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운전사’ 올해 첫 천만 영화…흥행 비결 세 가지

입력 2017.08.20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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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운전사’ 올해 첫 천만 영화…흥행 비결 세 가지

‘택시운전사’ 올해 첫 천만 영화…흥행 비결 세 가지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 ‘택시운전사’가 올해 첫 천만 영화에 등극했다.

배급사 쇼박스에 따르면 오늘(20일) 오전 8시 기준으로 누적 관객 수가 1천6만8천708명으로 집계됐다.

개봉 19일 만에 천만 고지에 오른 건 역대 한국영화로는 15번째, 외화를 포함하면 19번째 기록이다.

지난해 1천156만 명을 모은 ‘부산행’ 이후 1년 만에 탄생한 천만 영화다. ‘부산행’도 개봉 19일째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개봉 12일째 천만 관객을 돌파한 역대 최고 흥행작 ‘명량’(2014년·누적 관객 수 1천761만5천여 명)에 이어 두 번째로 빠른 속도다.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 중에서는 ‘화려한 휴가’(2007년·누적 관객 수 685만 명)의 성적을 훨씬 웃돌았다.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광주의 참상을 전 세계에 알린 독일기자 고(故) 위르겐 힌츠페터(1937~2016)와 그를 광주로 데려다 준 서울의 택시운전사 김사복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총 제작비 150억 원을 들인 이 영화는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1위로 출발해 6일째 손익분기점인 450만 명을 넘겼다. 20일 현재 여전히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영화를 연출한 장훈 감독은 “5·18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이야기라서 영화를 만들며 큰 부담이 됐었는데, 많은 분과 소통할 수 있어서 더욱 뜻깊고 기쁘게 생각한다”며 “함께 고생한 배우와 제작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공감 코드'로 전 연령대로부터 고른 지지 받아

영화가 흥행에 성공한 핵심 요인 중 하나는 ‘공감’이다. 영화는 청년부터 중장년층까지 고른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CGV 리서치센터가 조사한 ‘택시운전사’ 관람객 연령대별 분포를 보면 20~50대에서 고른 지지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CGV 전체 평균치인 20대 30.5%, 50대 이상 10.6% 보다도 높은 수치다.


5·18 민주화운동이라는 현대사의 비극을 다루면서도 이를 외부인이자 소시민인 택시운전사의 시선으로 담아낸 점이 관객의 폭넓은 공감을 이끌어낸 요인으로 꼽힌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5·18을 소재로 했지만, 정치적 사건보다는 택시운전사와 독일기자 두 인물의 감동스토리에 초점을 맞춰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을 끌어들일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배급사인 쇼박스 측은 “5·18을 직접 겪었거나 기억하고 있는 중장년층 관객들에게는 공감대를, 여러 매체를 통해 간접 체험한 젊은 세대 관객들에게는 ‘평범한 사람들이 모여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고른 지지를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정치적 사건을 다룬 영화인 만큼 정치권의 단체관람도 이어졌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6일 페이스북 친구들과 함께 영화를 관람한 데 이어 13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힌츠페터 기자의 부인인 에델트라우트 브람슈테트 여사와 영화를 관람해 화제가 됐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지도부도 단체 관람 대열에 동참했다.

지난 11일 북미를 시작으로 해외에서도 개봉한 ‘택시운전사’는 미국의 평점 사이트 ‘로튼토마토’(www.rottentomatoes.com) 에서 신선도 지수 93%를 기록하며 평론가와 관객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스크린-관객 경계 허문 송강호의 명연기

주로 피해자의 시각에서 광주의 아픔을 담았던 과거 영화들과 달리 이 영화는 사태를 지켜보는 관찰자의 시점에서 감정을 이입하는 과정을 그렸다.

5·18을 직접 겪은 이들을 제외하면 영화를 보는 관객들 역시 관찰자이기 때문에 주인공과 비슷한 입장에서 감정이입을 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송강호의 연기가 스크린과 관객의 경계를 허무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것이 영화계의 중론이다.


