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학교’ 놀림받던 부산 대변초등학교 이름 바뀐다

입력 2017.08.17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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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학교’ 놀림받던 부산 대변초등학교 이름 바뀐다

‘똥학교’ 놀림받던 부산 대변초등학교 이름 바뀐다

지난 2월 부산의 한 초등학교 부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한 5학년 어린이의 공약이 큰 화제를 모았다.

자신이 다니는 학교 이름이 듣기에도 거북하고 놀림거리가 되고 있다며 학교 이름을 바꾸겠다는 공약이었다.

공약을 내건 학생은 하준석 군으로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도 출연해 "그럼 어떤 이름이었으면 좋겠는가"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부르고 싶고 예쁜 이름으로 바꿨으면 좋겠다"라고 말해 전국적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준석 부학생회장 선거 공약 마침내 이뤄져

학생들의 전폭적인 지지로 부회장에 당선된 하 군의 공약이 마침내 이뤄지게됐다.

일부 동문의 반대로 번번이 뜻을 이루지 못했던 부산 기장군 '대변초등학교'의 이름이 아이들의 설득 끝에 개교 54년 만에 바뀌게된 것이다.

하준석 군을 비롯한 어린 학생들이 예쁜 교명을 갖고 싶다며 지난 4월부터 동문과 마을 어른들에게 3천여 통의 편지를 보내고 4,000여 명으로부터 서명을 받은 결과다.

부산 기장군에 있는 대변초등학교 학생과 학부모가 부산 해운대구 직업체험 테마파크 '키자니아 부산'에서 학교 이름을 변경하는 데 찬성하는 서명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 키자니아 부산)부산 기장군에 있는 대변초등학교 학생과 학부모가 부산 해운대구 직업체험 테마파크 '키자니아 부산'에서 학교 이름을 변경하는 데 찬성하는 서명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 키자니아 부산)

동문 등 4,000여명 서명 받아 교육청에 개명신청

교명 변경을 위한 행정절차가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내년 3월 1일부터 대변초등학교는 새 이름을 얻게 된다.

대변초등학교는 17일 교명 변경을 위한 서명운동을 마치고 본격적인 행정절차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대변초등학교의 개명이 이뤄지면 1963년 기장초등학교 대변분교에서 대변국민학교로 독립한 지 54년 만이다.

대변초등학교는 현재 전교생이 76명인 소규모 학교다.

'대변'은 기장군 대변리에서 딴 이름이다. 대변리는 조선시대 공물 창고인 대동고가 있는 항구를 의미하는 '대동고변포'의 줄임말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대변초등학교 학생들은 온라인에서 '똥학교'라 불리거나 '이상한 학교 이름' 2위에 오르기도 해 적지 않은 상처를 받아왔다.

학교명을 바꾸자는 제안이 수차례 나왔지만 일부 동문의 반대로 실제 변경 작업은 이뤄지지 못했다.

관광객 서명 받고 동문 선배·지역민에 손편지

그러다 올해 초 극적인 반전이 일어났다. 부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한 5학년 하준석 군이 "교명을 바꾸겠다"고 공약하자 학생들의 열렬한 지지가 이어지며 교명 변경 작업이 본격화됐다.

하 군은 "지난 4월 멸치축제 때 회장·부회장과 함께 돌아다니면서 관광객들과 졸업생들에게 서명을 받았다. 동네 어른들과 선배들에게 편지도 썼다"고 말했다.

학부모들도 교명 변경 운동에 적극 참여했다.

학부모·교사·동창회와 마을 이장이 합심해 구성한 교명변경추진위원회는 부산 전역을 돌아다니며 교명 변경을 지지하는 서명 4,000여 건을 받았다.

아이들의 정성이 어른들을 감동시킨 것이다.

대변초등학교 학생과 학부모들이 학교 이름을 바꾸는데 동문들의 협조를 요청하는 현수막을 학교 울타리와 도로변 건물에 내걸었다.대변초등학교 학생과 학부모들이 학교 이름을 바꾸는데 동문들의 협조를 요청하는 현수막을 학교 울타리와 도로변 건물에 내걸었다.

행정절차 거쳐 내년 3월 변경…'기파랑' 등 3건 선정

최근 학생 학부모 교직원을 대상으로 새로운 교명을 공모한 결과 지역 특성을 살린 '해파랑', '차성', '도담' 등 3건이 선정됐다.

대변초등학교는 오는 21일 학교 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이달 말 해운대교육지원청에 정식으로 개명을 신청할 계획이다.

이후 부산시교육청의 교명선정위원회 심의와 부산시의회 조례 개정 절차를 거쳐야 교명 변경이 최종 확정된다.

