."

<녹취> 박진향(조선소년단원) : "저는 강원도 평강군 평강 소학교에서 왔습니다. 옥류관에 오니 정말 맛있습니다. 국수가..."

겨울에 먹어도 별미라지만 더운 여름에 더욱 인기가 좋은 냉면.

북한에서 유래한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의 가장 큰 차이는 면을 만드는 재료에 있다.

<인터뷰> 윤종철(평양 옥류관 출신 요리사) : "옛날부터 평남도 지방에는 메밀을 많이씩 먹고 함경도 지방에는 추운 지방이니까 감자를 많이 심었어요. 평양식에서는 메밀을 많이 사용하고 함흥 같은 데는 감자를 많이 썼는데 그래서 면의 차이 뿐이지 뭐 육수가 다르거나 그런 건 없어요."

<녹취> 조선중앙TV : "평양냉면은 우리나라에서 12세기를 전후한 시기부터 인민들이 즐겨 먹어온 전통적인 민족음식이었습니다."

메밀가루와 전분을 섞어 면을 뽑고, 소와 돼지, 닭고기와 각종 야채를 넣어 끓인 육수에 오이, 배, 삶은 계란 등의 고명을 얹어 내는 평양냉면.

평양 옥류관에서 평양냉면 조리법을 배웠다는 탈북민 요리사는 재료의 맛을 최대한 살리는 담백함을 특징으로 꼽았다.

<인터뷰> 윤종철(평양 옥류관 출신 요리사) : "원재료의 맛을 살리자면 우선 간이 세면 안 되고, 그 냉면이 어울리게 하자면 우선 제대로 된 육향이 나는 육수룰 뽑아가지고 그 비율을 맞춰야 될 것이고... 그래서 냉면 육수를 맛을 봤을 때 쩡하고 시원한 맛이 나게끔 그렇게 해서 이 조화를 맞추는 게 말로 하는 건 쉽지만 실제 하자면 힘들어요."

<녹취> 평양시민 : "시원한 평양냉면 생각이 나서 우리 가족은 이렇게 옥류관에 자주 찾아오곤 합니다."

북한에서 평양냉면으로 가장 유명한 곳, 바로 옥류관이다.

1961년 김일성의 지시로 대동강 기슭에 문을 연 옥류관은 본관만 2천 250석의 규모를 자랑하는 냉면 전문식당이다.

<녹취> 北노래 ‘평양냉면 제일이야’ : "냉면 냉면 평양냉면 천하제일 진미로세 늙은이도 젊은이도먼저 찾는 냉면일세 야 참 맛도 좋다 한 그릇은 너무도 적어 왓하하하 옥류관은 평양의 자랑일세."

‘옥류풍경’이라는 영화는 물론 노래까지 만들어질 정도로 인기가 대단하다.

지난 2000년,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도 옥류관 냉면은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녹취> 김대중(당시 대통령/2000년 6월) : "평소 한번 꼭 가봤으면 하는 옥류관에 가서 냉면도 먹고..."

<녹취> 김정일(당시 국방위원장/2000년 6월) : "냉면이 이제 아침, 오전 회담이 너무 늦다보니까 급하게 자시면 국수가 원래 맛없습니다."

1982년 70번째 김일성 생일에 맞춰 문을 연 청류관 역시 평양냉면이 대표 메뉴다.

청류관은 대형 함대 모양의 4층 건물로, 하루 5천명의 손님을 수용할 수 있고, 종업원만 300여 명에 이른다고 한다.

<녹취> 조선중앙TV(2014년 11월) : "우리 민족의 전통 음식인 국수의 질을 더욱 높이기 위한 평양시 안의 여러 식당들 사이에 국수 경연이 옥류관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옥류관과 청류관을 비롯해 평양 시내 냉면 전문점 10여 곳이 참가한 ‘평양국수 경연’.

