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 기자 꿀! 정보] 아픈 역사가 만든 개성있는 거리…대구 북성로

입력 2017.08.16 (08:42) 수정 2017.08.1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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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똑! 기자 꿀! 정보 걷기 좋은 골목길을 소개하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대구로 가볼 건데요.

대구읍성이 있던 자리에 생긴 동서남북 네 방향으로 난 길이 있습니다.

대구 중심지를 감싸 안은 읍성이었는데, 지금은 성은 없고 반듯한 길만 나 있습니다.

이 길 따라 개성 있는 거리들이 만들어졌다는데, 성이 허물어진 건 가슴 아픈 역사라고 하던데요? 정지주 기자?

<기자 멘트>

대구는 조선 중기 영남지역 중심 역할을 하던 경상감영이 있던 곳.

그런 대구를 감싸 안은 대구읍성, 허망하게 허물어졌죠.

1906년에 당시 관찰사 서리였던 박중양이라는 인물이 조정 허락 없이 허물었습니다.

일본 자본가들이 성 안으로 상권을 확장하려고 철거를 요구했습니다.

성이 헐리고 동서남북 4개의 반듯한 길이 났습니다.

역사는 슬프지만 그 길 따라 다양한 문화가 자리 잡게 됐습니다.

오늘 가볼 북성로는 북쪽 성벽에 난 길인데, 대구역과 가까워 1950년대까지만 최대 번화가였고 공구골목으로도 유명했습니다.

하지만 IMF 이후 사람들이 떠나며 쇠퇴했는데요.

이곳에 다시 생기가 돌고 있습니다.

어떤 모습인지, 바로 떠나보시죠.

<리포트>

고층 빌딩 속 나지막한 단층집이 묘한 조화를 이루죠.

대구입니다.

오늘은 북성로로 왔습니다.

일제 강점기, 조선중기부터 이어졌던 대구읍성의 성벽이 헐리고 그 위에 난 길입니다.

역사의 아픔 속에서 시작된 길.

세월의 흔적 간직한 근대 건물과 7~80년대 전성기를 누렸던 공구골목도 있습니다.

동력 일으키는 농업용 발동기 이색적이죠.

<인터뷰> 김영선(골목 문화 해설사) : "한국전쟁 당시 미군 부대에서 흘러 나왔던 공구와 폐자재들을 모아서 팔기 시작한 이후로 형성된 골목인데요, 일제강점기까지 올라가면 상당히 이곳은 번화했던 곳입니다. 대구역과 인접해 있어서 많은 사람이 이곳에 유입됐는데요,일본인들이 많은 상점을 열어서 그 사람들과 함께 아주 화려했던 도시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골목은 대구역 네거리부터 달성공원 입구까지~

총 1.42km에 이릅니다.

먼저 공구 골목으로 가봅니다.

도면만 있음 탱크도 만든다던 곳이죠.

도로 양쪽으로~

총 300여개의 공구 상점, 모였습니다.

마중물 넣어 물 끌어올리는 옛날식 펌프가 건재함 과시하는데요.

산업용 기계, 전기용품 등 없는 게 없는 공구 골목입니다.

골목 걷다보면 2층짜리 목조 건물과 만납니다.

안으로 들어서자, 녹슨 공구들 가득한데요.

일제 강점기, 쌀 등 곡식을 보관하던 창고였던 곳.

지난 2013년 공구 박물관으로 재탄생했습니다.

<인터뷰> 안진나(북성로 공구 박물관 연구원) : "1930년대 근대 건축물을 원형에 가깝게 개보수하고 이곳에 북성로 공구 골목의 역사를 담아서 북성로가 다시 활기를 띠고 활성화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공구 박물관을) 만들었습니다."

<녹취> "멍키~ 멍키 스패너! 손으로 들고 조일 때 사용하는 건데."

<녹취> "와~ 완전 옛날 사무실."

여긴 공구상의 방입니다.

북성로 기술자들의 사무 공간, 재현했는데요.

낡은 장부까지 그대로죠.

대부분 인근 상인들에게 기증 받았습니다.

공구상의 손때 묻어 있는데 모두 무료로 관람 가능합니다.

<인터뷰> 박동규(대구시 달성군) : "오래된 공구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박물관 옆, 건물로 가볼까요.

이곳에선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공구 관련 체험 가능합니다.

오늘은 공구 이용해 셀프 공기청정기 만들어 봅니다.

제작 방법, 의외로 간단합니다.

먼저, 팬과 필터를 이어줄 고정 틀 조립하는데요.

