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차두현 객원연구위원(아산정책연구원) “한미 동맹 약화 목적인 괌 위협, 중심 잡고 흔들리지 말아야” ①
입력 2017.08.11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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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일시 : 2017년 8월 11일(금요일)
□ 출연자 : 차두현 객원연구위원(아산정책연구원)
“한미 동맹 약화 목적인 괌 위협, 중심 잡고 흔들리지 말아야”
[윤준호] 북한군이 중장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형 네 발로 미군 기지가 있는 괌을 포위 사격하겠다,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는 등의 위협을 가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시기와 숫자까지 언급하면서 정말 북한이 미국에 대한 공격을 감행할지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소집한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해 달라고 말했는데요. 아산정책연구원 차두현 객원연구위원과 관련된 얘기 나눠 보겠습니다. 차두현 위원님, 안녕하십니까?
[차두현] 네, 안녕하십니까?
[윤준호] 북한이 괌 미군 기지를 타격하겠다는 위협에 이어서 어제는 구체적인 작전 계획까지 내놨습니다. 북한이 왜 이렇게 괌 포위 사격 등의 수위 높은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고 보십니까?
[차두현] 크게 원론적으로 보면 두 가지예요. 첫 번째는 미국하고의 기싸움에서 눌리지 않겠다는 거고요. 두 번째는 군사 충돌 위험성을 미국 내에서 이제는 좀 자제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 특히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요. 이런 여론이 형성되기를 바란다고 볼 수 있겠고요. 괌이라는 지역은 아마 세 가지에서 우리가 의미를 찾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미국이 선제 타격을 할 경우 북한이 화성-14형 같은 경우 준ICBM급으로 2번 발사를 하기는 했지만 당장 그게 올해 내에 탄두 장착해서 미 본토를 공격한다고 보기는 힘들거든요. 그러면 미국 입장에서는 당연히 선제적인 조치를 통해서 그런 능력이 안 생기게 막아야 될 욕구가 생길 수 있어요. 이 경우에 북한은 이미 괌 기지는 우리 사정권 안에 들어와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것도 있고요. 두 번째는 괌은 미국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전략 자산의 총 집결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지역에 대해서 언제라도 위협을 가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겠다는 뜻도 있고요. 마지막으로는 이런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이게 한미 간 틈새를 벌려보겠다는 게, 국내적으로도 8월 한반도 위기설이 나오는데다가 괌 기지 타격 얘기가 나오면서 불안 심리가 더 올라가거든요. 이러다 보면 이런 의견이 나올 수 있어요. ‘지금 북한이 위협하고 있는 건 괌 지역인데 왜 우리가 여기에 대해서 끌려들어가야 되느냐.’ 이런 여론이 형성되면 이건 동맹에서 가장 핵심적이라고 할 수 있는 위험 인식을 공유한다는 게 흐트러지거든요. 그러면 한미 공조 자체도 잘못하면 약화될 수 있어요. 이 효과를 일부 노리고 있다고 봐야 되겠죠.
[윤준호] 어제 북한이 전략군 사령관까지 직접 나와서 얘기를 했어요.
[차두현] 네, 김락겸이 그랬죠.
[윤준호] 일본 상공을 통과해서 사거리 3356.7km를 1065초 비행해서 괌 주변 3, 40km 해역에 네 발을 동시에 떨어뜨리겠다고 했는데요. 이렇게 자세하게 밝힌 배경은 뭘까요?
[차두현] 결과적으로 빈말이 아닐 것이라고 얘기를 하는 거고요. 우리가 이렇게 구체적으로 정밀도를 가지고 유사시에는 괌을 타격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준 거예요.
[윤준호] 빈말이 아니다?
[차두현] 그렇죠. 이 정도 정밀성을 가지고 실제로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 거죠.
[윤준호] 한마디로 믿어달라는 거네요.
[차두현] 그렇죠.
[윤준호] 그러니까 실제적 위협이라는 거군요. 현재 3, 40km 해역에 떨어뜨리겠다는 건 영해 바깥에 떨어뜨리겠다는 거죠?
[차두현] 그렇죠. 일반적인 영해 개념이라는 게 12해리, 그러니까 22km 정도이니까 3, 40km면 영해는 아주 교묘하게 피하는데, 사실은 육지로부터 3, 40km라고만 해도 상당히 가까운 지역이에요.
[윤준호] 그만큼 정밀도도 필요하고요.
[차두현] 그렇죠.
[윤준호] 그리고 김락겸 사령관이 또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 계획을 이달 중순까지 완성해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게 보고하고 그 지시를 받겠다.’ 이 시기를 구체적으로 밝혔습니다. 다시 말해서 쏜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8월 중순 이후에 쏘겠다는 건데, 이러한 시기 예고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까?
[차두현] 두 가지 변수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김정은에게 보고하는 그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고요. 두 번째는 보고 받은 이후 김정은이 나름대로 대승적인 자세를 흉내 내면서 한반도의 긴장을 위해서 일단은 지켜보겠다고 할 수 있거든요. 결국은 나름대로 시간 자체를 조금 더 말미를 주면서 미국 보고 먼저 긴장 상태를 접으라고 이야기하는 것과 마찬가지에요. 일부에서는 발사 가능성이 있다고 보거나 영해를 비껴간다고는 하지만, 자기 영토를 빙 둘러서 포위 사격을 한다는 건 사실상 직접적인 도발로도 간주할 수 있습니다. 미국 같은 경우는 그동안 수위를 볼 때는 이걸 그냥 가만히 앉아서 보고만 있지는 못하게 돼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북한 같은 경우에도 이런 위협성까지를 같이 고려할 것이고 만약에 행동에 옮긴다고 하면, 이게 지금 UFG 훈련 기간하고 겹치거든요.
[윤준호] 21일부터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에 들어가죠.
[차두현] 이 기간이 한반도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미군 전력이 가장 많이 전개돼 있는 지역이고 가장 많이 준비가 돼 있는 시기입니다. 사실 도발이라는 걸 하게 되면 갑작스러운 공격, 다시 말해서 상대방이 예상하지 못할 때 하는 거거든요. 이렇게 상대방이 잘 준비돼 있는 시기에, 그것도 예고를 하고 한다는 건 사실 바보짓에 가까워요.
[윤준호] 결국은 위협이군요.
[차두현] 네.
[윤준호] 그리고 치킨 게임에서 상대방보고 먼저 접으라고 요구하는 거고요. 그런데 방금 말씀하신 이달 말에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도 있지만 다음 달로 넘어가면 9월 9일, 이른바 9.9절이 북한의 공화국 창건일 아닙니까? 지난해 5차 핵실험도 이날 했었잖아요. 도발 가능성이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 후반 말미 지나고 이런 쪽으로 갈 가능성은 없을까요?
