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진무 교수(숙명여대 국제관계대학원) “北 핵탄두 소형화 상당히 진전됐을 가능성…美, 레드라인 넘었다 판단” ②

입력 2017.08.10 (10:2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 방송일시 : 2017년 8월 10일(목요일)
□ 출연자 : 김진무 교수(숙명여대 국제관계대학원)


“北 핵탄두 소형화 상당히 진전됐을 가능성…美, 레드라인 넘었다 판단”

[윤준호] 미국의 저명한 신문이죠. 워싱턴포스트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급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 핵탄두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북한이 핵보유국으로 가는 중요한 문턱을 넘은 것인데요. 이처럼 북한의 위협이 커지면서 미국의 대응도 주목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숙명여자대학교 국제관계대학원 김진무 교수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김진무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김진무] 네, 안녕하세요?

[윤준호]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한 내용, 그러니까 북한이 소형 핵탄두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 내용이 정확히 어떤 내용입니까?

[김진무] 워싱턴포스트에서 DIA 국방정보국 보고서의 요약문을 입수한 모양이에요.

[윤준호] 단독 보도라고 하죠?

[김진무] 네. 단독 입수해서 보도했다고 해서 북한이 ICBM급 미사일 발사를 포함해서 모든 탄도미사일 발사를 위한 핵무기 개발에 성공했다고 평가한다고 보도했죠. 핵폭탄을 미사일 안에 넣을 만큼 조그맣게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고 보는 거죠.

[윤준호] 최근까지 워싱턴포스트가 근거로 한 건 DIA 국방정보국인데요. 북한이 ICBM급 사거리의 탄도미사일은 성공한 것 같지만 핵탄두 소형화 기술은 갖추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도 1, 2년은 걸리지 않겠는가 하고 봐 오지 않았습니까? 미 정보당국이 판단을 바꾼 건가요?

[김진무] 글쎄요. 이전 판단이 무엇이었는지 정확하게 정보국의 보고서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가 얘기하기는 어렵지만 지금 중요한 건 군 정보국의 정보 판단이라는 게 뭐냐 하는 걸 우리가 얘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군 정보국의 정보 판단은 앞으로 수행할 군사 전략과 작전 수립을 위해서 위협을 제시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현 시점에서 정보국이 왜 이런 판단을 했느냐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 판단 이유는 지금 북한을 군사적 조치를 하기 위한 군사 전략과 작전을 수립하고 있는 단계에 와 있고 그걸 하기 위해서 정보국이 북한의 위협은 지금 이 수준이니까 이 수준을 타개하기 위한 전략과 작전을 세우라는 게 되니까, 이건 일반적인 전문가나 학자들이 판단하는 것과는 조금 다르고 우선 군 정보국은 그렇기 때문에 상당히 보수적으로 판단한다고 얘기할 수 있겠습니다.

[윤준호] 보수적으로 판단한다면 이미 북한이 탄도 소형화에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봐야 된다는 뜻이군요?

[김진무] 아니요. 그런 것보다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는 거죠.

[윤준호] 일단 그 상황을 가정한 거군요.

[김진무] 네. 저는 그게 정보국의 판단이라고 보는 거죠.

[윤준호] 그렇다면 현재 상황보다도 조금 더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도 볼 수 있겠네요?

[김진무] 네,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윤준호] 북한의 탄두 소형화 수준이 실제로 어떤 수준인지가 궁금한데요. 교수님께서 여러 가지 판단을 하시기에, 북한이 어느 정도까지 소형화 수준에 와 있는 것으로 보십니까?

[김진무] 지금 사실 작년 1월 달에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하면서 일부 핵융합 기술을 활용한 증폭 핵폭탄 실험을 했습니다. 증폭 핵폭탄 실험은 소형화를 위한 중요한 기술입니다. 북한이 소형화를 위해서 핵폭탄의 중요한 기술을 확보했다는 걸 의미하고요. 두 번째는 작년 3, 4월쯤에 김정은이 5, 600kg 정도 되는 소형화 핵폭탄을 보여줬죠.

[윤준호] 네, 그걸 보여줬죠.

