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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의 두 얼굴’
입력 2017.08.08 (21:59) 수정 2017.08.08 (23:53) 시사기획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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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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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일을 한다. 회사로서는 자선 사업의 성격도 있다." 구글의 공동창업자 래리페이지가 한 말이다. 페이스북 창업자 주커버그는 단지 돈을 많이 벌고 싶어서 창업을 한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혁신과 창조. 전 세계를 무대로 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강조하는 핵심이다. 이 때문에 우리 정부는 각종 혜택을 줘가며 글로벌 기업을 유치해왔다. 선진 기술과 경영 기법을 엿볼 수 있을 거란 기대감에서였다. IMF 이후 글로벌 자본이 한국으로 물밀듯이 들어오면서 외국계기업은 만 개를 넘어섰다. 국내 기업 100개 중 한 개 꼴이다. 이들이 한국에서 얼마나 돈을 벌어 어떻게 써 왔는지, 또 기대 만큼 한국 사회에 기여한 바가 있는지 추적했다.

● 국내 투자·기부는 ‘쥐꼬리’…본사 ‘주주 주머니’ 채웠다

KBS <시사기획 창>은 기업경영평가조사업체인 CEO스코어와 함께 국내에 진출한 100대 외국계기업의 경영 현황을 분석했다. 조사 대상은 주변에서 흔히 접하는 소비재 업종 가운데 연매출 천억 대 이상 기업으로 한정했다. 국세청 전자공시시스템과 해외 본사의 기업공시보고서를 토대로 매출과 순이익, 투자, 기부 내역을 살펴봤다. 분석 결과 외국계기업 한국 법인은 순이익의 절반 이상을 본국으로 보내고 있었다. 해외 본사와 다른 나라 법인보다 15% 가량 높은 수준이었다. 반면 국내 투자에는 매출의 2.7%만 쓰고 있었다. 본사와 다른 나라 법인의 3분의 1도 안되는 정도다. 기부금은 그야말로 쥐꼬리 수준이었다. 한국에서 번 돈으로 본사 주주들의 주머니를 채우는 데 더 급급했단 이야기다.

● 아디다스와 스타벅스 로고, 얼마짜리일까?

글로벌 기업은 특유의 상표로 소비자들을 각인시킨다. 그래서 우리가 사는 글로벌 기업 제품에는 상표값도 포함돼있다. 세 개의 막대가 비스듬히 기울어져있는 아디다스 로고. 얼마짜리일까? 아디다스코리아 감사보고서를 확인해보니 매출의 10%를 독일 본사에 상표사용료로 지급한다고 돼 있었다. 10만 원짜리 운동화를 사면 1만 원을 로고 비용으로 내는 셈이다. 국제 마케팅비도 한국 소비자들이 일부 부담해야 한다. 제품 가격의 4%를 독일 본사에 내는 것이다. 하지만 아디다스 본사가 있는 독일이나 다른 나라에서는 상표사용료를 매출의 3~5% 정도만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 소비자들이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셈이다. 미국이나 일본, 중국, 영국 등에 비해 더 비싼 한국 스타벅스 커피 가격. 왜 더 비쌀까? 역시 미국 본사에 내는 상표사용료와 경영, 기술 자문료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 세금을 더 적게 내는 비법, 혁신과 창조 뒤에 숨은 ‘꼼수’

대학생들에게 물었다. 글로벌 기업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 어디냐고. 열에 아홉이 '구글'이라고 답했다. 진취적이고 창의성을 존중하는 기업 이미지. 구글을 꼽은 이유였다. 전 세계를 장악한 검색 엔진, 인공지능 알파고, 무인 자동차까지. 구글은 정말 진취적이고 창의적이었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 내야 할 세금을 최대한 줄이는 방법에서도 구글은 혁신적(?)이다. 한국에서도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유튜브 광고 등을 통해 연간 2조 원 가까운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관련 세금은 한 푼도 안 내고 있다. 한국 소비자들을 상대로 매출을 올렸지만 수익은 싱가포르에서 발생한 것처럼 만들어놨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전 세계에서 법인세가 가장 싼 아일랜드에서 세금을 낸다. 본사가 미국인 이베이와 킴벌리는 한국에서 번 돈을 각각 영국와 헝가리로 보낸다. 역시 세금을 줄이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불법도, 편법도 아니다. 교묘한 꼼수일 뿐이다.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싶다던 글로벌 기업의 진실은 뭘까? 그 이면에 감춰진 두 얼굴을 들춰본다.
  • ‘글로벌 기업의 두 얼굴’
    • 입력 2017.08.08 (21:59)
    • 수정 2017.08.08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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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의 두 얼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일을 한다. 회사로서는 자선 사업의 성격도 있다." 구글의 공동창업자 래리페이지가 한 말이다. 페이스북 창업자 주커버그는 단지 돈을 많이 벌고 싶어서 창업을 한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혁신과 창조. 전 세계를 무대로 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강조하는 핵심이다. 이 때문에 우리 정부는 각종 혜택을 줘가며 글로벌 기업을 유치해왔다. 선진 기술과 경영 기법을 엿볼 수 있을 거란 기대감에서였다. IMF 이후 글로벌 자본이 한국으로 물밀듯이 들어오면서 외국계기업은 만 개를 넘어섰다. 국내 기업 100개 중 한 개 꼴이다. 이들이 한국에서 얼마나 돈을 벌어 어떻게 써 왔는지, 또 기대 만큼 한국 사회에 기여한 바가 있는지 추적했다.

