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질소 과자’ 먹다 위에 구멍…안전성 논란

입력 2017.08.07 (08:33) 수정 2017.08.07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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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먹으면 입과 코에서 하얀 연기가 뿜어져 나온다고 해서 이른바 '용가리 과자'로 불리는 질소 과자입니다.

한 초등학생이 이 과자를 먹다가 위에 구멍이 생겨 응급 수술을 받았다는 소식, 지난 뉴스 시간에 전해드렸죠.

주말 사이 뉴스따라잡기에서 실제 판매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사고 소식이 전해지면서 질소 과자를 찾는 발길은 뚝 끊겼고, 아예 철수한 곳도 많았습니다.

위에 커다란 구멍이 뚫릴 정도로 위험했던 식품 안전 사고를 미리 막을 수는 없었던 걸까요.

질소 과자의 안전성 논란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질소 과자를 팔고 있다는 서울의 한 상점입니다.

무더운 날씨에 손님들이 많이 찾아올 때지만, 가게 앞은 썰렁하기만 합니다.

질소 과자의 유해성 논란이 불거지면서 달라진 풍경입니다.

<녹취> 질소 과자 판매점 관계자 (음성변조) : “이제부터 한창이죠. 지금 이제 방학기간인데. 내내 장마철이고 그랬잖아요. 한철 장사하려고 시작한 건데 시작하자마자 저렇게 맞아버리고.”

또 다른 상점 역시 사정은 비슷합니다.

야시장 인기 품목 중 하나였지만, 개점 휴업 상태입니다.

질소 과자를 주문하자 플라스틱 컵에 담긴 과자 위에 액체 질소를 뿌려줍니다.

<녹취> 질소 과자 판매점 관계자 (음성변조) : “후 불어가면서 깨물면서 잡수세요. (컵)밑을 잡으세요. 그리고 밑에 액체 남으면 버리세요. 그럼 싹 (연기로) 퍼진다.”

과자 한 알을 입에 넣으면 하연 연기가 입과 코로 뿜어져 나옵니다.

이 모습이 용가리처럼 보인다고 해서 '용가리 과자'로 불렸습니다.

특히 날씨가 무더운 여름철, 호기심에 이 과자를 찾은 사람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질소 과자의 인기에 제동이 걸린 건 지난 1일, 충남 천안의 한 워터파크에서 12살 정 모 군이 질소 과자를 먹다가 병원에 실려간 사고가 알려지면서 부터입니다.

<인터뷰> 정00(피해 아동 아버지) : “애가 정말 처음 듣는 괴성을 지르니까 저는 막 놀라가지고. 왜 그래 했더니 ‘헉, 헉, 헉. 아파! 아파!’ 이러더라고요. 계속 ‘아파! 아파!’ 이러는데 당황을 많이 했어요.”

정 군은 위에 5센치미터 가량 구멍이 생겨 긴급 봉합수술을 받았습니다.

<인터뷰> 정00(피해 아동 아버지) : “소장이나 대장까지는 안 가고 위만 천공이 5cm가량 생기고 식도 끄트머리랑 위 다른 부분이 멍이 많이 들었다고…….”

용기 바닥에 깔려 있던 액세 상태의 질소를 그대로 삼켜버린 게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됐습니다.

용기에 마시지 말라는 경고문이 붙어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인터뷰> 정00(피해 아동 아버지) : “경고 문구 이런 것도 저희 눈에 안 띄는 곳에 있었는지는 모르겠는데 눈에 전혀 보이지 않았어요.”

<인터뷰> 오재훈(교수/ 한양대학교 응급의학과) : “액체화된 액체 질소를 입에 머금은 경우는 구강 점막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고 되어 있고요. 이것을 빠르게 섭취한 경우에는 기화되면서 부피가 7백배로 커지면서 압력 손상으로 인해 위 천공이 유발되고…….”

