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당 대표 출마 후폭풍…탈당·분당 사태 벌어지나?

입력 2017.08.0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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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8.27 전당대회에 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제보조작 사건으로 위기를 겪던 국민의당이 이번에는 안 전 대표의 출마를 두고 내홍에 빠져드는 양상이다. 출마를 반대하는 쪽은 이번 전당대회가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전 지도부가 사퇴해 치르는 임시 전대라는 점을 강조하며 책임정치가 실종됐다고 비판하고 있다. 출마에 찬성하는 쪽에서는 지금의 낮은 지지율로는 내년 지방선거에 필패할 것이라며, 위기에 빠진 당을 살릴 리더는 안철수 전 대표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독배를 드는 심정으로" 출마 선언


안철수 전 대표는 지난 3일 서울 여의도의 국민의당사에서 "선당 후사의 마음 하나로 출마의 깃발을 들었다"면서 "제가 다음 대선에 나서는 것을 우선 생각했다면 물러나 때를 기다리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겠지만, 제 미래보다 당의 생존이 더 중요하다"고 출마를 공식화했다.

며칠 뒤인 6일 기자간담회에서는 "독배를 드는 심정"이라며 "기득권 거대 양당이 호시탐탐 국민의당의 소멸을 바라고 있다"는 우려를 밝혔다. 안 전 대표는 이를 막기 위해 작지만 강한 '강소야당'과 '지방선거 승리'를 양대 목표로 제시했다. 또한 당의 정체성·당헌·당규 개혁 등을 논의할 제2 창당 위원회, 인재영입위원회, 정치개혁을 주도할 정치혁신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안 전 대표가 당의 노선으로 내세운 '극중주의'가 화제가 됐다. 안 전 대표는 "양 극단으로부터 벗어나 국민만을 위한 선택을 한다는 것"이라며 "이념으로만 판단하고 무조건 상대를 반대하는 게 한국 정치의 문제라는데 다들 동의 하실 거다. 극중주의란, 맞는 길이면 거기에 적극 동의하지만, 양쪽 다 맞지 않는다면 국민을 보고 독자적 해결책을 제시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전 대표의 '극중주의'는 바른정당과의 연대를 암시한다고 보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안 전 대표는 출마 선언 때 "함께 하는 정치세력을 두텁게 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안 전 대표 측 측근은 "기존 당권 주자들이 민주당에 가까운 분들이라, 당이 중도 노선에서 벗어날 거라는 우려가 있었다"며 안 전 대표가 민주당보다는 바른정당과의 정책연대 등을 고려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기도 했다. 일단 안 전 대표 본인은 "바른정당과의 연대론은 절벽의 낭떠러지에서 생명이 오락가락하는 사람에게 "지금 연애할래?"라고 묻는 거나 마찬가지"라며 선을 그었다.

정동영·천정배 등 기존 당권주자와 호남 중진 현역 의원들 반발 확산


이러한 안 전 대표의 출마 선언에 가장 크게 반발하고 나선 것은 기존 당권 주자였던 정동영·천정배 의원이다. 특히 두 당권주자는 안 전 대표를 직접 만나 설득한 직후 안 전 대표가 출마를 선언하자, 인간적인 모욕감도 많이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만났을 때 '안 전 대표가 우려하는 민주당과의 합당 추진은 없다'는 확고한 뜻을 전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모욕감은 두 후보의 발언으로 계속해서 전해지고 있다. 천 의원은 지난 6일 기자간담회에서 "안 전 대표의 출마는 구태 중의 구태"라며 "몰염치의 극치, 협박의 정치이자 갑질의 정치"라고 비난했다. 출마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주장이다.

