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향해 연일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북한이 괌에 대한 포위 사격을 협박하는 등 한반도 위기설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고위 당국자들이 이른바 '무력대응론' 식히기에 나서고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이 오히려 북한에 명분을 주고 있다는 외교 전문가들과 언론의 비판도 잇따르고 있다.
이와 함께 북한의 비핵화는 더는 미국의 카드가 아니라며 미국이 이런 사실을 수용하고 관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전 정보 고위당국자의 주장이 나오는 등 북핵과 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해법들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이 지난달 28일 발사되고 있다.
美 CIA 국장 "미·북 핵전쟁 임박 암시하는 정보 없다"
마이크 폼페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13일(현지시각)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일부에서는 미국과 북한이 핵전쟁의 문턱에 있다고 사실로 가정하는데, 나는 우리가 오늘 그 상황에 있다는 것을 보여줄 만한 어떠한 정보도 없다"고 말했다.
미국 정보기관 수장의 이 같은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이 지난주 주고받은 '말 폭탄'의 강도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일각에서 거론된 전쟁 임박설을 부인한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대북 군사적 해법, 특히 선제공격 가능성도 한층 낮아진 것으로 전망된다.
허버트 맥매스터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도 13일(현지시각) ABC방송에 출연해 "10년 전보다는 북한과의 전쟁에 가까워졌지만, 한 주 전보다는 가까워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전 세계에 대한 북한의 위협은 매우 매우 분명하다"며 "미국과 우리의 동맹, 모든 책임 있는 국가들의 합치된 노력이 요구된다"고 전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시민과 동맹이 이 불량 정권(북한 정권)에 의해 위협받는 상황을 용인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 해왔다"며 "김정은이 미국과 동맹을 위협하고 어떤 대응에 직면할지가 모호하다면 (북한의 도발) 위험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적 해결책의 장전' 경고에 대해 "미군은 매일 장전돼 있다"며 "미국은 엄청난 무력과 상당한 정도의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지만, 그 목적은 평화를 지키고 전쟁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맥매스터 보좌관의 말은 트럼프 대통령이 '화염과 분노', '군사적 해결책의 장전' 등 지난주 북한에 대한 '말 폭탄'을 쏟아부은 배경이 북한의 도발 위험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앞서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도 지난 11일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대북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지만, 북한 선제타격 등 미국의 전쟁 준비 움직임은 아직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틸러슨 국무장관, 트럼프 대통령,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 ,맥매스터 국가안보 보좌관(사진=AP)
"트럼프 강경발언, 美선택지·기동공간 없애"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대북 강경 발언에 대해 미국 전문가들과 언론들의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마이크 멀린 전 미국 합참의장은 13일(현지시각) 미국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를 비롯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잇따른 초강경 대북 메시지가 북핵 해결을 위한 미국의 선택지를 없애고 기동 공간을 축소한다고 주장했다.
멀린 전 합참의장은 "북핵 문제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어렵고 복잡한 문제인데 미국과 북한에서 아주 강력한 발언이 나오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멀린 전 의장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내가 볼 때는 벼랑 끝 전술로 보인다"면서 "자신의 기동 공간을 없애고 있다"고 강조했다.
멀린 전 의장은 "만약 강경발언의 결과가 의도하지 않았으나 불균형적 대응과 계산착오 가능성에 따른 군사적 공격을 초래한다면 (상황은) 빠른 속도로 통제 불능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의 대북 군사옵션 사용에 대해서도 "우리는 항상 군사옵션을 갖고 있었다. 이는 아주 복잡한 문제지만 실행할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군사옵션은 많은 사람에게 끔찍한 결과를 가져온다"고 반대했다.