[김진무] 그다음에 작년 9월달에 5차 핵실험을 하면서 북한이 발표에서 소형화, 경량화, 표준화, 규격화 이런 네 가지 용어를 썼습니다. 소형화는 작게 만들었고 경량화는 무게를 줄였다는 거고요. 표준화와 규격화는 자기들이 갖고 있는 다양한 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을 만큼 하나의 규격, 하나의 표준 모델을 만들었다는 발표거든요. 이런 것들을 여러 가지로 검토했을 때 북한 소형화는 상당 수준 진전됐을 것이라고 평가하는 겁니다. 어쨌든 북한이 계속해서 화성-12형, 14형을 쏘면서 계속 핵탄두 얘기를 하고 있거든요. 소형화가 상당히 진전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윤준호] ICBM에 탑재 가능하려면 최소한 500kg 정도까지는 줄여야 되는 거죠?

[김진무] 가벼우면 가벼울수록 멀리 날아가는 데 유리하죠. 미국 같은 경우에는 최소 110kg까지 줄였고 다른 유럽 국가들은 2, 300kg까지 줄였거든요. 그런데 북한이 가지고 있는 스커드나 노동 같은 미사일은 탄두 중량이 약 700kg 정도이고 그보다 더 무거운 건 자기들이 원하는 사정거리를 못 날아가고 만약에 탄두 중량을 더 줄이면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는 사정거리보다 더 멀리갈 수 있는 거죠. 그러니까 ICBM급은 대체적으로 500kg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4월 달에 김정은이 보여줬던 게 그 사이즈거든요.

[윤준호] 결국 워싱턴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북한이 500kg까지는 줄인 것으로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는 거죠?

[김진무] 네, 그렇습니다.

[윤준호] 그리고 또 핵탄두 소형화와 함께 ICBM 기술의 핵심을 차지하는 게 대기권 재진입 기술 아닙니까?

[김진무] 그렇죠.

[윤준호] 이 부분은 북한이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는 관측이 우세하죠?

[김진무] 사실 지난번 화성-14형을 한 3700km 고각으로 쏴서 일본 앞바다에 떨어뜨리지 않았습니까? 홋카이도에서 섬광을 확인했죠. 낙하 시간이나 모든 걸 봐서는 북한의 화성-14형 탄두라고 보이는데, 그게 정확하게 사진을 분석해 보니까 섬광이 손상됐어요. 이건 파괴돼서 떨어졌다는 걸 의미하는 거거든요. 실질적으로 성공하지 못했다는 걸 우리는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거고요. 중요한 거는 북한이 화성-14형을 발사하면서 성공했다고 하지만 고각 발사, 그러니까 80도 이상의 고각으로 발사해서 대기권을 재진입하는 건 지구 중력의 자유 낙하와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기 때문에 속도가 정상궤도로 발사해서 대기권에 진입하는 것보다 재진입 속도가 훨씬 느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대기권 재진입할 때 마하 25 정도의 빠른 속도로 진입할 때 충격을 어떻게 극복하느냐 하는 실험과는 좀 다른 실험이었죠. 그래서 아직은 북한이 정상적인 ICBM, 1만 2000km를 가는 속도 속에서 탄두를 대기권으로 재진입시키는 기술은 개발하지 못하지 않았겠느냐 하고 보는 겁니다.

[윤준호] 미국 정보당국이나 언론 쪽에서 보면 이르면 내년에 북한이 ICBM 핵미사일을 실전 배치할 수 있는 것 아니냐 하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김진무] 네. 그러니까 이런 겁니다. 금년도에 아마 김정은이 모든 실험을 다 끝내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워낙 빠르게 진행이 되고 있어서요. 만약에 금년에 ICBM급 미사일 발사를 끝내고 핵실험도 추가적으로 하고 했지만 그다음에 대량 생산 체제가 필요하거든요. 생산을 해야 되니까요. 그다음에 실전 배치를 해야 되는 거니까 시간상으로는 내년에 완전히 북한이 핵무장을 해서 미국이나 우리나라를 완전하게 핵으로 공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수 있다? 저는 그건 조금 다른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윤준호] 만약에 그 정도까지 간다면 한반도 안보 지형을 한꺼번에 바꾸는 이른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보십니까?