송강호 특유의 친근한 이미지와 표현력으로 평범한 소시민이 광주의 참상을 목격한 뒤 겪는 내면의 변화를 세밀하게 그려내 관객의 호응을 끌어냈다는 평가다.

오동진 영화평론가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송강호의 연기, 특히 그의 전매특허인 중얼대는 독백 연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말했다.

'로튼토마토'에 평점을 매긴 뉴욕타임스는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은 건 평범한 근로자의 정치적 각성을 설득력 있게 전달한 배우 송강호”라며 그의 연기를 극찬했다.


‘택시운전사’의 천만 관객 돌파로 배우 송강호는 ‘괴물’(2006년), ‘변호인’(2013년)에 이어 세 번째 천만 영화의 주인공이 되면서 자신이 ‘흥행 보증 수표’임을 또 한 번 증명했다.

주연작만으로 ‘트리플 천만’ 기록을 세운 건 송강호가 처음이다.

장훈 감독은 “택시운전사의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송강호라는 배우밖에 떠오르지 않았다”면서 “그의 연기는 전형적인 보편성을 넘어 관객이 새롭고 재미있게 느낄 수 있는 보편성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영화 좋더라” 흥행 요소 된 관객의 입소문

관객의 입소문도 흥행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일주일 앞서 개봉한 ‘군함도’는 260억 원의 제작비와 황정민, 송중기, 소지섭 등 쟁쟁한 배우들의 포진,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할만한 소재로 인해 일찍부터 올해 첫 천만 영화로 점쳐졌다.

하지만 전체 상영관의 80%에 육박하는 스크린 독과점 논란과 역사 왜곡 논란 등으로 부정적인 여론이 일면서 흥행 기세가 예상보다 일찍 꺾였다.

반면 일주일 뒤 개봉된 ‘택시운전사’는 긍정적인 입소문이 주를 이루면서 두 작품의 희비가 엇갈렸다.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군함도’의 부진이 ‘택시운전사’에는 반사이익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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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택시운전사’ 올해 첫 천만 영화…흥행 비결 세 가지
    • 입력 2017-08-20 13:27:53
    취재K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 ‘택시운전사’가 올해 첫 천만 영화에 등극했다.

배급사 쇼박스에 따르면 오늘(20일) 오전 8시 기준으로 누적 관객 수가 1천6만8천708명으로 집계됐다.

개봉 19일 만에 천만 고지에 오른 건 역대 한국영화로는 15번째, 외화를 포함하면 19번째 기록이다.

지난해 1천156만 명을 모은 ‘부산행’ 이후 1년 만에 탄생한 천만 영화다. ‘부산행’도 개봉 19일째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개봉 12일째 천만 관객을 돌파한 역대 최고 흥행작 ‘명량’(2014년·누적 관객 수 1천761만5천여 명)에 이어 두 번째로 빠른 속도다.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 중에서는 ‘화려한 휴가’(2007년·누적 관객 수 685만 명)의 성적을 훨씬 웃돌았다.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광주의 참상을 전 세계에 알린 독일기자 고(故) 위르겐 힌츠페터(1937~2016)와 그를 광주로 데려다 준 서울의 택시운전사 김사복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총 제작비 150억 원을 들인 이 영화는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1위로 출발해 6일째 손익분기점인 450만 명을 넘겼다. 20일 현재 여전히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영화를 연출한 장훈 감독은 “5·18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이야기라서 영화를 만들며 큰 부담이 됐었는데, 많은 분과 소통할 수 있어서 더욱 뜻깊고 기쁘게 생각한다”며 “함께 고생한 배우와 제작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공감 코드'로 전 연령대로부터 고른 지지 받아

영화가 흥행에 성공한 핵심 요인 중 하나는 ‘공감’이다. 영화는 청년부터 중장년층까지 고른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CGV 리서치센터가 조사한 ‘택시운전사’ 관람객 연령대별 분포를 보면 20~50대에서 고른 지지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CGV 전체 평균치인 20대 30.5%, 50대 이상 10.6% 보다도 높은 수치다.