해군 대장 출신인 멀린 전 의장은 조지 W. 부시 대통령 재직시절인 2007년 10월 합참의장에 임명돼,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인 2011년 11월까지 역임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지낸 파네타 전 장관도 12일 (현지시각) CNN에 출연해 "우리는 쿠바 미사일 위기 이래로 핵전쟁의 가능성을 포함해 가장 심각한 위기를 현재 다루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등 강경발언이 이런 상황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파네타 전 장관은 "북한, 또는 남한의 누구에 의한 실수, 또 어디에서든지 누구에 의한 실수로 인해 한반도에 갑자기 전쟁이 발발할 수 있다"면서 "지금 필요한 것은 이런 말들을 줄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통일외교안보 특보인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도 13일(현지시각) 공개된 미국 미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트럼프 대통령 발언을 두고 "매우 이례적"이라며 "우리는 미국 대통령이 그런 말을 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문정인 특보는 이어 "미국 대통령이 위기를 부채질해 매우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ABC는 문 교수를 북한과의 대화와 평화공존체제를 선호하는 햇볕정책 옹호자로 소개했다. 또 그의 트럼프 대통령 비판이 "'보호자'(protector) 미국에 대한 한국의 이례적인 질책"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6월 20일 한반도 상공에 출격한 미 공군 B-1B 폭격기 2대(위)를 우리 공군 F-15K가 엄호 비행하고 있다. (사진=AP)
"단어 몇 개로 세계를 비상사태로 바꿨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언론들의 비판은 더욱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2일(현지시각) "북한 핵무기는 십 년 넘게 곪아온 문제지만 단어 몇 개로 이를 세계적인 비상사태로 바꾼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라고 비판했다.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일 북한을 향해 도발을 멈추지 않으면 '화염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가디언은 "국제사회 위기가 전쟁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게 미국 국무부의 핵심 임무인데, 국무부는 지금 자체 위기로 발버둥을 친다."라며 북핵 위기 심화에 제 역할을 못 하는 미국 국무부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가디언은 북한과 베네수엘라 문제로 시끄러웠던 이번 주에 트럼프 대통령이 국무부 조언을 듣고 그가 사용 가능한 군사 옵션을 참고했다는 흔적은 없다고 전했다.
미국 국무부 전직 고위 관료 맥스 버그먼은 국무부 '공동화' 현상을 두고 "대통령 본인 말고 대통령을 위해 믿을 만한 말을 하는 사람이 없어 지금의 위험을 악화시킨다"며 "미국은 북핵 위기를 다룰 외교적인 준비가 안 됐다"고 가디언에 밝혔다.
또 AP통신 초대 평양 지국장 출신 진 리 우드로윌슨센터 연구원은 12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거친 발언은 북한이 주민 보호를 구실로 핵무기 개발을 정당화할 명분을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각) 휴가지인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서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시위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사진=AP)
NYT "트럼프는 와일드카드"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12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 역대 미국 대통령들 가운데 처음으로 평양의 무자비하고 비밀스러운 독재자(김정은)에 의해 주도된 대립에서 와일드카드가 됐다"고 보도했다.
와일드카드는 스포츠 경기에서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한 팀에서 진출 기회를 주는 제도이지만 뉴욕타임스는 예측하기 힘든 중요 인물이나 변수라는 사전적 의미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와일드카드'라는 표현에는 참모들의 조언에 귀 기울이지 않고 '화염과 분노 '(fire and fury), '군사적 해결책 장전' 등 절제되지 않은 언사를 쏟아내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이 현재 전개되고 있는 북미 갈등과 한반도 정세에서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위엄있는 확고함을 발신하라는 참모들의 조언을 무시했고,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이나 매티스 국방장관의 정교한 브리핑도 트럼프 대통령의 '확성기'를 통해 확대되고 극대화됐다고 평가했다.
[바로가기] “트럼프는 와일드카드”(NYT)
美 국가정보국 前국장 "北 비핵화 더는 카드 아냐…북핵 수용하고 통제해야!"
이런 가운데 북한의 비핵화는 더는 미국의 카드가 될 수 없다는 전직 고위관리의 주장도 나왔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가정보국(DNI)국장을 지낸 제임스 클래퍼는 13일(현지시각) CNN 방송에 출연해 "이상적으로 말하자면, 비핵화된 북한을 좋아한다. 그러나 내가 북한에 가서 그들과 매우 치열한 대화를 하면서 북한의 비핵화는 애당초 재고할 가치가 없는 생각임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클래퍼 전 국장은 이어 "핵 개발은 생존을 위한 그들의 티켓이어서 북한이 그것을 포기할 것으로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제 우리의 절차는 그것(북핵)을 받아들이고 한계를 정하거나 통제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북한 비핵화를 보고는 싶지만, 카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클래퍼 전 국장은 또 "북한의 정책 결정 메커니즘과 김정은을 둘러싼 절차, 그를 어떤 요인이 자극하는지 등은 우리가 정확히 알 수 없고 이해하지 못한다"며 "따라서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화염과 분노'와 같은 말보다 더 절제된 언어를 선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대북 선제공격론'과 '북핵 인정론'등 다양한 해법이 제기되면서 앞으로 미국과 북한 관계 등 한반도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대응으로 군사적 충돌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과 북한의 태도 변화에 따라 극적 반전 가능성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이 오히려 북한에 명분을 주고 있다는 외교 전문가들과 언론의 비판도 잇따르고 있다.