[김진무] 글쎄요. 게임 체인저라는 게 이런 내용입니다. 북한이 미국을 핵으로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고 그걸로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미국은 북한에 대해서 군사적 공격이 어려워질 것이다, 그러니까 다시 말하면 미국이 한국이나 일본을 보호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그러면 그것이 결국은 미국이 동북아에서의 군사적 개입의 한계점이 드러나고 미중 관계나 다른 모든 동북아의 역학 관계에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얘기하는 게 게임 체인저입니다. 그런데 그건 너무 과장됐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북한이 핵을 사용하는 즉시 김정은은 파멸됩니다. 사용할 수 있는 무기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자기를 보호하는 무기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게임 체인저 얘기가 지금 나오는 건 조금 지나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윤준호] 그런데 지금 이 상황을 놓고 미국과 북한이 언론에서는 말 폭탄이라는 식으로까지 이야기합니다. 거친 언어를 동원해서 공방을 주고받고 있거든요.

[김진무] 네, 그렇습니다.

[윤준호]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화염과 분노’라는 직설적 어법까지 동원하면서 나오는 건 미국이 볼 때 북한이 이미 레드라인을 넘어섰다고 보는 거죠?

[김진무] 네. 사실 트럼프 대통령이 ‘화염과 분노’라는 말을 하니까 월스트리트저널 같은 경우에는 1945년도 일본의 원자 폭탄을 목격하기 이전의 트루먼 대통령 얘기를 꺼냈어요. 폐허의 비(a rain of ruin)가 내릴 것이라고 트루먼 대통령이 얘기했던 것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얘기했습니다. 그러니까 이게 굉장히 강한 어조라고 보는 건데요. 사실은 아까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지금 미 국방정보국이 정보 판단을 한 거거든요. 그 얘기는 북한이 ICBM급 핵탄두 미사일로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 같다고 얘기했다는 말이죠. 사실 레드라인이라는 건 군사 작전을 통해서 국가 이익과 안전을 지켜야 할 필요가 있는 라인이라고 저는 해석하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미 정보국의 정보 판단 그리고 북한이 가지고 있는 현재, 미국이 북한에 대한 군사 작전 계획을 수립하는 단계에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입니다. 그렇다면 미국 입장에서 볼 때 북한이 이미 레드라인을 넘은 것이 아닌가, 저는 그렇게 보고 싶습니다.

[윤준호] 그 상황까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고 미국 언론에서 그런 이야기를 자꾸 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겠지만 8월 위기설 얘기도 나오고 있거든요. 한반도 8월 위기설, 어떻게 보세요?

[김진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맥 매스터가 예방 전쟁 얘기를 본격적으로 꺼내기 시작했기 때문에 8, 9월 달에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예방 전쟁이라는 건 사실 좀 애매합니다. 어쨌든 정의를 해 보면, 확실한 미래 위협을 막기 위한 전쟁입니다.

[윤준호] 그러니까 선제 타격과는 다른 얘기죠?

[김진무] 선제 타격은 지금 무기를 걸어 놓고 쏠 태세를 갖췄을 때, 킬체인이 바로 그런 거죠.

[윤준호] 미리 그걸 방어하기 위해서 공격을 먼저 한 것이죠.

[김진무] 그런데 상대방이 나를 공격할 확실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걸 알았을 때, 이게 예방 전쟁인데요.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미국이 예방 전쟁을 해야 되는 요건은 갖춰가고 있다고 보는 거죠. 김정은이 ICBM을 쏘면서 미국 본토를 공격할 것이라고 미국이 계속 이야기하고 있고 또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괌을 포위 사격하겠다는 식으로 미국을 공격하려는 의사를 명확하게 보이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미국 입장에서는 예방 전쟁 얘기를 하고 있는데, 사실 지금 현 단계에서 전쟁이 일어날 것인가 하는 얘기를 하기는 어렵지만 가능성이 없다고 하기에는 상당히 어려운 상황으로 발전돼 가는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윤준호] 청와대에서는 상황은 엄중하지만 위기는 아니라고 말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판단이 옳다고 보십니까?

[김진무] 제가 조금 전에 얘기한 것의 다른 표현이라고 봅니다. 상황이 엄중하죠. 그렇지만 그것이 전쟁에 가까워오고 있다고 청와대에서 얘기하는 건 사실 국민께 공포감을 주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위기는 아니라는 말을 하는 거죠. 당장 전쟁이 일어날 것 같지는 않죠. 그렇지만 상황 자체가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발전되어가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윤준호] 지금 현재 이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어떻게 위기관리를 해야 할지가 상당히 중요한 대목이 됐네요.

[김진무] 네.

[윤준호] 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진무] 네, 감사합니다.

