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미사일 기술 원천지 의혹 ‘드니프로’는 어디?

입력 2017.08.2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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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우크라이나 공장에서 제작된 로켓 엔진을 암시장에서 매입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미사일 시험에 성공했다는 미 언론의 보도가 최근 나왔다. 그동안 북한이 우크라이나의 로켓 기술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은 여러 차례 알려진 바 있다.

지난 2012년에는 북한 국적의 스파이 2명이 우크라이나에서 관련 기술을 훔치려고 현지에서 첩보 활동을 하다 붙잡혀 8년 형을 선고받은 적도 있다. 그들은 신형 로켓 엔진 디지인과 운항 기술, 첨단 연료 도달시스템에 대한 자료를 몰래 촬영해 평양으로 보내려 했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함께 로켓 기술을 개발해 오면서, 미사일 한 개로 10개의 핵탄두를 실어 나를 수 있는 모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RD-250’이라 불리는 이 모터는 우크라이나의 드니프로(Dnipro)시에는 있는 국영 로켓제작 업체 유즈마슈(Yuzhmash)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드니프로는 우크라이나 중남부 드네프로 강변에 위치한 전형적인 공업 도시다. 2011년 가을 이 도시를 방문했는데 큰 강과 오래된 건축물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광에 대한 기억이 새롭다...


현재 우크라이나 정부는 로켓 기술의 북한 유출 의혹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관련이 없다고 강력 부인하고 있고, 공장 측도 비슷한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현지 분위기는 조금 다르다. 가장 큰 가능성은 경제적인 이유다.

우크라이나의 드니프로는 우리나라의 울산이나 포항에 해당하는 공단 도시로 기계나 제철 같은 공산품을 주로 러시아에 수출해 왔었는데, 크림반도 독립과 러시아와의 대립으로 2014년 이후 수출길이 완전히 막힌 상태. 한 때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잘 살 던 도시’였지만 지금은 생활수준이 많이 하락했다. 이 때문에 이 공장에서 일하는 과학자들은 경제적인 유혹에 노출되기 쉽고, 그런 점을 노린 밀매상이나 무기거래상 또는 국제범죄단들이 로켓 기술을 구입한 뒤 북한 쪽에 거액을 주고 넘겼을 것이라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우크라이나의 로켓 기술이 불법적으로 거래되고 있다고 여러 번 지적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가 탄도미사일 확산 방지 국제조약에 가임했음에도 불구하고 로켓기술 해외 유출 억제에 정부 차원의 노력이 미흡했고, 특히 사탄(Satan) 미사일의 경우는 터키에 비밀리 수출하려 했다는 것이다. 사탄 미사일은 구소련 시대에 우크라이나 공장에서 개발돼 최근까지 러시아 군에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운용 기술은 주로 우크라이나 과학자들이 보유하고 있다.

이번에 북한으로 기술유출 의혹이 있는 RD-250 엔진은 사탄 미사일의 ICBM 발사체로 사용되고 있다. 또 러시아의 국가사회운용문제연구소 쥘린 소장도 로켓 기술의 북한 유출과 관련해, 북한으로 간 우크라이나 전문가들이 미사일 엔진을 복제했을 것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그에 설명에 따르면 지난해 3월 30일부터 6월 1일 사이에 유즈마슈 출신 엔지니어 6~10명 정도가 북한으로 일하러 갔으며, 몇 년 전에도 12~16명 정도의 우크라이나 전문가가 북한에서 활동했다는 것이다.


북한은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러시아에서도 로켓 기술을 얻으려고 노력해 왔었다. 모스크바 세레메티예보 국제공항에서 러시아 미사일 과학자와 가족 등 60명이 북한을 방문하려다가 경찰에 적발됐던 적이 있는데, 이들은 조사과정에서 북한의 미사일 기술을 끌어올리려는 조직으로부터 고용됐다고 밝혔다.

북한이 다른 나라에서 미사일 엔진 기술을 직접 입수했는지, 아니면 자체 기술로 개발했는지 아직 확실한 증거는 없다. 다만 일자리를 잃은 구소련 지역 과학자들이 북한에 입국해 어느 정도 기술을 전수했을 가능성은 높다. 요즘은 많이 나아졌지만 우크라이나나 러시아의 경우 경제적인 면에서 과학자에 대한 대우가 우리가 생각한 것 보다 훨씬 낮아 깜짝 놀랄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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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 미사일 기술 원천지 의혹 ‘드니프로’는 어디?
    • 입력 2017-08-22 11:00:39
    취재K
북한이 우크라이나 공장에서 제작된 로켓 엔진을 암시장에서 매입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미사일 시험에 성공했다는 미 언론의 보도가 최근 나왔다. 그동안 북한이 우크라이나의 로켓 기술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은 여러 차례 알려진 바 있다.