이와 함께 북한의 비핵화는 더는 미국의 카드가 아니라며 미국이 이런 사실을 수용하고 관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전 정보 고위당국자의 주장이 나오는 등 북핵과 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해법들이 제기되고 있다.

美 CIA 국장 "미·북 핵전쟁 임박 암시하는 정보 없다"
마이크 폼페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13일(현지시각)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일부에서는 미국과 북한이 핵전쟁의 문턱에 있다고 사실로 가정하는데, 나는 우리가 오늘 그 상황에 있다는 것을 보여줄 만한 어떠한 정보도 없다"고 말했다.
미국 정보기관 수장의 이 같은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이 지난주 주고받은 '말 폭탄'의 강도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일각에서 거론된 전쟁 임박설을 부인한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대북 군사적 해법, 특히 선제공격 가능성도 한층 낮아진 것으로 전망된다.
허버트 맥매스터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도 13일(현지시각) ABC방송에 출연해 "10년 전보다는 북한과의 전쟁에 가까워졌지만, 한 주 전보다는 가까워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전 세계에 대한 북한의 위협은 매우 매우 분명하다"며 "미국과 우리의 동맹, 모든 책임 있는 국가들의 합치된 노력이 요구된다"고 전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시민과 동맹이 이 불량 정권(북한 정권)에 의해 위협받는 상황을 용인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 해왔다"며 "김정은이 미국과 동맹을 위협하고 어떤 대응에 직면할지가 모호하다면 (북한의 도발) 위험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적 해결책의 장전' 경고에 대해 "미군은 매일 장전돼 있다"며 "미국은 엄청난 무력과 상당한 정도의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지만, 그 목적은 평화를 지키고 전쟁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맥매스터 보좌관의 말은 트럼프 대통령이 '화염과 분노', '군사적 해결책의 장전' 등 지난주 북한에 대한 '말 폭탄'을 쏟아부은 배경이 북한의 도발 위험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앞서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도 지난 11일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대북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지만, 북한 선제타격 등 미국의 전쟁 준비 움직임은 아직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강경발언, 美선택지·기동공간 없애"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대북 강경 발언에 대해 미국 전문가들과 언론들의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마이크 멀린 전 미국 합참의장은 13일(현지시각) 미국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를 비롯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잇따른 초강경 대북 메시지가 북핵 해결을 위한 미국의 선택지를 없애고 기동 공간을 축소한다고 주장했다.
멀린 전 합참의장은 "북핵 문제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어렵고 복잡한 문제인데 미국과 북한에서 아주 강력한 발언이 나오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멀린 전 의장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내가 볼 때는 벼랑 끝 전술로 보인다"면서 "자신의 기동 공간을 없애고 있다"고 강조했다.
멀린 전 의장은 "만약 강경발언의 결과가 의도하지 않았으나 불균형적 대응과 계산착오 가능성에 따른 군사적 공격을 초래한다면 (상황은) 빠른 속도로 통제 불능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의 대북 군사옵션 사용에 대해서도 "우리는 항상 군사옵션을 갖고 있었다. 이는 아주 복잡한 문제지만 실행할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군사옵션은 많은 사람에게 끔찍한 결과를 가져온다"고 반대했다.
해군 대장 출신인 멀린 전 의장은 조지 W. 부시 대통령 재직시절인 2007년 10월 합참의장에 임명돼,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인 2011년 11월까지 역임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지낸 파네타 전 장관도 12일 (현지시각) CNN에 출연해 "우리는 쿠바 미사일 위기 이래로 핵전쟁의 가능성을 포함해 가장 심각한 위기를 현재 다루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등 강경발언이 이런 상황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파네타 전 장관은 "북한, 또는 남한의 누구에 의한 실수, 또 어디에서든지 누구에 의한 실수로 인해 한반도에 갑자기 전쟁이 발발할 수 있다"면서 "지금 필요한 것은 이런 말들을 줄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통일외교안보 특보인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도 13일(현지시각) 공개된 미국 미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트럼프 대통령 발언을 두고 "매우 이례적"이라며 "우리는 미국 대통령이 그런 말을 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문정인 특보는 이어 "미국 대통령이 위기를 부채질해 매우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ABC는 문 교수를 북한과의 대화와 평화공존체제를 선호하는 햇볕정책 옹호자로 소개했다. 또 그의 트럼프 대통령 비판이 "'보호자'(protector) 미국에 대한 한국의 이례적인 질책"이라고 평가했다.