[차두현] 북한이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같은 도발을 주요한 기념일에 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런 생각이 나오는 건데, 더 많은 경우가 꼭 그 기념일날 하지는 않았어요. 그렇기 때문에 제가 볼 때에는 특별히 9.9절 자체를 전후해서 도발이 있을 거라고 보기는 힘들고요. 지금 결국은 양쪽의 기싸움은 북한이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달려 있는 건데, 일부 걱정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제가 이런 얘기도 해 드렸어요. 그동안 북한이 도발을 하고 있는 양태를 잘 보면 일단 사고를 한번 칩니다. 사고를 치면 국제 사회가 거기에 대해서 국제적 제재를 내리거나 징벌적 조치를 취하죠. 그러면 이걸 반발하면서 더 큰 사고를 치겠다고 공언합니다. 바짝 긴장하겠죠? 더 큰 사고를 치겠다고 해 놓고 슬그머니 이걸 거두어버립니다. 그렇게 되면 일반적으로 국제 사회는 북한이 더 큰 사고를 치지 않은 거를 다행으로 여기면서 앞에 쳤던 사고를 잊어버리게 됩니다. 이게 그동안 북한이 보여 온 양태이기 때문에 이것도 지금 예고하고 공언했다고 해서 반드시 북한이 행동으로 옮긴다고 보기는 힘들어요.
[윤준호] 그렇다면 차 위원께서는 북한이 액션 플랜까지 제시하면서 위협적 발언을 계속 확대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도발로 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보는 거죠?
[차두현] 그렇죠. 그 전에 북한 같은 경우에는 말은 계속 독하게 할 거예요. 이걸 통해서 미국 내에서 일부 여론이 형성되고 있습니다마는 너무 이렇게 상황이 격화되는 걸 방지해야 된다는 여론이 나오게 할 거고요. 결과적으로는 북한 입장에서는 금상첨화인 게, 이걸 지금 타개하기 위해서라도 미북 간 직접 협상이 있어야 되지 않겠느냐 하는 여론들이 강화되기를 바라는 거겠죠.
[윤준호] 그런데 미국 내에서는 지금 오히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화염과 분노’ 발언 이후에 계속 경고 수위를 높이고 있거든요. 오늘도 새벽에 골프장으로 기자들을 불러서 회견을 했습니다. “‘화염과 분노’ 경고 가지고는 충분하지 않은 것 같다, 북한 너희들 긴장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수위 높은 발언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미 국방부 장관이라든가 국무부 쪽에서는 선제 타격, 예방 전쟁 얘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격화되고 있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역시 치킨 게임입니까?
[차두현] 아니요. 분명히 지금 현재는 위협성 발언들이에요. 옛날에 국방부 장관인 매티스 장관 같은 경우에도 이라크 지역에 한번 갔을 때 이런 연설을 한 적이 있어요. ‘나는 여기 초토화가 아니라 평화를 위해서 왔다. 그런데 누구라도 나의 뒤통수를 친다면 지옥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상대방이 겁을 먹게 얘기들을 하는데, 실질적으로 상대방에 대해서 지금은 일종에 위협 내지는 정치적 의도에서 시작되는 거라고 이야기해도 이게 사실 애들 간의 째려보기 게임과도 비슷해요. 째려보다가 긴장이 고조되면 상대방의 의도를 의심해서 먼저 행동을 해야 되겠다는 욕구가 생길 수 있거든요. 이렇게 긴장 수위가 계속 높아지면 사소한 우발적인 군사 충돌이 실질적으로 심각한 분쟁으로 확대될 수 있습니다.
[윤준호] 그러니까 지금 그 부분을 우려하는 거거든요. 예를 들어서 미국의 NBC 보도 같은 경우에는 죽음의 백조라고 불리는 B-1B 랜서를 동원해서 북한의 23개 미사일 기지 타격 계획을 이미 마련해 놓고 있다는 얘기까지 하고 있지 않습니까? 우발적인 충돌 가능성은 없을까요?
[차두현] 지금 양쪽 다 그렇기 때문에 빈말이 아니라는 얘기들을 하고 있는 거거든요. 단순히 위협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로 할 수 있다는 얘기들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성이 낮기는 하지만 우발적인 군사 충돌에 대해서도 우려는 해 봐야 됩니다. 아까도 얘기했지만, 여러 가지 변수들, 미군이 전력이 잘 준비돼 있고 이런 시기를 얘기할 때 지금 전제로 하는 게 북한이 징후가 보일 때 미국도 이 징후를 그냥 놓치지 않겠다는 거거든요. 그렇게 되면 결국 북한이 이걸 실행이 옮기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윤준호] 어제 국가안전보장회의 NSC 상임 회의가 우리 쪽에서 열렸습니다. 그 전날, 그러니까 그제는 쏜다는 예고만 가지고 NSC를 열지 않겠다고 했는데 어제 열었습니다. 그렇다면 이틀 전에는 상황은 엄중하지만 위기는 아니라고 청와대 쪽에서 밝혔었는데, 상황 인식이 하루 만에 바뀐 것으로 볼 수 있나요? 어떻게 봐야 됩니까?
[차두현] 바뀐 건 아니겠죠. 상임위원회 자체가 심각했다면 상원들 자체가 기존에 비해서 바뀌었을 텐데요. 예정 자체가 정기적으로 하는 거에다가 조금 더 주제가 확대됐던 거예요. 그런데 전반적으로 나온 성명들을 보면 북한의 긴장 조성 행위 자체에 대해서 중단하도록 촉구했고 ‘만약에 도발을 하면 한미 간에 여기에 대해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 그러나 언제든지 북한이 대화와 평화를 원하면 거기에 대한 길도 열려 있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어떤 응징을 가하겠다는 얘기는 지금 나오지 않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상황 인식 자체가 완전히 바뀌었다고 보기는 힘들 거예요.
[윤준호] 지금 앞서 말씀해 주신 우발적인 충돌 가능성, 이런 부분 때문에라도 우리가 상황에 개입을 해야 되는 측면은 없을까요?
[차두현] 결국 우발적인 군사 충돌을 막기 위해서는 첫 번째 해야 되는 건 이렇게 전력들이 잘 준비돼 있기 때문에 여기에 대고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에는 그만한 대가가 있을 거라는 걸 확실하게 보여주는 측면도 있고요. 두 번째는 그렇다고 해서 대화 가능성은, 제가 볼 때는 열어 놓되 구체적으로 조만간에 이걸 빨리 풀어야 된다는 강박관념이 오히려 북한한테는 더 이 상황을 활용해야 되겠다는 심리를 자극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중심을 잡고 있어야 하고 북한 발언 하나하나에 흔들리지 않는 것이 우발적 군사 충돌을 막는 데 훨씬 유리합니다.
[윤준호] 오히려 지금 현재 상태에서는 한미 간에 훨씬 더 공고한 협력을 통해서 압박을 강화하고 그럼으로써 북한으로 하여금 협상으로 나오게끔 치열하게 밀어붙이는 게 필요하겠군요.
[차두현] 그렇죠. 8월 위기설이 계속 확산되고 혹시라도 우발적인 충돌이 있으면 어쩌나, 이럴 바에는 우선 한번 우리가 양보를 하더라도 부드럽게 다뤄보는 게 낫지 않을까, 이게 평양이 바라는 바에요.
[윤준호]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차두현] 네, 감사합니다.
