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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에도 면죄부, ‘소년법’ 딜레마
입력 2017.08.13 (22:42) | 수정 2017.08.13 (23:30) 취재파일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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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에도 면죄부, ‘소년법’ 딜레마 저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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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소년들에게 잔혹하게 딸을 잃은 아버지가 가벼운 처벌에 분노하며 직접 복수에 나섭니다.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바뀐 아버지.

영화는 미성년 가해자를 보호하는 소년법에 대해 정면으로 질문을 던집니다.

<녹취> "범죄에 애·어른이 어디 있어."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입니다.

가해자보다 피해자가 더 고통스럽게 살아가는 모순된 상황이 그려집니다.

<녹취> "전 잘못한 게 없는데요."

죄를 지으면 그에 합당한 벌을 받아야 한다'는 것은 보통 사람의 일반적인 생각입니다.

하지만 19세 미만의 소년은 흉악 범죄를 저질러도 소년법에 따라 감형을 받습니다.

그런데 최근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 등 미성년자 범죄가 잔혹해지면서 나이를 이유로 무조건 감형해주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가벼운 형량 속에 묻혀버리는 피해자의 인권도 생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딜레마에 빠진 소년법을 취재했습니다.

지난해 학교 폭력에 시달리던 한 중학생이 투신해 숨졌습니다.

피해 학생의 휴대전화에는 중학생이 했다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의 심한 욕설들이 남겨져 있었습니다.

가정 환경을 조롱하는가 하면 찾아가 때리겠다는 협박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SNS엔 피해 학생을 잡아오면 돈을 주겠다는 등 모욕적인 글도 올린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피해 학생은 목숨을 끊기 전 학교와 경찰에 직접 신고까지 했지만 도움을 받진 못했습니다.

<인터뷰> 학교폭력 피해자 가족(음성변조) : "그 어린 나이에,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런 선택을 했는지가 너무 마음이 아프고요. 진짜 그걸 선택했다는 건 더 힘들었다는 거 아닙니까, 그거 때문에 더 마음이 아프고."

검찰은 가해 학생이 미성년자임에도 이례적으로 구속 기소했습니다.

피해 학생이 목숨을 잃어 피해 정도가 너무 크고 죄질이 나쁘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그런데 재판에 넘겨진 가해 학생은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가해 학생이 소년법 적용을 받는 미성년자로 형사처벌 대신 보호처분을 받을 사유가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가해 학생이 형사처벌을 모면했다는 소식에 피해자 가족들은 또 한번 분노했습니다.

<인터뷰> 학교폭력 피해자 가족(음성변조) : "겪어보기 전에는 그래 그럴 수도 있겠네, 청소년이니까. 애들 때 무심코 한 그런 나쁜 행동들이 다시 바뀔 수 있는데 착한 사람으로 바뀔 수 있는데, 선처를 한 번 정도 줘야 된다, 이 생각 저도 가졌어요. 근데 제가 겪고 아이를 잃고 느낀 것은 강해져야 된다고 생각해요, 법이. 딱 하나예요. 진짜 강해져서 진짜 강심장 아니고서는 법이 무서워서 이런 일을 못 하게끔 하고 싶어요."

가해 학생이 형사처벌을 면할 수 있었던 건 '소년법' 때문입니다.

만 19세 미만의 소년들은 죄를 지어도 형사처벌이 아닌 보호처분을 받을 수 있습니다.

보호처분에는 보호자 감호 위탁, 수강명령, 사회봉사명령부터 소년원 송치까지 모두 10가지가 있습니다.

<인터뷰> 고지윤(변호사) : "14세 이상인 경우에는 형사처벌도 가능한데요. 다만 14세의 경우라도 그 범죄 사실이 형사처분을 할 필요성까지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보호처분이 가능합니다. 주로 그러한 행위를 하게 된 동기나 죄질 등을 고려해 판단하게 됩니다."

