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 포위사격’ 긴장 고조…외신이 들여다본 평양의 모습은?

입력 2017.08.14 (16:03) 수정 2017.08.14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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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괌 폭격’ 긴장 고조…외신이 들여다본 평양의 모습은?

‘괌 폭격’ 긴장 고조…외신이 들여다본 평양의 모습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한 데 대해 북한이 “괌을 포위사격할 수 있다”고 맞받아치면서 한반도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최근 북한과 미국 사이에 오간 고강도 설전을 보면 일촉즉발의 상황이 우려된다.

이런 가운데 외신들은 북한 내부 동정을 전하는 기사를 잇달아 송고하고 있다. 주요 외신이 들여다본 평양의 모습은 어땠을까?

“긴장감 없는 평양, 주민들 평소 같이 생활”

일본 교도통신은 어제(13일) 평양발 르포 기사를 통해 평양에서 '개전(開戰) 전야' 같은 긴장감은 보이지 않는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통신은 평양 시민들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새로운 제재결의에 대해 분노를 표출했지만, 생활은 평소와 다를 바 없었다고 덧붙였다.

미사일 선전물 앞을 지나가는 북한 주민이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미사일 선전물 앞을 지나가는 북한 주민이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평양 시내에서는 미국과의 대결에 대한 결의를 다지는 집회가 잇따랐다. 시내 여기저기에는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 밑에서 단결해 미국의 악질적인 제재와 압력을 단호하게 분쇄하자”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통신은 또 거리에서 ‘불패의 핵 강국’, ‘로켓 맹주국’이라고 쓰인 선전물이 눈에 띄었다며 지난달 2차례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후 설치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평양 시내의 ‘로케트 맹주국’이라고 쓰인 선전물 앞에 북한 주민이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고 있다.평양 시내의 ‘로케트 맹주국’이라고 쓰인 선전물 앞에 북한 주민이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고 있다.

한 여성 시민은 교도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의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적다”면서 “그것보다 실질적인 조치를 동반한 제재결의에 분노가 크다”고 말했다.

통신은 하지만 평양의 선술집에는 사람들이 넘쳐나고 지난달 문을 연 ‘어린이 교통공원’은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들로 넘쳐났다고 전했다.

통신은 앞선 10일엔 중국 베이징발 평양행 정기편 항공기에 필리핀에서 귀국하는 리용호 외무상 외에 지재룡 주중국대사, 김형준 주러시아대사, 자성남 주유엔대사가 탑승해 있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통신은 이들이 제재와 군사적 긴장에 대한 대응을 논의하기 위해 본국에 모인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美 여행금지 조치에도 서방 관광객들 태연”

평양 만수대 김일성 부자 동상에 참배하는 관광객들평양 만수대 김일성 부자 동상에 참배하는 관광객들

프랑스 AFP통신은 지난달 23일 평양을 여행하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동향을 보도했다.

통신은 이날 ‘미국 관광객들이 북한을 볼 마지막 기회’라는 제목의 평양발 보도에서 미국인 북한여행 금지 조치를 앞둔 평양의 모습과 외국인 관광객의 목소리를 전했다.

미 국무부는 9월부터 모든 미국 시민의 북한여행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중국 베이징의 북한 전문 여행사인 고려여행사에 따르면 매년 북한을 찾는 서양 여행객은 4천~5천 명으로, 이들 중 20% 정도가 미국인이다.

AFP기사AFP기사

통신은 북한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외부의 우려와 달리 태연한 모습이었고 일부는 열성적이었다고 전했다.

아시아 여행이 처음이라는 아일랜드인 카일 마이어(28)는 북한 여행을 선택한 이유로 “익숙한 곳과 다른 문화권으로 가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 법을 따르고 예의 바르게 행동하는 한 여행객에 대한 위협은 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김일성 부자 동상에 헌화한 호주인 팔라비 파드케(43)는 “이는 존경의 표시”라며 “모스크에 들어갈 때 머리를 감싸는 것이나, 절에 갈 때 신발을 벗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인들은 자신의 나라와 역사에 자부심이 있다”면서 “애국적인 모습을 지켜보는 건 멋진 일”이라고 밝혔다.