[윤준호] 지금까지 아산정책연구원 차두현 객원연구위원이었습니다.
□ 출연자 : 차두현 객원연구위원(아산정책연구원)
“한미 동맹 약화 목적인 괌 위협, 중심 잡고 흔들리지 말아야”
[윤준호] 북한군이 중장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형 네 발로 미군 기지가 있는 괌을 포위 사격하겠다,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는 등의 위협을 가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시기와 숫자까지 언급하면서 정말 북한이 미국에 대한 공격을 감행할지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소집한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해 달라고 말했는데요. 아산정책연구원 차두현 객원연구위원과 관련된 얘기 나눠 보겠습니다. 차두현 위원님, 안녕하십니까?
[차두현] 네, 안녕하십니까?
[윤준호] 북한이 괌 미군 기지를 타격하겠다는 위협에 이어서 어제는 구체적인 작전 계획까지 내놨습니다. 북한이 왜 이렇게 괌 포위 사격 등의 수위 높은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고 보십니까?
[차두현] 크게 원론적으로 보면 두 가지예요. 첫 번째는 미국하고의 기싸움에서 눌리지 않겠다는 거고요. 두 번째는 군사 충돌 위험성을 미국 내에서 이제는 좀 자제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 특히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요. 이런 여론이 형성되기를 바란다고 볼 수 있겠고요. 괌이라는 지역은 아마 세 가지에서 우리가 의미를 찾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미국이 선제 타격을 할 경우 북한이 화성-14형 같은 경우 준ICBM급으로 2번 발사를 하기는 했지만 당장 그게 올해 내에 탄두 장착해서 미 본토를 공격한다고 보기는 힘들거든요. 그러면 미국 입장에서는 당연히 선제적인 조치를 통해서 그런 능력이 안 생기게 막아야 될 욕구가 생길 수 있어요. 이 경우에 북한은 이미 괌 기지는 우리 사정권 안에 들어와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것도 있고요. 두 번째는 괌은 미국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전략 자산의 총 집결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지역에 대해서 언제라도 위협을 가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겠다는 뜻도 있고요. 마지막으로는 이런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이게 한미 간 틈새를 벌려보겠다는 게, 국내적으로도 8월 한반도 위기설이 나오는데다가 괌 기지 타격 얘기가 나오면서 불안 심리가 더 올라가거든요. 이러다 보면 이런 의견이 나올 수 있어요. ‘지금 북한이 위협하고 있는 건 괌 지역인데 왜 우리가 여기에 대해서 끌려들어가야 되느냐.’ 이런 여론이 형성되면 이건 동맹에서 가장 핵심적이라고 할 수 있는 위험 인식을 공유한다는 게 흐트러지거든요. 그러면 한미 공조 자체도 잘못하면 약화될 수 있어요. 이 효과를 일부 노리고 있다고 봐야 되겠죠.
[윤준호] 어제 북한이 전략군 사령관까지 직접 나와서 얘기를 했어요.
[차두현] 네, 김락겸이 그랬죠.
[윤준호] 일본 상공을 통과해서 사거리 3356.7km를 1065초 비행해서 괌 주변 3, 40km 해역에 네 발을 동시에 떨어뜨리겠다고 했는데요. 이렇게 자세하게 밝힌 배경은 뭘까요?
[차두현] 결과적으로 빈말이 아닐 것이라고 얘기를 하는 거고요. 우리가 이렇게 구체적으로 정밀도를 가지고 유사시에는 괌을 타격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준 거예요.
[윤준호] 빈말이 아니다?
[차두현] 그렇죠. 이 정도 정밀성을 가지고 실제로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 거죠.
[윤준호] 한마디로 믿어달라는 거네요.
[차두현] 그렇죠.
[윤준호] 그러니까 실제적 위협이라는 거군요. 현재 3, 40km 해역에 떨어뜨리겠다는 건 영해 바깥에 떨어뜨리겠다는 거죠?
[차두현] 그렇죠. 일반적인 영해 개념이라는 게 12해리, 그러니까 22km 정도이니까 3, 40km면 영해는 아주 교묘하게 피하는데, 사실은 육지로부터 3, 40km라고만 해도 상당히 가까운 지역이에요.
[윤준호] 그만큼 정밀도도 필요하고요.
[차두현] 그렇죠.
[윤준호] 그리고 김락겸 사령관이 또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 계획을 이달 중순까지 완성해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게 보고하고 그 지시를 받겠다.’ 이 시기를 구체적으로 밝혔습니다. 다시 말해서 쏜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8월 중순 이후에 쏘겠다는 건데, 이러한 시기 예고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까?
[차두현] 두 가지 변수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김정은에게 보고하는 그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고요. 두 번째는 보고 받은 이후 김정은이 나름대로 대승적인 자세를 흉내 내면서 한반도의 긴장을 위해서 일단은 지켜보겠다고 할 수 있거든요. 결국은 나름대로 시간 자체를 조금 더 말미를 주면서 미국 보고 먼저 긴장 상태를 접으라고 이야기하는 것과 마찬가지에요. 일부에서는 발사 가능성이 있다고 보거나 영해를 비껴간다고는 하지만, 자기 영토를 빙 둘러서 포위 사격을 한다는 건 사실상 직접적인 도발로도 간주할 수 있습니다. 미국 같은 경우는 그동안 수위를 볼 때는 이걸 그냥 가만히 앉아서 보고만 있지는 못하게 돼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북한 같은 경우에도 이런 위협성까지를 같이 고려할 것이고 만약에 행동에 옮긴다고 하면, 이게 지금 UFG 훈련 기간하고 겹치거든요.
[윤준호] 21일부터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에 들어가죠.
[차두현] 이 기간이 한반도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미군 전력이 가장 많이 전개돼 있는 지역이고 가장 많이 준비가 돼 있는 시기입니다. 사실 도발이라는 걸 하게 되면 갑작스러운 공격, 다시 말해서 상대방이 예상하지 못할 때 하는 거거든요. 이렇게 상대방이 잘 준비돼 있는 시기에, 그것도 예고를 하고 한다는 건 사실 바보짓에 가까워요.
[윤준호] 결국은 위협이군요.
[차두현] 네.
[윤준호] 그리고 치킨 게임에서 상대방보고 먼저 접으라고 요구하는 거고요. 그런데 방금 말씀하신 이달 말에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도 있지만 다음 달로 넘어가면 9월 9일, 이른바 9.9절이 북한의 공화국 창건일 아닙니까? 지난해 5차 핵실험도 이날 했었잖아요. 도발 가능성이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 후반 말미 지나고 이런 쪽으로 갈 가능성은 없을까요?