<녹취> "이번 국수 경연에서는 옥류관이 1등을, 청류관이 2등을, 평양고려호텔이 3등을 했습니다."

치열한 경합 끝에 옥류관이 1위를, 청류관이 2위를 차지해 ‘라이벌’ 관계를 다시한번 입증했다.

시원한 육수로 더위를 달래는 북한 대표 여름음식 평양냉면.

그러나 정작 북한 주민들에겐 그림의 떡인 경우가 많다는 게 탈북민들의 얘기다.

전기와 식자재 공급이 열악한 상황에서 일반 주민들이 TV에 나오는 평양냉면을 맛보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인터뷰> 최성국(평양 출신 탈북민/2011년 탈북) : "옥류관에서 먹는다, 그렇게라도 먹는 게 평양시 사람들의 특혜인 거예요. 한 번도 못 가본 사람도 많아요. 그런데 지방에서 견학을 온다든지 국가 행사를 한다든지 이때는 그냥 단체로 그냥 옥류관! 고향에 가서 지방에 내려가서는 자기 옥류관에서 먹었다고 자랑을 하는 거죠."

<인터뷰> 최송죽(양강도 출신 탈북민/2016년 탈북) : "냉면은 다 집에서 자체적으로 해 먹습니다. 그러니까 북한이 원래 평양냉면이, 옥류관 냉면이 소문 낫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거는 우리 같은 사람은 그거 못 봅니다. 그러니까 집에서 다 냉면이라는 게 옥수수 그 국수를 있지 않습니까? 그거 대체해서 그 밭에 갔다 내려오면 그거에 데쳐서 오이냉국에 풀어서 그렇게 먹는 것 그것을 냉면이라고 합니다."

여름 음식 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더위에 지친 몸을 위한 보양식이다.

북한의 보양식으로는 단고기가 대표적이다.

개고기의 북한말인 단고기는 영양가가 높고 맛이 달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북한엔 단백질 음식이 많지 않다 보니 여전히 중요한 식재료가 되고 있다.

<녹취> 천성남(평양시 인민위원회 직원) : "단고기장은 예로부터 우리 인민들이 삼복 철에 흔히 끓여 먹는 전통적인 민족음식입니다. 오뉴월에 단고기 국물은 발잔등만 떨어져도 약이 된다는 말이 있잖습니까."

북한 당국은 단고기 요리경연대회까지 여는데, 조리법도 다양하다.

그 밖에도 각종 선전매체를 통해 숭어국, 자라 요리, 메기 요리 등 다양한 여름철 보양식을 소개하는 북한. 최고지도자 김정은이 심심찮게 직접 양식장 시찰에 나서며,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도 선전한다.

<녹취> 北 기록영화(2016년 8월) : "인민들에게 맛좋고 영양가 높은 자라고기를 먹이시려고 마음 쓰신 위대한 장군님의 유훈을 철저히 관철할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흥그러워짐을 금할 수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북한TV에 소개되는 이런 식재료들은 대부분 선전용일 뿐 실제로는 고위 간부와 소수의 상류층에게만 돌아간다고 한다.

특히 철갑상어알, 연어알 등 고급 식자재는 모두 중앙당에만 공급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인터뷰> 최성국(평양 출신 탈북민/2011년 탈북) : "북한 선전매체에서 쫙 선전하는 거는 북한에서 상위 1~2%가 누릴 수 있는 그걸 선전하는 거고 그 외에 한 10%에서 20%가 누릴 수 있는 선전하는 것도 있어요. 명백한 거는 거의 모든 일반 서민들은 상상할 수 없는 생활인 거예요."

이 때문인지 실제 북한 매체들은 일반 주민들이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식자재를 이용한 보양식도 자주 소개하고 있다.

<녹취> 北소개편집물 ‘민족요리로 행복을 꽃피우는 봉사자들’ : "동천호 식당에서 쑥국수를 잘한다더만, 그래서 그걸 지금 가서 쑥국수를 한번 먹어 보려고 가는 길입니다."