최영숙 교감은 "동문과 지역민을 설득하는 작업이 쉽지 않았지만 아이들이 시작한 교명 변경 운동이 결실을 보게 돼 기쁘다"며 "내년 3월 1일부터는 새 이름을 사용할 수 있도록 남은 행정절차를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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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똥학교’ 놀림받던 부산 대변초등학교 이름 바뀐다
    • 입력 2017-08-17 13:43:22
    취재K
지난 2월 부산의 한 초등학교 부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한 5학년 어린이의 공약이 큰 화제를 모았다.

자신이 다니는 학교 이름이 듣기에도 거북하고 놀림거리가 되고 있다며 학교 이름을 바꾸겠다는 공약이었다.

공약을 내건 학생은 하준석 군으로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도 출연해 "그럼 어떤 이름이었으면 좋겠는가"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부르고 싶고 예쁜 이름으로 바꿨으면 좋겠다"라고 말해 전국적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준석 부학생회장 선거 공약 마침내 이뤄져

학생들의 전폭적인 지지로 부회장에 당선된 하 군의 공약이 마침내 이뤄지게됐다.

일부 동문의 반대로 번번이 뜻을 이루지 못했던 부산 기장군 '대변초등학교'의 이름이 아이들의 설득 끝에 개교 54년 만에 바뀌게된 것이다.

하준석 군을 비롯한 어린 학생들이 예쁜 교명을 갖고 싶다며 지난 4월부터 동문과 마을 어른들에게 3천여 통의 편지를 보내고 4,000여 명으로부터 서명을 받은 결과다.

부산 기장군에 있는 대변초등학교 학생과 학부모가 부산 해운대구 직업체험 테마파크 '키자니아 부산'에서 학교 이름을 변경하는 데 찬성하는 서명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 키자니아 부산)
동문 등 4,000여명 서명 받아 교육청에 개명신청

교명 변경을 위한 행정절차가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내년 3월 1일부터 대변초등학교는 새 이름을 얻게 된다.

대변초등학교는 17일 교명 변경을 위한 서명운동을 마치고 본격적인 행정절차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대변초등학교의 개명이 이뤄지면 1963년 기장초등학교 대변분교에서 대변국민학교로 독립한 지 54년 만이다.

대변초등학교는 현재 전교생이 76명인 소규모 학교다.

'대변'은 기장군 대변리에서 딴 이름이다. 대변리는 조선시대 공물 창고인 대동고가 있는 항구를 의미하는 '대동고변포'의 줄임말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대변초등학교 학생들은 온라인에서 '똥학교'라 불리거나 '이상한 학교 이름' 2위에 오르기도 해 적지 않은 상처를 받아왔다.

학교명을 바꾸자는 제안이 수차례 나왔지만 일부 동문의 반대로 실제 변경 작업은 이뤄지지 못했다.

관광객 서명 받고 동문 선배·지역민에 손편지

그러다 올해 초 극적인 반전이 일어났다. 부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한 5학년 하준석 군이 "교명을 바꾸겠다"고 공약하자 학생들의 열렬한 지지가 이어지며 교명 변경 작업이 본격화됐다.

하 군은 "지난 4월 멸치축제 때 회장·부회장과 함께 돌아다니면서 관광객들과 졸업생들에게 서명을 받았다. 동네 어른들과 선배들에게 편지도 썼다"고 말했다.

학부모들도 교명 변경 운동에 적극 참여했다.

학부모·교사·동창회와 마을 이장이 합심해 구성한 교명변경추진위원회는 부산 전역을 돌아다니며 교명 변경을 지지하는 서명 4,000여 건을 받았다.

아이들의 정성이 어른들을 감동시킨 것이다.

대변초등학교 학생과 학부모들이 학교 이름을 바꾸는데 동문들의 협조를 요청하는 현수막을 학교 울타리와 도로변 건물에 내걸었다.
행정절차 거쳐 내년 3월 변경…'기파랑' 등 3건 선정

최근 학생 학부모 교직원을 대상으로 새로운 교명을 공모한 결과 지역 특성을 살린 '해파랑', '차성', '도담' 등 3건이 선정됐다.

대변초등학교는 오는 21일 학교 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이달 말 해운대교육지원청에 정식으로 개명을 신청할 계획이다.

이후 부산시교육청의 교명선정위원회 심의와 부산시의회 조례 개정 절차를 거쳐야 교명 변경이 최종 확정된다.

최영숙 교감은 "동문과 지역민을 설득하는 작업이 쉽지 않았지만 아이들이 시작한 교명 변경 운동이 결실을 보게 돼 기쁘다"며 "내년 3월 1일부터는 새 이름을 사용할 수 있도록 남은 행정절차를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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