[차두현] 북한이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같은 도발을 주요한 기념일에 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런 생각이 나오는 건데, 더 많은 경우가 꼭 그 기념일날 하지는 않았어요. 그렇기 때문에 제가 볼 때에는 특별히 9.9절 자체를 전후해서 도발이 있을 거라고 보기는 힘들고요. 지금 결국은 양쪽의 기싸움은 북한이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달려 있는 건데, 일부 걱정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제가 이런 얘기도 해 드렸어요. 그동안 북한이 도발을 하고 있는 양태를 잘 보면 일단 사고를 한번 칩니다. 사고를 치면 국제 사회가 거기에 대해서 국제적 제재를 내리거나 징벌적 조치를 취하죠. 그러면 이걸 반발하면서 더 큰 사고를 치겠다고 공언합니다. 바짝 긴장하겠죠? 더 큰 사고를 치겠다고 해 놓고 슬그머니 이걸 거두어버립니다. 그렇게 되면 일반적으로 국제 사회는 북한이 더 큰 사고를 치지 않은 거를 다행으로 여기면서 앞에 쳤던 사고를 잊어버리게 됩니다. 이게 그동안 북한이 보여 온 양태이기 때문에 이것도 지금 예고하고 공언했다고 해서 반드시 북한이 행동으로 옮긴다고 보기는 힘들어요.
[윤준호] 그렇다면 차 위원께서는 북한이 액션 플랜까지 제시하면서 위협적 발언을 계속 확대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도발로 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보는 거죠?
[차두현] 그렇죠. 그 전에 북한 같은 경우에는 말은 계속 독하게 할 거예요. 이걸 통해서 미국 내에서 일부 여론이 형성되고 있습니다마는 너무 이렇게 상황이 격화되는 걸 방지해야 된다는 여론이 나오게 할 거고요. 결과적으로는 북한 입장에서는 금상첨화인 게, 이걸 지금 타개하기 위해서라도 미북 간 직접 협상이 있어야 되지 않겠느냐 하는 여론들이 강화되기를 바라는 거겠죠.
[윤준호] 그런데 미국 내에서는 지금 오히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화염과 분노’ 발언 이후에 계속 경고 수위를 높이고 있거든요. 오늘도 새벽에 골프장으로 기자들을 불러서 회견을 했습니다. “‘화염과 분노’ 경고 가지고는 충분하지 않은 것 같다, 북한 너희들 긴장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수위 높은 발언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미 국방부 장관이라든가 국무부 쪽에서는 선제 타격, 예방 전쟁 얘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격화되고 있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역시 치킨 게임입니까?
[차두현] 아니요. 분명히 지금 현재는 위협성 발언들이에요. 옛날에 국방부 장관인 매티스 장관 같은 경우에도 이라크 지역에 한번 갔을 때 이런 연설을 한 적이 있어요. ‘나는 여기 초토화가 아니라 평화를 위해서 왔다. 그런데 누구라도 나의 뒤통수를 친다면 지옥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상대방이 겁을 먹게 얘기들을 하는데, 실질적으로 상대방에 대해서 지금은 일종에 위협 내지는 정치적 의도에서 시작되는 거라고 이야기해도 이게 사실 애들 간의 째려보기 게임과도 비슷해요. 째려보다가 긴장이 고조되면 상대방의 의도를 의심해서 먼저 행동을 해야 되겠다는 욕구가 생길 수 있거든요. 이렇게 긴장 수위가 계속 높아지면 사소한 우발적인 군사 충돌이 실질적으로 심각한 분쟁으로 확대될 수 있습니다.
[윤준호] 그러니까 지금 그 부분을 우려하는 거거든요. 예를 들어서 미국의 NBC 보도 같은 경우에는 죽음의 백조라고 불리는 B-1B 랜서를 동원해서 북한의 23개 미사일 기지 타격 계획을 이미 마련해 놓고 있다는 얘기까지 하고 있지 않습니까? 우발적인 충돌 가능성은 없을까요?
[차두현] 지금 양쪽 다 그렇기 때문에 빈말이 아니라는 얘기들을 하고 있는 거거든요. 단순히 위협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로 할 수 있다는 얘기들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성이 낮기는 하지만 우발적인 군사 충돌에 대해서도 우려는 해 봐야 됩니다. 아까도 얘기했지만, 여러 가지 변수들, 미군이 전력이 잘 준비돼 있고 이런 시기를 얘기할 때 지금 전제로 하는 게 북한이 징후가 보일 때 미국도 이 징후를 그냥 놓치지 않겠다는 거거든요. 그렇게 되면 결국 북한이 이걸 실행이 옮기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윤준호] 어제 국가안전보장회의 NSC 상임 회의가 우리 쪽에서 열렸습니다. 그 전날, 그러니까 그제는 쏜다는 예고만 가지고 NSC를 열지 않겠다고 했는데 어제 열었습니다. 그렇다면 이틀 전에는 상황은 엄중하지만 위기는 아니라고 청와대 쪽에서 밝혔었는데, 상황 인식이 하루 만에 바뀐 것으로 볼 수 있나요? 어떻게 봐야 됩니까?
[차두현] 바뀐 건 아니겠죠. 상임위원회 자체가 심각했다면 상원들 자체가 기존에 비해서 바뀌었을 텐데요. 예정 자체가 정기적으로 하는 거에다가 조금 더 주제가 확대됐던 거예요. 그런데 전반적으로 나온 성명들을 보면 북한의 긴장 조성 행위 자체에 대해서 중단하도록 촉구했고 ‘만약에 도발을 하면 한미 간에 여기에 대해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 그러나 언제든지 북한이 대화와 평화를 원하면 거기에 대한 길도 열려 있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어떤 응징을 가하겠다는 얘기는 지금 나오지 않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상황 인식 자체가 완전히 바뀌었다고 보기는 힘들 거예요.
[윤준호] 지금 앞서 말씀해 주신 우발적인 충돌 가능성, 이런 부분 때문에라도 우리가 상황에 개입을 해야 되는 측면은 없을까요?
[차두현] 결국 우발적인 군사 충돌을 막기 위해서는 첫 번째 해야 되는 건 이렇게 전력들이 잘 준비돼 있기 때문에 여기에 대고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에는 그만한 대가가 있을 거라는 걸 확실하게 보여주는 측면도 있고요. 두 번째는 그렇다고 해서 대화 가능성은, 제가 볼 때는 열어 놓되 구체적으로 조만간에 이걸 빨리 풀어야 된다는 강박관념이 오히려 북한한테는 더 이 상황을 활용해야 되겠다는 심리를 자극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중심을 잡고 있어야 하고 북한 발언 하나하나에 흔들리지 않는 것이 우발적 군사 충돌을 막는 데 훨씬 유리합니다.
[윤준호] 오히려 지금 현재 상태에서는 한미 간에 훨씬 더 공고한 협력을 통해서 압박을 강화하고 그럼으로써 북한으로 하여금 협상으로 나오게끔 치열하게 밀어붙이는 게 필요하겠군요.
[차두현] 그렇죠. 8월 위기설이 계속 확산되고 혹시라도 우발적인 충돌이 있으면 어쩌나, 이럴 바에는 우선 한번 우리가 양보를 하더라도 부드럽게 다뤄보는 게 낫지 않을까, 이게 평양이 바라는 바에요.
[윤준호]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차두현] 네, 감사합니다.