설사 형사처분을 받게 되더라도 소년법은 소년에 대해선 대법원 양형기준과 상관없이 형을 감경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고지윤(변호사) : "실제적으로는 소년법의 규정 취지 그리고 소년 감경 규정을 고려해서 상대적으로 가벼운 형이 선고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양형기준이 적용되면 그 권고 형량의 범위가 굉장히 좁게 설정돼서 판사 재량의 여지가 적은데, 소년법의 경우에는 그런 재량이 없기 때문에 판사가 재량껏 선고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지는 거죠."

최대 형량도 제한이 있어 장기형은 최대 10년, 단기형은 최대 5년까지만 선고할 수 있습니다.

설사 사형이나 무기징역형을 받을 죄를 저질러도 징역 15년형을 선고하도록 돼 있습니다.

이처럼 흉악 범죄를 저지른 소년들이 보호처분 혹은 완화된 형사처벌을 받으면서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해 초 경남 통영의 한 여관에서 10대 4명이 또래 여중생에게 성매매를 강요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피해 학생이 이를 거부하자 집단 폭행하고 알몸 동영상까지 촬영했습니다.

겨우 탈출한 피해 학생이 경찰에 신고해 가해 학생 4명이 구속 기소됐지만, 1심에서 모두 풀려났습니다.

미성년자인 가해 학생들이 반성문을 제출했고, 학업에 대한 의지가 있다며 법원이 모두 집행유예를 선고한 것입니다.

<인터뷰> 송도자(통영시민사회단체연대 대표) : "가해 학생들은 거리를 활보하면서 놀러 다니고 이런 것들을 봤을 때 죄는 쟤들이 지었는데 쟤들은 자유로운 몸이 되었고, 나는 피해를 당했는데 집안에서 내가 나가지도 못하고 이렇게 두려움에 떨면서 있다는 것을 보면서 굉장히 충격을 받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너무나 부당하다고, 어떻게 이런 판결이 나올 수가 있느냐. 이렇게 피해 학생이 호소를 했죠."

이 소식이 알려지자 시민 2800여 명이 죄질에 비해 처벌이 너무 약하다며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했습니다.

2심에서는 가해 학생 중 2명에게 1심보다 강화된 징역 2년과 징역 1년 6월이 선고됐습니다.

<인터뷰> 송도자(통영시민사회단체연대 대표) : "우리가 계속해서 그(가해학생) 입장을 (고려)해서 불쌍하다고 생각하고 기회를 줘야한다고 생각한다면 정말 고통받는 피해 여성, 어린 여성들의 그 인권은 계속해서 그것보다 뒷전에, 가해자의 반성과 그런 것보다 더 뒷전에서 자리하고 있을 수밖에 없다는 거죠."

문제는 소년범들의 재범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2010년에는 소년범의 60% 가량이 초범자 혹은 재범자였던 반면, 2015년에는 51.4%가 세번 이상의 전과 기록을 갖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송도자(통영시민사회단체연대 대표) : "그동안의 십몇 년 동안의 재판부의 청소년 감량에 대한 판결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 오히려 범죄는 더욱더 흉포화되고 잔인화 되고 저연령화돼서 굉장히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거죠. '아 이렇게 해도 풀려나더라, 별거 없더라'라는 거죠."

반면 소년범에 대한 처벌 강화가 해법은 아니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습니다.

성인과 달리 사회화 과정을 다 마치지 않은 소년에게 성인과 같은 처벌을 내리는 건 불합리하다는겁니다.

처벌이 아닌 교육의 보완으로 소년법의 취지를 잘 살리는게 우선이라는 주장입니다.

<인터뷰> 김광민(부천청소년법률상담센터소장) : "사회화 과정에 있는 친구들한테 처벌을 한다고 해서 사회화가 되는 건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이 친구들을 복지적인 측면, 교육적인 측면으로 사회화 과정의 연장선에 있도록 도와주겠다는 것이 소년법입니다. 국가의 책임도 있는데 항상 범죄자의 처벌을 강요, 강조하면 강조할수록 국가의 책임은 한 발 뒤로 물러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죠."

소년법 개정 논란에 다시 불을 지핀 건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입니다.