中 매체, ‘괌 폭격’ 위협에 촉각

중국 관영 매체들은 북한의 미군 괌기지 폭격 위협을 주요 뉴스로 전하면서 한반도 정세가 긴박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지난 9일 평양발 보도에서 북한인민군전략군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미국 전략폭격기 거점인 괌기지를 견제하려는 목적으로 북한이 ‘화성-12’형 중거리전략탄도미사일을 괌 주변에 포위 사격하는 작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정은 결단에 따라 이 작전을 언제든지 실시할 수 있다고도 했다.

중국 중앙(CC)TV와 관영 환구망(環球網)도 관련 소식을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환구망은 북한이 포위사격이라는 선택을 하지 않도록 도발을 중단하라고 미국에 촉구했다고 전했다.

北 청년들 “미국 이길 자신 있다!”

미국 AP통신은 지난달 말 북한 젊은이들에게 앞으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에 대한 의견을 물어봤다.

돌아온 대답은 “북한은 미국을 이긴다”, “전쟁이 나면 총을 들겠다”는 말이었다.

AP는 지난달 28일 평양발 기사를 통해 북한의 대학생들이 전쟁과 미국에 대해 북한 정부의 공식 성명과 다름없는 대답을 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사진: ap사진: ap

평양 상업대학에 다니는 김효심(21) 씨는 AP 특파원과 만나 “미국은 항상 우리나라에 제재를 가하고 고립시키려 하지만 우리가 (한국전쟁을) 승리한 만큼 김정은 원수의 현명한 지도력 아래에서도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전쟁을 원하지 않더라도 미국이 우리나라와 전쟁을 일으키면 우리는 당연히 이긴다”고 강조했다.

김일성종합대학에서 정보기술을 전공하는 조광성(29) 씨는 “우리는 최고 지도자 김정은 동지와 강한 국방력이 있어서 전쟁이 일어날 것 같지 않다”면서도 “만약 전쟁이 나면 스스로 총을 들겠다”고 다짐했다.

평양 상업대학에 재학 중인 리수정(18) 씨도 “우리는 완전히 준비됐다”며 “다른 전쟁이 발생하면 우리는 오늘을 경축하는 것처럼 또 다른 위대한 승리를 축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미국이 우리를 건드리지만 않으면 모든 게 괜찮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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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8-14 16:03:14
    • 수정2017-08-14 16:50:16
    취재K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한 데 대해 북한이 “괌을 포위사격할 수 있다”고 맞받아치면서 한반도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최근 북한과 미국 사이에 오간 고강도 설전을 보면 일촉즉발의 상황이 우려된다.

이런 가운데 외신들은 북한 내부 동정을 전하는 기사를 잇달아 송고하고 있다. 주요 외신이 들여다본 평양의 모습은 어땠을까?

“긴장감 없는 평양, 주민들 평소 같이 생활”

일본 교도통신은 어제(13일) 평양발 르포 기사를 통해 평양에서 '개전(開戰) 전야' 같은 긴장감은 보이지 않는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통신은 평양 시민들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새로운 제재결의에 대해 분노를 표출했지만, 생활은 평소와 다를 바 없었다고 덧붙였다.

미사일 선전물 앞을 지나가는 북한 주민이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평양 시내에서는 미국과의 대결에 대한 결의를 다지는 집회가 잇따랐다. 시내 여기저기에는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 밑에서 단결해 미국의 악질적인 제재와 압력을 단호하게 분쇄하자”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통신은 또 거리에서 ‘불패의 핵 강국’, ‘로켓 맹주국’이라고 쓰인 선전물이 눈에 띄었다며 지난달 2차례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후 설치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평양 시내의 ‘로케트 맹주국’이라고 쓰인 선전물 앞에 북한 주민이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고 있다.
한 여성 시민은 교도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의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적다”면서 “그것보다 실질적인 조치를 동반한 제재결의에 분노가 크다”고 말했다.

통신은 하지만 평양의 선술집에는 사람들이 넘쳐나고 지난달 문을 연 ‘어린이 교통공원’은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들로 넘쳐났다고 전했다.