지난 2012년에는 북한 국적의 스파이 2명이 우크라이나에서 관련 기술을 훔치려고 현지에서 첩보 활동을 하다 붙잡혀 8년 형을 선고받은 적도 있다. 그들은 신형 로켓 엔진 디지인과 운항 기술, 첨단 연료 도달시스템에 대한 자료를 몰래 촬영해 평양으로 보내려 했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함께 로켓 기술을 개발해 오면서, 미사일 한 개로 10개의 핵탄두를 실어 나를 수 있는 모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RD-250’이라 불리는 이 모터는 우크라이나의 드니프로(Dnipro)시에는 있는 국영 로켓제작 업체 유즈마슈(Yuzhmash)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드니프로는 우크라이나 중남부 드네프로 강변에 위치한 전형적인 공업 도시다. 2011년 가을 이 도시를 방문했는데 큰 강과 오래된 건축물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광에 대한 기억이 새롭다...


현재 우크라이나 정부는 로켓 기술의 북한 유출 의혹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관련이 없다고 강력 부인하고 있고, 공장 측도 비슷한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현지 분위기는 조금 다르다. 가장 큰 가능성은 경제적인 이유다.

우크라이나의 드니프로는 우리나라의 울산이나 포항에 해당하는 공단 도시로 기계나 제철 같은 공산품을 주로 러시아에 수출해 왔었는데, 크림반도 독립과 러시아와의 대립으로 2014년 이후 수출길이 완전히 막힌 상태. 한 때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잘 살 던 도시’였지만 지금은 생활수준이 많이 하락했다. 이 때문에 이 공장에서 일하는 과학자들은 경제적인 유혹에 노출되기 쉽고, 그런 점을 노린 밀매상이나 무기거래상 또는 국제범죄단들이 로켓 기술을 구입한 뒤 북한 쪽에 거액을 주고 넘겼을 것이라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우크라이나의 로켓 기술이 불법적으로 거래되고 있다고 여러 번 지적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가 탄도미사일 확산 방지 국제조약에 가임했음에도 불구하고 로켓기술 해외 유출 억제에 정부 차원의 노력이 미흡했고, 특히 사탄(Satan) 미사일의 경우는 터키에 비밀리 수출하려 했다는 것이다. 사탄 미사일은 구소련 시대에 우크라이나 공장에서 개발돼 최근까지 러시아 군에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운용 기술은 주로 우크라이나 과학자들이 보유하고 있다.

이번에 북한으로 기술유출 의혹이 있는 RD-250 엔진은 사탄 미사일의 ICBM 발사체로 사용되고 있다. 또 러시아의 국가사회운용문제연구소 쥘린 소장도 로켓 기술의 북한 유출과 관련해, 북한으로 간 우크라이나 전문가들이 미사일 엔진을 복제했을 것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그에 설명에 따르면 지난해 3월 30일부터 6월 1일 사이에 유즈마슈 출신 엔지니어 6~10명 정도가 북한으로 일하러 갔으며, 몇 년 전에도 12~16명 정도의 우크라이나 전문가가 북한에서 활동했다는 것이다.


북한은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러시아에서도 로켓 기술을 얻으려고 노력해 왔었다. 모스크바 세레메티예보 국제공항에서 러시아 미사일 과학자와 가족 등 60명이 북한을 방문하려다가 경찰에 적발됐던 적이 있는데, 이들은 조사과정에서 북한의 미사일 기술을 끌어올리려는 조직으로부터 고용됐다고 밝혔다.

북한이 다른 나라에서 미사일 엔진 기술을 직접 입수했는지, 아니면 자체 기술로 개발했는지 아직 확실한 증거는 없다. 다만 일자리를 잃은 구소련 지역 과학자들이 북한에 입국해 어느 정도 기술을 전수했을 가능성은 높다. 요즘은 많이 나아졌지만 우크라이나나 러시아의 경우 경제적인 면에서 과학자에 대한 대우가 우리가 생각한 것 보다 훨씬 낮아 깜짝 놀랄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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