"단어 몇 개로 세계를 비상사태로 바꿨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언론들의 비판은 더욱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2일(현지시각) "북한 핵무기는 십 년 넘게 곪아온 문제지만 단어 몇 개로 이를 세계적인 비상사태로 바꾼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라고 비판했다.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일 북한을 향해 도발을 멈추지 않으면 '화염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가디언은 "국제사회 위기가 전쟁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게 미국 국무부의 핵심 임무인데, 국무부는 지금 자체 위기로 발버둥을 친다."라며 북핵 위기 심화에 제 역할을 못 하는 미국 국무부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가디언은 북한과 베네수엘라 문제로 시끄러웠던 이번 주에 트럼프 대통령이 국무부 조언을 듣고 그가 사용 가능한 군사 옵션을 참고했다는 흔적은 없다고 전했다.
미국 국무부 전직 고위 관료 맥스 버그먼은 국무부 '공동화' 현상을 두고 "대통령 본인 말고 대통령을 위해 믿을 만한 말을 하는 사람이 없어 지금의 위험을 악화시킨다"며 "미국은 북핵 위기를 다룰 외교적인 준비가 안 됐다"고 가디언에 밝혔다.
또 AP통신 초대 평양 지국장 출신 진 리 우드로윌슨센터 연구원은 12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거친 발언은 북한이 주민 보호를 구실로 핵무기 개발을 정당화할 명분을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NYT "트럼프는 와일드카드"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12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 역대 미국 대통령들 가운데 처음으로 평양의 무자비하고 비밀스러운 독재자(김정은)에 의해 주도된 대립에서 와일드카드가 됐다"고 보도했다.
와일드카드는 스포츠 경기에서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한 팀에서 진출 기회를 주는 제도이지만 뉴욕타임스는 예측하기 힘든 중요 인물이나 변수라는 사전적 의미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와일드카드'라는 표현에는 참모들의 조언에 귀 기울이지 않고 '화염과 분노 '(fire and fury), '군사적 해결책 장전' 등 절제되지 않은 언사를 쏟아내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이 현재 전개되고 있는 북미 갈등과 한반도 정세에서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위엄있는 확고함을 발신하라는 참모들의 조언을 무시했고,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이나 매티스 국방장관의 정교한 브리핑도 트럼프 대통령의 '확성기'를 통해 확대되고 극대화됐다고 평가했다.
[바로가기] “트럼프는 와일드카드”(NYT)
美 국가정보국 前국장 "北 비핵화 더는 카드 아냐…북핵 수용하고 통제해야!"
이런 가운데 북한의 비핵화는 더는 미국의 카드가 될 수 없다는 전직 고위관리의 주장도 나왔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가정보국(DNI)국장을 지낸 제임스 클래퍼는 13일(현지시각) CNN 방송에 출연해 "이상적으로 말하자면, 비핵화된 북한을 좋아한다. 그러나 내가 북한에 가서 그들과 매우 치열한 대화를 하면서 북한의 비핵화는 애당초 재고할 가치가 없는 생각임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클래퍼 전 국장은 이어 "핵 개발은 생존을 위한 그들의 티켓이어서 북한이 그것을 포기할 것으로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제 우리의 절차는 그것(북핵)을 받아들이고 한계를 정하거나 통제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북한 비핵화를 보고는 싶지만, 카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클래퍼 전 국장은 또 "북한의 정책 결정 메커니즘과 김정은을 둘러싼 절차, 그를 어떤 요인이 자극하는지 등은 우리가 정확히 알 수 없고 이해하지 못한다"며 "따라서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화염과 분노'와 같은 말보다 더 절제된 언어를 선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대북 선제공격론'과 '북핵 인정론'등 다양한 해법이 제기되면서 앞으로 미국과 북한 관계 등 한반도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대응으로 군사적 충돌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과 북한의 태도 변화에 따라 극적 반전 가능성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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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어 몇 개로 세계 비상사태” 비판 받는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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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7-08-14 13:55:53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향해 연일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북한이 괌에 대한 포위 사격을 협박하는 등 한반도 위기설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고위 당국자들이 이른바 '무력대응론' 식히기에 나서고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이 오히려 북한에 명분을 주고 있다는 외교 전문가들과 언론의 비판도 잇따르고 있다.