평양 대성산에 위치한 대형 식당. 여름철 가장 사랑을 받는다는 음식은 쑥 녹마국수다.

녹말에 쑥을 섞은 국수로 감칠맛이 일품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고, 쑥이 들어가 약이라고도 말하는 사람들.

<녹취> "이거 쑥 녹마국수를 누가 창안했는지 정말 생각을 잘했구만..."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북한에서도 상류층과 일반 주민들이 먹는 음식에서 빈부격차가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인터뷰> 윤종철(평양 옥류관 출신 요리사) : "우선 국가경제가 많이 무너지고 하니까 우선 그 재료가 없어요. 요리를 하자면 재료가 있어야 요리를 하는데 그러니까 가정주부들은 그날그날 먹고살기 바쁘니까 요리에 신경을 안 써요. 거진 밥이나 돼서 오늘 하루 넘기자 하루... 내일은 또 뭘 먹일까? 모레는 어떻게 살까? 많이 안타깝죠..."

최근엔 북한의 여름 음식 문화에도 조금씩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단물이라 불리는 주스와 아이스크림 등 가공식품들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

그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것은 맥주다.

<녹취> 北 대동강 맥주 홍보영상 : "평양의 자랑 대동강 맥주."

봉학, 룡성, 금강 맥주와 더불어 북한의 4대 맥주로 꼽히는 대동강 맥주는 맛이 깨끗하고 다양한 향미를 지니고 있다고 북한 매체는 선전하고 있다.

<녹취> 조선중앙TV(2016년 8월) : "평양 대동강맥주축전이 12일에 개막됐습니다."

지난해 8월엔 처음으로 평양대동강맥주축전을 열어 맥주 애호가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녹취> 독일인 관광객(2016년 8월) : "맥주가 환상적입니다. 고향에서 먹던 바로 그 맛이에요. 그런데 여기는 훨씬 더워서 맥주를 더 먹어야겠어요."

그러나 이러한 맥주 축제는 대북제재에 맞서 북한 정권의 건재함을 선전하는 이벤트일 뿐, 북한의 일반적인 여름 문화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실제 일반 주민들은 값비싼 대동강 맥주를 구경하기 힘들다고 한다.

<인터뷰> 최송죽(양강도 출신 탈북민/2016년 탈북) : "대동강 맥주 그런 것 평백성들은 못 먹어봤습니다. 우리 양강도에서 저도 좀 장사하고 많이 다녀봤는데, 없습니다. 그런 거 먹어본 사람 없고, 다 개인들이 집에서 맥주 만들어 먹습니다."

올해는 개막을 코앞에 두고 대동강 맥주 축전이 취소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미국이 북한 관광을 전면 금지한데다 중국인들까지 북한 방문을 꺼리자 어쩔 수 없이 개막을 취소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지역별로 대표 음식이 있을 만큼 다채로웠던 북한의 음식 문화.

하지만 경제적 어려움이 장기화되면서 음식 문화가 점차 설 자리를 잃고 있다고 탈북민들은 말한다.

<인터뷰> 최성국(평양 출신 탈북민/2011년 탈북) : "음식문화, 계절음식을 즐긴다는 거는 그 사회를 겪어볼 때 생활이 풍요로울 때 가능한 것이라는 말이에요. 음식문화가 다 없어졌고 오직 남은 게 있다고 하면 그냥 배불리 먹는 것, 먹을 수 있는 건 다 먹자 이거였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그게 한번 파괴되기 전에 선 아버지, 어머니, 할머니 이 세대들이 그 음식문화를 전수해 줘야 되는데 너무 배고프니까 배불리 먹는, 일단 배불리 먹는 그냥 그렇게 계속 살던 사람들이 지금 장마당 세대 한마디로 이런 사람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거예요."