[윤준호] 지금까지 아산정책연구원 차두현 객원연구위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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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차두현 객원연구위원(아산정책연구원) “한미 동맹 약화 목적인 괌 위협, 중심 잡고 흔들리지 말아야” ①
-
- 입력 2017-08-11 10:39:33

□ 방송일시 : 2017년 8월 11일(금요일)
□ 출연자 : 차두현 객원연구위원(아산정책연구원)
“한미 동맹 약화 목적인 괌 위협, 중심 잡고 흔들리지 말아야”
[윤준호] 북한군이 중장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형 네 발로 미군 기지가 있는 괌을 포위 사격하겠다,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는 등의 위협을 가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시기와 숫자까지 언급하면서 정말 북한이 미국에 대한 공격을 감행할지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소집한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해 달라고 말했는데요. 아산정책연구원 차두현 객원연구위원과 관련된 얘기 나눠 보겠습니다. 차두현 위원님, 안녕하십니까?
[차두현] 네, 안녕하십니까?
[윤준호] 북한이 괌 미군 기지를 타격하겠다는 위협에 이어서 어제는 구체적인 작전 계획까지 내놨습니다. 북한이 왜 이렇게 괌 포위 사격 등의 수위 높은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고 보십니까?
[차두현] 크게 원론적으로 보면 두 가지예요. 첫 번째는 미국하고의 기싸움에서 눌리지 않겠다는 거고요. 두 번째는 군사 충돌 위험성을 미국 내에서 이제는 좀 자제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 특히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요. 이런 여론이 형성되기를 바란다고 볼 수 있겠고요. 괌이라는 지역은 아마 세 가지에서 우리가 의미를 찾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미국이 선제 타격을 할 경우 북한이 화성-14형 같은 경우 준ICBM급으로 2번 발사를 하기는 했지만 당장 그게 올해 내에 탄두 장착해서 미 본토를 공격한다고 보기는 힘들거든요. 그러면 미국 입장에서는 당연히 선제적인 조치를 통해서 그런 능력이 안 생기게 막아야 될 욕구가 생길 수 있어요. 이 경우에 북한은 이미 괌 기지는 우리 사정권 안에 들어와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것도 있고요. 두 번째는 괌은 미국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전략 자산의 총 집결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지역에 대해서 언제라도 위협을 가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겠다는 뜻도 있고요. 마지막으로는 이런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이게 한미 간 틈새를 벌려보겠다는 게, 국내적으로도 8월 한반도 위기설이 나오는데다가 괌 기지 타격 얘기가 나오면서 불안 심리가 더 올라가거든요. 이러다 보면 이런 의견이 나올 수 있어요. ‘지금 북한이 위협하고 있는 건 괌 지역인데 왜 우리가 여기에 대해서 끌려들어가야 되느냐.’ 이런 여론이 형성되면 이건 동맹에서 가장 핵심적이라고 할 수 있는 위험 인식을 공유한다는 게 흐트러지거든요. 그러면 한미 공조 자체도 잘못하면 약화될 수 있어요. 이 효과를 일부 노리고 있다고 봐야 되겠죠.
[윤준호] 어제 북한이 전략군 사령관까지 직접 나와서 얘기를 했어요.
[차두현] 네, 김락겸이 그랬죠.
[윤준호] 일본 상공을 통과해서 사거리 3356.7km를 1065초 비행해서 괌 주변 3, 40km 해역에 네 발을 동시에 떨어뜨리겠다고 했는데요. 이렇게 자세하게 밝힌 배경은 뭘까요?
[차두현] 결과적으로 빈말이 아닐 것이라고 얘기를 하는 거고요. 우리가 이렇게 구체적으로 정밀도를 가지고 유사시에는 괌을 타격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준 거예요.
[윤준호] 빈말이 아니다?
[차두현] 그렇죠. 이 정도 정밀성을 가지고 실제로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 거죠.
[윤준호] 한마디로 믿어달라는 거네요.
[차두현] 그렇죠.
[윤준호] 그러니까 실제적 위협이라는 거군요. 현재 3, 40km 해역에 떨어뜨리겠다는 건 영해 바깥에 떨어뜨리겠다는 거죠?
[차두현] 그렇죠. 일반적인 영해 개념이라는 게 12해리, 그러니까 22km 정도이니까 3, 40km면 영해는 아주 교묘하게 피하는데, 사실은 육지로부터 3, 40km라고만 해도 상당히 가까운 지역이에요.
[윤준호] 그만큼 정밀도도 필요하고요.
[차두현] 그렇죠.
[윤준호] 그리고 김락겸 사령관이 또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 계획을 이달 중순까지 완성해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게 보고하고 그 지시를 받겠다.’ 이 시기를 구체적으로 밝혔습니다. 다시 말해서 쏜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8월 중순 이후에 쏘겠다는 건데, 이러한 시기 예고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까?
[차두현] 두 가지 변수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김정은에게 보고하는 그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고요. 두 번째는 보고 받은 이후 김정은이 나름대로 대승적인 자세를 흉내 내면서 한반도의 긴장을 위해서 일단은 지켜보겠다고 할 수 있거든요. 결국은 나름대로 시간 자체를 조금 더 말미를 주면서 미국 보고 먼저 긴장 상태를 접으라고 이야기하는 것과 마찬가지에요. 일부에서는 발사 가능성이 있다고 보거나 영해를 비껴간다고는 하지만, 자기 영토를 빙 둘러서 포위 사격을 한다는 건 사실상 직접적인 도발로도 간주할 수 있습니다. 미국 같은 경우는 그동안 수위를 볼 때는 이걸 그냥 가만히 앉아서 보고만 있지는 못하게 돼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북한 같은 경우에도 이런 위협성까지를 같이 고려할 것이고 만약에 행동에 옮긴다고 하면, 이게 지금 UFG 훈련 기간하고 겹치거든요.
[윤준호] 21일부터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에 들어가죠.
[차두현] 이 기간이 한반도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미군 전력이 가장 많이 전개돼 있는 지역이고 가장 많이 준비가 돼 있는 시기입니다. 사실 도발이라는 걸 하게 되면 갑작스러운 공격, 다시 말해서 상대방이 예상하지 못할 때 하는 거거든요. 이렇게 상대방이 잘 준비돼 있는 시기에, 그것도 예고를 하고 한다는 건 사실 바보짓에 가까워요.
[윤준호] 결국은 위협이군요.
[차두현] 네.
[윤준호] 그리고 치킨 게임에서 상대방보고 먼저 접으라고 요구하는 거고요. 그런데 방금 말씀하신 이달 말에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도 있지만 다음 달로 넘어가면 9월 9일, 이른바 9.9절이 북한의 공화국 창건일 아닙니까? 지난해 5차 핵실험도 이날 했었잖아요. 도발 가능성이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 후반 말미 지나고 이런 쪽으로 갈 가능성은 없을까요?
