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PB상품 유통업체 배만 불려…낙수효과 없다”

입력 2017.08.16 (18:43) 수정 2017.08.16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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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브랜드(PB)상품 활성화가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기업형 유통업체의 배만 불려준다는 국책연구기관 보고서가 나왔다.

이진국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오늘(16일) KDI 포커스 'PB상품 전성시대, 성장의 과실은 누구에게로 갔나?' 보고서를 통해 PB상품의 매출 증가가 유통업체의 수익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만, 납품기업의 이윤 증대로까지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은 2006∼2014년 도소매업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조사한 결과 PB상품 매출비중이 1%포인트(p) 상승하면 점포당 매출액은 연 평균 2천230만 원, 유통이익은 270만∼900만 원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통업체 이익이 제조기업로 이어지는 '낙수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PB상품을 납품하는 국내 제조업체 1천개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소상공인을 제외한 모든 기업군에서 PB상품 매출비중이 증가할수록 매출액은 감소했다.

대기업은 PB 매출비중이 1%포인트 올라갈 때 전체 매출액은 10억 9천만 원 줄었고, 소형 제조업체는 PB상품 납품으로 매출액이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늘지 않았다.

이 위원은 유통업체 유통마진율이 중소기업·소상공인 제조업체 영업이익률보다 높다는 데 주목했다. 거래상 지위 불균형 탓에 이러한 결과가 나타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조사결과 PB 납품업체 309개사 중 30개사(9.7%)가 불공정거래행위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유형별로는 납품단가 인하 요구(34%)가 가장 많았고, 포장변경비용 전가(22%), PB 개발 강요(14%), 판촉행사비용 부담(12%), 부당반품(12%)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 소매업 전체에서 PB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3.1%로, 추가 확대 여지가 많은 만큼 이런 불합리한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이 위원은 지적했다.

대형마트 3사, 대형슈퍼마켓(SSM) 3사, 편의점 3사의 PB 매출액을 합한 규모는 2008년 3조 6천억 원에서 2013년 9조 3천억 원으로 5년 만에 2.5배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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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7-08-16 19:33:48
    경제
자체 브랜드(PB)상품 활성화가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기업형 유통업체의 배만 불려준다는 국책연구기관 보고서가 나왔다.

이진국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오늘(16일) KDI 포커스 'PB상품 전성시대, 성장의 과실은 누구에게로 갔나?' 보고서를 통해 PB상품의 매출 증가가 유통업체의 수익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만, 납품기업의 이윤 증대로까지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은 2006∼2014년 도소매업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조사한 결과 PB상품 매출비중이 1%포인트(p) 상승하면 점포당 매출액은 연 평균 2천230만 원, 유통이익은 270만∼900만 원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통업체 이익이 제조기업로 이어지는 '낙수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PB상품을 납품하는 국내 제조업체 1천개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소상공인을 제외한 모든 기업군에서 PB상품 매출비중이 증가할수록 매출액은 감소했다.

대기업은 PB 매출비중이 1%포인트 올라갈 때 전체 매출액은 10억 9천만 원 줄었고, 소형 제조업체는 PB상품 납품으로 매출액이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늘지 않았다.

이 위원은 유통업체 유통마진율이 중소기업·소상공인 제조업체 영업이익률보다 높다는 데 주목했다. 거래상 지위 불균형 탓에 이러한 결과가 나타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조사결과 PB 납품업체 309개사 중 30개사(9.7%)가 불공정거래행위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유형별로는 납품단가 인하 요구(34%)가 가장 많았고, 포장변경비용 전가(22%), PB 개발 강요(14%), 판촉행사비용 부담(12%), 부당반품(12%)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 소매업 전체에서 PB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3.1%로, 추가 확대 여지가 많은 만큼 이런 불합리한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이 위원은 지적했다.

대형마트 3사, 대형슈퍼마켓(SSM) 3사, 편의점 3사의 PB 매출액을 합한 규모는 2008년 3조 6천억 원에서 2013년 9조 3천억 원으로 5년 만에 2.5배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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