<인터뷰> 최송죽(양강도 출신/2016년 탈북) : "여름에는 제가 어릴 때랑 부모님들 다 살아 계실 때는 우리 어머니가 또 요리사였으니까 이것저것 보양식도 진짜 많이 해 줬습니다. 찬 팥으로 그렇게 보약을 해 주고 이것저것 많이 해 줬는데, 점점 그런 건 없고 사람들이 진짜 여름에는 보양식이라는 건 정말 아, 어찌 해마다 이렇게 계속 달라지는지 하는 생각 계속 듭니다. 나 어떤 때는 이러다 조선 음식이 다 없어지고 나물이 이제 조선의, 북한의 주식이 되지 않겠나 생각 계속 합니다. 산나물들이..."

한때 실향민의 음식이던 평양냉면이 입소문을 타고 퍼지며 온 국민의 사철 음식이 됐듯, 북한의 다양한 고유 음식을 남북 모두가 널리 즐기는 음식 통일도 앞당겨지길 기원해 본다.
  • [클로즈업 북한] ‘천하 진미’ 평양냉면…북한의 여름 음식
    • 입력 2017.08.05 (08:09)
    • 수정 2017.08.05 (08:39)
    남북의 창
[클로즈업 북한] ‘천하 진미’ 평양냉면…북한의 여름 음식
<앵커 멘트>

이번 주도 푹푹 찌는 폭염이 계속됐는데요.

이럴 때면 시원한 평양냉면 한 그릇 떠오르시죠?

실향민의 음식처럼 여겨오던 평양냉면은 요즘엔 미식가들이 찾는 사철음식이 된 듯합니다.

그렇다면 북한의 원조 평양냉면은 과연 어떻게 만들고 어떤 맛일까요?

또 요즘 북한 사람들은 어떤 여름 음식들을 찾을까요?

이번 주 <클로즈업 북한>에서는 무더위를 이기기 위한 북한의 여름 음식을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2012년 6월, 조선소년단 창립 66주년 행사를 위해 북한 전역의 학생들이 평양으로 모여들었다.

소년단원들은 평양 곳곳을 둘러보고 평양의 이름난 식당에서 음식도 맛봤다.

<녹취> 조선중앙TV(2012년 6월) : "금강산 구경도 식후경이라, 대동강 기슭에 멋들어지게 일떠선 옥류관이 소년단 대표들을 열렬한 환영 속에 맞이했습니다."

무더위가 막 시작되던 시기, 학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다름 아닌 냉면이었다.

<녹취> 김청일(조선소년단원) : "텔레비전에서 옥류관을 많이 봤지만 이렇게 와서 국수를 먹을 줄 몰랐습니다. 제가 국수를 먹는 모습을 아버지, 어머니, 동무들, 마을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습니다."

<녹취> 박진향(조선소년단원) : "저는 강원도 평강군 평강 소학교에서 왔습니다. 옥류관에 오니 정말 맛있습니다. 국수가..."

겨울에 먹어도 별미라지만 더운 여름에 더욱 인기가 좋은 냉면.

북한에서 유래한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의 가장 큰 차이는 면을 만드는 재료에 있다.

<인터뷰> 윤종철(평양 옥류관 출신 요리사) : "옛날부터 평남도 지방에는 메밀을 많이씩 먹고 함경도 지방에는 추운 지방이니까 감자를 많이 심었어요. 평양식에서는 메밀을 많이 사용하고 함흥 같은 데는 감자를 많이 썼는데 그래서 면의 차이 뿐이지 뭐 육수가 다르거나 그런 건 없어요."

<녹취> 조선중앙TV : "평양냉면은 우리나라에서 12세기를 전후한 시기부터 인민들이 즐겨 먹어온 전통적인 민족음식이었습니다."

메밀가루와 전분을 섞어 면을 뽑고, 소와 돼지, 닭고기와 각종 야채를 넣어 끓인 육수에 오이, 배, 삶은 계란 등의 고명을 얹어 내는 평양냉면.