이와 함께 북한의 비핵화는 더는 미국의 카드가 아니라며 미국이 이런 사실을 수용하고 관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전 정보 고위당국자의 주장이 나오는 등 북핵과 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해법들이 제기되고 있다.

美 CIA 국장 "미·북 핵전쟁 임박 암시하는 정보 없다"
마이크 폼페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13일(현지시각)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일부에서는 미국과 북한이 핵전쟁의 문턱에 있다고 사실로 가정하는데, 나는 우리가 오늘 그 상황에 있다는 것을 보여줄 만한 어떠한 정보도 없다"고 말했다.
미국 정보기관 수장의 이 같은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이 지난주 주고받은 '말 폭탄'의 강도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일각에서 거론된 전쟁 임박설을 부인한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대북 군사적 해법, 특히 선제공격 가능성도 한층 낮아진 것으로 전망된다.
허버트 맥매스터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도 13일(현지시각) ABC방송에 출연해 "10년 전보다는 북한과의 전쟁에 가까워졌지만, 한 주 전보다는 가까워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전 세계에 대한 북한의 위협은 매우 매우 분명하다"며 "미국과 우리의 동맹, 모든 책임 있는 국가들의 합치된 노력이 요구된다"고 전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시민과 동맹이 이 불량 정권(북한 정권)에 의해 위협받는 상황을 용인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 해왔다"며 "김정은이 미국과 동맹을 위협하고 어떤 대응에 직면할지가 모호하다면 (북한의 도발) 위험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적 해결책의 장전' 경고에 대해 "미군은 매일 장전돼 있다"며 "미국은 엄청난 무력과 상당한 정도의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지만, 그 목적은 평화를 지키고 전쟁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맥매스터 보좌관의 말은 트럼프 대통령이 '화염과 분노', '군사적 해결책의 장전' 등 지난주 북한에 대한 '말 폭탄'을 쏟아부은 배경이 북한의 도발 위험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앞서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도 지난 11일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대북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지만, 북한 선제타격 등 미국의 전쟁 준비 움직임은 아직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강경발언, 美선택지·기동공간 없애"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대북 강경 발언에 대해 미국 전문가들과 언론들의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마이크 멀린 전 미국 합참의장은 13일(현지시각) 미국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를 비롯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잇따른 초강경 대북 메시지가 북핵 해결을 위한 미국의 선택지를 없애고 기동 공간을 축소한다고 주장했다.
멀린 전 합참의장은 "북핵 문제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어렵고 복잡한 문제인데 미국과 북한에서 아주 강력한 발언이 나오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멀린 전 의장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내가 볼 때는 벼랑 끝 전술로 보인다"면서 "자신의 기동 공간을 없애고 있다"고 강조했다.
멀린 전 의장은 "만약 강경발언의 결과가 의도하지 않았으나 불균형적 대응과 계산착오 가능성에 따른 군사적 공격을 초래한다면 (상황은) 빠른 속도로 통제 불능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의 대북 군사옵션 사용에 대해서도 "우리는 항상 군사옵션을 갖고 있었다. 이는 아주 복잡한 문제지만 실행할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군사옵션은 많은 사람에게 끔찍한 결과를 가져온다"고 반대했다.
