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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삶, 참 파란만장했죠”…한 여자 선장의 인생
입력 2017.08.21 (15:05) | 수정 2017.08.21 (15:05) 인터넷 뉴스
“제 삶, 참 파란만장했죠”…한 여자 선장의 인생
전라남도 완도군의 외딴섬 충도. 이곳에 사는 김가영(50) 씨는 여자 선장이다.

가영 씨는 중학교를 졸업하면서부터 아버지와 멸치 배를 탔다. 요즘 하는 일은 다시마 농사. 센 물살을 좋아하는 다시마를 키우는 건 웬만한 남자들도 하기 힘든 일이다.


힘든 일의 연속이지만 가영 씨는 남들에게 도움 한 번 청하지 않고 벌써 7년째 홀로 다시마를 키우고 있다. 다시마 농사는 특히나 손이 많이 간다. 바닷속에서 다 자란 다시마의 무게는 약 30kg. 무거운 다시마를 한배 가득 건져 올려 펄을 닦고, 그날 즉시 해풍과 햇살에 말려야 한다.

바닷일을 마치면 힘들 법도 한데 가영 씨는 다시 배 정비부터 집안일까지 혼자서 척척 해낸다. 그런 와중에도 가영 씨는 웃음을 잃지 않는다. "다시마,다시는 하지마"라며 스스로 위안으로 삼는다.

상처 입은 나를 따뜻하게 품어준 바다


가영 씨는 어려운 형편 탓에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못했다. 집안 살림을 돕던 가영 씨는 20살 때 결혼식을 올렸다. 제대로 연애 한 번 못 해 보고 아버지가 정해준 남자와 세 번 얼굴을 본 뒤 결혼했다. 행복할 줄 알았던 결혼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가영 씨는 남편의 폭력에 시달려야 했다.

힘든 결혼 생활을 이어가던 중, 이번엔 갑작스럽게 신병(神病)이 찾아왔다. 남편에게 자식들을 빼앗기고 생이별을 해야 했다. 비극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가장 의지했던 친정 오빠가 배 사고로 바다에서 죽음을 맞았다. 이어 아버지마저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가영 씨는 결국 9년 전 내쫓기듯 충도로 왔다. 몸도 마음도 지쳐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도 많았지만, 이곳에서 다시 한 번 살아보기로 결심했다.

'내 삶은 내가 선택하자!'라고 마음먹은 가영 씨는 이후 누구보다 씩씩하게 살았다. 아직도 가끔 깊은 바다처럼 가슴 속에 묻어둔 슬픔이 밀려오지만 그럴 때마다 썰물처럼 조용히 흘려보낼 줄을 알게 됐다.

“안개가 걷히면 맑은 바다가 보일 거야”


가영 씨는 일을 벌이는 데 주저함이 없다. 얼마 전에는 규모가 큰 배 한 척을 사들였다.

하지만 엄마 서용심(74) 씨에겐 이런 모습이 못마땅하기만 하다. 용심 씨는 딸을 볼 때마다 항상 일을 벌이던 남편이 생각난다. 배 사고로 아들을 잃은 용심 씨에겐 뱃일에 빠진 딸을 볼 때마다 걱정이 앞선다. 나이 50이 되어도 엄마에겐 여전히 '물가에 내놓은 자식'인 셈이다.

엄마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가영 씨에겐 이제 두려움이 없다. 안개가 걷히면 맑은 바다가 보이듯 인생에서도 언젠가 힘든 시기가 지나갈 것을 알기 때문이다. 가영 씨는 오늘도 바다처럼 푸른 미래를 꿈꾸며 완도 끝자락에 있는 섬 충도에서 제2의 인생을 펼친다.


가영 씨의 이야기는 8월 21(월)~25일(금) 오전 7시 50분 KBS 1TV '인간극장-안개가 걷히면'에서 방송된다.

