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안전 인사이드] 에어컨 화재 63%는 실외기에서 발생

입력 2017.08.13 (07:26) 수정 2017.08.13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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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최근 에어컨에서 발생하는 화재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유난히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에어컨을 많이 쓰기 때문인데요,

에어컨 화재의 60% 이상이 실외기에서 발생합니다.

그런데 실외기에 대한 관리는 대부분 거의 하지 않고 있는데요,

어떤 위험성이 있는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아파트 외벽을 따라 시뻘건 불길이 치솟습니다.

<녹취> "5층에 불이에요. 빨리 나오세요!"

주민 70여 명이 대피하고, 이 중 한 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화재 원인은, 에어컨 실외기였습니다.

<인터뷰> 김철구(경기도 하남소방서 현장대응단 팀장) : "5층 건물 내부와 건물 외벽을 타고 7층까지 연소 확대가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타다 남은 전선을 확인해본 결과, 접촉 불량에 의한 단락(합선)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6일엔 한 빌딩 옥상에서 불이 나십 분 만에 꺼졌는데요.

역시 에어컨 실외기에서 불이 시작됐습니다.

최근 3년간 접수된 에어컨 화재 가운데 63%가 실외기에서 발생했습니다.

<인터뷰> 정현철(서울 동작소방서 현장대응단 화재조사관) : "(에어컨 실외기는) 설치 환경으로 인해 과열, 접촉 불량이 많고, 기기 노후 등 기기적인 문제와 쓰레기 등 부주의로 인해 화재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일반 가정에선 에어컨을 어떻게 관리할까요?

이 가정엔 에어컨 실외기가 외부에 설치돼 있는데요.

<인터뷰> 하종숙(주부) : "실외기는 청소를 전혀 안 해요. 눈에 안 보이니까 신경을 전혀 안 쓰게 되더라고요."

상가 건물은 더 심각합니다.

실외기가 외부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데요.

열화상 카메라로 실외기의 온도를 측정해보니 무려 45도!

뜨거운 실외기 주변엔 담배꽁초에다, 플라스틱 컵까지 버려져 있는데요.

<인터뷰> 정현철(서울 동작소방서 현장대응단 화재조사관) : "실외기를 다닥다닥 붙여서 설치하거나 벽체에 너무 가까이 붙여 놓으면 열 축적으로 인해 과열이 되어 누군가 버린 담배꽁초 하나에도 쉽게 불이 붙을 수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배선입니다.

실외기 주변으로 전선들이 엉켜있는가 하면, 피복이 벗겨지거나, 낡은 전선도 많습니다.

에어컨 실외기 화재의 80%는 이처럼 문제가 있는 전선에서 발생합니다.

에어컨 내부에 쌓인 먼지도 화재의 원인이 됩니다.

실외기에 쌓인 먼지의 위험성을 알아보는 실험.

한 시간 정도 가동했더니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하고 이어 시뻘건 불길이 치솟습니다.

<인터뷰> 강종오(서울소방학교 소방과학연구센터 연구원) : "(실외기에) 덮인 먼지가 보온 효과가 있기 때문에 에어컨 실외기 내의 부품이나 전선이 과열될 수 있으며..."

에어컨 실외기를 건물 안 쪽에 설치하는 경우도 많은데요.

통풍이 잘 안되면 위험합니다.

통풍이 잘 안 되는 상황을 가정해 아크릴 박스로 덮은 뒤 작동해봤습니다.

얼마 뒤, 온도가 무려 100도 가까이 올라갑니다.

<인터뷰> 강종오(서울소방학교 소방과학연구센터 연구원) : "에어컨 실외기를 통풍이 안되는 곳에 설치하면 열 축적이 쉽게 될 수 있습니다. 정기적으로 통풍이 잘되도록 환기를 시켜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외기를 설치할 땐 벽에서 10cm 이상 떨어뜨려야 하고, 전선이 꺾이거나 피복이 벗겨진 곳은 없는지 꼭 확인해야합니다.

선풍기 화재도 에어컨과 비슷한 이유로 발생합니다.

이물질을 넣어서 선풍기 팬이 멈춘 상황을 가정해봤습니다.

30분 뒤, 모터가 과열되면서 순식간에 불길이 치솟습니다.

<인터뷰> 김철구(하남소방서 현장대응단 팀장) : "선풍기 화재 예방을 위해서는 모터 내에 있는 먼지를 제거해 주시고, 전선 피복까지 확인해주시는 것이 현명할 것입니다."

