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바늘구멍 뚫은 신입교사…알고보니 교장 ‘조카·손녀’

입력 2017.08.18 (21:34) 수정 2017.08.18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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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 학교 선생님 되기가 바늘 구멍 통과하는 것 만큼이나 어려운데요.

일부 사립학교에서 이 바늘 구멍을 통과한 사람이 누군지 봤더니 그 학교 교장의 조카와 손녀로 확인됐습니다.

채용 절차에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홍성희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사립학교법인은 올해 초 고등학교 교사 1명을 채용했습니다.

경쟁률은 250대 1.

최종합격자는 서류와 필기 시험 성적은 10등 밖이었지만 수업실연과 면접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1등이 됐습니다.

당시 수업실연과 면접 평가위원 3명은, 이 학교 교장과 교사 2명.

최종 합격자는 바로 교장의 조카였습니다.

사립학교 교원 채용지침은 응시자의 특수관계자를 채용과정에서 배제하라고 돼 있지만 지키지 않은 겁니다.

서울의 또 다른 학교법인.

이 법인은 지난 2015년 교사 3명을 채용했는데, 합격자 중 1명이 당시 교장이자, 설립자의 손녀였습니다.

당시 채용 시험은 필기 50점에 수업실연과 면접이 각각 100점이었습니다.

그런데 면접위원 3명 중 1명이 합격자의 할아버지인 학교 교장이었습니다.

시 교육청은 두 학교 모두 채용 과정이 공정하지 않았다며, 관련자에 대한 경고나 징계를 법인에 요구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은 교사 채용 과정의 공정성을 위해 채용 절차를 교육청에 위탁해 실시하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이를 수용한 학교법인은 138곳 중 9곳에 불과합니다.

이때문에 예비 교사들 사이에선 채용과정에 대한 불신이 팽배합니다.

<녹취> 예비 교사(음성변조) : "제 과목이 영어인데 영어 관련된 시험이 하나도 없었어요. 100% 논술. 검증 없이도 뽑는 거로 봐서 내정자가 있다, 이런 얘기도..."

사립학교 교사 인건비는 대부분 교육청에서 지원하는데 올해 서울시 교육청 지원금만 1조 3백억 원에 달합니다.

KBS 뉴스 홍성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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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바늘구멍 뚫은 신입교사…알고보니 교장 ‘조카·손녀’
    • 입력 2017-08-18 21:36:50
    • 수정2017-08-18 21:5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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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 학교 선생님 되기가 바늘 구멍 통과하는 것 만큼이나 어려운데요.

일부 사립학교에서 이 바늘 구멍을 통과한 사람이 누군지 봤더니 그 학교 교장의 조카와 손녀로 확인됐습니다.

채용 절차에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홍성희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사립학교법인은 올해 초 고등학교 교사 1명을 채용했습니다.

경쟁률은 250대 1.

최종합격자는 서류와 필기 시험 성적은 10등 밖이었지만 수업실연과 면접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1등이 됐습니다.

당시 수업실연과 면접 평가위원 3명은, 이 학교 교장과 교사 2명.

최종 합격자는 바로 교장의 조카였습니다.

사립학교 교원 채용지침은 응시자의 특수관계자를 채용과정에서 배제하라고 돼 있지만 지키지 않은 겁니다.

서울의 또 다른 학교법인.

이 법인은 지난 2015년 교사 3명을 채용했는데, 합격자 중 1명이 당시 교장이자, 설립자의 손녀였습니다.

당시 채용 시험은 필기 50점에 수업실연과 면접이 각각 100점이었습니다.

그런데 면접위원 3명 중 1명이 합격자의 할아버지인 학교 교장이었습니다.

시 교육청은 두 학교 모두 채용 과정이 공정하지 않았다며, 관련자에 대한 경고나 징계를 법인에 요구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은 교사 채용 과정의 공정성을 위해 채용 절차를 교육청에 위탁해 실시하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이를 수용한 학교법인은 138곳 중 9곳에 불과합니다.

이때문에 예비 교사들 사이에선 채용과정에 대한 불신이 팽배합니다.

<녹취> 예비 교사(음성변조) : "제 과목이 영어인데 영어 관련된 시험이 하나도 없었어요. 100% 논술. 검증 없이도 뽑는 거로 봐서 내정자가 있다, 이런 얘기도..."

사립학교 교사 인건비는 대부분 교육청에서 지원하는데 올해 서울시 교육청 지원금만 1조 3백억 원에 달합니다.

KBS 뉴스 홍성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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