[프로덕션2] 문경림 kbs.petitlim@kbs.co.kr
  • “제 삶, 참 파란만장했죠”…한 여자 선장의 인생
    • 입력 2017.08.21 (15:05)
    • 수정 2017.08.21 (15:05)
    인터넷 뉴스
“제 삶, 참 파란만장했죠”…한 여자 선장의 인생
전라남도 완도군의 외딴섬 충도. 이곳에 사는 김가영(50) 씨는 여자 선장이다.

가영 씨는 중학교를 졸업하면서부터 아버지와 멸치 배를 탔다. 요즘 하는 일은 다시마 농사. 센 물살을 좋아하는 다시마를 키우는 건 웬만한 남자들도 하기 힘든 일이다.


힘든 일의 연속이지만 가영 씨는 남들에게 도움 한 번 청하지 않고 벌써 7년째 홀로 다시마를 키우고 있다. 다시마 농사는 특히나 손이 많이 간다. 바닷속에서 다 자란 다시마의 무게는 약 30kg. 무거운 다시마를 한배 가득 건져 올려 펄을 닦고, 그날 즉시 해풍과 햇살에 말려야 한다.

바닷일을 마치면 힘들 법도 한데 가영 씨는 다시 배 정비부터 집안일까지 혼자서 척척 해낸다. 그런 와중에도 가영 씨는 웃음을 잃지 않는다. "다시마,다시는 하지마"라며 스스로 위안으로 삼는다.

상처 입은 나를 따뜻하게 품어준 바다


가영 씨는 어려운 형편 탓에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못했다. 집안 살림을 돕던 가영 씨는 20살 때 결혼식을 올렸다. 제대로 연애 한 번 못 해 보고 아버지가 정해준 남자와 세 번 얼굴을 본 뒤 결혼했다. 행복할 줄 알았던 결혼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가영 씨는 남편의 폭력에 시달려야 했다.

힘든 결혼 생활을 이어가던 중, 이번엔 갑작스럽게 신병(神病)이 찾아왔다. 남편에게 자식들을 빼앗기고 생이별을 해야 했다. 비극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가장 의지했던 친정 오빠가 배 사고로 바다에서 죽음을 맞았다. 이어 아버지마저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가영 씨는 결국 9년 전 내쫓기듯 충도로 왔다. 몸도 마음도 지쳐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도 많았지만, 이곳에서 다시 한 번 살아보기로 결심했다.

'내 삶은 내가 선택하자!'라고 마음먹은 가영 씨는 이후 누구보다 씩씩하게 살았다. 아직도 가끔 깊은 바다처럼 가슴 속에 묻어둔 슬픔이 밀려오지만 그럴 때마다 썰물처럼 조용히 흘려보낼 줄을 알게 됐다.

“안개가 걷히면 맑은 바다가 보일 거야”


가영 씨는 일을 벌이는 데 주저함이 없다. 얼마 전에는 규모가 큰 배 한 척을 사들였다.

하지만 엄마 서용심(74) 씨에겐 이런 모습이 못마땅하기만 하다. 용심 씨는 딸을 볼 때마다 항상 일을 벌이던 남편이 생각난다. 배 사고로 아들을 잃은 용심 씨에겐 뱃일에 빠진 딸을 볼 때마다 걱정이 앞선다. 나이 50이 되어도 엄마에겐 여전히 '물가에 내놓은 자식'인 셈이다.

엄마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가영 씨에겐 이제 두려움이 없다. 안개가 걷히면 맑은 바다가 보이듯 인생에서도 언젠가 힘든 시기가 지나갈 것을 알기 때문이다. 가영 씨는 오늘도 바다처럼 푸른 미래를 꿈꾸며 완도 끝자락에 있는 섬 충도에서 제2의 인생을 펼친다.


가영 씨의 이야기는 8월 21(월)~25일(금) 오전 7시 50분 KBS 1TV '인간극장-안개가 걷히면'에서 방송된다.

[프로덕션2] 문경림 kbs.petitl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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