기체 상태의 질소는 인체에 무해하지만, 액체 상태로 된 질소를 그대로 마셨을 경우 부피가 커지면서 정 군 처럼 위험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겁니다.

호기심을 보이는 아이들에게 질소 과자를 사줬던 부모들은 이런 위험성에 대해선 몰랐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강우진(경기도 파주시) : “이렇게 연기가 나는 데 안전할까 그런 생각을 하긴 했지만 일단 아이들이 노는 곳에서 파는 거니까 괜찮은 거라 생각을 하고 저희도 사 먹어봤죠.”

놀이공원이나 수영장, 유원지 등에서 주로 팔려나갔단 질소 과자.

질소 아이스크림, 질소 커피 등 다른 질소 첨가 식품은 액체 상태의 질소를 마실 위험이 덜해 안전하다고 하지만, 소비자들은 불안해 하고 있습니다.

액체 상태의 질소를 이용한 실험 장면입니다.

영하 1백96도까지 내려가는 액화 질소에 잠시 넣었다 뺀 장미꽃이 꽁꽁 얼어붙어 산산조각납니다.

과자를 여러 번 넣었다 빼자 미처 증발하지 못한 액화 질소가 뚝뚝 떨어지는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액화 질소를 이용해 음식물을 얼렸다가 급하게 먹을 경우 증발하지 않은 액체 상태의 질소가 남아서 사고가 생길 수 있는 겁니다.

<녹취> 질소 과자 판매점 관계자 (음성변조) : “마시지 말라고 하면서 팔죠. 재미로 먹는 건데. 이렇게 경고문 다 되어있고 가스 경고문 다 되어있는 걸…….”

특히, 연기를 많이 내려고 질소를 과하게 넣을 경우 더 위험해 질 수 있습니다.

<녹취> 질소 과자 판매점 관계자 (음성변조) : “방식은 다 똑같지. 질소를 뿌려서 액체가 어느 정도 모여야지 그게 재미로 다 먹을 때까지 유지가 되지. 저기 스며들 정도로만 뿌려주면 몇 개 먹고 나면 다 기화돼 버리기 때문에 연기가 안 나거든요.”

이런 위험 때문에 판매점과 질소 과자 용기에 주의 문구가 붙어 있는 건데, 유심히 살펴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가 쉽습니다.

<인터뷰> 박희정(서울시 서대문구) : “딱히 저는 그런 거 못 들었거든요. 그리고 먹는 건데 굳이 막 위험하다는 걸 설명해주시는 분이 계시나 싶기도 하고.”

<인터뷰> 김형준(서울시 마포구) : “섭취할 때 방식이 문제라는 게 있었더라고요. 그 부분에 대한 고지라도 일단 명확하게 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논란이 불거지자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정 군이 입원한 병원을 찾아 위로의 뜻을 전하고, 식약처는 다급하게 질소 과자에 대한 실태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인터뷰> 식약처 관계자 (음성변조) : “실태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주의 사항 같은 것도 이야기해주고 있는지 그런 거 파악하고 있습니다.”

액체 질소 등 식품 첨가물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사용시 주의 사항 등에 대한 표시도 개선해 나가겠다고 했습니다.

얼마 전 유흥가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져나갔던 일명 '해피 풍선'.

풍선 속에든 아산화 질소를 흡입하고 사망자까지 발생할 정도였지만 규제의 사각 지대에 있었습니다.

이번 질소 과자 역시 논란이 불거지기 전까지 관리 감독에 소홀했던 건 마찬가지였습니다.

<녹취> 질소 과자 판매점 관계자 (음성변조) : “줄을 서서 팔더라도 일일이 다 이야기를 해요. 마시면 안 된다. 사건이 터질까 싶어서 마시면 안 돼요. 장난치면 안 돼요. 이렇게 하는데…….”