5·18 민주화운동이라는 현대사의 비극을 다루면서도 이를 외부인이자 소시민인 택시운전사의 시선으로 담아낸 점이 관객의 폭넓은 공감을 이끌어낸 요인으로 꼽힌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5·18을 소재로 했지만, 정치적 사건보다는 택시운전사와 독일기자 두 인물의 감동스토리에 초점을 맞춰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을 끌어들일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배급사인 쇼박스 측은 “5·18을 직접 겪었거나 기억하고 있는 중장년층 관객들에게는 공감대를, 여러 매체를 통해 간접 체험한 젊은 세대 관객들에게는 ‘평범한 사람들이 모여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고른 지지를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정치적 사건을 다룬 영화인 만큼 정치권의 단체관람도 이어졌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6일 페이스북 친구들과 함께 영화를 관람한 데 이어 13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힌츠페터 기자의 부인인 에델트라우트 브람슈테트 여사와 영화를 관람해 화제가 됐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지도부도 단체 관람 대열에 동참했다.

지난 11일 북미를 시작으로 해외에서도 개봉한 ‘택시운전사’는 미국의 평점 사이트 ‘로튼토마토’(www.rottentomatoes.com) 에서 신선도 지수 93%를 기록하며 평론가와 관객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스크린-관객 경계 허문 송강호의 명연기

주로 피해자의 시각에서 광주의 아픔을 담았던 과거 영화들과 달리 이 영화는 사태를 지켜보는 관찰자의 시점에서 감정을 이입하는 과정을 그렸다.

5·18을 직접 겪은 이들을 제외하면 영화를 보는 관객들 역시 관찰자이기 때문에 주인공과 비슷한 입장에서 감정이입을 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송강호의 연기가 스크린과 관객의 경계를 허무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것이 영화계의 중론이다.


송강호 특유의 친근한 이미지와 표현력으로 평범한 소시민이 광주의 참상을 목격한 뒤 겪는 내면의 변화를 세밀하게 그려내 관객의 호응을 끌어냈다는 평가다.

오동진 영화평론가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송강호의 연기, 특히 그의 전매특허인 중얼대는 독백 연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말했다.

'로튼토마토'에 평점을 매긴 뉴욕타임스는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은 건 평범한 근로자의 정치적 각성을 설득력 있게 전달한 배우 송강호”라며 그의 연기를 극찬했다.


‘택시운전사’의 천만 관객 돌파로 배우 송강호는 ‘괴물’(2006년), ‘변호인’(2013년)에 이어 세 번째 천만 영화의 주인공이 되면서 자신이 ‘흥행 보증 수표’임을 또 한 번 증명했다.

주연작만으로 ‘트리플 천만’ 기록을 세운 건 송강호가 처음이다.

장훈 감독은 “택시운전사의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송강호라는 배우밖에 떠오르지 않았다”면서 “그의 연기는 전형적인 보편성을 넘어 관객이 새롭고 재미있게 느낄 수 있는 보편성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영화 좋더라” 흥행 요소 된 관객의 입소문

관객의 입소문도 흥행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일주일 앞서 개봉한 ‘군함도’는 260억 원의 제작비와 황정민, 송중기, 소지섭 등 쟁쟁한 배우들의 포진,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할만한 소재로 인해 일찍부터 올해 첫 천만 영화로 점쳐졌다.

하지만 전체 상영관의 80%에 육박하는 스크린 독과점 논란과 역사 왜곡 논란 등으로 부정적인 여론이 일면서 흥행 기세가 예상보다 일찍 꺾였다.

반면 일주일 뒤 개봉된 ‘택시운전사’는 긍정적인 입소문이 주를 이루면서 두 작품의 희비가 엇갈렸다.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군함도’의 부진이 ‘택시운전사’에는 반사이익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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