통신은 앞선 10일엔 중국 베이징발 평양행 정기편 항공기에 필리핀에서 귀국하는 리용호 외무상 외에 지재룡 주중국대사, 김형준 주러시아대사, 자성남 주유엔대사가 탑승해 있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통신은 이들이 제재와 군사적 긴장에 대한 대응을 논의하기 위해 본국에 모인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美 여행금지 조치에도 서방 관광객들 태연”

평양 만수대 김일성 부자 동상에 참배하는 관광객들
프랑스 AFP통신은 지난달 23일 평양을 여행하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동향을 보도했다.

통신은 이날 ‘미국 관광객들이 북한을 볼 마지막 기회’라는 제목의 평양발 보도에서 미국인 북한여행 금지 조치를 앞둔 평양의 모습과 외국인 관광객의 목소리를 전했다.

미 국무부는 9월부터 모든 미국 시민의 북한여행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중국 베이징의 북한 전문 여행사인 고려여행사에 따르면 매년 북한을 찾는 서양 여행객은 4천~5천 명으로, 이들 중 20% 정도가 미국인이다.

AFP기사
통신은 북한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외부의 우려와 달리 태연한 모습이었고 일부는 열성적이었다고 전했다.

아시아 여행이 처음이라는 아일랜드인 카일 마이어(28)는 북한 여행을 선택한 이유로 “익숙한 곳과 다른 문화권으로 가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 법을 따르고 예의 바르게 행동하는 한 여행객에 대한 위협은 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김일성 부자 동상에 헌화한 호주인 팔라비 파드케(43)는 “이는 존경의 표시”라며 “모스크에 들어갈 때 머리를 감싸는 것이나, 절에 갈 때 신발을 벗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인들은 자신의 나라와 역사에 자부심이 있다”면서 “애국적인 모습을 지켜보는 건 멋진 일”이라고 밝혔다.

中 매체, ‘괌 폭격’ 위협에 촉각

중국 관영 매체들은 북한의 미군 괌기지 폭격 위협을 주요 뉴스로 전하면서 한반도 정세가 긴박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지난 9일 평양발 보도에서 북한인민군전략군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미국 전략폭격기 거점인 괌기지를 견제하려는 목적으로 북한이 ‘화성-12’형 중거리전략탄도미사일을 괌 주변에 포위 사격하는 작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정은 결단에 따라 이 작전을 언제든지 실시할 수 있다고도 했다.

중국 중앙(CC)TV와 관영 환구망(環球網)도 관련 소식을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환구망은 북한이 포위사격이라는 선택을 하지 않도록 도발을 중단하라고 미국에 촉구했다고 전했다.

北 청년들 “미국 이길 자신 있다!”

미국 AP통신은 지난달 말 북한 젊은이들에게 앞으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에 대한 의견을 물어봤다.

돌아온 대답은 “북한은 미국을 이긴다”, “전쟁이 나면 총을 들겠다”는 말이었다.

AP는 지난달 28일 평양발 기사를 통해 북한의 대학생들이 전쟁과 미국에 대해 북한 정부의 공식 성명과 다름없는 대답을 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사진: ap
평양 상업대학에 다니는 김효심(21) 씨는 AP 특파원과 만나 “미국은 항상 우리나라에 제재를 가하고 고립시키려 하지만 우리가 (한국전쟁을) 승리한 만큼 김정은 원수의 현명한 지도력 아래에서도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전쟁을 원하지 않더라도 미국이 우리나라와 전쟁을 일으키면 우리는 당연히 이긴다”고 강조했다.

김일성종합대학에서 정보기술을 전공하는 조광성(29) 씨는 “우리는 최고 지도자 김정은 동지와 강한 국방력이 있어서 전쟁이 일어날 것 같지 않다”면서도 “만약 전쟁이 나면 스스로 총을 들겠다”고 다짐했다.

평양 상업대학에 재학 중인 리수정(18) 씨도 “우리는 완전히 준비됐다”며 “다른 전쟁이 발생하면 우리는 오늘을 경축하는 것처럼 또 다른 위대한 승리를 축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미국이 우리를 건드리지만 않으면 모든 게 괜찮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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