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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에 찍힌 총자국, 80년 택시운전사 송강호가 본 진실은…
입력 2017.08.23 (18:06) | 수정 2017.08.24 (09:46) 멀티미디어 뉴스
옥상에 찍힌 총자국, 80년 택시운전사 송강호가 본 진실은…
문재인 대통령이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해 23일 특별 진상 조사를 지시한 것은 두 가지다.

80년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공군 전투기의 출격 대기 명령이 있었다는 의혹, 그리고 군이 헬기를 이용해 시민군이 있던 전일빌딩에 무차별 기총 소사를 했는지 여부다.

이 중 전일빌딩 기총 소사는 지난해부터 관련 의혹이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지난해 말과 올 초 5.18 역사의 현장인 광주 금남로 전일빌딩 최상층에서는 총알 자국이 다량 발견됐다. 광주시 의뢰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현장 조사를 했는데, 다량의 탄흔이 나온 것이다. 이는 광주민주화운동 다시 계엄군이 헬기를 이용해 전일 빌딩에 있던 시민군을 향해 무차별 기총소사를 했다는 정황으로 볼 수 있다.

[연관 기사] “정지비행 상태서 발사”…5.18 헬기 사격 공식 확인

이에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때인 지난 3월 20일 전일빌딩을 찾아 현장을 둘러보기도 했다. 제37주년 5.18 기념사에서 문 대통령은 “헬기 사격까지 포함해 발포의 진상과 책임을 반드시 밝혀내겠다”고 약속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이던 지난 3월 광주 전일빌딩을 방문했을 때 모습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이던 지난 3월 광주 전일빌딩을 방문했을 때 모습

여기에 이번 특별조사 지시의 직접적 계기가 된 것은 공군 전투기의 출격 대기명령 증언이다.

최근 일부 언론에 5.18 당시 공군 전투기 조종사들이 전투기에 공대지 폭탄(공중에서 지상으로 투하하는 폭탄)을 장착한 채 출격을 대기했다는 인터뷰가 보도됐다.

1980년 공군 조종사였던 김 모 씨는 최근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5·18 사나흘 뒤 500파운드 폭탄 2발을 F5-E/F기에 싣고 광주로 출동할 준비를 했다. 고성능 기관포와 폭탄으로 무장하고 비상대기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이런 전투기 출격 명령은 처음 알려진 것으로, 만일 신군부가 광주에 전투기 폭격까지 준비한 것이 사실이라면 계엄군을 투입해 광주 시민에게 총격을 가한 것과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다.


"부대 작전 일지 확인"

문 대통령은 이런 사태의 심각성을 우려해 긴급히 국방부에 특별지시를 지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통령의 지시 몇 시간 뒤 국방부는 이날 오후 '5·18민주화운동 헬기 사격 및 전투기 대기 관련 국방부 특별조사단'을 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국방부는 "특별조사단에 '5·18 민주화운동' 관련 단체 등에서 참여를 요청해 오면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이뤄질 국방부 차원의 특별조사는 핵심 문건인 5·18 민주화운동 당시 부대 이동상황과 작전일지에 대한 확인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5·18 당시 광주에 파견된 부대는 대부분 육군본부 업무규정에 따라 전투(작전)상보와 부대사를 남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당시 광주 인근에 헬기를 출동시킨 육군 1항공여단의 전투상보와 부대사는 1차적인 조사 대상으로 꼽힌다. 공군 비행단의 5·18 당시 작전 및 상황일지도 포함된다. 기무사령부에 보관된 것으로 알려진 5·18 관련 자료 50여 권 중 기밀로 분류된 10여 권도 확인 대상이다.


광주 시민단체 “특별법 제정해야”


5.18 당시 발포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이 과거에 없었던 것은 아니다.

