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이 잘 걷히는 불편한 진실…개인 사업자 떨게 하는 사전 경고장

입력 2017.08.12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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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이 잘 걷히는 불편한 진실…개인 사업자 떨게 하는 사전 경고장

세금이 잘 걷히는 불편한 진실…개인 사업자 떨게 하는 사전 경고장

올 상반기 국세 수입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조 3천억 원이 더 걷혔다. 기획재정부가 최근 발간한 재정동향 8월호를 보면 올해 상반기 국세 징수액은 137조 9천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9.8%가 늘었다. 2014년 상반기 98조 4천억 원을 거둬들였던 것과 비교하면 3년만에 국세 세수가 39조 5천억 원이 늘어난 것으로, 증가율로는 40.1%에 이른다.

올해 상반기 법인세는 33조 5천억 원이 걷혀 지난해 상반기보다 5조 천억 원(18%) 늘었고 소득세와 부가가치세도 각각 2조 4천억 원씩 늘어 이 3가지 세목만 합쳐도 늘어난 세수가 9조 9천억 원에 이른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상반기 국세 징수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해 지난해 유가와 금리가 기업실적에 유리하게 작용하면서 법인세 납부액이 특히 크게 는 것을 주 원인으로 설명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세수 증가는 경기회복과 관련이 깊다는 얘기다.

국세 2015년부터 징수 목표액 보다 더 걷혀

국세가 항상 잘 걷혔던 것은 아니었다. 국세 수입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는 3년 연속 세출보다 세입이 적은 세수 펑크를 기록했다. 세수 펑크 규모도 2012년 2조 8천억 원에서 2013년 8조 5천억 원, 2014년 10조 9천억 원으로 급증했다. 정부가 경기전망을 낙관적으로 해 설정한 세수 목표액보다 세금이 덜 걷히는 일이 3년 연속 반복됐던 것이다.

그러다 2015년부터 세수가 목표액보다 더 걷히기 시작한 것이다. 2015년에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국세청, 2015년부터 사전 성실신고 안내제도와 사후 검증 강화

임환수 전임 국세청장 재직시절인 2015년 국세청은 본격가동에 들어간 국세전산시스템인 엔티스(NTIS)를 활용해 납세자들에게 신고해야할 수입액을 미리 알려주고 불성실 신고자에 대해서는 사후 검증과 세무조사가 뒤따를 것임을 고지하는 사전 성실신고 안내제도를 강화했다. 엔티스는 재료 매입과 완성품 판매, 재고 자산 등 세금과 관련한 1,800억 건에 이르는 빅테이터를 축적하고 있어 국세청은 이를 활용해 개별 납세자에게 신고해야 할 최소 세금액을 미리 계산해 알려줘 세금 탈루를 막는데 특히 큰 효과를 발휘했다.

세금 알아서 신고하세요...개인 사업자 떨게하는 사전 경고장

국세청이 올해 5월 종합소득세 신고에 앞서 한 개인 사업자에게 보낸 사전성실신고 안내장을 보면, 1년 전 신고자료를 제시하며 "적격 증빙이 3,000만 원이상 부족하고, 재고 자산을 줄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한 뒤 "사전 안내 내용을 면밀히 살펴본 후 성실하게 신고해 달라. 신고 직후 사전 안내와 연계한 사후 검증을 강화할 예정이니 세무상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유의하라"고 돼 있다. 성실신고를 하지 않으면 세무조사에 들어갈 것임을 암시하는 경고 문구가 들어간 것이다.

치과와 학원 등 현금수입이 있는 것이 확실하지만, 파악하기 어려운 업종에 대해서는 카드 매출의 일정비율을 현금 수입으로 보고, 그 이하로 신고할 경우에는 사후 검증과 세무조사가 뒤따를 것임을 경고하기도 했다. 이런 경고장을 받은 사업자들은 이번에도 불성실 신고를 했다가는 세무조사를 받을 것을 우려해 성실하게 신고를 했고 그 결과 2015년부터 세수가 징수목표액보다 더 걷히게 된 것이다.

2015년에는 세출보다 세입이 2조 2천억 원이 많아 4년만에 세수 펑크를 때웠고, 지난해에는 세입 예산안보다 20조 원 가까이 세금을 더 거뒀다. 세목별로도 법인세나 부가가치세보다 소득세의 증가폭이 훨씬 컸다는 점에서 국세청의 사전성실신고 안내제도 강화가 그 동안 세원 포착이 잘 안 됐던 개인사업자와 자영업자들의 탈세를 방지하며 세수 증가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데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경기회복을 통해 기업과 개인의 소득이 늘어나 세수가 늘어난 부분보다는 세무관련 빅데이터 구축과 이를 활용한 사전 성실신고 안내제도 강화로 세원 포착률이 높아져 세수가 증가한 부분이 훨씬 크다는 것이 최근 몇년 동안의 국세 징수 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한 불편한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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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금이 잘 걷히는 불편한 진실…개인 사업자 떨게 하는 사전 경고장
    • 입력 2017-08-12 09:01:45
    취재K
올 상반기 국세 수입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조 3천억 원이 더 걷혔다. 기획재정부가 최근 발간한 재정동향 8월호를 보면 올해 상반기 국세 징수액은 137조 9천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9.8%가 늘었다. 2014년 상반기 98조 4천억 원을 거둬들였던 것과 비교하면 3년만에 국세 세수가 39조 5천억 원이 늘어난 것으로, 증가율로는 40.1%에 이른다.

