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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레드라인’ 규정, 得일까 失일까
입력 2017.08.18 (18:38) 멀티미디어 뉴스
대통령의 ‘레드라인’ 규정, 得일까 失일까
'北 도발' 단골 질문…"레드라인은?"

7월 4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화성-14형을 시험 발사했다. 이튿날(5일) 통일부 정례브리핑에서 "레드라인이라는 말이 자주 나오는데, 레드라인이라고 정해놓은 것이 있냐"는 질문이 나왔다. 이덕행 당시 대변인의 대답은 간결했다. "원래 레드라인은 공개하면 레드라인이 아니지 않습니까? 특별한 레드라인을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7월 28일 북한이 화성-14형을 2차 발사했다. 사흘 뒤(31일) 국회 국방위원회가 열렸다. 긴급 현안보고차 출석한 송영무 국방부장관에게 한 여당 의원이 물었다. "레드라인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있냐?" 송 장관은 "(레드라인은) 외교적인 수사로서, 미국 대통령이 얘기하는 레드라인을 넘었다 안 넘었다는 얘기 가지고 (언론이 기사를) 쓰고 있다"며 "실제로 미국에 직접적 위협이 되느냐는 기준을 가지고 미국 언론이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

7월 4일 통일부 정례브리핑을 진행하는 이덕행 당시 대변인7월 4일 통일부 정례브리핑을 진행하는 이덕행 당시 대변인

7월 31일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보고에 출석해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송영무 국방부 장관7월 31일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보고에 출석해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송영무 국방부 장관

트럼프 대통령도 언급 자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있을 때마다 군사적 수단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며 북한에 강력 경고했다. 지난 8일 “북한이 미국을 위협하면 지금껏 전 세계가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한 발언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런 트럼프 대통령조차 레드라인에 대해선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레드라인 긋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행동해야 한다면 행동한다”(5월 2일 美 폭스뉴스 인터뷰), “레드라인을 그려놓고 있지는 않다”(7월 6일 폴란드 바르샤바 기자회견)는 말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했다.


"공개되면 레드라인 아냐"

레드라인(red line)은 보통 ‘금지선’으로 번역해서 쓴다. 북핵문제와 관련해선,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에 대해 외교적 수단 대신 비외교적 수단(군사적 대응 포함)을 선택하게 되는 전환점 내지 기준을 일컫는다. 그 선을 넘으면 반드시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는 뜻도 포함돼 있다.

그런데 몇 가지 따져야 할 점이 있다. ▽선을 적절하게 그었는가 ▽선을 넘을 경우 어떻게 응징할 것인가 ▽선을 넘었음에도 응징을 하지 않으면 그 다음 어떤 결과가 따르나 등이다. 카드를 보여줄 듯 하면서 보여주지 않아야 자신의 입지가 넓어지고, 상대방의 공포심이 커진다. '레드라인은, 공개하면 레드라인이 아니다'는 통일부 대변인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2013년 오바마 당시 미 대통령이 시리아 정부에 "화학무기를 사용할 경우 레드라인을 넘는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실제 시리아가 민간인을 상대로 화학무기를 썼을 때 별 대응을 하지 않아 안팎으로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 / 17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 / 17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

'레드라인' 공식화 논란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레드라인’이 뭐냐는 질문에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완성하고 거기에 핵탄두를 탑재해 무기화하게 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야당을 중심으로 이에 대한 우려와 비판이 연이어 쏟아졌다. 요약하면 ▽문 대통령이 직접 언급했다는 점 ▽미국을 기준으로 한 레드라인이라는 점 ▽북한의 개별 핵실험, 미사일 발사는 레드라인이 아니라는 뜻으로 읽힐 수 있다는 점 ▽레드라인을 위반했을 때 대응 조치가 불분명하다는 점 등 문제가 많다는 것이다.

정부는 합참의장 후보자 인사청문회(18일), 외교부 대변인 정례 브리핑(17일) 등을 통해 진화에 나섰다. 외교부 브리핑에서는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가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의 엄중성과 시급성에 대한 심각한 인식에 따라서 이와 같은 언급을 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선을 넘으면 어떻게 하겠다’는 것보다 ‘(북한은) 선을 넘지 말라’는 데 방점이 찍힌 것으로 이해해 달라는 취지다.

하지만 이런 바람과 별도로 외교안보 관련 부처 담당자들은 후속 대책 논의에 정신없이 바빠졌다. 지금까지 레드라인은 모호하게 표현될 때 효력이 있는 것이라던 정부 당국자들은 딱히 할 말이 없다는 반응이다. 이들에겐 앞으로 '대통령 말씀'을 어떻게 가다듬어 정책에 반영할지 숙제가 하나 더 늘었다. 북한은 정부 바람대로 '선을 넘지 말라'는 경고로 읽고 있을까. 중요한 건, 우리 국민들이다. 한반도 안보 상황을 늘 피부로 느끼고 사는 우리 국민들은 대통령의 이번 레드라인 발언을 어떻게 읽었고, 또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 대통령의 ‘레드라인’ 규정, 得일까 失일까
    • 입력 2017.08.18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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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레드라인’ 규정, 得일까 失일까
'北 도발' 단골 질문…"레드라인은?"