● 국내 투자·기부는 ‘쥐꼬리’…본사 ‘주주 주머니’ 채웠다

KBS <시사기획 창>은 기업경영평가조사업체인 CEO스코어와 함께 국내에 진출한 100대 외국계기업의 경영 현황을 분석했다. 조사 대상은 주변에서 흔히 접하는 소비재 업종 가운데 연매출 천억 대 이상 기업으로 한정했다. 국세청 전자공시시스템과 해외 본사의 기업공시보고서를 토대로 매출과 순이익, 투자, 기부 내역을 살펴봤다. 분석 결과 외국계기업 한국 법인은 순이익의 절반 이상을 본국으로 보내고 있었다. 해외 본사와 다른 나라 법인보다 15% 가량 높은 수준이었다. 반면 국내 투자에는 매출의 2.7%만 쓰고 있었다. 본사와 다른 나라 법인의 3분의 1도 안되는 정도다. 기부금은 그야말로 쥐꼬리 수준이었다. 한국에서 번 돈으로 본사 주주들의 주머니를 채우는 데 더 급급했단 이야기다.

● 아디다스와 스타벅스 로고, 얼마짜리일까?

글로벌 기업은 특유의 상표로 소비자들을 각인시킨다. 그래서 우리가 사는 글로벌 기업 제품에는 상표값도 포함돼있다. 세 개의 막대가 비스듬히 기울어져있는 아디다스 로고. 얼마짜리일까? 아디다스코리아 감사보고서를 확인해보니 매출의 10%를 독일 본사에 상표사용료로 지급한다고 돼 있었다. 10만 원짜리 운동화를 사면 1만 원을 로고 비용으로 내는 셈이다. 국제 마케팅비도 한국 소비자들이 일부 부담해야 한다. 제품 가격의 4%를 독일 본사에 내는 것이다. 하지만 아디다스 본사가 있는 독일이나 다른 나라에서는 상표사용료를 매출의 3~5% 정도만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 소비자들이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셈이다. 미국이나 일본, 중국, 영국 등에 비해 더 비싼 한국 스타벅스 커피 가격. 왜 더 비쌀까? 역시 미국 본사에 내는 상표사용료와 경영, 기술 자문료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 세금을 더 적게 내는 비법, 혁신과 창조 뒤에 숨은 ‘꼼수’

대학생들에게 물었다. 글로벌 기업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 어디냐고. 열에 아홉이 '구글'이라고 답했다. 진취적이고 창의성을 존중하는 기업 이미지. 구글을 꼽은 이유였다. 전 세계를 장악한 검색 엔진, 인공지능 알파고, 무인 자동차까지. 구글은 정말 진취적이고 창의적이었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 내야 할 세금을 최대한 줄이는 방법에서도 구글은 혁신적(?)이다. 한국에서도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유튜브 광고 등을 통해 연간 2조 원 가까운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관련 세금은 한 푼도 안 내고 있다. 한국 소비자들을 상대로 매출을 올렸지만 수익은 싱가포르에서 발생한 것처럼 만들어놨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전 세계에서 법인세가 가장 싼 아일랜드에서 세금을 낸다. 본사가 미국인 이베이와 킴벌리는 한국에서 번 돈을 각각 영국와 헝가리로 보낸다. 역시 세금을 줄이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불법도, 편법도 아니다. 교묘한 꼼수일 뿐이다.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싶다던 글로벌 기업의 진실은 뭘까? 그 이면에 감춰진 두 얼굴을 들춰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