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격 경질된 ‘트럼프 정권 설계사’ 배넌, 문제의 인터뷰

입력 2017.08.19 (08:29) 수정 2017.08.19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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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격 경질된 ‘트럼프 정권 설계사’ 배넌, 문제의 인터뷰

전격 경질된 ‘트럼프 정권 설계사’ 배넌, 문제의 인터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렸던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18일(현지시간) 전격 경질됐다.

그의 경질이 주목되는 것은 그가 극우적 성향으로 트럼프 정권의 설계사이자 대선 1등 공신이었는데, 정권 출범 7개월 만에 전격 경질됐기 때문이다.

배넌의 전격 경질은 이틀 전 그가 진보성향 매체 '아메리칸 프로스펙트' 와의 인터뷰에서 했던 발언이 문제가 됐다. 당시 그는 인터뷰에서 '북핵 군사해법은 없다', '주한미군 철수협상을 고려할 수 있다'는 발언을 해 큰 파문을 일으켰다.

특히 이 중 북한 핵·미사일 위협과 관련해 "군사 적 해법은 없다"는 발언을 보고 트럼프 대통령이 격노 했다고 CNN이 백악관 관리들의 말을 통해 전했다. 배런의 발언이 자신의 '화염과 분노' 언급과 정면으로 부딪친다는 판단을 한 트럼프 대통령이 크게 격노한 것으로 전해진다.

배넌은 인터뷰에서 중국이 북한의 핵 개발을 동결시키는 대가로 미국은 한반도에서 주한미군을 철수하는 내용의 협상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혀 파문을 일으켰다.

또 그는 버지니아 주 샬러츠빌 유혈사태와 관련해 백인우월주의자들을 심하게 비난하지 말라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언했다는 점이 보도되면서 민주당 등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았다.


미 극우성향 매체 '브레이트바트' 설립자 출신인 배넌은 지난해 트럼프 대선캠프 최고경영자(CEO)를 맡아 대선 승리를 이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팔'인 그는 대표적 국정과제인 '반(反)이민 행정명령' 등을 입안하며 국정의 우경화를 이끌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실세 사위'이자 온건파인 재러드 쿠슈너 선임고문 등과 노선 갈등을 빚는 등 늘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오늘이 (백악관에서) 배넌의 마지막 날이 될 것이라는 것에 대해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과 배넌 사이에 상호 합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백악관의 확인에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고위 측근들에게 배넌의 경질을 결정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배넌 측 관계자는 백악관을 떠나기로 한 것은 배넌의 아이디어라면서 그가 지난 7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직서를 제출했고, 이는 이번 주 초 공식 발표될 예정이었지만 버지니아 주 샬러츠빌에서 발생한 유혈사태 여파로 지연됐다고 주장했다.

한편 트럼프 정권의 설계사이자 대선 1등 공신이었던 배넌이 전격 경질됨에 따라 '미국 우선주의'를 전면에 내세웠던 트럼프 정부의 향배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공약을 정책으로 집행하는 데 조언해왔던 우파 민족주의자 배넌의 경질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지지해왔던 보수진영으로부터의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전망했다.


이하는 문제가 된 배런의 지난 16일 아메리칸 프로스펙트와 한 인터뷰의 주요 내용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관련해 "군사적 해법은 없다. 그건 잊어버려라. 누군가 (전쟁 시작) 30분 안에 재래식 무기 공격으로 서울 시민 1천만 명이 죽지 않을 수 있도록 방정식을 풀어 내게 보여줄 때까지 군사적 해법은 없다"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이 북한의 핵 개발을 동결시키는 대신 미국은 한반도에서 주한미군을 철수하는 내용의 협상을 고려할 수 있다. 물론 그런 딜(거래)은 요원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중국과 경제전쟁을 하고 있다.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 등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조사 명령은 첫걸음에 불과하다. 향후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 덤핑 문제에 대한 제소가 뒤따를 것이다. 우리는 열광적으로 중국과의 경제전쟁에 집중해야 한다. 우리가 계속 진다면 5년을 뒤처지게 된다. 내 생각에 10년이면 우리가 결코 회복할 수 없는 변곡점을 치게 될 것이다"

"나는 경제적 국수주의자다. 우리 둘(미국과 중국) 중 하나는 25년이나 30년 안에 패권국(hegemon)이 된다. 우리가 이 길에서 쓰러진다면 그들이 패권을 잡을 것이다. 한반도에서 그들이 우리를 툭툭 치고 있지만 그건 단지 사이드쇼(sideshow)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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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8-19 08:29:02
    • 수정2017-08-19 10:2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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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렸던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18일(현지시간) 전격 경질됐다.

