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타] 허지웅 “큰 죄 짓고도 멀쩡하게” 전두환 비판

입력 2017.08.10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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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론가 허지웅(38)이 5.18 민주화운동을 폭동으로 매도한 전두환 전 대통령 측에 일침을 가했다.

허지웅은 지난 8일 인스타그램에 "죄인이 죗값을 온전히 치르지 않고 오래도록 많은 것을 누리며 기사에 오르내리는 걸 보고 있으니 창피하다"는 내용의 전두환 전 대통령 측을 겨냥한 글을 올렸다.

앞서 7일 전 전 대통령의 측근인 민정기 전 청와대 비서관은 한 방송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아무 법적 정당성도 없는 시민이 무장하고 무기고를 습격한 걸 폭동이 아니면 뭐라고 하겠느냐"며 "당시 5.18 상황은 폭동인 게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진행자가 "광주 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 '택시운전사'에서 계엄군들이 시민들을 조준해서 사격하는 장면 나온다"고 말하자 민 전 비서관은 "완전히 날조된 사실"이라며 "그 당시 조준 사격한 일이 없다. (계엄군들이) 앉아서 쉬다가 벌떡 일어나서 자위 차원에서 사격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전두환 전 대통령은 그 당시 보안사령관이었다. 대통령도 아니고 계엄사령관도 아니다"라며 당시 발포와 관련해 전 전 대통령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전 전 대통령 측근의 '5.18은 폭동' 발언은 누리꾼들 사이에서 큰 논란이 됐고, 허지웅은 자신의 SNS를 통해 해당 발언을 비판했다.


허지웅은 "미국 담배 회사들은 담배가 암을 유발한다는 주장에 대해 '담배는 암을 유발하지 않는다'고 대응하지 않는다. 대신에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말한다. 이들에게 필요한 건 아주 작은 의심"이라며 "담배를 피운다고 해서 반드시 건강에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닐 거라는, 아주 작은 의심을 대중에 심는 것만으로 담배 회사는 현상을 유지하며 천문학적인 돈을 벌어들인다"고 입을 열었다.

허지웅은 미국 담배 회사의 판매 전략과 광주 민주화운동을 다루는 전두환의 방식이 같다고 말했다. 허지웅은 "광주 민주화운동에 관해 전두환 씨가 사용하는 방식도 이와 같다"며 "그와 그의 측근들은 오늘처럼 '광주 민주화운동은 폭동이다'와 같은 말을 사람들 속에 툭 던져 놓는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웃어넘긴다. 혹은 화를 낸다"고 적었다.

허지웅은 이어 "그러나 어떤 사람들에게 이와 같은 말은 작은 불씨로 작용한다. 그걸로 충분하다. 역사적 사실관계를 뒤집지는 못하지만, 어찌 됐든 지금의 세를 유지할 수 있는 전략인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죄인이 죗값을 온전히 치르지 않고 오래도록 많은 것을 누리며 기사에 오르내리는 걸 보고 있으니 창피하다. 예전 같으면 화가 났을 텐데 이제는 그냥 부끄럽다"며 "그렇게 큰 죄를 지어도 표현의 자유를 누려가며 멀쩡하게 잘 살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 같아 다음 세대들에게 면목이 없다. 이렇게 되어선 안 되는 것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스타 정혜정 kbs.sprint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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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8-10 15:20:10
    K-STAR
영화평론가 허지웅(38)이 5.18 민주화운동을 폭동으로 매도한 전두환 전 대통령 측에 일침을 가했다.

허지웅은 지난 8일 인스타그램에 "죄인이 죗값을 온전히 치르지 않고 오래도록 많은 것을 누리며 기사에 오르내리는 걸 보고 있으니 창피하다"는 내용의 전두환 전 대통령 측을 겨냥한 글을 올렸다.

앞서 7일 전 전 대통령의 측근인 민정기 전 청와대 비서관은 한 방송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아무 법적 정당성도 없는 시민이 무장하고 무기고를 습격한 걸 폭동이 아니면 뭐라고 하겠느냐"며 "당시 5.18 상황은 폭동인 게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진행자가 "광주 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 '택시운전사'에서 계엄군들이 시민들을 조준해서 사격하는 장면 나온다"고 말하자 민 전 비서관은 "완전히 날조된 사실"이라며 "그 당시 조준 사격한 일이 없다. (계엄군들이) 앉아서 쉬다가 벌떡 일어나서 자위 차원에서 사격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전두환 전 대통령은 그 당시 보안사령관이었다. 대통령도 아니고 계엄사령관도 아니다"라며 당시 발포와 관련해 전 전 대통령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전 전 대통령 측근의 '5.18은 폭동' 발언은 누리꾼들 사이에서 큰 논란이 됐고, 허지웅은 자신의 SNS를 통해 해당 발언을 비판했다.


허지웅은 "미국 담배 회사들은 담배가 암을 유발한다는 주장에 대해 '담배는 암을 유발하지 않는다'고 대응하지 않는다. 대신에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말한다. 이들에게 필요한 건 아주 작은 의심"이라며 "담배를 피운다고 해서 반드시 건강에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닐 거라는, 아주 작은 의심을 대중에 심는 것만으로 담배 회사는 현상을 유지하며 천문학적인 돈을 벌어들인다"고 입을 열었다.

허지웅은 미국 담배 회사의 판매 전략과 광주 민주화운동을 다루는 전두환의 방식이 같다고 말했다. 허지웅은 "광주 민주화운동에 관해 전두환 씨가 사용하는 방식도 이와 같다"며 "그와 그의 측근들은 오늘처럼 '광주 민주화운동은 폭동이다'와 같은 말을 사람들 속에 툭 던져 놓는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웃어넘긴다. 혹은 화를 낸다"고 적었다.

허지웅은 이어 "그러나 어떤 사람들에게 이와 같은 말은 작은 불씨로 작용한다. 그걸로 충분하다. 역사적 사실관계를 뒤집지는 못하지만, 어찌 됐든 지금의 세를 유지할 수 있는 전략인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죄인이 죗값을 온전히 치르지 않고 오래도록 많은 것을 누리며 기사에 오르내리는 걸 보고 있으니 창피하다. 예전 같으면 화가 났을 텐데 이제는 그냥 부끄럽다"며 "그렇게 큰 죄를 지어도 표현의 자유를 누려가며 멀쩡하게 잘 살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 같아 다음 세대들에게 면목이 없다. 이렇게 되어선 안 되는 것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스타 정혜정 kbs.sprint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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