또 선풍기 팬이 돌아가지 않거나 소음이 심하면 바로 점검을 해야 화재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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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난·안전 인사이드] 에어컨 화재 63%는 실외기에서 발생
    • 입력 2017-08-13 07:27:46
    • 수정2017-08-13 07:33:18
    KBS 재난방송센터
<앵커 멘트>

최근 에어컨에서 발생하는 화재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유난히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에어컨을 많이 쓰기 때문인데요,

에어컨 화재의 60% 이상이 실외기에서 발생합니다.

그런데 실외기에 대한 관리는 대부분 거의 하지 않고 있는데요,

어떤 위험성이 있는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아파트 외벽을 따라 시뻘건 불길이 치솟습니다.

<녹취> "5층에 불이에요. 빨리 나오세요!"

주민 70여 명이 대피하고, 이 중 한 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화재 원인은, 에어컨 실외기였습니다.

<인터뷰> 김철구(경기도 하남소방서 현장대응단 팀장) : "5층 건물 내부와 건물 외벽을 타고 7층까지 연소 확대가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타다 남은 전선을 확인해본 결과, 접촉 불량에 의한 단락(합선)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6일엔 한 빌딩 옥상에서 불이 나십 분 만에 꺼졌는데요.

역시 에어컨 실외기에서 불이 시작됐습니다.

최근 3년간 접수된 에어컨 화재 가운데 63%가 실외기에서 발생했습니다.

<인터뷰> 정현철(서울 동작소방서 현장대응단 화재조사관) : "(에어컨 실외기는) 설치 환경으로 인해 과열, 접촉 불량이 많고, 기기 노후 등 기기적인 문제와 쓰레기 등 부주의로 인해 화재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일반 가정에선 에어컨을 어떻게 관리할까요?

이 가정엔 에어컨 실외기가 외부에 설치돼 있는데요.

<인터뷰> 하종숙(주부) : "실외기는 청소를 전혀 안 해요. 눈에 안 보이니까 신경을 전혀 안 쓰게 되더라고요."

상가 건물은 더 심각합니다.

실외기가 외부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데요.

열화상 카메라로 실외기의 온도를 측정해보니 무려 45도!

뜨거운 실외기 주변엔 담배꽁초에다, 플라스틱 컵까지 버려져 있는데요.

<인터뷰> 정현철(서울 동작소방서 현장대응단 화재조사관) : "실외기를 다닥다닥 붙여서 설치하거나 벽체에 너무 가까이 붙여 놓으면 열 축적으로 인해 과열이 되어 누군가 버린 담배꽁초 하나에도 쉽게 불이 붙을 수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배선입니다.

실외기 주변으로 전선들이 엉켜있는가 하면, 피복이 벗겨지거나, 낡은 전선도 많습니다.

에어컨 실외기 화재의 80%는 이처럼 문제가 있는 전선에서 발생합니다.

에어컨 내부에 쌓인 먼지도 화재의 원인이 됩니다.

실외기에 쌓인 먼지의 위험성을 알아보는 실험.

한 시간 정도 가동했더니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하고 이어 시뻘건 불길이 치솟습니다.

<인터뷰> 강종오(서울소방학교 소방과학연구센터 연구원) : "(실외기에) 덮인 먼지가 보온 효과가 있기 때문에 에어컨 실외기 내의 부품이나 전선이 과열될 수 있으며..."

에어컨 실외기를 건물 안 쪽에 설치하는 경우도 많은데요.

통풍이 잘 안되면 위험합니다.

통풍이 잘 안 되는 상황을 가정해 아크릴 박스로 덮은 뒤 작동해봤습니다.

얼마 뒤, 온도가 무려 100도 가까이 올라갑니다.

<인터뷰> 강종오(서울소방학교 소방과학연구센터 연구원) : "에어컨 실외기를 통풍이 안되는 곳에 설치하면 열 축적이 쉽게 될 수 있습니다. 정기적으로 통풍이 잘되도록 환기를 시켜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외기를 설치할 땐 벽에서 10cm 이상 떨어뜨려야 하고, 전선이 꺾이거나 피복이 벗겨진 곳은 없는지 꼭 확인해야합니다.

선풍기 화재도 에어컨과 비슷한 이유로 발생합니다.

이물질을 넣어서 선풍기 팬이 멈춘 상황을 가정해봤습니다.

30분 뒤, 모터가 과열되면서 순식간에 불길이 치솟습니다.

<인터뷰> 김철구(하남소방서 현장대응단 팀장) : "선풍기 화재 예방을 위해서는 모터 내에 있는 먼지를 제거해 주시고, 전선 피복까지 확인해주시는 것이 현명할 것입니다."

또 선풍기 팬이 돌아가지 않거나 소음이 심하면 바로 점검을 해야 화재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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