같은 날 정 의원 역시 "정치적 책임을 지지 않고 아무 때나 출마해 당선될 수 있다면 사당화의 명백한 증거"라며 안 전 대표가 공당이 아닌 사당을 만들려고 한다고 비난했고, 안 전 대표가 내세운 '극중주의'에 대해서도 "'새 정치'라는 말이 모호했듯이 극중주의라는 구호 역시 모호하다"며 기회주의적인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현역 의원들의 반발도 잠재워지지 않는 모양새다. 호남 중진 위주의 현역 의원 12명은 안 전 대표의 출마 선언 직전 출마를 반대한다는 취지의 성명을 냈다. 또 성명에 이름을 포함하지는 않았어도 현역의원 대다수는 출마가 부적절하다는 의견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조배숙·장병완·황주홍·이상돈 의원 등 4명은 7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직접 안 전 대표와 만나 이러한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면담 성과에 대해서는 대부분 부정적이었다. 조배숙 의원은 "이번 전대에 출마하지 않는 게 맞다고 말씀드렸지만, 본인은 정치인이 출마선언 후 사퇴한 적이 없지 않으냐고 하더라"면서 "진전된 것이 없다"고 말했고, 이상돈 의원은 "벽에 대고 얘기한 것 같다"고 면담 직후 소감을 밝혔다. 황주홍 의원은 "더 이상의 면담은 없을 것"이라고 회의를 드러내기도 했다.

안 전 대표의 출마를 적극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원외 지역위원장 그룹에서도 서로 다른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안 전 대표의 출마 선언이 있기 전인 지난달 29일, 김철근 구로 갑 지역위원장 등 원외 위원장들이 안 전 대표의 출마를 요구하며 "지역위원장 109명 성명서"를 안 전 대표에게 전달했다. 그러나 김현식 국민의당 천안 병 지역위원장 등은 6일 "109인의 서명을 확보하는 과정에 일부 거짓과 왜곡이 개입됐다는 합리적 의심이 제기되고 있다"며 서명에 참여한 명단을 공개하라고 밝혔다. 국민의당 서울시당 윤리위원회에 해당 사안을 제소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서명을 주도했던 김철근 위원장은 "줄 세우기가 될 수 있다"며 명단 공개를 거부했다.

'전당대회까지는 탈당·분당 등은 없을 것"...내홍은 이어져

이러한 '내홍'은 전당대회가 끝날 때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권 주자인 정동영·천정배 의원이 "전당대회까지는 참여하겠다"는 입장이라, 일각에서 제기했던 대규모 탈당이나 분당 사태는 당분간 일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로, 안 전 대표의 출마에 강하게 반발하며 탈당과 출당 조치까지 언급했던 동교동계 전직 의원 등 고문단은 한층 누그러진 모양새다. 이들은 8일 여의도에서 오찬 회동을 하며 입장을 정리했다. 대다수가 안 전 대표의 출마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유지했지만, 일부 고문단은 안 전 대표의 당권 도전을 비판만 할 것은 아니라는 의견을 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회동이 끝난 뒤 "(안 전 대표의 출마와 관련된) 더 이상의 단체 행동은 없을 것"이라며 탈당이나 출당은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안 전 대표 출마에 반발하는 움직임은 여전하다. 안 전 대표-일부 현역의원 간 면담이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난 다음 날인 8일 아침, 호남 중진들은 재차 조찬모임을 하며 대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정동영-천정배 의원의 단일화 필요성도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모임에 참여했던 장병완 의원은 "안 전 대표가 전당대회에 나오는 순간 단일화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오늘만의 이야기가 아니고, '안철수가 나오면 단일화는 해야 될 거 아니냐'는 당연히 생각하는 것" 이라며 "후보 등록일인 10일, 11일까지 다양한 의견이 집약되리라 본다"고 밝혔다.

출마에 반대하고 있는 현역 의원 가운데, 당 대표 선거와 연관된 당직을 맡고 있는 의원들은 사의도 표명했다. 전당대회 준비위원장과 부의원장을 각각 맡고 있는 황주홍·장정숙 의원, 선거관리위원인 김경진 의원이 사의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당대회 결과는?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vs"대안은 안철수 뿐"