[차두현] 북한이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같은 도발을 주요한 기념일에 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런 생각이 나오는 건데, 더 많은 경우가 꼭 그 기념일날 하지는 않았어요. 그렇기 때문에 제가 볼 때에는 특별히 9.9절 자체를 전후해서 도발이 있을 거라고 보기는 힘들고요. 지금 결국은 양쪽의 기싸움은 북한이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달려 있는 건데, 일부 걱정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제가 이런 얘기도 해 드렸어요. 그동안 북한이 도발을 하고 있는 양태를 잘 보면 일단 사고를 한번 칩니다. 사고를 치면 국제 사회가 거기에 대해서 국제적 제재를 내리거나 징벌적 조치를 취하죠. 그러면 이걸 반발하면서 더 큰 사고를 치겠다고 공언합니다. 바짝 긴장하겠죠? 더 큰 사고를 치겠다고 해 놓고 슬그머니 이걸 거두어버립니다. 그렇게 되면 일반적으로 국제 사회는 북한이 더 큰 사고를 치지 않은 거를 다행으로 여기면서 앞에 쳤던 사고를 잊어버리게 됩니다. 이게 그동안 북한이 보여 온 양태이기 때문에 이것도 지금 예고하고 공언했다고 해서 반드시 북한이 행동으로 옮긴다고 보기는 힘들어요.
[윤준호] 그렇다면 차 위원께서는 북한이 액션 플랜까지 제시하면서 위협적 발언을 계속 확대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도발로 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보는 거죠?
[차두현] 그렇죠. 그 전에 북한 같은 경우에는 말은 계속 독하게 할 거예요. 이걸 통해서 미국 내에서 일부 여론이 형성되고 있습니다마는 너무 이렇게 상황이 격화되는 걸 방지해야 된다는 여론이 나오게 할 거고요. 결과적으로는 북한 입장에서는 금상첨화인 게, 이걸 지금 타개하기 위해서라도 미북 간 직접 협상이 있어야 되지 않겠느냐 하는 여론들이 강화되기를 바라는 거겠죠.
[윤준호] 그런데 미국 내에서는 지금 오히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화염과 분노’ 발언 이후에 계속 경고 수위를 높이고 있거든요. 오늘도 새벽에 골프장으로 기자들을 불러서 회견을 했습니다. “‘화염과 분노’ 경고 가지고는 충분하지 않은 것 같다, 북한 너희들 긴장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수위 높은 발언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미 국방부 장관이라든가 국무부 쪽에서는 선제 타격, 예방 전쟁 얘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격화되고 있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역시 치킨 게임입니까?
[차두현] 아니요. 분명히 지금 현재는 위협성 발언들이에요. 옛날에 국방부 장관인 매티스 장관 같은 경우에도 이라크 지역에 한번 갔을 때 이런 연설을 한 적이 있어요. ‘나는 여기 초토화가 아니라 평화를 위해서 왔다. 그런데 누구라도 나의 뒤통수를 친다면 지옥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상대방이 겁을 먹게 얘기들을 하는데, 실질적으로 상대방에 대해서 지금은 일종에 위협 내지는 정치적 의도에서 시작되는 거라고 이야기해도 이게 사실 애들 간의 째려보기 게임과도 비슷해요. 째려보다가 긴장이 고조되면 상대방의 의도를 의심해서 먼저 행동을 해야 되겠다는 욕구가 생길 수 있거든요. 이렇게 긴장 수위가 계속 높아지면 사소한 우발적인 군사 충돌이 실질적으로 심각한 분쟁으로 확대될 수 있습니다.
[윤준호] 그러니까 지금 그 부분을 우려하는 거거든요. 예를 들어서 미국의 NBC 보도 같은 경우에는 죽음의 백조라고 불리는 B-1B 랜서를 동원해서 북한의 23개 미사일 기지 타격 계획을 이미 마련해 놓고 있다는 얘기까지 하고 있지 않습니까? 우발적인 충돌 가능성은 없을까요?
[차두현] 지금 양쪽 다 그렇기 때문에 빈말이 아니라는 얘기들을 하고 있는 거거든요. 단순히 위협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로 할 수 있다는 얘기들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성이 낮기는 하지만 우발적인 군사 충돌에 대해서도 우려는 해 봐야 됩니다. 아까도 얘기했지만, 여러 가지 변수들, 미군이 전력이 잘 준비돼 있고 이런 시기를 얘기할 때 지금 전제로 하는 게 북한이 징후가 보일 때 미국도 이 징후를 그냥 놓치지 않겠다는 거거든요. 그렇게 되면 결국 북한이 이걸 실행이 옮기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윤준호] 어제 국가안전보장회의 NSC 상임 회의가 우리 쪽에서 열렸습니다. 그 전날, 그러니까 그제는 쏜다는 예고만 가지고 NSC를 열지 않겠다고 했는데 어제 열었습니다. 그렇다면 이틀 전에는 상황은 엄중하지만 위기는 아니라고 청와대 쪽에서 밝혔었는데, 상황 인식이 하루 만에 바뀐 것으로 볼 수 있나요? 어떻게 봐야 됩니까?
[차두현] 바뀐 건 아니겠죠. 상임위원회 자체가 심각했다면 상원들 자체가 기존에 비해서 바뀌었을 텐데요. 예정 자체가 정기적으로 하는 거에다가 조금 더 주제가 확대됐던 거예요. 그런데 전반적으로 나온 성명들을 보면 북한의 긴장 조성 행위 자체에 대해서 중단하도록 촉구했고 ‘만약에 도발을 하면 한미 간에 여기에 대해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 그러나 언제든지 북한이 대화와 평화를 원하면 거기에 대한 길도 열려 있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어떤 응징을 가하겠다는 얘기는 지금 나오지 않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상황 인식 자체가 완전히 바뀌었다고 보기는 힘들 거예요.
[윤준호] 지금 앞서 말씀해 주신 우발적인 충돌 가능성, 이런 부분 때문에라도 우리가 상황에 개입을 해야 되는 측면은 없을까요?
[차두현] 결국 우발적인 군사 충돌을 막기 위해서는 첫 번째 해야 되는 건 이렇게 전력들이 잘 준비돼 있기 때문에 여기에 대고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에는 그만한 대가가 있을 거라는 걸 확실하게 보여주는 측면도 있고요. 두 번째는 그렇다고 해서 대화 가능성은, 제가 볼 때는 열어 놓되 구체적으로 조만간에 이걸 빨리 풀어야 된다는 강박관념이 오히려 북한한테는 더 이 상황을 활용해야 되겠다는 심리를 자극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중심을 잡고 있어야 하고 북한 발언 하나하나에 흔들리지 않는 것이 우발적 군사 충돌을 막는 데 훨씬 유리합니다.
[윤준호] 오히려 지금 현재 상태에서는 한미 간에 훨씬 더 공고한 협력을 통해서 압박을 강화하고 그럼으로써 북한으로 하여금 협상으로 나오게끔 치열하게 밀어붙이는 게 필요하겠군요.
[차두현] 그렇죠. 8월 위기설이 계속 확산되고 혹시라도 우발적인 충돌이 있으면 어쩌나, 이럴 바에는 우선 한번 우리가 양보를 하더라도 부드럽게 다뤄보는 게 낫지 않을까, 이게 평양이 바라는 바에요.