해군 대장 출신인 멀린 전 의장은 조지 W. 부시 대통령 재직시절인 2007년 10월 합참의장에 임명돼,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인 2011년 11월까지 역임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지낸 파네타 전 장관도 12일 (현지시각) CNN에 출연해 "우리는 쿠바 미사일 위기 이래로 핵전쟁의 가능성을 포함해 가장 심각한 위기를 현재 다루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등 강경발언이 이런 상황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파네타 전 장관은 "북한, 또는 남한의 누구에 의한 실수, 또 어디에서든지 누구에 의한 실수로 인해 한반도에 갑자기 전쟁이 발발할 수 있다"면서 "지금 필요한 것은 이런 말들을 줄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통일외교안보 특보인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도 13일(현지시각) 공개된 미국 미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트럼프 대통령 발언을 두고 "매우 이례적"이라며 "우리는 미국 대통령이 그런 말을 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문정인 특보는 이어 "미국 대통령이 위기를 부채질해 매우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ABC는 문 교수를 북한과의 대화와 평화공존체제를 선호하는 햇볕정책 옹호자로 소개했다. 또 그의 트럼프 대통령 비판이 "'보호자'(protector) 미국에 대한 한국의 이례적인 질책"이라고 평가했다.
"단어 몇 개로 세계를 비상사태로 바꿨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언론들의 비판은 더욱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2일(현지시각) "북한 핵무기는 십 년 넘게 곪아온 문제지만 단어 몇 개로 이를 세계적인 비상사태로 바꾼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라고 비판했다.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일 북한을 향해 도발을 멈추지 않으면 '화염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가디언은 "국제사회 위기가 전쟁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게 미국 국무부의 핵심 임무인데, 국무부는 지금 자체 위기로 발버둥을 친다."라며 북핵 위기 심화에 제 역할을 못 하는 미국 국무부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가디언은 북한과 베네수엘라 문제로 시끄러웠던 이번 주에 트럼프 대통령이 국무부 조언을 듣고 그가 사용 가능한 군사 옵션을 참고했다는 흔적은 없다고 전했다.
미국 국무부 전직 고위 관료 맥스 버그먼은 국무부 '공동화' 현상을 두고 "대통령 본인 말고 대통령을 위해 믿을 만한 말을 하는 사람이 없어 지금의 위험을 악화시킨다"며 "미국은 북핵 위기를 다룰 외교적인 준비가 안 됐다"고 가디언에 밝혔다.
또 AP통신 초대 평양 지국장 출신 진 리 우드로윌슨센터 연구원은 12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거친 발언은 북한이 주민 보호를 구실로 핵무기 개발을 정당화할 명분을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NYT "트럼프는 와일드카드"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12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 역대 미국 대통령들 가운데 처음으로 평양의 무자비하고 비밀스러운 독재자(김정은)에 의해 주도된 대립에서 와일드카드가 됐다"고 보도했다.
와일드카드는 스포츠 경기에서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한 팀에서 진출 기회를 주는 제도이지만 뉴욕타임스는 예측하기 힘든 중요 인물이나 변수라는 사전적 의미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와일드카드'라는 표현에는 참모들의 조언에 귀 기울이지 않고 '화염과 분노 '(fire and fury), '군사적 해결책 장전' 등 절제되지 않은 언사를 쏟아내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이 현재 전개되고 있는 북미 갈등과 한반도 정세에서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위엄있는 확고함을 발신하라는 참모들의 조언을 무시했고,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이나 매티스 국방장관의 정교한 브리핑도 트럼프 대통령의 '확성기'를 통해 확대되고 극대화됐다고 평가했다.
[바로가기] “트럼프는 와일드카드”(NYT)
美 국가정보국 前국장 "北 비핵화 더는 카드 아냐…북핵 수용하고 통제해야!"
이런 가운데 북한의 비핵화는 더는 미국의 카드가 될 수 없다는 전직 고위관리의 주장도 나왔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가정보국(DNI)국장을 지낸 제임스 클래퍼는 13일(현지시각) CNN 방송에 출연해 "이상적으로 말하자면, 비핵화된 북한을 좋아한다. 그러나 내가 북한에 가서 그들과 매우 치열한 대화를 하면서 북한의 비핵화는 애당초 재고할 가치가 없는 생각임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클래퍼 전 국장은 이어 "핵 개발은 생존을 위한 그들의 티켓이어서 북한이 그것을 포기할 것으로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제 우리의 절차는 그것(북핵)을 받아들이고 한계를 정하거나 통제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북한 비핵화를 보고는 싶지만, 카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클래퍼 전 국장은 또 "북한의 정책 결정 메커니즘과 김정은을 둘러싼 절차, 그를 어떤 요인이 자극하는지 등은 우리가 정확히 알 수 없고 이해하지 못한다"며 "따라서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화염과 분노'와 같은 말보다 더 절제된 언어를 선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대북 선제공격론'과 '북핵 인정론'등 다양한 해법이 제기되면서 앞으로 미국과 북한 관계 등 한반도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대응으로 군사적 충돌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과 북한의 태도 변화에 따라 극적 반전 가능성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이 오히려 북한에 명분을 주고 있다는 외교 전문가들과 언론의 비판도 잇따르고 있다.