그의 경질이 주목되는 것은 그가 극우적 성향으로 트럼프 정권의 설계사이자 대선 1등 공신이었는데, 정권 출범 7개월 만에 전격 경질됐기 때문이다.

배넌의 전격 경질은 이틀 전 그가 진보성향 매체 '아메리칸 프로스펙트' 와의 인터뷰에서 했던 발언이 문제가 됐다. 당시 그는 인터뷰에서 '북핵 군사해법은 없다', '주한미군 철수협상을 고려할 수 있다'는 발언을 해 큰 파문을 일으켰다.

특히 이 중 북한 핵·미사일 위협과 관련해 "군사 적 해법은 없다"는 발언을 보고 트럼프 대통령이 격노 했다고 CNN이 백악관 관리들의 말을 통해 전했다. 배런의 발언이 자신의 '화염과 분노' 언급과 정면으로 부딪친다는 판단을 한 트럼프 대통령이 크게 격노한 것으로 전해진다.

배넌은 인터뷰에서 중국이 북한의 핵 개발을 동결시키는 대가로 미국은 한반도에서 주한미군을 철수하는 내용의 협상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혀 파문을 일으켰다.

또 그는 버지니아 주 샬러츠빌 유혈사태와 관련해 백인우월주의자들을 심하게 비난하지 말라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언했다는 점이 보도되면서 민주당 등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았다.


미 극우성향 매체 '브레이트바트' 설립자 출신인 배넌은 지난해 트럼프 대선캠프 최고경영자(CEO)를 맡아 대선 승리를 이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팔'인 그는 대표적 국정과제인 '반(反)이민 행정명령' 등을 입안하며 국정의 우경화를 이끌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실세 사위'이자 온건파인 재러드 쿠슈너 선임고문 등과 노선 갈등을 빚는 등 늘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오늘이 (백악관에서) 배넌의 마지막 날이 될 것이라는 것에 대해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과 배넌 사이에 상호 합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백악관의 확인에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고위 측근들에게 배넌의 경질을 결정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배넌 측 관계자는 백악관을 떠나기로 한 것은 배넌의 아이디어라면서 그가 지난 7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직서를 제출했고, 이는 이번 주 초 공식 발표될 예정이었지만 버지니아 주 샬러츠빌에서 발생한 유혈사태 여파로 지연됐다고 주장했다.

한편 트럼프 정권의 설계사이자 대선 1등 공신이었던 배넌이 전격 경질됨에 따라 '미국 우선주의'를 전면에 내세웠던 트럼프 정부의 향배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공약을 정책으로 집행하는 데 조언해왔던 우파 민족주의자 배넌의 경질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지지해왔던 보수진영으로부터의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전망했다.


이하는 문제가 된 배런의 지난 16일 아메리칸 프로스펙트와 한 인터뷰의 주요 내용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관련해 "군사적 해법은 없다. 그건 잊어버려라. 누군가 (전쟁 시작) 30분 안에 재래식 무기 공격으로 서울 시민 1천만 명이 죽지 않을 수 있도록 방정식을 풀어 내게 보여줄 때까지 군사적 해법은 없다"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이 북한의 핵 개발을 동결시키는 대신 미국은 한반도에서 주한미군을 철수하는 내용의 협상을 고려할 수 있다. 물론 그런 딜(거래)은 요원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중국과 경제전쟁을 하고 있다.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 등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조사 명령은 첫걸음에 불과하다. 향후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 덤핑 문제에 대한 제소가 뒤따를 것이다. 우리는 열광적으로 중국과의 경제전쟁에 집중해야 한다. 우리가 계속 진다면 5년을 뒤처지게 된다. 내 생각에 10년이면 우리가 결코 회복할 수 없는 변곡점을 치게 될 것이다"

"나는 경제적 국수주의자다. 우리 둘(미국과 중국) 중 하나는 25년이나 30년 안에 패권국(hegemon)이 된다. 우리가 이 길에서 쓰러진다면 그들이 패권을 잡을 것이다. 한반도에서 그들이 우리를 툭툭 치고 있지만 그건 단지 사이드쇼(sideshow)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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