[윤준호]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차두현] 네, 감사합니다.
[윤준호] 지금까지 아산정책연구원 차두현 객원연구위원이었습니다.
□ 출연자 : 차두현 객원연구위원(아산정책연구원)
“한미 동맹 약화 목적인 괌 위협, 중심 잡고 흔들리지 말아야”
[윤준호] 북한군이 중장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형 네 발로 미군 기지가 있는 괌을 포위 사격하겠다,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는 등의 위협을 가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시기와 숫자까지 언급하면서 정말 북한이 미국에 대한 공격을 감행할지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소집한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해 달라고 말했는데요. 아산정책연구원 차두현 객원연구위원과 관련된 얘기 나눠 보겠습니다. 차두현 위원님, 안녕하십니까?
[차두현] 네, 안녕하십니까?
[윤준호] 북한이 괌 미군 기지를 타격하겠다는 위협에 이어서 어제는 구체적인 작전 계획까지 내놨습니다. 북한이 왜 이렇게 괌 포위 사격 등의 수위 높은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고 보십니까?
[차두현] 크게 원론적으로 보면 두 가지예요. 첫 번째는 미국하고의 기싸움에서 눌리지 않겠다는 거고요. 두 번째는 군사 충돌 위험성을 미국 내에서 이제는 좀 자제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 특히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요. 이런 여론이 형성되기를 바란다고 볼 수 있겠고요. 괌이라는 지역은 아마 세 가지에서 우리가 의미를 찾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미국이 선제 타격을 할 경우 북한이 화성-14형 같은 경우 준ICBM급으로 2번 발사를 하기는 했지만 당장 그게 올해 내에 탄두 장착해서 미 본토를 공격한다고 보기는 힘들거든요. 그러면 미국 입장에서는 당연히 선제적인 조치를 통해서 그런 능력이 안 생기게 막아야 될 욕구가 생길 수 있어요. 이 경우에 북한은 이미 괌 기지는 우리 사정권 안에 들어와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것도 있고요. 두 번째는 괌은 미국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전략 자산의 총 집결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지역에 대해서 언제라도 위협을 가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겠다는 뜻도 있고요. 마지막으로는 이런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이게 한미 간 틈새를 벌려보겠다는 게, 국내적으로도 8월 한반도 위기설이 나오는데다가 괌 기지 타격 얘기가 나오면서 불안 심리가 더 올라가거든요. 이러다 보면 이런 의견이 나올 수 있어요. ‘지금 북한이 위협하고 있는 건 괌 지역인데 왜 우리가 여기에 대해서 끌려들어가야 되느냐.’ 이런 여론이 형성되면 이건 동맹에서 가장 핵심적이라고 할 수 있는 위험 인식을 공유한다는 게 흐트러지거든요. 그러면 한미 공조 자체도 잘못하면 약화될 수 있어요. 이 효과를 일부 노리고 있다고 봐야 되겠죠.
[윤준호] 어제 북한이 전략군 사령관까지 직접 나와서 얘기를 했어요.
[차두현] 네, 김락겸이 그랬죠.
[윤준호] 일본 상공을 통과해서 사거리 3356.7km를 1065초 비행해서 괌 주변 3, 40km 해역에 네 발을 동시에 떨어뜨리겠다고 했는데요. 이렇게 자세하게 밝힌 배경은 뭘까요?
[차두현] 결과적으로 빈말이 아닐 것이라고 얘기를 하는 거고요. 우리가 이렇게 구체적으로 정밀도를 가지고 유사시에는 괌을 타격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준 거예요.
[윤준호] 빈말이 아니다?
[차두현] 그렇죠. 이 정도 정밀성을 가지고 실제로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 거죠.
[윤준호] 한마디로 믿어달라는 거네요.
[차두현] 그렇죠.
[윤준호] 그러니까 실제적 위협이라는 거군요. 현재 3, 40km 해역에 떨어뜨리겠다는 건 영해 바깥에 떨어뜨리겠다는 거죠?
[차두현] 그렇죠. 일반적인 영해 개념이라는 게 12해리, 그러니까 22km 정도이니까 3, 40km면 영해는 아주 교묘하게 피하는데, 사실은 육지로부터 3, 40km라고만 해도 상당히 가까운 지역이에요.
[윤준호] 그만큼 정밀도도 필요하고요.
[차두현] 그렇죠.
[윤준호] 그리고 김락겸 사령관이 또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 계획을 이달 중순까지 완성해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게 보고하고 그 지시를 받겠다.’ 이 시기를 구체적으로 밝혔습니다. 다시 말해서 쏜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8월 중순 이후에 쏘겠다는 건데, 이러한 시기 예고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까?
[차두현] 두 가지 변수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김정은에게 보고하는 그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고요. 두 번째는 보고 받은 이후 김정은이 나름대로 대승적인 자세를 흉내 내면서 한반도의 긴장을 위해서 일단은 지켜보겠다고 할 수 있거든요. 결국은 나름대로 시간 자체를 조금 더 말미를 주면서 미국 보고 먼저 긴장 상태를 접으라고 이야기하는 것과 마찬가지에요. 일부에서는 발사 가능성이 있다고 보거나 영해를 비껴간다고는 하지만, 자기 영토를 빙 둘러서 포위 사격을 한다는 건 사실상 직접적인 도발로도 간주할 수 있습니다. 미국 같은 경우는 그동안 수위를 볼 때는 이걸 그냥 가만히 앉아서 보고만 있지는 못하게 돼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북한 같은 경우에도 이런 위협성까지를 같이 고려할 것이고 만약에 행동에 옮긴다고 하면, 이게 지금 UFG 훈련 기간하고 겹치거든요.
[윤준호] 21일부터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에 들어가죠.
[차두현] 이 기간이 한반도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미군 전력이 가장 많이 전개돼 있는 지역이고 가장 많이 준비가 돼 있는 시기입니다. 사실 도발이라는 걸 하게 되면 갑작스러운 공격, 다시 말해서 상대방이 예상하지 못할 때 하는 거거든요. 이렇게 상대방이 잘 준비돼 있는 시기에, 그것도 예고를 하고 한다는 건 사실 바보짓에 가까워요.
[윤준호] 결국은 위협이군요.
[차두현] 네.
[윤준호] 그리고 치킨 게임에서 상대방보고 먼저 접으라고 요구하는 거고요. 그런데 방금 말씀하신 이달 말에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도 있지만 다음 달로 넘어가면 9월 9일, 이른바 9.9절이 북한의 공화국 창건일 아닙니까? 지난해 5차 핵실험도 이날 했었잖아요. 도발 가능성이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 후반 말미 지나고 이런 쪽으로 갈 가능성은 없을까요?