[윤준호] 지금까지 숙명여대 국제관계대학원 김진무 교수였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인터뷰] 김진무 교수(숙명여대 국제관계대학원) “北 핵탄두 소형화 상당히 진전됐을 가능성…美, 레드라인 넘었다 판단” ②
    • 입력 2017-08-10 10:21:45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
□ 방송일시 : 2017년 8월 10일(목요일)
□ 출연자 : 김진무 교수(숙명여대 국제관계대학원)


“北 핵탄두 소형화 상당히 진전됐을 가능성…美, 레드라인 넘었다 판단”

[윤준호] 미국의 저명한 신문이죠. 워싱턴포스트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급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 핵탄두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북한이 핵보유국으로 가는 중요한 문턱을 넘은 것인데요. 이처럼 북한의 위협이 커지면서 미국의 대응도 주목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숙명여자대학교 국제관계대학원 김진무 교수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김진무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김진무] 네, 안녕하세요?

[윤준호]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한 내용, 그러니까 북한이 소형 핵탄두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 내용이 정확히 어떤 내용입니까?

[김진무] 워싱턴포스트에서 DIA 국방정보국 보고서의 요약문을 입수한 모양이에요.

[윤준호] 단독 보도라고 하죠?

[김진무] 네. 단독 입수해서 보도했다고 해서 북한이 ICBM급 미사일 발사를 포함해서 모든 탄도미사일 발사를 위한 핵무기 개발에 성공했다고 평가한다고 보도했죠. 핵폭탄을 미사일 안에 넣을 만큼 조그맣게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고 보는 거죠.

[윤준호] 최근까지 워싱턴포스트가 근거로 한 건 DIA 국방정보국인데요. 북한이 ICBM급 사거리의 탄도미사일은 성공한 것 같지만 핵탄두 소형화 기술은 갖추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도 1, 2년은 걸리지 않겠는가 하고 봐 오지 않았습니까? 미 정보당국이 판단을 바꾼 건가요?

[김진무] 글쎄요. 이전 판단이 무엇이었는지 정확하게 정보국의 보고서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가 얘기하기는 어렵지만 지금 중요한 건 군 정보국의 정보 판단이라는 게 뭐냐 하는 걸 우리가 얘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군 정보국의 정보 판단은 앞으로 수행할 군사 전략과 작전 수립을 위해서 위협을 제시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현 시점에서 정보국이 왜 이런 판단을 했느냐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 판단 이유는 지금 북한을 군사적 조치를 하기 위한 군사 전략과 작전을 수립하고 있는 단계에 와 있고 그걸 하기 위해서 정보국이 북한의 위협은 지금 이 수준이니까 이 수준을 타개하기 위한 전략과 작전을 세우라는 게 되니까, 이건 일반적인 전문가나 학자들이 판단하는 것과는 조금 다르고 우선 군 정보국은 그렇기 때문에 상당히 보수적으로 판단한다고 얘기할 수 있겠습니다.

[윤준호] 보수적으로 판단한다면 이미 북한이 탄도 소형화에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봐야 된다는 뜻이군요?

[김진무] 아니요. 그런 것보다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는 거죠.

[윤준호] 일단 그 상황을 가정한 거군요.

[김진무] 네. 저는 그게 정보국의 판단이라고 보는 거죠.

[윤준호] 그렇다면 현재 상황보다도 조금 더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도 볼 수 있겠네요?

[김진무] 네,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윤준호] 북한의 탄두 소형화 수준이 실제로 어떤 수준인지가 궁금한데요. 교수님께서 여러 가지 판단을 하시기에, 북한이 어느 정도까지 소형화 수준에 와 있는 것으로 보십니까?

[김진무] 지금 사실 작년 1월 달에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하면서 일부 핵융합 기술을 활용한 증폭 핵폭탄 실험을 했습니다. 증폭 핵폭탄 실험은 소형화를 위한 중요한 기술입니다. 북한이 소형화를 위해서 핵폭탄의 중요한 기술을 확보했다는 걸 의미하고요. 두 번째는 작년 3, 4월쯤에 김정은이 5, 600kg 정도 되는 소형화 핵폭탄을 보여줬죠.

[윤준호] 네, 그걸 보여줬죠.

