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살 빼 드려요!”…병원 비만약 마구잡이 처방

입력 2017.08.11 (21:22) 수정 2017.08.11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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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 다이어트를 위해서 이른바 '비만약'을 처방해주는 병원들이 많은데요.

그런데 비만여부와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약을 주는 경향이 있습니다

여러 약을 섞는 이른바 혼합처방까지 성행해 약물 오남용으로 인한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너무 쉽고, 위험한 비만약 처방 실태를 김도영 기자가 고발합니다.

<리포트>

신촌의 한 성형외과입니다.

비만약을 달라고 하자 곧바로 처방전을 내줍니다.

진단은 커녕 몸무게조차 재지 않습니다.

<녹취> 성형외과 의사(음성변조) : "식욕억제제는 메인 처방이고요. 포만감을 주는 약이나 기초대사량을 늘려서 지방을 태우는…."

이번에는 피부과를 찾았습니다.

전에 부작용이 있었다고 얘기해도 대수롭지 않은 듯 그대로 약을 처방해줍니다.

<녹취> "(예전에 잠이 안오던데...) 잠이 올 수도 있는 약을 좀 넣긴 했거든요."

한 내과에서는 체지방량이 평균 이하인 것을 확인하고도 약을 권합니다.

<녹취> 내과 의사(음성변조) : "절대적인 체지방률은 괜찮은데 조금 말라 보이려면 한 18,9까지는 빠져야 되요."

취재진은 20여 군데 병원에서 처방을 받았습니다.

몸 상태를 정밀 진단하거나 비만이 아니라고 약 처방을 거부하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었습니다.

처방 받은 약을 분석해봤습니다.

마약류인 향정신성 식욕억제제는 기본입니다.

여기에 이뇨제, 진통소염제, 심지어는 간질약과 우울증 약도 있습니다.

환자들에게는 특별한 설명 없이 이런 약들을 마구 섞어 처방하고 있는 겁니다.

<녹취> 홍OO(비만약 복용자/음성변조) : "식욕억제제가 있고 그냥 지방을 좀 더 빨리 분해할 수 있는 약이 있다 이정도만 설명해줬어요."

이렇다보니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이모 씨는 다이어트약을 처방받아 먹은 뒤 손이 떨리고 구토가 계속되는 부작용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녹취> 이OO(비만약 부작용 경험) : "(병원에서는) 지방이 분해되면서 나올 수 있는 현상이기 때문에 부작용으로 생각하지 말아라…."

비만약은 대부분 건강보험 비급여 대상이어서 보건당국은 얼마나 팔리는지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효정(식약처 마약관리과장) : "마약류 통합관리 시스템을 통하여 사용 현황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오남용을 방지할 계획입니다."

살을 빼준다며 너무 쉽게 처방되는 비만약.

부작용 위험성에 대해선 병원도, 당국도 손놓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김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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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살 빼 드려요!”…병원 비만약 마구잡이 처방
    • 입력 2017-08-11 21:25:56
    • 수정2017-08-11 22:11:19
    뉴스 9
<앵커 멘트>

요즘 다이어트를 위해서 이른바 '비만약'을 처방해주는 병원들이 많은데요.

그런데 비만여부와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약을 주는 경향이 있습니다

여러 약을 섞는 이른바 혼합처방까지 성행해 약물 오남용으로 인한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너무 쉽고, 위험한 비만약 처방 실태를 김도영 기자가 고발합니다.

<리포트>

신촌의 한 성형외과입니다.

비만약을 달라고 하자 곧바로 처방전을 내줍니다.

진단은 커녕 몸무게조차 재지 않습니다.

<녹취> 성형외과 의사(음성변조) : "식욕억제제는 메인 처방이고요. 포만감을 주는 약이나 기초대사량을 늘려서 지방을 태우는…."

이번에는 피부과를 찾았습니다.

전에 부작용이 있었다고 얘기해도 대수롭지 않은 듯 그대로 약을 처방해줍니다.

<녹취> "(예전에 잠이 안오던데...) 잠이 올 수도 있는 약을 좀 넣긴 했거든요."

한 내과에서는 체지방량이 평균 이하인 것을 확인하고도 약을 권합니다.

<녹취> 내과 의사(음성변조) : "절대적인 체지방률은 괜찮은데 조금 말라 보이려면 한 18,9까지는 빠져야 되요."

취재진은 20여 군데 병원에서 처방을 받았습니다.

몸 상태를 정밀 진단하거나 비만이 아니라고 약 처방을 거부하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었습니다.

처방 받은 약을 분석해봤습니다.

마약류인 향정신성 식욕억제제는 기본입니다.

여기에 이뇨제, 진통소염제, 심지어는 간질약과 우울증 약도 있습니다.

환자들에게는 특별한 설명 없이 이런 약들을 마구 섞어 처방하고 있는 겁니다.

<녹취> 홍OO(비만약 복용자/음성변조) : "식욕억제제가 있고 그냥 지방을 좀 더 빨리 분해할 수 있는 약이 있다 이정도만 설명해줬어요."

이렇다보니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이모 씨는 다이어트약을 처방받아 먹은 뒤 손이 떨리고 구토가 계속되는 부작용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녹취> 이OO(비만약 부작용 경험) : "(병원에서는) 지방이 분해되면서 나올 수 있는 현상이기 때문에 부작용으로 생각하지 말아라…."

비만약은 대부분 건강보험 비급여 대상이어서 보건당국은 얼마나 팔리는지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효정(식약처 마약관리과장) : "마약류 통합관리 시스템을 통하여 사용 현황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오남용을 방지할 계획입니다."

살을 빼준다며 너무 쉽게 처방되는 비만약.

부작용 위험성에 대해선 병원도, 당국도 손놓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김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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