나무 판에 풀을 발라 여러 겹 쌓은 뒤~

상단부에 팬 끼우고 필터 답니다.

이것, 본체와 연결하면 공기청정기 완성되는데요.

1시간 동안 12평정도 공간의 공기를 정화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김현욱(대구시 북구) : "고양이를 키우고 있어서 한번 만들어볼까 해서 왔는데 그것뿐만 아니라 미세 먼지에도 효과가 있다고 하니까 뿌듯하게 잘 만들 수 있었습니다."

좀 더 걸어볼까요? 3층 건물, 카페 만납니다.

고풍스러움 넘치죠.

1950년대 지은 3층 건물과 1910년대 목조식 가옥 2채가 ‘ㄷ’자로 연결되어 있는데요.

이 카페만의 독특한 점, 또 있습니다.

<녹취> "이거 뭐예요?"

<녹취> "1950년대 건물이라서 방공호가 그대로 있는 거예요."

전쟁 시 쓰이던 대피솝니다.

70년 가까이 그대로 보존돼 있는데요.

전쟁의 공포, 지하 속 대피소 상상만 해도 두렵습니다.

이번엔 2층으로 올라가봅니다.

일제강점기 목조 건축물 원형 그대론데요.

생활소품도 그대롭니다.

옛날 호롱과 추억 자극하는 재봉틀도 보이고요.

낡은 장식장까지 모두 주인장이 수집했습니다.

<녹취> "옛날에 두부 장수가 딸랑딸랑 (종을) 울리면서~"

예전엔 동네마다 새벽종 울리며 두부 팔던 두부장수 있었죠.

아침잠 깨우는 종소리~

요즘은 듣기 힘듭니다.

이분 독특하게 두부를 파시는데요?

<인터뷰> 김범수(전북 익산시) : "단순히 커피만 판매하는 카페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옛날 물건들 (보이고) 여기 왕관 같은 것도 있고요. 다양하게 접할 수 있어서 이색적이고 분위기가 참 좋다 그런 생각이 듭니다."

해가 질 무렵이면 골목, 새롭게 변신합니다.

낮에는 공구 골목이었던 이 곳, 오후 6시가 되면, 연탄 불고기 골목으로 바뀌는데요.

메뉴는 딱 두 갭니다.

<녹취> "(연탄 불고기) ‘대’자 두 개하고 우동 일곱 개 주세요."

<인터뷰> 계상수(대구시 중구) : "여기는 다른 메뉴가 없어요. 불고기하고 우동 밖에 없기 때문에."

옛날식 비법 간장양념, 얇게 저민 돼지고기 앞다리살에 듬뿍 부어 주고요.

양념이 잘 베도록 버무린 후 석쇠에 올려 굽는데요.

이때, 연탄불 위에서 여러 번 뒤집는 정성 필요합니다.

노릇노릇 살짝 그을린 게 불향 제대로 입혔죠.

연탄 불고기는 쇠그릇에 담아야 제 맛인데요.

잘 익은 고기, 푸짐하게 담아내면 손님 맞을 준비, 끝납니다.

양은냄비 속 우동과 연탄 불고기~

20년을 지켜 온 메늅니다.

<인터뷰> 장호진(연탄 불고기 전문점 운영) : "돼지 갈비를 서비스처럼 우동을 시키면 조금씩 내고 했는데 (택시) 기사들 전문으로 하다 보니까 소문이 나서 손님이 자꾸 늘고 갈비를 서비스로 더는 줄 수가 없어서 불고기 판매로 바뀐 거죠."

상에 놓자마자 젓가락 세례, 시작됩니다.

돼지고기 한 점 입에 넣는 순간 향긋한 불향, 퍼지는데요.

꼬마 손님, 입맛에도 딱입니다.

불고기와 환상궁합을 자랑하는 ‘이것’ 빠질 수 없죠.

쫄깃쫄깃 우동도 별미입니다.

<인터뷰> 손장원(대구시 수성구) : "구울 필요도 없고 연기도 안 나고 미리 구워서 나오는 걸 먹으니까 아주 좋습니다."

<인터뷰> 손주현(대구시 수성구) : "아빠가 여기 고기가 입에서 살살 녹는다고 하던데 먹어보니까 진짜 그런 것 같아요."

기계소리 울려 퍼지던 골목에 새바람이 불어옵니다.