지난 3월, 10대가 8살 초등학생을 유괴해 살해한 뒤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했습니다.

가해자인 10대 김 모 양은 1심 재판의 선고를 앞두고 있습니다.

앞서 피해 어린이의 어머니는 법정에 나와 "누군가 이렇게 또 나쁜 생각이 드는 사람이 있다면 이 일을 보고, 듣고, 세상에 나쁜 짓 하면 안된다는 것쯤은 알 수 있게, 정당한 벌이 내려지길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양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되면 소년법상 최대 형량인 15년형과 더해져 최고 20년형까지 선고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고형을 받더라도 모범적으로 수감 생활을 한다면 소년법에 따라 길어도 5년 뒤면 가석방이 가능합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소년범 처벌을 강화하자는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국회에서 소년범이 사형 또는 무기형을 선고받을 만한 죄를 지었을 때는 형량 완화 특칙을 적용하지 않도록 하는 법 개정안이 발의됐습니다.

실제 영미법 체계에서도 소년법이 작동하지만, 흉악 범죄는 미성년자라고 해서 예외로 하지 않는 판례들이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9살 어린이를 살인하고 암매장한 15살 소녀에게 종신형이 선고됐고, 영국에서도 엘튼 존 공연에 폭탄 테러를 계획한 10대가 무기 징역을 선고받았습니다.

<인터뷰> 이수정(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살인 범죄나 성폭력 범죄의 경우에는 형법 기준을 준해서 부과한다거나 형벌을 이런 식으로 단서 조항을 수정함으로써 강력 범죄를 처벌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여요. 그러나 이 모든 사회적 책임을 아이 개인에게 책임을 응보주의적으로 징벌적으로 묻는 것으로 충분하겠는가 하는 데서 사실은 의문이 발생하는 거죠."

흉악 범죄에 대한 처벌 강화냐, 법 취지를 살릴 수 있는 사회화 교육 체계의 보완이냐, 소년법은 지금 딜레마에 빠져 있습니다.
  • 살인에도 면죄부, ‘소년법’ 딜레마
    • 입력 2017.08.13 (22:42)
    • 수정 2017.08.13 (23:30)
    취재파일K
살인에도 면죄부, ‘소년법’ 딜레마
10대 소년들에게 잔혹하게 딸을 잃은 아버지가 가벼운 처벌에 분노하며 직접 복수에 나섭니다.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바뀐 아버지.

영화는 미성년 가해자를 보호하는 소년법에 대해 정면으로 질문을 던집니다.

<녹취> "범죄에 애·어른이 어디 있어."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입니다.

가해자보다 피해자가 더 고통스럽게 살아가는 모순된 상황이 그려집니다.

<녹취> "전 잘못한 게 없는데요."

죄를 지으면 그에 합당한 벌을 받아야 한다'는 것은 보통 사람의 일반적인 생각입니다.

하지만 19세 미만의 소년은 흉악 범죄를 저질러도 소년법에 따라 감형을 받습니다.

그런데 최근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 등 미성년자 범죄가 잔혹해지면서 나이를 이유로 무조건 감형해주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가벼운 형량 속에 묻혀버리는 피해자의 인권도 생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딜레마에 빠진 소년법을 취재했습니다.

지난해 학교 폭력에 시달리던 한 중학생이 투신해 숨졌습니다.

피해 학생의 휴대전화에는 중학생이 했다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의 심한 욕설들이 남겨져 있었습니다.

가정 환경을 조롱하는가 하면 찾아가 때리겠다는 협박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SNS엔 피해 학생을 잡아오면 돈을 주겠다는 등 모욕적인 글도 올린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피해 학생은 목숨을 끊기 전 학교와 경찰에 직접 신고까지 했지만 도움을 받진 못했습니다.

<인터뷰> 학교폭력 피해자 가족(음성변조) : "그 어린 나이에,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런 선택을 했는지가 너무 마음이 아프고요. 진짜 그걸 선택했다는 건 더 힘들었다는 거 아닙니까, 그거 때문에 더 마음이 아프고."

