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아버지와 함께 태극마크, 어릴때부터 꿈”

입력 2017.08.10 (18:30) 수정 2017.08.10 (18:3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올해 KBO리그 신인상을 사실상 예약한 이정후(19)는 10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어머니한테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정후야, 아빠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코치 됐단다."

이정후는 잠결에도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정후의 아버지는 대한민국에서 야구의 '이응'도 모르는 사람도 이름은 아는 이종범(46)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이다.

어머니한테 소식을 듣고 한나절 뒤인 이날 오후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 해설위원을 11월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대회에 나설 국가대표팀의 외야·주루 코치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와 홈 경기에 앞서 만난 이정후는 "아버지와 함께 태극마크를 다는 것은 어렸을 때부터 꿈꿔온 일"이라며 "만약 내가 대표팀에 뽑힌다면 정말 영광스러울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고졸 신인인 이정후는 10개 구단 어느 주전 외야수 못지않은 빼어난 기량을 과시했다.

팀이 치른 106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0.338(448타수 133안타), 2홈런, 35타점, 83득점, 9도루로 맹활약하고 있다.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대회는 만 24세 이하 선수들이 출전한다. 이정후는 다치지만 않으면 대표팀에 승선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

이정후는 "정작 아버지는 별 말씀이 없으시더라"며 10대 어린 선수 특유의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아버지와 '선수'로 같이 뛸 일이 없을 거라는 사실은 어렸을 때부터 알았다. 대표팀 '코치-선수' 또는 '감독-선수'가 이정후가 꿈꾼 그림이다.

이 코치는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교타자였지만, 이정후는 아버지한테 한 번도 야구를 배워본 적이 없다고 한다.

감독과 코치가 따로 있는데 아버지까지 나서서 가르치면 아들이 혼란스러워할까 봐 말을 아낀 것으로 이정후는 짐작한다.

이정후는 "만약 내가 대표팀에 뽑힌다면 아버지한테 처음으로 야구 지도를 받게 된다"며 "기대되고 설렌다"고 말했다.

그 역시 자라면서 아버지한테 반항도 해봤다. 하지만 같이 유니폼을 입게 되는 순간 말대꾸나 반항은 있을 수 없다.

이정후는 "집에서나 아버지와 아들이지, 야구장에서 코치와 선수로 만나면 얘기가 달라진다"며 "코치님이 시키시는 일은 잔말 없이 다 따르겠다"고 밝혔다.

이미 아버지를 '코치님'으로 부를 마음의 준비가 돼 있는 것처럼 들렸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이정후 “아버지와 함께 태극마크, 어릴때부터 꿈”
    • 입력 2017-08-10 18:30:42
    • 수정2017-08-10 18:37:36
    연합뉴스
올해 KBO리그 신인상을 사실상 예약한 이정후(19)는 10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어머니한테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정후야, 아빠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코치 됐단다."

이정후는 잠결에도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정후의 아버지는 대한민국에서 야구의 '이응'도 모르는 사람도 이름은 아는 이종범(46)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이다.

어머니한테 소식을 듣고 한나절 뒤인 이날 오후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 해설위원을 11월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대회에 나설 국가대표팀의 외야·주루 코치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와 홈 경기에 앞서 만난 이정후는 "아버지와 함께 태극마크를 다는 것은 어렸을 때부터 꿈꿔온 일"이라며 "만약 내가 대표팀에 뽑힌다면 정말 영광스러울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고졸 신인인 이정후는 10개 구단 어느 주전 외야수 못지않은 빼어난 기량을 과시했다.

팀이 치른 106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0.338(448타수 133안타), 2홈런, 35타점, 83득점, 9도루로 맹활약하고 있다.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대회는 만 24세 이하 선수들이 출전한다. 이정후는 다치지만 않으면 대표팀에 승선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

이정후는 "정작 아버지는 별 말씀이 없으시더라"며 10대 어린 선수 특유의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아버지와 '선수'로 같이 뛸 일이 없을 거라는 사실은 어렸을 때부터 알았다. 대표팀 '코치-선수' 또는 '감독-선수'가 이정후가 꿈꾼 그림이다.

이 코치는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교타자였지만, 이정후는 아버지한테 한 번도 야구를 배워본 적이 없다고 한다.

감독과 코치가 따로 있는데 아버지까지 나서서 가르치면 아들이 혼란스러워할까 봐 말을 아낀 것으로 이정후는 짐작한다.

이정후는 "만약 내가 대표팀에 뽑힌다면 아버지한테 처음으로 야구 지도를 받게 된다"며 "기대되고 설렌다"고 말했다.

그 역시 자라면서 아버지한테 반항도 해봤다. 하지만 같이 유니폼을 입게 되는 순간 말대꾸나 반항은 있을 수 없다.

이정후는 "집에서나 아버지와 아들이지, 야구장에서 코치와 선수로 만나면 얘기가 달라진다"며 "코치님이 시키시는 일은 잔말 없이 다 따르겠다"고 밝혔다.

이미 아버지를 '코치님'으로 부를 마음의 준비가 돼 있는 것처럼 들렸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