다양한 근대 건축물과 이색 문화를 품은 대구 북성로 골목으로 시간 여행, 떠나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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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똑! 기자 꿀! 정보] 아픈 역사가 만든 개성있는 거리…대구 북성로
    • 입력 2017-08-16 08:44:13
    • 수정2017-08-16 09:00:35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똑! 기자 꿀! 정보 걷기 좋은 골목길을 소개하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대구로 가볼 건데요.

대구읍성이 있던 자리에 생긴 동서남북 네 방향으로 난 길이 있습니다.

대구 중심지를 감싸 안은 읍성이었는데, 지금은 성은 없고 반듯한 길만 나 있습니다.

이 길 따라 개성 있는 거리들이 만들어졌다는데, 성이 허물어진 건 가슴 아픈 역사라고 하던데요? 정지주 기자?

<기자 멘트>

대구는 조선 중기 영남지역 중심 역할을 하던 경상감영이 있던 곳.

그런 대구를 감싸 안은 대구읍성, 허망하게 허물어졌죠.

1906년에 당시 관찰사 서리였던 박중양이라는 인물이 조정 허락 없이 허물었습니다.

일본 자본가들이 성 안으로 상권을 확장하려고 철거를 요구했습니다.

성이 헐리고 동서남북 4개의 반듯한 길이 났습니다.

역사는 슬프지만 그 길 따라 다양한 문화가 자리 잡게 됐습니다.

오늘 가볼 북성로는 북쪽 성벽에 난 길인데, 대구역과 가까워 1950년대까지만 최대 번화가였고 공구골목으로도 유명했습니다.

하지만 IMF 이후 사람들이 떠나며 쇠퇴했는데요.

이곳에 다시 생기가 돌고 있습니다.

어떤 모습인지, 바로 떠나보시죠.

<리포트>

고층 빌딩 속 나지막한 단층집이 묘한 조화를 이루죠.

대구입니다.

오늘은 북성로로 왔습니다.

일제 강점기, 조선중기부터 이어졌던 대구읍성의 성벽이 헐리고 그 위에 난 길입니다.

역사의 아픔 속에서 시작된 길.

세월의 흔적 간직한 근대 건물과 7~80년대 전성기를 누렸던 공구골목도 있습니다.

동력 일으키는 농업용 발동기 이색적이죠.

<인터뷰> 김영선(골목 문화 해설사) : "한국전쟁 당시 미군 부대에서 흘러 나왔던 공구와 폐자재들을 모아서 팔기 시작한 이후로 형성된 골목인데요, 일제강점기까지 올라가면 상당히 이곳은 번화했던 곳입니다. 대구역과 인접해 있어서 많은 사람이 이곳에 유입됐는데요,일본인들이 많은 상점을 열어서 그 사람들과 함께 아주 화려했던 도시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골목은 대구역 네거리부터 달성공원 입구까지~

총 1.42km에 이릅니다.

먼저 공구 골목으로 가봅니다.

도면만 있음 탱크도 만든다던 곳이죠.

도로 양쪽으로~

총 300여개의 공구 상점, 모였습니다.

마중물 넣어 물 끌어올리는 옛날식 펌프가 건재함 과시하는데요.

산업용 기계, 전기용품 등 없는 게 없는 공구 골목입니다.

골목 걷다보면 2층짜리 목조 건물과 만납니다.

안으로 들어서자, 녹슨 공구들 가득한데요.

일제 강점기, 쌀 등 곡식을 보관하던 창고였던 곳.

지난 2013년 공구 박물관으로 재탄생했습니다.

<인터뷰> 안진나(북성로 공구 박물관 연구원) : "1930년대 근대 건축물을 원형에 가깝게 개보수하고 이곳에 북성로 공구 골목의 역사를 담아서 북성로가 다시 활기를 띠고 활성화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공구 박물관을) 만들었습니다."

<녹취> "멍키~ 멍키 스패너! 손으로 들고 조일 때 사용하는 건데."

<녹취> "와~ 완전 옛날 사무실."

여긴 공구상의 방입니다.

북성로 기술자들의 사무 공간, 재현했는데요.

낡은 장부까지 그대로죠.

대부분 인근 상인들에게 기증 받았습니다.

공구상의 손때 묻어 있는데 모두 무료로 관람 가능합니다.

<인터뷰> 박동규(대구시 달성군) : "오래된 공구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박물관 옆, 건물로 가볼까요.

이곳에선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공구 관련 체험 가능합니다.

오늘은 공구 이용해 셀프 공기청정기 만들어 봅니다.

제작 방법, 의외로 간단합니다.