[김진무] 그다음에 작년 9월달에 5차 핵실험을 하면서 북한이 발표에서 소형화, 경량화, 표준화, 규격화 이런 네 가지 용어를 썼습니다. 소형화는 작게 만들었고 경량화는 무게를 줄였다는 거고요. 표준화와 규격화는 자기들이 갖고 있는 다양한 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을 만큼 하나의 규격, 하나의 표준 모델을 만들었다는 발표거든요. 이런 것들을 여러 가지로 검토했을 때 북한 소형화는 상당 수준 진전됐을 것이라고 평가하는 겁니다. 어쨌든 북한이 계속해서 화성-12형, 14형을 쏘면서 계속 핵탄두 얘기를 하고 있거든요. 소형화가 상당히 진전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윤준호] ICBM에 탑재 가능하려면 최소한 500kg 정도까지는 줄여야 되는 거죠?

[김진무] 가벼우면 가벼울수록 멀리 날아가는 데 유리하죠. 미국 같은 경우에는 최소 110kg까지 줄였고 다른 유럽 국가들은 2, 300kg까지 줄였거든요. 그런데 북한이 가지고 있는 스커드나 노동 같은 미사일은 탄두 중량이 약 700kg 정도이고 그보다 더 무거운 건 자기들이 원하는 사정거리를 못 날아가고 만약에 탄두 중량을 더 줄이면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는 사정거리보다 더 멀리갈 수 있는 거죠. 그러니까 ICBM급은 대체적으로 500kg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4월 달에 김정은이 보여줬던 게 그 사이즈거든요.

[윤준호] 결국 워싱턴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북한이 500kg까지는 줄인 것으로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는 거죠?

[김진무] 네, 그렇습니다.

[윤준호] 그리고 또 핵탄두 소형화와 함께 ICBM 기술의 핵심을 차지하는 게 대기권 재진입 기술 아닙니까?

[김진무] 그렇죠.

[윤준호] 이 부분은 북한이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는 관측이 우세하죠?

[김진무] 사실 지난번 화성-14형을 한 3700km 고각으로 쏴서 일본 앞바다에 떨어뜨리지 않았습니까? 홋카이도에서 섬광을 확인했죠. 낙하 시간이나 모든 걸 봐서는 북한의 화성-14형 탄두라고 보이는데, 그게 정확하게 사진을 분석해 보니까 섬광이 손상됐어요. 이건 파괴돼서 떨어졌다는 걸 의미하는 거거든요. 실질적으로 성공하지 못했다는 걸 우리는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거고요. 중요한 거는 북한이 화성-14형을 발사하면서 성공했다고 하지만 고각 발사, 그러니까 80도 이상의 고각으로 발사해서 대기권을 재진입하는 건 지구 중력의 자유 낙하와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기 때문에 속도가 정상궤도로 발사해서 대기권에 진입하는 것보다 재진입 속도가 훨씬 느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대기권 재진입할 때 마하 25 정도의 빠른 속도로 진입할 때 충격을 어떻게 극복하느냐 하는 실험과는 좀 다른 실험이었죠. 그래서 아직은 북한이 정상적인 ICBM, 1만 2000km를 가는 속도 속에서 탄두를 대기권으로 재진입시키는 기술은 개발하지 못하지 않았겠느냐 하고 보는 겁니다.

[윤준호] 미국 정보당국이나 언론 쪽에서 보면 이르면 내년에 북한이 ICBM 핵미사일을 실전 배치할 수 있는 것 아니냐 하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김진무] 네. 그러니까 이런 겁니다. 금년도에 아마 김정은이 모든 실험을 다 끝내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워낙 빠르게 진행이 되고 있어서요. 만약에 금년에 ICBM급 미사일 발사를 끝내고 핵실험도 추가적으로 하고 했지만 그다음에 대량 생산 체제가 필요하거든요. 생산을 해야 되니까요. 그다음에 실전 배치를 해야 되는 거니까 시간상으로는 내년에 완전히 북한이 핵무장을 해서 미국이나 우리나라를 완전하게 핵으로 공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수 있다? 저는 그건 조금 다른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윤준호] 만약에 그 정도까지 간다면 한반도 안보 지형을 한꺼번에 바꾸는 이른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보십니까?