이와 함께 북한의 비핵화는 더는 미국의 카드가 아니라며 미국이 이런 사실을 수용하고 관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전 정보 고위당국자의 주장이 나오는 등 북핵과 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해법들이 제기되고 있다.

美 CIA 국장 "미·북 핵전쟁 임박 암시하는 정보 없다"
마이크 폼페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13일(현지시각)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일부에서는 미국과 북한이 핵전쟁의 문턱에 있다고 사실로 가정하는데, 나는 우리가 오늘 그 상황에 있다는 것을 보여줄 만한 어떠한 정보도 없다"고 말했다.
미국 정보기관 수장의 이 같은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이 지난주 주고받은 '말 폭탄'의 강도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일각에서 거론된 전쟁 임박설을 부인한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대북 군사적 해법, 특히 선제공격 가능성도 한층 낮아진 것으로 전망된다.
허버트 맥매스터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도 13일(현지시각) ABC방송에 출연해 "10년 전보다는 북한과의 전쟁에 가까워졌지만, 한 주 전보다는 가까워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전 세계에 대한 북한의 위협은 매우 매우 분명하다"며 "미국과 우리의 동맹, 모든 책임 있는 국가들의 합치된 노력이 요구된다"고 전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시민과 동맹이 이 불량 정권(북한 정권)에 의해 위협받는 상황을 용인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 해왔다"며 "김정은이 미국과 동맹을 위협하고 어떤 대응에 직면할지가 모호하다면 (북한의 도발) 위험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적 해결책의 장전' 경고에 대해 "미군은 매일 장전돼 있다"며 "미국은 엄청난 무력과 상당한 정도의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지만, 그 목적은 평화를 지키고 전쟁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맥매스터 보좌관의 말은 트럼프 대통령이 '화염과 분노', '군사적 해결책의 장전' 등 지난주 북한에 대한 '말 폭탄'을 쏟아부은 배경이 북한의 도발 위험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앞서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도 지난 11일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대북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지만, 북한 선제타격 등 미국의 전쟁 준비 움직임은 아직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강경발언, 美선택지·기동공간 없애"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대북 강경 발언에 대해 미국 전문가들과 언론들의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마이크 멀린 전 미국 합참의장은 13일(현지시각) 미국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를 비롯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잇따른 초강경 대북 메시지가 북핵 해결을 위한 미국의 선택지를 없애고 기동 공간을 축소한다고 주장했다.
멀린 전 합참의장은 "북핵 문제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어렵고 복잡한 문제인데 미국과 북한에서 아주 강력한 발언이 나오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멀린 전 의장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내가 볼 때는 벼랑 끝 전술로 보인다"면서 "자신의 기동 공간을 없애고 있다"고 강조했다.
멀린 전 의장은 "만약 강경발언의 결과가 의도하지 않았으나 불균형적 대응과 계산착오 가능성에 따른 군사적 공격을 초래한다면 (상황은) 빠른 속도로 통제 불능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의 대북 군사옵션 사용에 대해서도 "우리는 항상 군사옵션을 갖고 있었다. 이는 아주 복잡한 문제지만 실행할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군사옵션은 많은 사람에게 끔찍한 결과를 가져온다"고 반대했다.
해군 대장 출신인 멀린 전 의장은 조지 W. 부시 대통령 재직시절인 2007년 10월 합참의장에 임명돼,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인 2011년 11월까지 역임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지낸 파네타 전 장관도 12일 (현지시각) CNN에 출연해 "우리는 쿠바 미사일 위기 이래로 핵전쟁의 가능성을 포함해 가장 심각한 위기를 현재 다루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등 강경발언이 이런 상황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파네타 전 장관은 "북한, 또는 남한의 누구에 의한 실수, 또 어디에서든지 누구에 의한 실수로 인해 한반도에 갑자기 전쟁이 발발할 수 있다"면서 "지금 필요한 것은 이런 말들을 줄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통일외교안보 특보인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도 13일(현지시각) 공개된 미국 미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트럼프 대통령 발언을 두고 "매우 이례적"이라며 "우리는 미국 대통령이 그런 말을 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문정인 특보는 이어 "미국 대통령이 위기를 부채질해 매우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ABC는 문 교수를 북한과의 대화와 평화공존체제를 선호하는 햇볕정책 옹호자로 소개했다. 또 그의 트럼프 대통령 비판이 "'보호자'(protector) 미국에 대한 한국의 이례적인 질책"이라고 평가했다.