먼저, 팬과 필터를 이어줄 고정 틀 조립하는데요.

나무 판에 풀을 발라 여러 겹 쌓은 뒤~

상단부에 팬 끼우고 필터 답니다.

이것, 본체와 연결하면 공기청정기 완성되는데요.

1시간 동안 12평정도 공간의 공기를 정화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김현욱(대구시 북구) : "고양이를 키우고 있어서 한번 만들어볼까 해서 왔는데 그것뿐만 아니라 미세 먼지에도 효과가 있다고 하니까 뿌듯하게 잘 만들 수 있었습니다."

좀 더 걸어볼까요? 3층 건물, 카페 만납니다.

고풍스러움 넘치죠.

1950년대 지은 3층 건물과 1910년대 목조식 가옥 2채가 ‘ㄷ’자로 연결되어 있는데요.

이 카페만의 독특한 점, 또 있습니다.

<녹취> "이거 뭐예요?"

<녹취> "1950년대 건물이라서 방공호가 그대로 있는 거예요."

전쟁 시 쓰이던 대피솝니다.

70년 가까이 그대로 보존돼 있는데요.

전쟁의 공포, 지하 속 대피소 상상만 해도 두렵습니다.

이번엔 2층으로 올라가봅니다.

일제강점기 목조 건축물 원형 그대론데요.

생활소품도 그대롭니다.

옛날 호롱과 추억 자극하는 재봉틀도 보이고요.

낡은 장식장까지 모두 주인장이 수집했습니다.

<녹취> "옛날에 두부 장수가 딸랑딸랑 (종을) 울리면서~"

예전엔 동네마다 새벽종 울리며 두부 팔던 두부장수 있었죠.

아침잠 깨우는 종소리~

요즘은 듣기 힘듭니다.

이분 독특하게 두부를 파시는데요?

<인터뷰> 김범수(전북 익산시) : "단순히 커피만 판매하는 카페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옛날 물건들 (보이고) 여기 왕관 같은 것도 있고요. 다양하게 접할 수 있어서 이색적이고 분위기가 참 좋다 그런 생각이 듭니다."

해가 질 무렵이면 골목, 새롭게 변신합니다.

낮에는 공구 골목이었던 이 곳, 오후 6시가 되면, 연탄 불고기 골목으로 바뀌는데요.

메뉴는 딱 두 갭니다.

<녹취> "(연탄 불고기) ‘대’자 두 개하고 우동 일곱 개 주세요."

<인터뷰> 계상수(대구시 중구) : "여기는 다른 메뉴가 없어요. 불고기하고 우동 밖에 없기 때문에."

옛날식 비법 간장양념, 얇게 저민 돼지고기 앞다리살에 듬뿍 부어 주고요.

양념이 잘 베도록 버무린 후 석쇠에 올려 굽는데요.

이때, 연탄불 위에서 여러 번 뒤집는 정성 필요합니다.

노릇노릇 살짝 그을린 게 불향 제대로 입혔죠.

연탄 불고기는 쇠그릇에 담아야 제 맛인데요.

잘 익은 고기, 푸짐하게 담아내면 손님 맞을 준비, 끝납니다.

양은냄비 속 우동과 연탄 불고기~

20년을 지켜 온 메늅니다.

<인터뷰> 장호진(연탄 불고기 전문점 운영) : "돼지 갈비를 서비스처럼 우동을 시키면 조금씩 내고 했는데 (택시) 기사들 전문으로 하다 보니까 소문이 나서 손님이 자꾸 늘고 갈비를 서비스로 더는 줄 수가 없어서 불고기 판매로 바뀐 거죠."

상에 놓자마자 젓가락 세례, 시작됩니다.

돼지고기 한 점 입에 넣는 순간 향긋한 불향, 퍼지는데요.

꼬마 손님, 입맛에도 딱입니다.

불고기와 환상궁합을 자랑하는 ‘이것’ 빠질 수 없죠.

쫄깃쫄깃 우동도 별미입니다.

<인터뷰> 손장원(대구시 수성구) : "구울 필요도 없고 연기도 안 나고 미리 구워서 나오는 걸 먹으니까 아주 좋습니다."

<인터뷰> 손주현(대구시 수성구) : "아빠가 여기 고기가 입에서 살살 녹는다고 하던데 먹어보니까 진짜 그런 것 같아요."

기계소리 울려 퍼지던 골목에 새바람이 불어옵니다.

다양한 근대 건축물과 이색 문화를 품은 대구 북성로 골목으로 시간 여행, 떠나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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