관련 제도 내에서 질소 과자를 팔아온 상인, 그리고 질소 과자를 이용한 소비자 모두 안전 관리의 사각 지대에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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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질소 과자’ 먹다 위에 구멍…안전성 논란
    • 입력 2017-08-07 08:35:00
    • 수정2017-08-07 08:5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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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으면 입과 코에서 하얀 연기가 뿜어져 나온다고 해서 이른바 '용가리 과자'로 불리는 질소 과자입니다.

한 초등학생이 이 과자를 먹다가 위에 구멍이 생겨 응급 수술을 받았다는 소식, 지난 뉴스 시간에 전해드렸죠.

주말 사이 뉴스따라잡기에서 실제 판매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사고 소식이 전해지면서 질소 과자를 찾는 발길은 뚝 끊겼고, 아예 철수한 곳도 많았습니다.

위에 커다란 구멍이 뚫릴 정도로 위험했던 식품 안전 사고를 미리 막을 수는 없었던 걸까요.

질소 과자의 안전성 논란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질소 과자를 팔고 있다는 서울의 한 상점입니다.

무더운 날씨에 손님들이 많이 찾아올 때지만, 가게 앞은 썰렁하기만 합니다.

질소 과자의 유해성 논란이 불거지면서 달라진 풍경입니다.

<녹취> 질소 과자 판매점 관계자 (음성변조) : “이제부터 한창이죠. 지금 이제 방학기간인데. 내내 장마철이고 그랬잖아요. 한철 장사하려고 시작한 건데 시작하자마자 저렇게 맞아버리고.”

또 다른 상점 역시 사정은 비슷합니다.

야시장 인기 품목 중 하나였지만, 개점 휴업 상태입니다.

질소 과자를 주문하자 플라스틱 컵에 담긴 과자 위에 액체 질소를 뿌려줍니다.

<녹취> 질소 과자 판매점 관계자 (음성변조) : “후 불어가면서 깨물면서 잡수세요. (컵)밑을 잡으세요. 그리고 밑에 액체 남으면 버리세요. 그럼 싹 (연기로) 퍼진다.”

과자 한 알을 입에 넣으면 하연 연기가 입과 코로 뿜어져 나옵니다.

이 모습이 용가리처럼 보인다고 해서 '용가리 과자'로 불렸습니다.

특히 날씨가 무더운 여름철, 호기심에 이 과자를 찾은 사람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질소 과자의 인기에 제동이 걸린 건 지난 1일, 충남 천안의 한 워터파크에서 12살 정 모 군이 질소 과자를 먹다가 병원에 실려간 사고가 알려지면서 부터입니다.

<인터뷰> 정00(피해 아동 아버지) : “애가 정말 처음 듣는 괴성을 지르니까 저는 막 놀라가지고. 왜 그래 했더니 ‘헉, 헉, 헉. 아파! 아파!’ 이러더라고요. 계속 ‘아파! 아파!’ 이러는데 당황을 많이 했어요.”

정 군은 위에 5센치미터 가량 구멍이 생겨 긴급 봉합수술을 받았습니다.

<인터뷰> 정00(피해 아동 아버지) : “소장이나 대장까지는 안 가고 위만 천공이 5cm가량 생기고 식도 끄트머리랑 위 다른 부분이 멍이 많이 들었다고…….”

용기 바닥에 깔려 있던 액세 상태의 질소를 그대로 삼켜버린 게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됐습니다.

용기에 마시지 말라는 경고문이 붙어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인터뷰> 정00(피해 아동 아버지) : “경고 문구 이런 것도 저희 눈에 안 띄는 곳에 있었는지는 모르겠는데 눈에 전혀 보이지 않았어요.”

<인터뷰> 오재훈(교수/ 한양대학교 응급의학과) : “액체화된 액체 질소를 입에 머금은 경우는 구강 점막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고 되어 있고요. 이것을 빠르게 섭취한 경우에는 기화되면서 부피가 7백배로 커지면서 압력 손상으로 인해 위 천공이 유발되고…….”