검찰은 가해 학생이 미성년자임에도 이례적으로 구속 기소했습니다.

피해 학생이 목숨을 잃어 피해 정도가 너무 크고 죄질이 나쁘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그런데 재판에 넘겨진 가해 학생은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가해 학생이 소년법 적용을 받는 미성년자로 형사처벌 대신 보호처분을 받을 사유가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가해 학생이 형사처벌을 모면했다는 소식에 피해자 가족들은 또 한번 분노했습니다.

<인터뷰> 학교폭력 피해자 가족(음성변조) : "겪어보기 전에는 그래 그럴 수도 있겠네, 청소년이니까. 애들 때 무심코 한 그런 나쁜 행동들이 다시 바뀔 수 있는데 착한 사람으로 바뀔 수 있는데, 선처를 한 번 정도 줘야 된다, 이 생각 저도 가졌어요. 근데 제가 겪고 아이를 잃고 느낀 것은 강해져야 된다고 생각해요, 법이. 딱 하나예요. 진짜 강해져서 진짜 강심장 아니고서는 법이 무서워서 이런 일을 못 하게끔 하고 싶어요."

가해 학생이 형사처벌을 면할 수 있었던 건 '소년법' 때문입니다.

만 19세 미만의 소년들은 죄를 지어도 형사처벌이 아닌 보호처분을 받을 수 있습니다.

보호처분에는 보호자 감호 위탁, 수강명령, 사회봉사명령부터 소년원 송치까지 모두 10가지가 있습니다.

<인터뷰> 고지윤(변호사) : "14세 이상인 경우에는 형사처벌도 가능한데요. 다만 14세의 경우라도 그 범죄 사실이 형사처분을 할 필요성까지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보호처분이 가능합니다. 주로 그러한 행위를 하게 된 동기나 죄질 등을 고려해 판단하게 됩니다."

설사 형사처분을 받게 되더라도 소년법은 소년에 대해선 대법원 양형기준과 상관없이 형을 감경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고지윤(변호사) : "실제적으로는 소년법의 규정 취지 그리고 소년 감경 규정을 고려해서 상대적으로 가벼운 형이 선고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양형기준이 적용되면 그 권고 형량의 범위가 굉장히 좁게 설정돼서 판사 재량의 여지가 적은데, 소년법의 경우에는 그런 재량이 없기 때문에 판사가 재량껏 선고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지는 거죠."

최대 형량도 제한이 있어 장기형은 최대 10년, 단기형은 최대 5년까지만 선고할 수 있습니다.

설사 사형이나 무기징역형을 받을 죄를 저질러도 징역 15년형을 선고하도록 돼 있습니다.

이처럼 흉악 범죄를 저지른 소년들이 보호처분 혹은 완화된 형사처벌을 받으면서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해 초 경남 통영의 한 여관에서 10대 4명이 또래 여중생에게 성매매를 강요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피해 학생이 이를 거부하자 집단 폭행하고 알몸 동영상까지 촬영했습니다.

겨우 탈출한 피해 학생이 경찰에 신고해 가해 학생 4명이 구속 기소됐지만, 1심에서 모두 풀려났습니다.

미성년자인 가해 학생들이 반성문을 제출했고, 학업에 대한 의지가 있다며 법원이 모두 집행유예를 선고한 것입니다.

<인터뷰> 송도자(통영시민사회단체연대 대표) : "가해 학생들은 거리를 활보하면서 놀러 다니고 이런 것들을 봤을 때 죄는 쟤들이 지었는데 쟤들은 자유로운 몸이 되었고, 나는 피해를 당했는데 집안에서 내가 나가지도 못하고 이렇게 두려움에 떨면서 있다는 것을 보면서 굉장히 충격을 받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너무나 부당하다고, 어떻게 이런 판결이 나올 수가 있느냐. 이렇게 피해 학생이 호소를 했죠."

이 소식이 알려지자 시민 2800여 명이 죄질에 비해 처벌이 너무 약하다며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했습니다.