[차두현] 북한이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같은 도발을 주요한 기념일에 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런 생각이 나오는 건데, 더 많은 경우가 꼭 그 기념일날 하지는 않았어요. 그렇기 때문에 제가 볼 때에는 특별히 9.9절 자체를 전후해서 도발이 있을 거라고 보기는 힘들고요. 지금 결국은 양쪽의 기싸움은 북한이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달려 있는 건데, 일부 걱정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제가 이런 얘기도 해 드렸어요. 그동안 북한이 도발을 하고 있는 양태를 잘 보면 일단 사고를 한번 칩니다. 사고를 치면 국제 사회가 거기에 대해서 국제적 제재를 내리거나 징벌적 조치를 취하죠. 그러면 이걸 반발하면서 더 큰 사고를 치겠다고 공언합니다. 바짝 긴장하겠죠? 더 큰 사고를 치겠다고 해 놓고 슬그머니 이걸 거두어버립니다. 그렇게 되면 일반적으로 국제 사회는 북한이 더 큰 사고를 치지 않은 거를 다행으로 여기면서 앞에 쳤던 사고를 잊어버리게 됩니다. 이게 그동안 북한이 보여 온 양태이기 때문에 이것도 지금 예고하고 공언했다고 해서 반드시 북한이 행동으로 옮긴다고 보기는 힘들어요.
[윤준호] 그렇다면 차 위원께서는 북한이 액션 플랜까지 제시하면서 위협적 발언을 계속 확대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도발로 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보는 거죠?
[차두현] 그렇죠. 그 전에 북한 같은 경우에는 말은 계속 독하게 할 거예요. 이걸 통해서 미국 내에서 일부 여론이 형성되고 있습니다마는 너무 이렇게 상황이 격화되는 걸 방지해야 된다는 여론이 나오게 할 거고요. 결과적으로는 북한 입장에서는 금상첨화인 게, 이걸 지금 타개하기 위해서라도 미북 간 직접 협상이 있어야 되지 않겠느냐 하는 여론들이 강화되기를 바라는 거겠죠.
[윤준호] 그런데 미국 내에서는 지금 오히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화염과 분노’ 발언 이후에 계속 경고 수위를 높이고 있거든요. 오늘도 새벽에 골프장으로 기자들을 불러서 회견을 했습니다. “‘화염과 분노’ 경고 가지고는 충분하지 않은 것 같다, 북한 너희들 긴장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수위 높은 발언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미 국방부 장관이라든가 국무부 쪽에서는 선제 타격, 예방 전쟁 얘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격화되고 있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역시 치킨 게임입니까?
[차두현] 아니요. 분명히 지금 현재는 위협성 발언들이에요. 옛날에 국방부 장관인 매티스 장관 같은 경우에도 이라크 지역에 한번 갔을 때 이런 연설을 한 적이 있어요. ‘나는 여기 초토화가 아니라 평화를 위해서 왔다. 그런데 누구라도 나의 뒤통수를 친다면 지옥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상대방이 겁을 먹게 얘기들을 하는데, 실질적으로 상대방에 대해서 지금은 일종에 위협 내지는 정치적 의도에서 시작되는 거라고 이야기해도 이게 사실 애들 간의 째려보기 게임과도 비슷해요. 째려보다가 긴장이 고조되면 상대방의 의도를 의심해서 먼저 행동을 해야 되겠다는 욕구가 생길 수 있거든요. 이렇게 긴장 수위가 계속 높아지면 사소한 우발적인 군사 충돌이 실질적으로 심각한 분쟁으로 확대될 수 있습니다.
[윤준호] 그러니까 지금 그 부분을 우려하는 거거든요. 예를 들어서 미국의 NBC 보도 같은 경우에는 죽음의 백조라고 불리는 B-1B 랜서를 동원해서 북한의 23개 미사일 기지 타격 계획을 이미 마련해 놓고 있다는 얘기까지 하고 있지 않습니까? 우발적인 충돌 가능성은 없을까요?
[차두현] 지금 양쪽 다 그렇기 때문에 빈말이 아니라는 얘기들을 하고 있는 거거든요. 단순히 위협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로 할 수 있다는 얘기들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성이 낮기는 하지만 우발적인 군사 충돌에 대해서도 우려는 해 봐야 됩니다. 아까도 얘기했지만, 여러 가지 변수들, 미군이 전력이 잘 준비돼 있고 이런 시기를 얘기할 때 지금 전제로 하는 게 북한이 징후가 보일 때 미국도 이 징후를 그냥 놓치지 않겠다는 거거든요. 그렇게 되면 결국 북한이 이걸 실행이 옮기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윤준호] 어제 국가안전보장회의 NSC 상임 회의가 우리 쪽에서 열렸습니다. 그 전날, 그러니까 그제는 쏜다는 예고만 가지고 NSC를 열지 않겠다고 했는데 어제 열었습니다. 그렇다면 이틀 전에는 상황은 엄중하지만 위기는 아니라고 청와대 쪽에서 밝혔었는데, 상황 인식이 하루 만에 바뀐 것으로 볼 수 있나요? 어떻게 봐야 됩니까?
[차두현] 바뀐 건 아니겠죠. 상임위원회 자체가 심각했다면 상원들 자체가 기존에 비해서 바뀌었을 텐데요. 예정 자체가 정기적으로 하는 거에다가 조금 더 주제가 확대됐던 거예요. 그런데 전반적으로 나온 성명들을 보면 북한의 긴장 조성 행위 자체에 대해서 중단하도록 촉구했고 ‘만약에 도발을 하면 한미 간에 여기에 대해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 그러나 언제든지 북한이 대화와 평화를 원하면 거기에 대한 길도 열려 있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어떤 응징을 가하겠다는 얘기는 지금 나오지 않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상황 인식 자체가 완전히 바뀌었다고 보기는 힘들 거예요.
[윤준호] 지금 앞서 말씀해 주신 우발적인 충돌 가능성, 이런 부분 때문에라도 우리가 상황에 개입을 해야 되는 측면은 없을까요?
[차두현] 결국 우발적인 군사 충돌을 막기 위해서는 첫 번째 해야 되는 건 이렇게 전력들이 잘 준비돼 있기 때문에 여기에 대고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에는 그만한 대가가 있을 거라는 걸 확실하게 보여주는 측면도 있고요. 두 번째는 그렇다고 해서 대화 가능성은, 제가 볼 때는 열어 놓되 구체적으로 조만간에 이걸 빨리 풀어야 된다는 강박관념이 오히려 북한한테는 더 이 상황을 활용해야 되겠다는 심리를 자극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중심을 잡고 있어야 하고 북한 발언 하나하나에 흔들리지 않는 것이 우발적 군사 충돌을 막는 데 훨씬 유리합니다.
[윤준호] 오히려 지금 현재 상태에서는 한미 간에 훨씬 더 공고한 협력을 통해서 압박을 강화하고 그럼으로써 북한으로 하여금 협상으로 나오게끔 치열하게 밀어붙이는 게 필요하겠군요.
[차두현] 그렇죠. 8월 위기설이 계속 확산되고 혹시라도 우발적인 충돌이 있으면 어쩌나, 이럴 바에는 우선 한번 우리가 양보를 하더라도 부드럽게 다뤄보는 게 낫지 않을까, 이게 평양이 바라는 바에요.
[윤준호]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차두현] 네, 감사합니다.
[윤준호] 지금까지 아산정책연구원 차두현 객원연구위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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