기체 상태의 질소는 인체에 무해하지만, 액체 상태로 된 질소를 그대로 마셨을 경우 부피가 커지면서 정 군 처럼 위험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겁니다.

호기심을 보이는 아이들에게 질소 과자를 사줬던 부모들은 이런 위험성에 대해선 몰랐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강우진(경기도 파주시) : “이렇게 연기가 나는 데 안전할까 그런 생각을 하긴 했지만 일단 아이들이 노는 곳에서 파는 거니까 괜찮은 거라 생각을 하고 저희도 사 먹어봤죠.”

놀이공원이나 수영장, 유원지 등에서 주로 팔려나갔단 질소 과자.

질소 아이스크림, 질소 커피 등 다른 질소 첨가 식품은 액체 상태의 질소를 마실 위험이 덜해 안전하다고 하지만, 소비자들은 불안해 하고 있습니다.

액체 상태의 질소를 이용한 실험 장면입니다.

영하 1백96도까지 내려가는 액화 질소에 잠시 넣었다 뺀 장미꽃이 꽁꽁 얼어붙어 산산조각납니다.

과자를 여러 번 넣었다 빼자 미처 증발하지 못한 액화 질소가 뚝뚝 떨어지는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액화 질소를 이용해 음식물을 얼렸다가 급하게 먹을 경우 증발하지 않은 액체 상태의 질소가 남아서 사고가 생길 수 있는 겁니다.

<녹취> 질소 과자 판매점 관계자 (음성변조) : “마시지 말라고 하면서 팔죠. 재미로 먹는 건데. 이렇게 경고문 다 되어있고 가스 경고문 다 되어있는 걸…….”

특히, 연기를 많이 내려고 질소를 과하게 넣을 경우 더 위험해 질 수 있습니다.

<녹취> 질소 과자 판매점 관계자 (음성변조) : “방식은 다 똑같지. 질소를 뿌려서 액체가 어느 정도 모여야지 그게 재미로 다 먹을 때까지 유지가 되지. 저기 스며들 정도로만 뿌려주면 몇 개 먹고 나면 다 기화돼 버리기 때문에 연기가 안 나거든요.”

이런 위험 때문에 판매점과 질소 과자 용기에 주의 문구가 붙어 있는 건데, 유심히 살펴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가 쉽습니다.

<인터뷰> 박희정(서울시 서대문구) : “딱히 저는 그런 거 못 들었거든요. 그리고 먹는 건데 굳이 막 위험하다는 걸 설명해주시는 분이 계시나 싶기도 하고.”

<인터뷰> 김형준(서울시 마포구) : “섭취할 때 방식이 문제라는 게 있었더라고요. 그 부분에 대한 고지라도 일단 명확하게 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논란이 불거지자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정 군이 입원한 병원을 찾아 위로의 뜻을 전하고, 식약처는 다급하게 질소 과자에 대한 실태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인터뷰> 식약처 관계자 (음성변조) : “실태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주의 사항 같은 것도 이야기해주고 있는지 그런 거 파악하고 있습니다.”

액체 질소 등 식품 첨가물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사용시 주의 사항 등에 대한 표시도 개선해 나가겠다고 했습니다.

얼마 전 유흥가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져나갔던 일명 '해피 풍선'.

풍선 속에든 아산화 질소를 흡입하고 사망자까지 발생할 정도였지만 규제의 사각 지대에 있었습니다.

이번 질소 과자 역시 논란이 불거지기 전까지 관리 감독에 소홀했던 건 마찬가지였습니다.

<녹취> 질소 과자 판매점 관계자 (음성변조) : “줄을 서서 팔더라도 일일이 다 이야기를 해요. 마시면 안 된다. 사건이 터질까 싶어서 마시면 안 돼요. 장난치면 안 돼요. 이렇게 하는데…….”

관련 제도 내에서 질소 과자를 팔아온 상인, 그리고 질소 과자를 이용한 소비자 모두 안전 관리의 사각 지대에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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