참여정부 때인 2007년 국방부 과거사위원회 조사에서는 시위대에 발포를 최종 명령한 사람을 찾기 위해 조사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군내에 관련 문서가 없고 전두환 씨 등 관련자들이 진술을 기피해 끝내 규명하지 못했다. 군은 지금도 5·18 당시 항공작전일지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시민들이 납득할 만한 진상 규명이 쉽지 않은 이유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이 이번에 또다시 조사를 지시한 것은 지금까지 드러나지 않았던 새로운 의혹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데다, 영화 ‘택시운전사’의 흥행 돌풍 이후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점도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영화 ‘택시운전사’는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택시기사 만섭(송강호扮)이 독일 기자를 태우고 광주로 내려가면서 벌어진 이야기를 그렸는데, 관객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여기에 최근 전두환 전 대통령이‘회고록’에서 “5·18 사태는 ‘폭동’이라는 말 이외에는 달리 표현할 말이 없다”며 비난한 것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두환 회고록은 전일빌딩 헬기 사격 의혹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단언하면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미국인 아놀드 피터슨 목사를 거론하며 “목사가 아니라 가면을 쓴 사탄”이라며 맹비난했다.

이 날 발표에 대해 광주 시민단체들과 5·18기념재단은 환영의 뜻을 표하면서도 "국회가 5·18 특별법 제정으로 진상규명에 발을 맞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5·18 재단 김양래 상임이사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 지시는 행정부 수반으로서 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의지 표명"이라면서도 "군은 과거에도 5·18 관련 기록을 폐기하거나 숨기기에 급급했다. 조속한 특별법 처리로 조사권을 지닌 진상규명특별위원회가 설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1980년 5월 당시 국가에 의한 인권유린과 폭력·학살·암매장 등을 조사해 미완의 5·18 진실을 밝혀내도록 규정한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안'은 지난달 발의돼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여야 반응 엇갈려

문 대통령 지시에 대해 여야는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특별조사 필요성에 공감을 표시하면서 "당에서도 특위 등 기구를 만들어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당도 "진상조사 지시를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이번 조사가 헬기 총격과 공군 출격대기에 국한돼서는 안 된다"면서 "군을 누가 움직였는지, 또 누가 국민을 향한 발포명령을 내렸는지가 조사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반면 보수야당인 바른정당은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불행한 과거에 대한 진실규명은 필요하지만, 북핵 위협이 연일 계속되고 을지훈련이 한창인 이때 국방부에 특별지시를 내린 것이 적절한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옥상에 찍힌 총자국, 80년 택시운전사 송강호가 본 진실은…
    • 입력 2017.08.23 (18:06)
    • 수정 2017.08.24 (09:46)
    멀티미디어 뉴스
옥상에 찍힌 총자국, 80년 택시운전사 송강호가 본 진실은…
문재인 대통령이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해 23일 특별 진상 조사를 지시한 것은 두 가지다.

80년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공군 전투기의 출격 대기 명령이 있었다는 의혹, 그리고 군이 헬기를 이용해 시민군이 있던 전일빌딩에 무차별 기총 소사를 했는지 여부다.

이 중 전일빌딩 기총 소사는 지난해부터 관련 의혹이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지난해 말과 올 초 5.18 역사의 현장인 광주 금남로 전일빌딩 최상층에서는 총알 자국이 다량 발견됐다. 광주시 의뢰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현장 조사를 했는데, 다량의 탄흔이 나온 것이다. 이는 광주민주화운동 다시 계엄군이 헬기를 이용해 전일 빌딩에 있던 시민군을 향해 무차별 기총소사를 했다는 정황으로 볼 수 있다.

[연관 기사] “정지비행 상태서 발사”…5.18 헬기 사격 공식 확인

이에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때인 지난 3월 20일 전일빌딩을 찾아 현장을 둘러보기도 했다. 제37주년 5.18 기념사에서 문 대통령은 “헬기 사격까지 포함해 발포의 진상과 책임을 반드시 밝혀내겠다”고 약속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이던 지난 3월 광주 전일빌딩을 방문했을 때 모습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이던 지난 3월 광주 전일빌딩을 방문했을 때 모습

여기에 이번 특별조사 지시의 직접적 계기가 된 것은 공군 전투기의 출격 대기명령 증언이다.

최근 일부 언론에 5.18 당시 공군 전투기 조종사들이 전투기에 공대지 폭탄(공중에서 지상으로 투하하는 폭탄)을 장착한 채 출격을 대기했다는 인터뷰가 보도됐다.