안 전 대표가 출마 의사를 밝힌 이상, 당 대표는 안 전 대표가 무난하게 거머쥘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생각만큼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당 당원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호남에서는 안 전 대표가 '탈호남'·'바른정당과의 연대 노선'을 택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전당대회 규칙도 변수다. 이번 당 대표 선거에서는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가 배제됐다. 대중 인지도가 큰 강점인 안 전 대표에게는 불리한 부분이다. 또한 결선투표제가 도입되면서, 정동영-천정배 의원의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사실상 '단일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반면 안 전 대표의 출마를 지지하는 측에서는 여러 변수에도 불구, 안 전 대표가 무난하게 승리하리라고 자신하고 있다. 안 전 대표의 측근 중 하나는 "안 전 대표의 출마 선언 전에도, 지방선거를 생각했을 때 정동영·천정배로는 어렵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며 "결국 대안은 안 전 대표 뿐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안 전 대표에 대한 당원들의 기대와 애정이 남아있다는 점도 유리한 부분이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안 전 대표가 패배하면 사실상 '정계 은퇴' 수순을 밟아야 하는 만큼 당원들이 안 전 대표를 외면하기 쉽지 않을 거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채이배, 오세정, 신용현, 이용주 등 안철수 계 초선 의원 그룹들은 안 전대표의 당 대표 출마가 "지나치게 이르다"며 부정적인 입장이었지만, 공식적인 안 전 대표의 출마 선언 뒤에는 안 전 대표를 지원하기로 입장을 선회했다.

진짜 혼란은 전당대회 이후...국민의당 '안철수 리더십' 받아들일까?

안철수 전 대표가 8.27 전당대회에서 승리하든, 그렇지 않든, 안 전 대표와 국민의당이 상처를 피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안 전 대표의 측근 중 하나는 "안 전 대표의 리더십 흔들기는 전대 이후에 더 심해질 것"이라며 비 안철수계 의원들이 원내에서 '안철수 리더십'을 보이콧 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러한 전망이 그나마 '온건한'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본격적인 정계개편 수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비안계 의원 중 하나는 "안 전 대표의 이번 출마로 모든 신뢰가 깨어졌다"며 전대 이후 대규모 탈당으로 친안계의 원내교섭권을 박탈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만일 대규모 탈당이 현실화된다면, 교섭권을 잃은 친안계는 바른정당에 흡수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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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8-09 08:00:59
    취재K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8.27 전당대회에 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제보조작 사건으로 위기를 겪던 국민의당이 이번에는 안 전 대표의 출마를 두고 내홍에 빠져드는 양상이다. 출마를 반대하는 쪽은 이번 전당대회가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전 지도부가 사퇴해 치르는 임시 전대라는 점을 강조하며 책임정치가 실종됐다고 비판하고 있다. 출마에 찬성하는 쪽에서는 지금의 낮은 지지율로는 내년 지방선거에 필패할 것이라며, 위기에 빠진 당을 살릴 리더는 안철수 전 대표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독배를 드는 심정으로" 출마 선언


안철수 전 대표는 지난 3일 서울 여의도의 국민의당사에서 "선당 후사의 마음 하나로 출마의 깃발을 들었다"면서 "제가 다음 대선에 나서는 것을 우선 생각했다면 물러나 때를 기다리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겠지만, 제 미래보다 당의 생존이 더 중요하다"고 출마를 공식화했다.

며칠 뒤인 6일 기자간담회에서는 "독배를 드는 심정"이라며 "기득권 거대 양당이 호시탐탐 국민의당의 소멸을 바라고 있다"는 우려를 밝혔다. 안 전 대표는 이를 막기 위해 작지만 강한 '강소야당'과 '지방선거 승리'를 양대 목표로 제시했다. 또한 당의 정체성·당헌·당규 개혁 등을 논의할 제2 창당 위원회, 인재영입위원회, 정치개혁을 주도할 정치혁신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안 전 대표가 당의 노선으로 내세운 '극중주의'가 화제가 됐다. 안 전 대표는 "양 극단으로부터 벗어나 국민만을 위한 선택을 한다는 것"이라며 "이념으로만 판단하고 무조건 상대를 반대하는 게 한국 정치의 문제라는데 다들 동의 하실 거다. 극중주의란, 맞는 길이면 거기에 적극 동의하지만, 양쪽 다 맞지 않는다면 국민을 보고 독자적 해결책을 제시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전 대표의 '극중주의'는 바른정당과의 연대를 암시한다고 보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안 전 대표는 출마 선언 때 "함께 하는 정치세력을 두텁게 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안 전 대표 측 측근은 "기존 당권 주자들이 민주당에 가까운 분들이라, 당이 중도 노선에서 벗어날 거라는 우려가 있었다"며 안 전 대표가 민주당보다는 바른정당과의 정책연대 등을 고려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기도 했다. 일단 안 전 대표 본인은 "바른정당과의 연대론은 절벽의 낭떠러지에서 생명이 오락가락하는 사람에게 "지금 연애할래?"라고 묻는 거나 마찬가지"라며 선을 그었다.