평양 옥류관에서 평양냉면 조리법을 배웠다는 탈북민 요리사는 재료의 맛을 최대한 살리는 담백함을 특징으로 꼽았다.

<인터뷰> 윤종철(평양 옥류관 출신 요리사) : "원재료의 맛을 살리자면 우선 간이 세면 안 되고, 그 냉면이 어울리게 하자면 우선 제대로 된 육향이 나는 육수룰 뽑아가지고 그 비율을 맞춰야 될 것이고... 그래서 냉면 육수를 맛을 봤을 때 쩡하고 시원한 맛이 나게끔 그렇게 해서 이 조화를 맞추는 게 말로 하는 건 쉽지만 실제 하자면 힘들어요."

<녹취> 평양시민 : "시원한 평양냉면 생각이 나서 우리 가족은 이렇게 옥류관에 자주 찾아오곤 합니다."

북한에서 평양냉면으로 가장 유명한 곳, 바로 옥류관이다.

1961년 김일성의 지시로 대동강 기슭에 문을 연 옥류관은 본관만 2천 250석의 규모를 자랑하는 냉면 전문식당이다.

<녹취> 北노래 ‘평양냉면 제일이야’ : "냉면 냉면 평양냉면 천하제일 진미로세 늙은이도 젊은이도먼저 찾는 냉면일세 야 참 맛도 좋다 한 그릇은 너무도 적어 왓하하하 옥류관은 평양의 자랑일세."

‘옥류풍경’이라는 영화는 물론 노래까지 만들어질 정도로 인기가 대단하다.

지난 2000년,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도 옥류관 냉면은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녹취> 김대중(당시 대통령/2000년 6월) : "평소 한번 꼭 가봤으면 하는 옥류관에 가서 냉면도 먹고..."

<녹취> 김정일(당시 국방위원장/2000년 6월) : "냉면이 이제 아침, 오전 회담이 너무 늦다보니까 급하게 자시면 국수가 원래 맛없습니다."

1982년 70번째 김일성 생일에 맞춰 문을 연 청류관 역시 평양냉면이 대표 메뉴다.

청류관은 대형 함대 모양의 4층 건물로, 하루 5천명의 손님을 수용할 수 있고, 종업원만 300여 명에 이른다고 한다.

<녹취> 조선중앙TV(2014년 11월) : "우리 민족의 전통 음식인 국수의 질을 더욱 높이기 위한 평양시 안의 여러 식당들 사이에 국수 경연이 옥류관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옥류관과 청류관을 비롯해 평양 시내 냉면 전문점 10여 곳이 참가한 ‘평양국수 경연’.

<녹취> "이번 국수 경연에서는 옥류관이 1등을, 청류관이 2등을, 평양고려호텔이 3등을 했습니다."

치열한 경합 끝에 옥류관이 1위를, 청류관이 2위를 차지해 ‘라이벌’ 관계를 다시한번 입증했다.

시원한 육수로 더위를 달래는 북한 대표 여름음식 평양냉면.

그러나 정작 북한 주민들에겐 그림의 떡인 경우가 많다는 게 탈북민들의 얘기다.

전기와 식자재 공급이 열악한 상황에서 일반 주민들이 TV에 나오는 평양냉면을 맛보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인터뷰> 최성국(평양 출신 탈북민/2011년 탈북) : "옥류관에서 먹는다, 그렇게라도 먹는 게 평양시 사람들의 특혜인 거예요. 한 번도 못 가본 사람도 많아요. 그런데 지방에서 견학을 온다든지 국가 행사를 한다든지 이때는 그냥 단체로 그냥 옥류관! 고향에 가서 지방에 내려가서는 자기 옥류관에서 먹었다고 자랑을 하는 거죠."