올해 상반기 법인세는 33조 5천억 원이 걷혀 지난해 상반기보다 5조 천억 원(18%) 늘었고 소득세와 부가가치세도 각각 2조 4천억 원씩 늘어 이 3가지 세목만 합쳐도 늘어난 세수가 9조 9천억 원에 이른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상반기 국세 징수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해 지난해 유가와 금리가 기업실적에 유리하게 작용하면서 법인세 납부액이 특히 크게 는 것을 주 원인으로 설명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세수 증가는 경기회복과 관련이 깊다는 얘기다.

국세 2015년부터 징수 목표액 보다 더 걷혀

국세가 항상 잘 걷혔던 것은 아니었다. 국세 수입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는 3년 연속 세출보다 세입이 적은 세수 펑크를 기록했다. 세수 펑크 규모도 2012년 2조 8천억 원에서 2013년 8조 5천억 원, 2014년 10조 9천억 원으로 급증했다. 정부가 경기전망을 낙관적으로 해 설정한 세수 목표액보다 세금이 덜 걷히는 일이 3년 연속 반복됐던 것이다.

그러다 2015년부터 세수가 목표액보다 더 걷히기 시작한 것이다. 2015년에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국세청, 2015년부터 사전 성실신고 안내제도와 사후 검증 강화

임환수 전임 국세청장 재직시절인 2015년 국세청은 본격가동에 들어간 국세전산시스템인 엔티스(NTIS)를 활용해 납세자들에게 신고해야할 수입액을 미리 알려주고 불성실 신고자에 대해서는 사후 검증과 세무조사가 뒤따를 것임을 고지하는 사전 성실신고 안내제도를 강화했다. 엔티스는 재료 매입과 완성품 판매, 재고 자산 등 세금과 관련한 1,800억 건에 이르는 빅테이터를 축적하고 있어 국세청은 이를 활용해 개별 납세자에게 신고해야 할 최소 세금액을 미리 계산해 알려줘 세금 탈루를 막는데 특히 큰 효과를 발휘했다.

세금 알아서 신고하세요...개인 사업자 떨게하는 사전 경고장

국세청이 올해 5월 종합소득세 신고에 앞서 한 개인 사업자에게 보낸 사전성실신고 안내장을 보면, 1년 전 신고자료를 제시하며 "적격 증빙이 3,000만 원이상 부족하고, 재고 자산을 줄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한 뒤 "사전 안내 내용을 면밀히 살펴본 후 성실하게 신고해 달라. 신고 직후 사전 안내와 연계한 사후 검증을 강화할 예정이니 세무상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유의하라"고 돼 있다. 성실신고를 하지 않으면 세무조사에 들어갈 것임을 암시하는 경고 문구가 들어간 것이다.

치과와 학원 등 현금수입이 있는 것이 확실하지만, 파악하기 어려운 업종에 대해서는 카드 매출의 일정비율을 현금 수입으로 보고, 그 이하로 신고할 경우에는 사후 검증과 세무조사가 뒤따를 것임을 경고하기도 했다. 이런 경고장을 받은 사업자들은 이번에도 불성실 신고를 했다가는 세무조사를 받을 것을 우려해 성실하게 신고를 했고 그 결과 2015년부터 세수가 징수목표액보다 더 걷히게 된 것이다.

2015년에는 세출보다 세입이 2조 2천억 원이 많아 4년만에 세수 펑크를 때웠고, 지난해에는 세입 예산안보다 20조 원 가까이 세금을 더 거뒀다. 세목별로도 법인세나 부가가치세보다 소득세의 증가폭이 훨씬 컸다는 점에서 국세청의 사전성실신고 안내제도 강화가 그 동안 세원 포착이 잘 안 됐던 개인사업자와 자영업자들의 탈세를 방지하며 세수 증가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데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경기회복을 통해 기업과 개인의 소득이 늘어나 세수가 늘어난 부분보다는 세무관련 빅데이터 구축과 이를 활용한 사전 성실신고 안내제도 강화로 세원 포착률이 높아져 세수가 증가한 부분이 훨씬 크다는 것이 최근 몇년 동안의 국세 징수 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한 불편한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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