7월 4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화성-14형을 시험 발사했다. 이튿날(5일) 통일부 정례브리핑에서 "레드라인이라는 말이 자주 나오는데, 레드라인이라고 정해놓은 것이 있냐"는 질문이 나왔다. 이덕행 당시 대변인의 대답은 간결했다. "원래 레드라인은 공개하면 레드라인이 아니지 않습니까? 특별한 레드라인을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7월 28일 북한이 화성-14형을 2차 발사했다. 사흘 뒤(31일) 국회 국방위원회가 열렸다. 긴급 현안보고차 출석한 송영무 국방부장관에게 한 여당 의원이 물었다. "레드라인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있냐?" 송 장관은 "(레드라인은) 외교적인 수사로서, 미국 대통령이 얘기하는 레드라인을 넘었다 안 넘었다는 얘기 가지고 (언론이 기사를) 쓰고 있다"며 "실제로 미국에 직접적 위협이 되느냐는 기준을 가지고 미국 언론이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

7월 4일 통일부 정례브리핑을 진행하는 이덕행 당시 대변인7월 4일 통일부 정례브리핑을 진행하는 이덕행 당시 대변인

7월 31일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보고에 출석해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송영무 국방부 장관7월 31일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보고에 출석해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송영무 국방부 장관

트럼프 대통령도 언급 자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있을 때마다 군사적 수단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며 북한에 강력 경고했다. 지난 8일 “북한이 미국을 위협하면 지금껏 전 세계가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한 발언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런 트럼프 대통령조차 레드라인에 대해선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레드라인 긋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행동해야 한다면 행동한다”(5월 2일 美 폭스뉴스 인터뷰), “레드라인을 그려놓고 있지는 않다”(7월 6일 폴란드 바르샤바 기자회견)는 말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했다.


"공개되면 레드라인 아냐"

레드라인(red line)은 보통 ‘금지선’으로 번역해서 쓴다. 북핵문제와 관련해선,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에 대해 외교적 수단 대신 비외교적 수단(군사적 대응 포함)을 선택하게 되는 전환점 내지 기준을 일컫는다. 그 선을 넘으면 반드시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는 뜻도 포함돼 있다.

그런데 몇 가지 따져야 할 점이 있다. ▽선을 적절하게 그었는가 ▽선을 넘을 경우 어떻게 응징할 것인가 ▽선을 넘었음에도 응징을 하지 않으면 그 다음 어떤 결과가 따르나 등이다. 카드를 보여줄 듯 하면서 보여주지 않아야 자신의 입지가 넓어지고, 상대방의 공포심이 커진다. '레드라인은, 공개하면 레드라인이 아니다'는 통일부 대변인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2013년 오바마 당시 미 대통령이 시리아 정부에 "화학무기를 사용할 경우 레드라인을 넘는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실제 시리아가 민간인을 상대로 화학무기를 썼을 때 별 대응을 하지 않아 안팎으로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 / 17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 / 17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

'레드라인' 공식화 논란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레드라인’이 뭐냐는 질문에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완성하고 거기에 핵탄두를 탑재해 무기화하게 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야당을 중심으로 이에 대한 우려와 비판이 연이어 쏟아졌다. 요약하면 ▽문 대통령이 직접 언급했다는 점 ▽미국을 기준으로 한 레드라인이라는 점 ▽북한의 개별 핵실험, 미사일 발사는 레드라인이 아니라는 뜻으로 읽힐 수 있다는 점 ▽레드라인을 위반했을 때 대응 조치가 불분명하다는 점 등 문제가 많다는 것이다.

정부는 합참의장 후보자 인사청문회(18일), 외교부 대변인 정례 브리핑(17일) 등을 통해 진화에 나섰다. 외교부 브리핑에서는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가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의 엄중성과 시급성에 대한 심각한 인식에 따라서 이와 같은 언급을 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선을 넘으면 어떻게 하겠다’는 것보다 ‘(북한은) 선을 넘지 말라’는 데 방점이 찍힌 것으로 이해해 달라는 취지다.

하지만 이런 바람과 별도로 외교안보 관련 부처 담당자들은 후속 대책 논의에 정신없이 바빠졌다. 지금까지 레드라인은 모호하게 표현될 때 효력이 있는 것이라던 정부 당국자들은 딱히 할 말이 없다는 반응이다. 이들에겐 앞으로 '대통령 말씀'을 어떻게 가다듬어 정책에 반영할지 숙제가 하나 더 늘었다. 북한은 정부 바람대로 '선을 넘지 말라'는 경고로 읽고 있을까. 중요한 건, 우리 국민들이다. 한반도 안보 상황을 늘 피부로 느끼고 사는 우리 국민들은 대통령의 이번 레드라인 발언을 어떻게 읽었고, 또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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