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속 살인범을 찾아라!…‘강력반 X-파일 끝까지 간다’

입력 2017.08.18 (08:01) 수정 2017.08.18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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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5월 23일 새벽 5시 50분, 경북 상주시의 한 마을에서 변사체가 발견됐다. 신원은 경북 영주에 사는 콜택시 운전사 이진호(가명,40대) 씨로 확인됐다. 이 씨는 왜 상주까지 가서 숨진 채 발견된 걸까.

사건 전날인 5월 22일 늦은 밤, 이 씨는 마지막 콜택시 손님을 태우고 영주를 빠져나갔다. 이 씨의 마지막 행적이다. 과연 누가, 어떤 목적으로 평범한 택시 기사를 살해했을까.


이 씨가 운전하던 택시는 다음 날 경북 안동의 한 주차장에서 발견됐다. 애초 이 사건의 발단은 단순 택시 강도로 추정됐다. 택시 안에 있던 금품이 없어진 상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건을 살펴볼수록 일반적인 택시 강도와 우발적 살인 사건으로 보기에 미심쩍은 부분들이 눈에 띄었다.

이 씨에게 남겨진 그 날의 진실


"서로 격렬하게 싸우면서 찌를 때는 대칭으로 찌르고 이런 일이 없어요. 그리고 어느 한쪽으로 몰려요. 근데 대칭으로 찌른 걸 봐서는 상대방이 제압당한 상황에서 찔렸을 거라고 봅니다"
-이정빈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

시신의 상태는 참혹했다. 이 씨는 복부와 오른쪽 가슴, 왼쪽 가슴 총 세 곳에 자창(찔린 상처)을 입고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사망의 원인은 '실혈사(많은 피가 빠져나가 사망하는 것)'였다.

이 씨는 평소 택시 일과 농사를 함께할 정도로 건강했다. 의문스러운 것은 이 씨의 상체, 상흔에서 저항의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범인은 어떻게 건장한 40대 피해자를 완전히 제압하고 살해할 수 있었을까.

이상한 점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사건 현장에 있던 이 씨의 유류품은 일렬로 떨어져 있었다. 일반적인 사건 현장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칠흑같이 어두웠던 2003년 5월 새벽,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던 걸까.

단속 카메라에 찍힌 범인의 얼굴


"정신적으로 흥분된 상태이면 천천히 가기보다는 빨리 갈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과속카메라에 찍힌 것이라고 보는 것이죠"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잔혹한 살인 사건, 하지만 범인의 흔적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치열한 몸싸움이 일어났을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 현장, 범인이 장시간 타고 있던 피해자의 택시 어디에서도 범인의 흔적은 없었다.

대신 택시 곳곳에서는 무언가로 닦은 듯한 흔적이 발견됐다. 범인이 자신의 정체를 감추기 위해 범행 증거를 지운 것으로 추정됐다. 잔인한 범행과 완벽한 흔적 지우기, 사건은 점점 미궁으로 빠지는 듯했다.

그러던 중 결정적 증거가 나타났다. 도주하던 범인의 얼굴이 무인 단속 카메라에 찍힌 것이다. 하지만 당시 경찰은 CCTV 화질이 떨어진 탓에 범인의 턱에 수염이 났다고 추정하고, 용의선상에 주로 '턱수염'이 난 사람들을 올렸다.

하지만 14년이 지난 지금 발전한 과학 수사 기법을 활용해 재조사한 결과 범인의 턱수염으로 보였던 것은 그림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각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14년 전 의문의 범인을 추적해 본다.

이번 주 KBS 1TV '강력반 X-파일 끝까지 간다'(19일 밤 10시 30분)는 '영주 택시기사 살인 사건'의 진실을 쫓아간다.

[프로덕션2] 문경림 kbs.petitl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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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CTV 속 살인범을 찾아라!…‘강력반 X-파일 끝까지 간다’
    • 입력 2017-08-18 08:01:38
    • 수정2017-08-18 13:4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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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5월 23일 새벽 5시 50분, 경북 상주시의 한 마을에서 변사체가 발견됐다. 신원은 경북 영주에 사는 콜택시 운전사 이진호(가명,40대) 씨로 확인됐다. 이 씨는 왜 상주까지 가서 숨진 채 발견된 걸까.

사건 전날인 5월 22일 늦은 밤, 이 씨는 마지막 콜택시 손님을 태우고 영주를 빠져나갔다. 이 씨의 마지막 행적이다. 과연 누가, 어떤 목적으로 평범한 택시 기사를 살해했을까.


이 씨가 운전하던 택시는 다음 날 경북 안동의 한 주차장에서 발견됐다. 애초 이 사건의 발단은 단순 택시 강도로 추정됐다. 택시 안에 있던 금품이 없어진 상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건을 살펴볼수록 일반적인 택시 강도와 우발적 살인 사건으로 보기에 미심쩍은 부분들이 눈에 띄었다.

이 씨에게 남겨진 그 날의 진실


"서로 격렬하게 싸우면서 찌를 때는 대칭으로 찌르고 이런 일이 없어요. 그리고 어느 한쪽으로 몰려요. 근데 대칭으로 찌른 걸 봐서는 상대방이 제압당한 상황에서 찔렸을 거라고 봅니다"
-이정빈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

시신의 상태는 참혹했다. 이 씨는 복부와 오른쪽 가슴, 왼쪽 가슴 총 세 곳에 자창(찔린 상처)을 입고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사망의 원인은 '실혈사(많은 피가 빠져나가 사망하는 것)'였다.

이 씨는 평소 택시 일과 농사를 함께할 정도로 건강했다. 의문스러운 것은 이 씨의 상체, 상흔에서 저항의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범인은 어떻게 건장한 40대 피해자를 완전히 제압하고 살해할 수 있었을까.

이상한 점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사건 현장에 있던 이 씨의 유류품은 일렬로 떨어져 있었다. 일반적인 사건 현장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칠흑같이 어두웠던 2003년 5월 새벽,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던 걸까.

단속 카메라에 찍힌 범인의 얼굴


"정신적으로 흥분된 상태이면 천천히 가기보다는 빨리 갈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과속카메라에 찍힌 것이라고 보는 것이죠"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잔혹한 살인 사건, 하지만 범인의 흔적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치열한 몸싸움이 일어났을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 현장, 범인이 장시간 타고 있던 피해자의 택시 어디에서도 범인의 흔적은 없었다.

대신 택시 곳곳에서는 무언가로 닦은 듯한 흔적이 발견됐다. 범인이 자신의 정체를 감추기 위해 범행 증거를 지운 것으로 추정됐다. 잔인한 범행과 완벽한 흔적 지우기, 사건은 점점 미궁으로 빠지는 듯했다.

그러던 중 결정적 증거가 나타났다. 도주하던 범인의 얼굴이 무인 단속 카메라에 찍힌 것이다. 하지만 당시 경찰은 CCTV 화질이 떨어진 탓에 범인의 턱에 수염이 났다고 추정하고, 용의선상에 주로 '턱수염'이 난 사람들을 올렸다.

하지만 14년이 지난 지금 발전한 과학 수사 기법을 활용해 재조사한 결과 범인의 턱수염으로 보였던 것은 그림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각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14년 전 의문의 범인을 추적해 본다.

이번 주 KBS 1TV '강력반 X-파일 끝까지 간다'(19일 밤 10시 30분)는 '영주 택시기사 살인 사건'의 진실을 쫓아간다.

[프로덕션2] 문경림 kbs.petitl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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