정동영·천정배 등 기존 당권주자와 호남 중진 현역 의원들 반발 확산


이러한 안 전 대표의 출마 선언에 가장 크게 반발하고 나선 것은 기존 당권 주자였던 정동영·천정배 의원이다. 특히 두 당권주자는 안 전 대표를 직접 만나 설득한 직후 안 전 대표가 출마를 선언하자, 인간적인 모욕감도 많이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만났을 때 '안 전 대표가 우려하는 민주당과의 합당 추진은 없다'는 확고한 뜻을 전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모욕감은 두 후보의 발언으로 계속해서 전해지고 있다. 천 의원은 지난 6일 기자간담회에서 "안 전 대표의 출마는 구태 중의 구태"라며 "몰염치의 극치, 협박의 정치이자 갑질의 정치"라고 비난했다. 출마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주장이다.

같은 날 정 의원 역시 "정치적 책임을 지지 않고 아무 때나 출마해 당선될 수 있다면 사당화의 명백한 증거"라며 안 전 대표가 공당이 아닌 사당을 만들려고 한다고 비난했고, 안 전 대표가 내세운 '극중주의'에 대해서도 "'새 정치'라는 말이 모호했듯이 극중주의라는 구호 역시 모호하다"며 기회주의적인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현역 의원들의 반발도 잠재워지지 않는 모양새다. 호남 중진 위주의 현역 의원 12명은 안 전 대표의 출마 선언 직전 출마를 반대한다는 취지의 성명을 냈다. 또 성명에 이름을 포함하지는 않았어도 현역의원 대다수는 출마가 부적절하다는 의견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조배숙·장병완·황주홍·이상돈 의원 등 4명은 7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직접 안 전 대표와 만나 이러한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면담 성과에 대해서는 대부분 부정적이었다. 조배숙 의원은 "이번 전대에 출마하지 않는 게 맞다고 말씀드렸지만, 본인은 정치인이 출마선언 후 사퇴한 적이 없지 않으냐고 하더라"면서 "진전된 것이 없다"고 말했고, 이상돈 의원은 "벽에 대고 얘기한 것 같다"고 면담 직후 소감을 밝혔다. 황주홍 의원은 "더 이상의 면담은 없을 것"이라고 회의를 드러내기도 했다.

안 전 대표의 출마를 적극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원외 지역위원장 그룹에서도 서로 다른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안 전 대표의 출마 선언이 있기 전인 지난달 29일, 김철근 구로 갑 지역위원장 등 원외 위원장들이 안 전 대표의 출마를 요구하며 "지역위원장 109명 성명서"를 안 전 대표에게 전달했다. 그러나 김현식 국민의당 천안 병 지역위원장 등은 6일 "109인의 서명을 확보하는 과정에 일부 거짓과 왜곡이 개입됐다는 합리적 의심이 제기되고 있다"며 서명에 참여한 명단을 공개하라고 밝혔다. 국민의당 서울시당 윤리위원회에 해당 사안을 제소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서명을 주도했던 김철근 위원장은 "줄 세우기가 될 수 있다"며 명단 공개를 거부했다.

