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文 정부 너무 홍보에만 치중…처음이라 어설퍼 보이기도”

입력 2017.08.22 (14:21) 수정 2017.08.22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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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록을 출간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22일(오늘) 문재인 정부에 대해 "너무 홍보하는데 치중하는 게 아닌가 싶다. 취임 100여 일 되었는데 벌써 보고대회를 한다니, 장기적인 국가정책을 즉흥적으로 발표하고 나중에 말을 바꾸는 건 문제가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 전 총재는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자신의 책을 소개하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처음이라 어설프고 서툴러 보이는 게 사실이지만, 평가하기는 이르고 좀 기다려 주는 게 좋지 않을까"라면서도 이같이 밝혔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이 "간접민주주의로 우리 정치가 낙오됐다"고 한 발언에 대해서는 "직접 민주주의의 단점을 보완하고 보다 합리적으로 만든 게 간접 민주주의"라며 "촛불집회 등 집단의 의사표출은 필요할 때도 있지만, 그게 항시적이면 안 되고 일시적이어야 한다. 그런데 앞으로 대통령이 이러한 촛불집회의 집단 의사대로 가겠다는 거라면 굉장히 우려스럽다. 법치주의에 반하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우리법 연구회' 등 진보성향 법 연구모임에서 활동했던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해서는 "그 조직이 약간 좌파적으로 편향됐다 해도 소속원이 전부 그렇다고 할 것은 아니지 않나"라고 일단 옹호하며 "법관은 보편타당한 가치관을 가져야 하고, 법적 판단이든 기타 가치판단에 있어 절대 선입견에 좌우되지 않고 객관적 가치판단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보수 정당에는 "진심과 정도로 간다는 방향성만 확실히 가지고, 자꾸 서로 부딪히고 모색하다 보면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보수는 결국 큰 선거가 다가오면 통합한다"고 전망했다.

이어 "의원 수만 의식해서 합칠 생각을 하면 안 된다. 국민의 신뢰를 잃은 부분을 과감히 털어내고, 어느 쪽으로 합치더라도 상대에 대한 배려를 잃지 않고 신뢰하는 상태가 되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도 "지금 당장 표가 된다 해서 어디 쪽을 끌어 붙이고, 소위 유행하는 정치공학적으로 (하면) 능통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절대 거기에 함몰되거나 속으면 안 된다"며 정계개편이나 합종연횡에는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남북관계에서는 일관성을 강조했다. 이 전 총재는 "주변 눈치를 보며 그때그때 입장을 바꾸는 게 아니라, 합리적이면서도 왜 우리가 보수의 입장을 가야 하는지 진솔하게 설득할 수 있으면 된다고 본다"며 "김정은이 북핵을 축소할 수 있을 것처럼 하는 건 진짜 잘못된 생각이다. 지금은 대통령이 대화와 협상 얘기를 꺼낼 때가 아니다"라고 경계했다.

그러면서 "핵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면서 대신 주한미군 철수 등을 말하는 분들도 있는데 진짜 위험하다고 본다. 한미동맹은 친미, 반미의 문제가 아니라 자위의 울타리"라고 강조했다.

이 전 총재는 회고록 집필 이유로 "당시 내가 있던 한나라당의, 야당으로서의 역사는 잊혀진 역사가 되었다"며 "같이 고생했던 동지들, 야당의 역사를 남길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어 "부족하고 미숙한 내 바닥을 다 드러내는 게 과연 자신 있는가. 이런 생각이 들면서 불안하고 후회스러운 마음까지 들었다"며 "내가 진심을 가지고 신념에 관해 얘기하고, 내가 살면서 생각하고 느끼고 경험한 것들을 그대로 썼다. 이제 어떤 평가를 할지는 독자들이 할 일이고 나는 겸허하게 기다릴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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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7-08-22 14:27:29
    정치
회고록을 출간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22일(오늘) 문재인 정부에 대해 "너무 홍보하는데 치중하는 게 아닌가 싶다. 취임 100여 일 되었는데 벌써 보고대회를 한다니, 장기적인 국가정책을 즉흥적으로 발표하고 나중에 말을 바꾸는 건 문제가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 전 총재는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자신의 책을 소개하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처음이라 어설프고 서툴러 보이는 게 사실이지만, 평가하기는 이르고 좀 기다려 주는 게 좋지 않을까"라면서도 이같이 밝혔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이 "간접민주주의로 우리 정치가 낙오됐다"고 한 발언에 대해서는 "직접 민주주의의 단점을 보완하고 보다 합리적으로 만든 게 간접 민주주의"라며 "촛불집회 등 집단의 의사표출은 필요할 때도 있지만, 그게 항시적이면 안 되고 일시적이어야 한다. 그런데 앞으로 대통령이 이러한 촛불집회의 집단 의사대로 가겠다는 거라면 굉장히 우려스럽다. 법치주의에 반하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우리법 연구회' 등 진보성향 법 연구모임에서 활동했던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해서는 "그 조직이 약간 좌파적으로 편향됐다 해도 소속원이 전부 그렇다고 할 것은 아니지 않나"라고 일단 옹호하며 "법관은 보편타당한 가치관을 가져야 하고, 법적 판단이든 기타 가치판단에 있어 절대 선입견에 좌우되지 않고 객관적 가치판단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보수 정당에는 "진심과 정도로 간다는 방향성만 확실히 가지고, 자꾸 서로 부딪히고 모색하다 보면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보수는 결국 큰 선거가 다가오면 통합한다"고 전망했다.

이어 "의원 수만 의식해서 합칠 생각을 하면 안 된다. 국민의 신뢰를 잃은 부분을 과감히 털어내고, 어느 쪽으로 합치더라도 상대에 대한 배려를 잃지 않고 신뢰하는 상태가 되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도 "지금 당장 표가 된다 해서 어디 쪽을 끌어 붙이고, 소위 유행하는 정치공학적으로 (하면) 능통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절대 거기에 함몰되거나 속으면 안 된다"며 정계개편이나 합종연횡에는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남북관계에서는 일관성을 강조했다. 이 전 총재는 "주변 눈치를 보며 그때그때 입장을 바꾸는 게 아니라, 합리적이면서도 왜 우리가 보수의 입장을 가야 하는지 진솔하게 설득할 수 있으면 된다고 본다"며 "김정은이 북핵을 축소할 수 있을 것처럼 하는 건 진짜 잘못된 생각이다. 지금은 대통령이 대화와 협상 얘기를 꺼낼 때가 아니다"라고 경계했다.

그러면서 "핵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면서 대신 주한미군 철수 등을 말하는 분들도 있는데 진짜 위험하다고 본다. 한미동맹은 친미, 반미의 문제가 아니라 자위의 울타리"라고 강조했다.

이 전 총재는 회고록 집필 이유로 "당시 내가 있던 한나라당의, 야당으로서의 역사는 잊혀진 역사가 되었다"며 "같이 고생했던 동지들, 야당의 역사를 남길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어 "부족하고 미숙한 내 바닥을 다 드러내는 게 과연 자신 있는가. 이런 생각이 들면서 불안하고 후회스러운 마음까지 들었다"며 "내가 진심을 가지고 신념에 관해 얘기하고, 내가 살면서 생각하고 느끼고 경험한 것들을 그대로 썼다. 이제 어떤 평가를 할지는 독자들이 할 일이고 나는 겸허하게 기다릴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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