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관공서 지진계측기 엉터리…“무용지물에 예산낭비”

입력 2017.08.17 (21:29) 수정 2017.08.17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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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해 경주 지진이후 정확한 지진 규모 파악을 위해 전국의 자치단체들이 앞다투어 지진 계측기를 설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진 계측기가 엉뚱한 장소에 설치돼 있는가 하면 제대로 관리가 안돼 예산만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정혜미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구의 한 구청에 설치한 지진 계측기입니다.

지진진동을 감지하기 위한 것인데 도로와 불과 3m 떨어진 화단에 있습니다.

관련 법상 화단이나 도로변 등은 외부진동과 소음에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설치할 수 없는데도 버젓이 설치돼있는 겁니다.

<녹취> 해당 구청 담당자(음성변조) : "처음에 설치할 때 저는 없다가 제가 왔을 때는 이미 설치가 다 끝난 상태였는데요."

사무실 한편에 설치된 또 다른 계측기는 서류 받침대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자칫 건드릴 경우 오류가 날 가능성이 큽니다.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사무실 출입구쪽에도 지진 계측기가 설치돼있는데요.

사람들이 생활하는 공간에 있다보니 여러 가지 잡음이 들어가 지진 계측에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지진계측기가 어디있는지 아예 모르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녹취> 해당 구청 담당자(음성변조) : "거의 관리가 유지·보수 업체 쪽에서 하고 내부적인 그거는(위치는) 잘 모르니까..."

게다가 계측기에서 수집한 정보를 활용하지도 못합니다.

지진관측 주무부서인 기상청과 정보공유가 안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광희(부산대학교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 "활용할 수 있는 자료를 손에 들고 있지만 이 자료들을 한 군데서 모아서 처리할 수 있는, 분석할 수 있는 준비가 안 돼있기 때문에..."

지진 계측기 한 대의 가격은 대략 1억 5천만 원.

지난해 경주 지진 이후 100여 대가 한꺼번에 설치된 것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680여 대가 있지만 관리는 제대로 안되고 있습니다.

<녹취> 행정안전부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도 지자체에서 모든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다 오지 않아요. 실제로 노이즈도 심하고요, 데이터 양이 워낙 많기 때문에..."

기존 장비도 활용하지 못하면서 행정안전부는 또 다시 지진 계측기 200여 대를 전국의 관공서 등에 추가 설치할 계획입니다.

현장추적, 정혜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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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8-17 21:32:50
    • 수정2017-08-17 21:5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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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해 경주 지진이후 정확한 지진 규모 파악을 위해 전국의 자치단체들이 앞다투어 지진 계측기를 설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진 계측기가 엉뚱한 장소에 설치돼 있는가 하면 제대로 관리가 안돼 예산만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정혜미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구의 한 구청에 설치한 지진 계측기입니다.

지진진동을 감지하기 위한 것인데 도로와 불과 3m 떨어진 화단에 있습니다.

관련 법상 화단이나 도로변 등은 외부진동과 소음에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설치할 수 없는데도 버젓이 설치돼있는 겁니다.

<녹취> 해당 구청 담당자(음성변조) : "처음에 설치할 때 저는 없다가 제가 왔을 때는 이미 설치가 다 끝난 상태였는데요."

사무실 한편에 설치된 또 다른 계측기는 서류 받침대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자칫 건드릴 경우 오류가 날 가능성이 큽니다.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사무실 출입구쪽에도 지진 계측기가 설치돼있는데요.

사람들이 생활하는 공간에 있다보니 여러 가지 잡음이 들어가 지진 계측에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지진계측기가 어디있는지 아예 모르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녹취> 해당 구청 담당자(음성변조) : "거의 관리가 유지·보수 업체 쪽에서 하고 내부적인 그거는(위치는) 잘 모르니까..."

게다가 계측기에서 수집한 정보를 활용하지도 못합니다.

지진관측 주무부서인 기상청과 정보공유가 안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광희(부산대학교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 "활용할 수 있는 자료를 손에 들고 있지만 이 자료들을 한 군데서 모아서 처리할 수 있는, 분석할 수 있는 준비가 안 돼있기 때문에..."

지진 계측기 한 대의 가격은 대략 1억 5천만 원.

지난해 경주 지진 이후 100여 대가 한꺼번에 설치된 것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680여 대가 있지만 관리는 제대로 안되고 있습니다.

<녹취> 행정안전부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도 지자체에서 모든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다 오지 않아요. 실제로 노이즈도 심하고요, 데이터 양이 워낙 많기 때문에..."

기존 장비도 활용하지 못하면서 행정안전부는 또 다시 지진 계측기 200여 대를 전국의 관공서 등에 추가 설치할 계획입니다.

현장추적, 정혜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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