<인터뷰> 최송죽(양강도 출신 탈북민/2016년 탈북) : "냉면은 다 집에서 자체적으로 해 먹습니다. 그러니까 북한이 원래 평양냉면이, 옥류관 냉면이 소문 낫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거는 우리 같은 사람은 그거 못 봅니다. 그러니까 집에서 다 냉면이라는 게 옥수수 그 국수를 있지 않습니까? 그거 대체해서 그 밭에 갔다 내려오면 그거에 데쳐서 오이냉국에 풀어서 그렇게 먹는 것 그것을 냉면이라고 합니다."

여름 음식 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더위에 지친 몸을 위한 보양식이다.

북한의 보양식으로는 단고기가 대표적이다.

개고기의 북한말인 단고기는 영양가가 높고 맛이 달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북한엔 단백질 음식이 많지 않다 보니 여전히 중요한 식재료가 되고 있다.

<녹취> 천성남(평양시 인민위원회 직원) : "단고기장은 예로부터 우리 인민들이 삼복 철에 흔히 끓여 먹는 전통적인 민족음식입니다. 오뉴월에 단고기 국물은 발잔등만 떨어져도 약이 된다는 말이 있잖습니까."

북한 당국은 단고기 요리경연대회까지 여는데, 조리법도 다양하다.

그 밖에도 각종 선전매체를 통해 숭어국, 자라 요리, 메기 요리 등 다양한 여름철 보양식을 소개하는 북한. 최고지도자 김정은이 심심찮게 직접 양식장 시찰에 나서며,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도 선전한다.

<녹취> 北 기록영화(2016년 8월) : "인민들에게 맛좋고 영양가 높은 자라고기를 먹이시려고 마음 쓰신 위대한 장군님의 유훈을 철저히 관철할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흥그러워짐을 금할 수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북한TV에 소개되는 이런 식재료들은 대부분 선전용일 뿐 실제로는 고위 간부와 소수의 상류층에게만 돌아간다고 한다.

특히 철갑상어알, 연어알 등 고급 식자재는 모두 중앙당에만 공급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인터뷰> 최성국(평양 출신 탈북민/2011년 탈북) : "북한 선전매체에서 쫙 선전하는 거는 북한에서 상위 1~2%가 누릴 수 있는 그걸 선전하는 거고 그 외에 한 10%에서 20%가 누릴 수 있는 선전하는 것도 있어요. 명백한 거는 거의 모든 일반 서민들은 상상할 수 없는 생활인 거예요."

이 때문인지 실제 북한 매체들은 일반 주민들이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식자재를 이용한 보양식도 자주 소개하고 있다.

<녹취> 北소개편집물 ‘민족요리로 행복을 꽃피우는 봉사자들’ : "동천호 식당에서 쑥국수를 잘한다더만, 그래서 그걸 지금 가서 쑥국수를 한번 먹어 보려고 가는 길입니다."

평양 대성산에 위치한 대형 식당. 여름철 가장 사랑을 받는다는 음식은 쑥 녹마국수다.

녹말에 쑥을 섞은 국수로 감칠맛이 일품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고, 쑥이 들어가 약이라고도 말하는 사람들.

<녹취> "이거 쑥 녹마국수를 누가 창안했는지 정말 생각을 잘했구만..."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북한에서도 상류층과 일반 주민들이 먹는 음식에서 빈부격차가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인터뷰> 윤종철(평양 옥류관 출신 요리사) : "우선 국가경제가 많이 무너지고 하니까 우선 그 재료가 없어요. 요리를 하자면 재료가 있어야 요리를 하는데 그러니까 가정주부들은 그날그날 먹고살기 바쁘니까 요리에 신경을 안 써요. 거진 밥이나 돼서 오늘 하루 넘기자 하루... 내일은 또 뭘 먹일까? 모레는 어떻게 살까? 많이 안타깝죠..."

최근엔 북한의 여름 음식 문화에도 조금씩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단물이라 불리는 주스와 아이스크림 등 가공식품들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

그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것은 맥주다.

