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부, 국회서도 ‘개인 청구권’ 인정했다

입력 2017.08.20 (08:36) 수정 2017.08.20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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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5년 한일청구권·경제협력협정 체결 이후 국회 답변에서도 일본 정부가 최소한 1990년대까지 국가간 합의에도 개인청구권이 존재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시민단체 '나고야미쓰비시 조선여자정신대소송을 지원하는 모임'이 국회 속기록을 정리한 자료를 공개하고 이같이 밝혔다.

1991년 3월 26일 참의원 내각위원회에서 다카시마 유슈 당시 외무성 외무대신관방은 "시베리아에 억류됐던 일본인 피해자가 소련에 대한 청구권을 보유하고 있느냐"는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외무대신관방은 "청구권 포기는 국가 자신의 청구권 및 국가가 자동적으로 갖는 것으로 생각되는 외교보호권의 포기"라며 "일본 국민 개인이 소련이나 소련국민에 대한 청구권까지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같은 해 8월 27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야나이 순지 당시 외무성 조약국장은 "청구권협정은 한일 양국이 국가가 가지는 외교보호권을 서로 포기한 것"이라며 "개인 청구권 자체를 국내법적 의미로 소멸시킨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런 입장은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 당시 일본 외무성이 대외비로 작성했다가 2008년 공개됐던 내부 문서에도 언급됐던 내용이다.

외무성은 이 문서에서 "한일청구권 협정 2조의 의미는 외교보호권을 행사하지 않는다고 약속한 것이고, 국민의 재산으로 국가의 채무를 충당한 것은 아니다"라며 "개인이 상대국 국내법상의 청구권을 갖는지, 아닌지에 대한 것이 아니다"라고 적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이후 슬그머니 외교보호권 포기는 개인청구권 해결과 같은 의미"라고 말을 바꾸기 시작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징용 피해자의 개인 청구권 인정을 촉구한 데 대해 일본 정부는 "한일 양국이 미래지향적인 관계구축을 지향하는 데 찬물을 끼얹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오히려 일본 정부가 개인 청구권을 인정했던 것으로 드러난 만큼 일본 정부의 비판은 자기모순에 빠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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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8-20 08:36:10
    • 수정2017-08-20 15:26:16
    국제
1965년 한일청구권·경제협력협정 체결 이후 국회 답변에서도 일본 정부가 최소한 1990년대까지 국가간 합의에도 개인청구권이 존재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시민단체 '나고야미쓰비시 조선여자정신대소송을 지원하는 모임'이 국회 속기록을 정리한 자료를 공개하고 이같이 밝혔다.

1991년 3월 26일 참의원 내각위원회에서 다카시마 유슈 당시 외무성 외무대신관방은 "시베리아에 억류됐던 일본인 피해자가 소련에 대한 청구권을 보유하고 있느냐"는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외무대신관방은 "청구권 포기는 국가 자신의 청구권 및 국가가 자동적으로 갖는 것으로 생각되는 외교보호권의 포기"라며 "일본 국민 개인이 소련이나 소련국민에 대한 청구권까지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같은 해 8월 27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야나이 순지 당시 외무성 조약국장은 "청구권협정은 한일 양국이 국가가 가지는 외교보호권을 서로 포기한 것"이라며 "개인 청구권 자체를 국내법적 의미로 소멸시킨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런 입장은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 당시 일본 외무성이 대외비로 작성했다가 2008년 공개됐던 내부 문서에도 언급됐던 내용이다.

외무성은 이 문서에서 "한일청구권 협정 2조의 의미는 외교보호권을 행사하지 않는다고 약속한 것이고, 국민의 재산으로 국가의 채무를 충당한 것은 아니다"라며 "개인이 상대국 국내법상의 청구권을 갖는지, 아닌지에 대한 것이 아니다"라고 적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이후 슬그머니 외교보호권 포기는 개인청구권 해결과 같은 의미"라고 말을 바꾸기 시작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징용 피해자의 개인 청구권 인정을 촉구한 데 대해 일본 정부는 "한일 양국이 미래지향적인 관계구축을 지향하는 데 찬물을 끼얹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오히려 일본 정부가 개인 청구권을 인정했던 것으로 드러난 만큼 일본 정부의 비판은 자기모순에 빠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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