[김진무] 글쎄요. 게임 체인저라는 게 이런 내용입니다. 북한이 미국을 핵으로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고 그걸로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미국은 북한에 대해서 군사적 공격이 어려워질 것이다, 그러니까 다시 말하면 미국이 한국이나 일본을 보호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그러면 그것이 결국은 미국이 동북아에서의 군사적 개입의 한계점이 드러나고 미중 관계나 다른 모든 동북아의 역학 관계에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얘기하는 게 게임 체인저입니다. 그런데 그건 너무 과장됐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북한이 핵을 사용하는 즉시 김정은은 파멸됩니다. 사용할 수 있는 무기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자기를 보호하는 무기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게임 체인저 얘기가 지금 나오는 건 조금 지나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윤준호] 그런데 지금 이 상황을 놓고 미국과 북한이 언론에서는 말 폭탄이라는 식으로까지 이야기합니다. 거친 언어를 동원해서 공방을 주고받고 있거든요.

[김진무] 네, 그렇습니다.

[윤준호]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화염과 분노’라는 직설적 어법까지 동원하면서 나오는 건 미국이 볼 때 북한이 이미 레드라인을 넘어섰다고 보는 거죠?

[김진무] 네. 사실 트럼프 대통령이 ‘화염과 분노’라는 말을 하니까 월스트리트저널 같은 경우에는 1945년도 일본의 원자 폭탄을 목격하기 이전의 트루먼 대통령 얘기를 꺼냈어요. 폐허의 비(a rain of ruin)가 내릴 것이라고 트루먼 대통령이 얘기했던 것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얘기했습니다. 그러니까 이게 굉장히 강한 어조라고 보는 건데요. 사실은 아까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지금 미 국방정보국이 정보 판단을 한 거거든요. 그 얘기는 북한이 ICBM급 핵탄두 미사일로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 같다고 얘기했다는 말이죠. 사실 레드라인이라는 건 군사 작전을 통해서 국가 이익과 안전을 지켜야 할 필요가 있는 라인이라고 저는 해석하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미 정보국의 정보 판단 그리고 북한이 가지고 있는 현재, 미국이 북한에 대한 군사 작전 계획을 수립하는 단계에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입니다. 그렇다면 미국 입장에서 볼 때 북한이 이미 레드라인을 넘은 것이 아닌가, 저는 그렇게 보고 싶습니다.

[윤준호] 그 상황까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고 미국 언론에서 그런 이야기를 자꾸 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겠지만 8월 위기설 얘기도 나오고 있거든요. 한반도 8월 위기설, 어떻게 보세요?

[김진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맥 매스터가 예방 전쟁 얘기를 본격적으로 꺼내기 시작했기 때문에 8, 9월 달에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예방 전쟁이라는 건 사실 좀 애매합니다. 어쨌든 정의를 해 보면, 확실한 미래 위협을 막기 위한 전쟁입니다.

[윤준호] 그러니까 선제 타격과는 다른 얘기죠?

[김진무] 선제 타격은 지금 무기를 걸어 놓고 쏠 태세를 갖췄을 때, 킬체인이 바로 그런 거죠.

[윤준호] 미리 그걸 방어하기 위해서 공격을 먼저 한 것이죠.

[김진무] 그런데 상대방이 나를 공격할 확실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걸 알았을 때, 이게 예방 전쟁인데요.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미국이 예방 전쟁을 해야 되는 요건은 갖춰가고 있다고 보는 거죠. 김정은이 ICBM을 쏘면서 미국 본토를 공격할 것이라고 미국이 계속 이야기하고 있고 또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괌을 포위 사격하겠다는 식으로 미국을 공격하려는 의사를 명확하게 보이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미국 입장에서는 예방 전쟁 얘기를 하고 있는데, 사실 지금 현 단계에서 전쟁이 일어날 것인가 하는 얘기를 하기는 어렵지만 가능성이 없다고 하기에는 상당히 어려운 상황으로 발전돼 가는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윤준호] 청와대에서는 상황은 엄중하지만 위기는 아니라고 말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판단이 옳다고 보십니까?

[김진무] 제가 조금 전에 얘기한 것의 다른 표현이라고 봅니다. 상황이 엄중하죠. 그렇지만 그것이 전쟁에 가까워오고 있다고 청와대에서 얘기하는 건 사실 국민께 공포감을 주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위기는 아니라는 말을 하는 거죠. 당장 전쟁이 일어날 것 같지는 않죠. 그렇지만 상황 자체가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발전되어가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윤준호] 지금 현재 이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어떻게 위기관리를 해야 할지가 상당히 중요한 대목이 됐네요.

[김진무] 네.

[윤준호] 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진무] 네, 감사합니다.

[윤준호] 지금까지 숙명여대 국제관계대학원 김진무 교수였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