1980년 공군 조종사였던 김 모 씨는 최근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5·18 사나흘 뒤 500파운드 폭탄 2발을 F5-E/F기에 싣고 광주로 출동할 준비를 했다. 고성능 기관포와 폭탄으로 무장하고 비상대기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이런 전투기 출격 명령은 처음 알려진 것으로, 만일 신군부가 광주에 전투기 폭격까지 준비한 것이 사실이라면 계엄군을 투입해 광주 시민에게 총격을 가한 것과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다.


"부대 작전 일지 확인"

문 대통령은 이런 사태의 심각성을 우려해 긴급히 국방부에 특별지시를 지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통령의 지시 몇 시간 뒤 국방부는 이날 오후 '5·18민주화운동 헬기 사격 및 전투기 대기 관련 국방부 특별조사단'을 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국방부는 "특별조사단에 '5·18 민주화운동' 관련 단체 등에서 참여를 요청해 오면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이뤄질 국방부 차원의 특별조사는 핵심 문건인 5·18 민주화운동 당시 부대 이동상황과 작전일지에 대한 확인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5·18 당시 광주에 파견된 부대는 대부분 육군본부 업무규정에 따라 전투(작전)상보와 부대사를 남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당시 광주 인근에 헬기를 출동시킨 육군 1항공여단의 전투상보와 부대사는 1차적인 조사 대상으로 꼽힌다. 공군 비행단의 5·18 당시 작전 및 상황일지도 포함된다. 기무사령부에 보관된 것으로 알려진 5·18 관련 자료 50여 권 중 기밀로 분류된 10여 권도 확인 대상이다.


광주 시민단체 “특별법 제정해야”


5.18 당시 발포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이 과거에 없었던 것은 아니다.

참여정부 때인 2007년 국방부 과거사위원회 조사에서는 시위대에 발포를 최종 명령한 사람을 찾기 위해 조사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군내에 관련 문서가 없고 전두환 씨 등 관련자들이 진술을 기피해 끝내 규명하지 못했다. 군은 지금도 5·18 당시 항공작전일지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시민들이 납득할 만한 진상 규명이 쉽지 않은 이유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이 이번에 또다시 조사를 지시한 것은 지금까지 드러나지 않았던 새로운 의혹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데다, 영화 ‘택시운전사’의 흥행 돌풍 이후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점도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영화 ‘택시운전사’는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택시기사 만섭(송강호扮)이 독일 기자를 태우고 광주로 내려가면서 벌어진 이야기를 그렸는데, 관객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여기에 최근 전두환 전 대통령이‘회고록’에서 “5·18 사태는 ‘폭동’이라는 말 이외에는 달리 표현할 말이 없다”며 비난한 것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두환 회고록은 전일빌딩 헬기 사격 의혹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단언하면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미국인 아놀드 피터슨 목사를 거론하며 “목사가 아니라 가면을 쓴 사탄”이라며 맹비난했다.

이 날 발표에 대해 광주 시민단체들과 5·18기념재단은 환영의 뜻을 표하면서도 "국회가 5·18 특별법 제정으로 진상규명에 발을 맞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5·18 재단 김양래 상임이사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 지시는 행정부 수반으로서 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의지 표명"이라면서도 "군은 과거에도 5·18 관련 기록을 폐기하거나 숨기기에 급급했다. 조속한 특별법 처리로 조사권을 지닌 진상규명특별위원회가 설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1980년 5월 당시 국가에 의한 인권유린과 폭력·학살·암매장 등을 조사해 미완의 5·18 진실을 밝혀내도록 규정한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안'은 지난달 발의돼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여야 반응 엇갈려

문 대통령 지시에 대해 여야는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특별조사 필요성에 공감을 표시하면서 "당에서도 특위 등 기구를 만들어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당도 "진상조사 지시를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이번 조사가 헬기 총격과 공군 출격대기에 국한돼서는 안 된다"면서 "군을 누가 움직였는지, 또 누가 국민을 향한 발포명령을 내렸는지가 조사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반면 보수야당인 바른정당은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불행한 과거에 대한 진실규명은 필요하지만, 북핵 위협이 연일 계속되고 을지훈련이 한창인 이때 국방부에 특별지시를 내린 것이 적절한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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