<녹취> 北 대동강 맥주 홍보영상 : "평양의 자랑 대동강 맥주."

봉학, 룡성, 금강 맥주와 더불어 북한의 4대 맥주로 꼽히는 대동강 맥주는 맛이 깨끗하고 다양한 향미를 지니고 있다고 북한 매체는 선전하고 있다.

<녹취> 조선중앙TV(2016년 8월) : "평양 대동강맥주축전이 12일에 개막됐습니다."

지난해 8월엔 처음으로 평양대동강맥주축전을 열어 맥주 애호가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녹취> 독일인 관광객(2016년 8월) : "맥주가 환상적입니다. 고향에서 먹던 바로 그 맛이에요. 그런데 여기는 훨씬 더워서 맥주를 더 먹어야겠어요."

그러나 이러한 맥주 축제는 대북제재에 맞서 북한 정권의 건재함을 선전하는 이벤트일 뿐, 북한의 일반적인 여름 문화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실제 일반 주민들은 값비싼 대동강 맥주를 구경하기 힘들다고 한다.

<인터뷰> 최송죽(양강도 출신 탈북민/2016년 탈북) : "대동강 맥주 그런 것 평백성들은 못 먹어봤습니다. 우리 양강도에서 저도 좀 장사하고 많이 다녀봤는데, 없습니다. 그런 거 먹어본 사람 없고, 다 개인들이 집에서 맥주 만들어 먹습니다."

올해는 개막을 코앞에 두고 대동강 맥주 축전이 취소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미국이 북한 관광을 전면 금지한데다 중국인들까지 북한 방문을 꺼리자 어쩔 수 없이 개막을 취소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지역별로 대표 음식이 있을 만큼 다채로웠던 북한의 음식 문화.

하지만 경제적 어려움이 장기화되면서 음식 문화가 점차 설 자리를 잃고 있다고 탈북민들은 말한다.

<인터뷰> 최성국(평양 출신 탈북민/2011년 탈북) : "음식문화, 계절음식을 즐긴다는 거는 그 사회를 겪어볼 때 생활이 풍요로울 때 가능한 것이라는 말이에요. 음식문화가 다 없어졌고 오직 남은 게 있다고 하면 그냥 배불리 먹는 것, 먹을 수 있는 건 다 먹자 이거였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그게 한번 파괴되기 전에 선 아버지, 어머니, 할머니 이 세대들이 그 음식문화를 전수해 줘야 되는데 너무 배고프니까 배불리 먹는, 일단 배불리 먹는 그냥 그렇게 계속 살던 사람들이 지금 장마당 세대 한마디로 이런 사람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거예요."

<인터뷰> 최송죽(양강도 출신/2016년 탈북) : "여름에는 제가 어릴 때랑 부모님들 다 살아 계실 때는 우리 어머니가 또 요리사였으니까 이것저것 보양식도 진짜 많이 해 줬습니다. 찬 팥으로 그렇게 보약을 해 주고 이것저것 많이 해 줬는데, 점점 그런 건 없고 사람들이 진짜 여름에는 보양식이라는 건 정말 아, 어찌 해마다 이렇게 계속 달라지는지 하는 생각 계속 듭니다. 나 어떤 때는 이러다 조선 음식이 다 없어지고 나물이 이제 조선의, 북한의 주식이 되지 않겠나 생각 계속 합니다. 산나물들이..."

한때 실향민의 음식이던 평양냉면이 입소문을 타고 퍼지며 온 국민의 사철 음식이 됐듯, 북한의 다양한 고유 음식을 남북 모두가 널리 즐기는 음식 통일도 앞당겨지길 기원해 본다.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KBS사이트에서 소셜계정으로 로그인한 이용자는 댓글 이용시 KBS회원으로 표시되고
댓글창을 통해 소셜계정으로 로그인한 이용자는 소셜회원으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