'전당대회까지는 탈당·분당 등은 없을 것"...내홍은 이어져

이러한 '내홍'은 전당대회가 끝날 때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권 주자인 정동영·천정배 의원이 "전당대회까지는 참여하겠다"는 입장이라, 일각에서 제기했던 대규모 탈당이나 분당 사태는 당분간 일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로, 안 전 대표의 출마에 강하게 반발하며 탈당과 출당 조치까지 언급했던 동교동계 전직 의원 등 고문단은 한층 누그러진 모양새다. 이들은 8일 여의도에서 오찬 회동을 하며 입장을 정리했다. 대다수가 안 전 대표의 출마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유지했지만, 일부 고문단은 안 전 대표의 당권 도전을 비판만 할 것은 아니라는 의견을 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회동이 끝난 뒤 "(안 전 대표의 출마와 관련된) 더 이상의 단체 행동은 없을 것"이라며 탈당이나 출당은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안 전 대표 출마에 반발하는 움직임은 여전하다. 안 전 대표-일부 현역의원 간 면담이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난 다음 날인 8일 아침, 호남 중진들은 재차 조찬모임을 하며 대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정동영-천정배 의원의 단일화 필요성도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모임에 참여했던 장병완 의원은 "안 전 대표가 전당대회에 나오는 순간 단일화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오늘만의 이야기가 아니고, '안철수가 나오면 단일화는 해야 될 거 아니냐'는 당연히 생각하는 것" 이라며 "후보 등록일인 10일, 11일까지 다양한 의견이 집약되리라 본다"고 밝혔다.

출마에 반대하고 있는 현역 의원 가운데, 당 대표 선거와 연관된 당직을 맡고 있는 의원들은 사의도 표명했다. 전당대회 준비위원장과 부의원장을 각각 맡고 있는 황주홍·장정숙 의원, 선거관리위원인 김경진 의원이 사의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당대회 결과는?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vs"대안은 안철수 뿐"

안 전 대표가 출마 의사를 밝힌 이상, 당 대표는 안 전 대표가 무난하게 거머쥘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생각만큼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당 당원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호남에서는 안 전 대표가 '탈호남'·'바른정당과의 연대 노선'을 택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전당대회 규칙도 변수다. 이번 당 대표 선거에서는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가 배제됐다. 대중 인지도가 큰 강점인 안 전 대표에게는 불리한 부분이다. 또한 결선투표제가 도입되면서, 정동영-천정배 의원의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사실상 '단일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반면 안 전 대표의 출마를 지지하는 측에서는 여러 변수에도 불구, 안 전 대표가 무난하게 승리하리라고 자신하고 있다. 안 전 대표의 측근 중 하나는 "안 전 대표의 출마 선언 전에도, 지방선거를 생각했을 때 정동영·천정배로는 어렵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며 "결국 대안은 안 전 대표 뿐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안 전 대표에 대한 당원들의 기대와 애정이 남아있다는 점도 유리한 부분이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안 전 대표가 패배하면 사실상 '정계 은퇴' 수순을 밟아야 하는 만큼 당원들이 안 전 대표를 외면하기 쉽지 않을 거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채이배, 오세정, 신용현, 이용주 등 안철수 계 초선 의원 그룹들은 안 전대표의 당 대표 출마가 "지나치게 이르다"며 부정적인 입장이었지만, 공식적인 안 전 대표의 출마 선언 뒤에는 안 전 대표를 지원하기로 입장을 선회했다.

진짜 혼란은 전당대회 이후...국민의당 '안철수 리더십' 받아들일까?

안철수 전 대표가 8.27 전당대회에서 승리하든, 그렇지 않든, 안 전 대표와 국민의당이 상처를 피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안 전 대표의 측근 중 하나는 "안 전 대표의 리더십 흔들기는 전대 이후에 더 심해질 것"이라며 비 안철수계 의원들이 원내에서 '안철수 리더십'을 보이콧 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러한 전망이 그나마 '온건한'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본격적인 정계개편 수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비안계 의원 중 하나는 "안 전 대표의 이번 출마로 모든 신뢰가 깨어졌다"며 전대 이후 대규모 탈당으로 친안계의 원내교섭권을 박탈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만일 대규모 탈당이 현실화된다면, 교섭권을 잃은 친안계는 바른정당에 흡수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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