2심에서는 가해 학생 중 2명에게 1심보다 강화된 징역 2년과 징역 1년 6월이 선고됐습니다.

<인터뷰> 송도자(통영시민사회단체연대 대표) : "우리가 계속해서 그(가해학생) 입장을 (고려)해서 불쌍하다고 생각하고 기회를 줘야한다고 생각한다면 정말 고통받는 피해 여성, 어린 여성들의 그 인권은 계속해서 그것보다 뒷전에, 가해자의 반성과 그런 것보다 더 뒷전에서 자리하고 있을 수밖에 없다는 거죠."

문제는 소년범들의 재범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2010년에는 소년범의 60% 가량이 초범자 혹은 재범자였던 반면, 2015년에는 51.4%가 세번 이상의 전과 기록을 갖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송도자(통영시민사회단체연대 대표) : "그동안의 십몇 년 동안의 재판부의 청소년 감량에 대한 판결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 오히려 범죄는 더욱더 흉포화되고 잔인화 되고 저연령화돼서 굉장히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거죠. '아 이렇게 해도 풀려나더라, 별거 없더라'라는 거죠."

반면 소년범에 대한 처벌 강화가 해법은 아니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습니다.

성인과 달리 사회화 과정을 다 마치지 않은 소년에게 성인과 같은 처벌을 내리는 건 불합리하다는겁니다.

처벌이 아닌 교육의 보완으로 소년법의 취지를 잘 살리는게 우선이라는 주장입니다.

<인터뷰> 김광민(부천청소년법률상담센터소장) : "사회화 과정에 있는 친구들한테 처벌을 한다고 해서 사회화가 되는 건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이 친구들을 복지적인 측면, 교육적인 측면으로 사회화 과정의 연장선에 있도록 도와주겠다는 것이 소년법입니다. 국가의 책임도 있는데 항상 범죄자의 처벌을 강요, 강조하면 강조할수록 국가의 책임은 한 발 뒤로 물러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죠."

소년법 개정 논란에 다시 불을 지핀 건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입니다.

지난 3월, 10대가 8살 초등학생을 유괴해 살해한 뒤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했습니다.

가해자인 10대 김 모 양은 1심 재판의 선고를 앞두고 있습니다.

앞서 피해 어린이의 어머니는 법정에 나와 "누군가 이렇게 또 나쁜 생각이 드는 사람이 있다면 이 일을 보고, 듣고, 세상에 나쁜 짓 하면 안된다는 것쯤은 알 수 있게, 정당한 벌이 내려지길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양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되면 소년법상 최대 형량인 15년형과 더해져 최고 20년형까지 선고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고형을 받더라도 모범적으로 수감 생활을 한다면 소년법에 따라 길어도 5년 뒤면 가석방이 가능합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소년범 처벌을 강화하자는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국회에서 소년범이 사형 또는 무기형을 선고받을 만한 죄를 지었을 때는 형량 완화 특칙을 적용하지 않도록 하는 법 개정안이 발의됐습니다.

실제 영미법 체계에서도 소년법이 작동하지만, 흉악 범죄는 미성년자라고 해서 예외로 하지 않는 판례들이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9살 어린이를 살인하고 암매장한 15살 소녀에게 종신형이 선고됐고, 영국에서도 엘튼 존 공연에 폭탄 테러를 계획한 10대가 무기 징역을 선고받았습니다.

<인터뷰> 이수정(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살인 범죄나 성폭력 범죄의 경우에는 형법 기준을 준해서 부과한다거나 형벌을 이런 식으로 단서 조항을 수정함으로써 강력 범죄를 처벌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여요. 그러나 이 모든 사회적 책임을 아이 개인에게 책임을 응보주의적으로 징벌적으로 묻는 것으로 충분하겠는가 하는 데서 사실은 의문이 발생하는 거죠."

흉악 범죄에 대한 처벌 강화냐, 법 취지를 살릴 수 있는 사회화 교육 체계의 보완이냐, 소년법은 지금 딜레마에 빠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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