"단어 몇 개로 세계를 비상사태로 바꿨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언론들의 비판은 더욱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2일(현지시각) "북한 핵무기는 십 년 넘게 곪아온 문제지만 단어 몇 개로 이를 세계적인 비상사태로 바꾼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라고 비판했다.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일 북한을 향해 도발을 멈추지 않으면 '화염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가디언은 "국제사회 위기가 전쟁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게 미국 국무부의 핵심 임무인데, 국무부는 지금 자체 위기로 발버둥을 친다."라며 북핵 위기 심화에 제 역할을 못 하는 미국 국무부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가디언은 북한과 베네수엘라 문제로 시끄러웠던 이번 주에 트럼프 대통령이 국무부 조언을 듣고 그가 사용 가능한 군사 옵션을 참고했다는 흔적은 없다고 전했다.
미국 국무부 전직 고위 관료 맥스 버그먼은 국무부 '공동화' 현상을 두고 "대통령 본인 말고 대통령을 위해 믿을 만한 말을 하는 사람이 없어 지금의 위험을 악화시킨다"며 "미국은 북핵 위기를 다룰 외교적인 준비가 안 됐다"고 가디언에 밝혔다.
또 AP통신 초대 평양 지국장 출신 진 리 우드로윌슨센터 연구원은 12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거친 발언은 북한이 주민 보호를 구실로 핵무기 개발을 정당화할 명분을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NYT "트럼프는 와일드카드"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12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 역대 미국 대통령들 가운데 처음으로 평양의 무자비하고 비밀스러운 독재자(김정은)에 의해 주도된 대립에서 와일드카드가 됐다"고 보도했다.
와일드카드는 스포츠 경기에서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한 팀에서 진출 기회를 주는 제도이지만 뉴욕타임스는 예측하기 힘든 중요 인물이나 변수라는 사전적 의미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와일드카드'라는 표현에는 참모들의 조언에 귀 기울이지 않고 '화염과 분노 '(fire and fury), '군사적 해결책 장전' 등 절제되지 않은 언사를 쏟아내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이 현재 전개되고 있는 북미 갈등과 한반도 정세에서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위엄있는 확고함을 발신하라는 참모들의 조언을 무시했고,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이나 매티스 국방장관의 정교한 브리핑도 트럼프 대통령의 '확성기'를 통해 확대되고 극대화됐다고 평가했다.
[바로가기] “트럼프는 와일드카드”(NYT)
美 국가정보국 前국장 "北 비핵화 더는 카드 아냐…북핵 수용하고 통제해야!"
이런 가운데 북한의 비핵화는 더는 미국의 카드가 될 수 없다는 전직 고위관리의 주장도 나왔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가정보국(DNI)국장을 지낸 제임스 클래퍼는 13일(현지시각) CNN 방송에 출연해 "이상적으로 말하자면, 비핵화된 북한을 좋아한다. 그러나 내가 북한에 가서 그들과 매우 치열한 대화를 하면서 북한의 비핵화는 애당초 재고할 가치가 없는 생각임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클래퍼 전 국장은 이어 "핵 개발은 생존을 위한 그들의 티켓이어서 북한이 그것을 포기할 것으로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제 우리의 절차는 그것(북핵)을 받아들이고 한계를 정하거나 통제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북한 비핵화를 보고는 싶지만, 카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클래퍼 전 국장은 또 "북한의 정책 결정 메커니즘과 김정은을 둘러싼 절차, 그를 어떤 요인이 자극하는지 등은 우리가 정확히 알 수 없고 이해하지 못한다"며 "따라서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화염과 분노'와 같은 말보다 더 절제된 언어를 선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대북 선제공격론'과 '북핵 인정론'등 다양한 해법이 제기되면서 앞으로 미국과 북한 관계 등 한반도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대응으로 군사적 충돌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과 북한의 태도 변화에 따라 극적 반전 가능성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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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철 기자 kimec@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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