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韓中 관계 중시”…훈훈한 30주년 맞이하려면?

입력 2017.08.25 (06:18) 수정 2017.08.25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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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만 韓中 관계 중시”…훈훈한 30주년 맞이하려면?

“말로만 韓中 관계 중시”…훈훈한 30주년 맞이하려면?

1. 관계 개선 의지 담긴 한국 축전

한중 수교 25주년인 어제(24일) 양국 정상은 축전을 교환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수교 25주년에 대해 "양국 정부와 국민이 긴밀한 소통과 교류, 협력을 통해 상호 이해와 신뢰를 높이고 이를 바탕으로 더욱 성숙한 관계를 발전시켜온 결과"라고 높게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시 주석과의 공감을 바탕으로 양국 관계를 양국의 공동번영, 더 나아가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시아와 세계의 평화발전에 이바지하는 '실질적인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지속 발전시켜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실질적'으로 발전시키자고 언급한 데서 우리 정부의 관계 개선 의지가 읽힙니다.

2. 불편한 심기 내비친 중국 축전

시진핑 주석은 메시지를 통해 "한중 수교 25년간 양측의 공동노력 하에 양국관계가 부단히 발전해 양국 국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었으며 역내 평화와 발전에 적극 이바지했고 이러한 양국 관계의 결실은 소중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중 관계를 매우 중시하고 있으며, 함께 노력해 정치적 상호신뢰를 공고히 하고, 이견을 타당하게 처리하며, 한중 관계를 안정적이고 건전하게 발전시켜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시 주석이 언급한 '안정적인 관계'라는 말에서 중국의 불편한 심기가 엿보입니다. 그동안 우리 정부와 중국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협력동반자 관계(김대중 정부), 전면적 협력동반자 관계(노무현 정부),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이명박 정부),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 내실화(박근혜 정부) 등의 문구를 써가며 양국간의 관계증진을 추구해 왔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사드문제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이는 "이견을 타당하게 처리"하자는 제안도 호의적인 표현보다는 중립적인 표현을 사용해, '지금까지는 타당하지 않았다'는 불만이 포함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옵니다.

3. 축소된 기념행사

한중 수교 25주년을 기념하는 중국 측 리셉션이 23일 저녁 베이징에서 열렸는데요. 중국에서는 천주 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이, 한국 측에서는 김장수 주중대사가 참석했습니다. 행사는 한중 양측 축사 후 바로 만찬으로 이어져 1시간 반 만에 끝났습니다. 5년 전 한중 수교 20주년에 한국과 중국이 행사를 공동 개최하고, 시진핑 당시 부주석 등 중국 당정 고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던 것과 분명 비교되는 모습이었습니다.


어제 (24일) 한중 수교 25주년 행사에는 완강 정치협상회의(정협) 부주석 겸 과학기술부장이 주빈으로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완 부주석은 공산당 자문기구인 정협의 국가지도자급 인사인데요, 직위는 장관급보다 한 단계 높지만, 한반도 비(非)전문가이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한국을 홀대하지도, 특별히 대우하지도 않는다'는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내비친 것이 아니겠느냐고 분석합니다.

주한 중국대사관 행사에는 우리 정부 대표로 임성남 외교부 제1차관이 참석했습니다. 외교부 관계자는 "한중 관계가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양국 대사관 주최 행사에 우리는 임 차관이, 중국에서는 장관급 인사가 방문함으로써 양국 관계를 중시하는 분위기는 아직 남아있다고 설명했습니다.

4. 훈훈한 30주년을 맞이하려면?

2015년 당시 한중 정상은 천안문 망루에 나란히 올라 중국 전승절 열병식을 지켜봤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취임 후 혈맹인 북한보다 우리나라를 먼저 방문했고 한중 관계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는 얘기까지 나왔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사드 배치 발표 이후 양국 관계는 급속도로 얼어붙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갈등이 오히려 서로의 경제·안보적 상황을 더 냉철하게 바라보게 된 계기가 됐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중국의 급속한 경제 성장과 함께 비약적으로 발전해온 양국 간의 협력관계는 사드 문제를 통과하면서 서로의 핵심이익과 국제사회에서의 위치에 대해 돌아보게 됐다는 겁니다.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지듯, 사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5년 뒤 한중 수교 30주년 축전과 기념행사의 내용을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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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8-25 06:18:04
    • 수정2017-08-25 06:18:36
    취재K
1. 관계 개선 의지 담긴 한국 축전 한중 수교 25주년인 어제(24일) 양국 정상은 축전을 교환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수교 25주년에 대해 "양국 정부와 국민이 긴밀한 소통과 교류, 협력을 통해 상호 이해와 신뢰를 높이고 이를 바탕으로 더욱 성숙한 관계를 발전시켜온 결과"라고 높게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시 주석과의 공감을 바탕으로 양국 관계를 양국의 공동번영, 더 나아가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시아와 세계의 평화발전에 이바지하는 '실질적인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지속 발전시켜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실질적'으로 발전시키자고 언급한 데서 우리 정부의 관계 개선 의지가 읽힙니다. 2. 불편한 심기 내비친 중국 축전 시진핑 주석은 메시지를 통해 "한중 수교 25년간 양측의 공동노력 하에 양국관계가 부단히 발전해 양국 국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었으며 역내 평화와 발전에 적극 이바지했고 이러한 양국 관계의 결실은 소중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중 관계를 매우 중시하고 있으며, 함께 노력해 정치적 상호신뢰를 공고히 하고, 이견을 타당하게 처리하며, 한중 관계를 안정적이고 건전하게 발전시켜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시 주석이 언급한 '안정적인 관계'라는 말에서 중국의 불편한 심기가 엿보입니다. 그동안 우리 정부와 중국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협력동반자 관계(김대중 정부), 전면적 협력동반자 관계(노무현 정부),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이명박 정부),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 내실화(박근혜 정부) 등의 문구를 써가며 양국간의 관계증진을 추구해 왔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사드문제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이는 "이견을 타당하게 처리"하자는 제안도 호의적인 표현보다는 중립적인 표현을 사용해, '지금까지는 타당하지 않았다'는 불만이 포함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옵니다. 3. 축소된 기념행사 한중 수교 25주년을 기념하는 중국 측 리셉션이 23일 저녁 베이징에서 열렸는데요. 중국에서는 천주 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이, 한국 측에서는 김장수 주중대사가 참석했습니다. 행사는 한중 양측 축사 후 바로 만찬으로 이어져 1시간 반 만에 끝났습니다. 5년 전 한중 수교 20주년에 한국과 중국이 행사를 공동 개최하고, 시진핑 당시 부주석 등 중국 당정 고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던 것과 분명 비교되는 모습이었습니다. 어제 (24일) 한중 수교 25주년 행사에는 완강 정치협상회의(정협) 부주석 겸 과학기술부장이 주빈으로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완 부주석은 공산당 자문기구인 정협의 국가지도자급 인사인데요, 직위는 장관급보다 한 단계 높지만, 한반도 비(非)전문가이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한국을 홀대하지도, 특별히 대우하지도 않는다'는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내비친 것이 아니겠느냐고 분석합니다. 주한 중국대사관 행사에는 우리 정부 대표로 임성남 외교부 제1차관이 참석했습니다. 외교부 관계자는 "한중 관계가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양국 대사관 주최 행사에 우리는 임 차관이, 중국에서는 장관급 인사가 방문함으로써 양국 관계를 중시하는 분위기는 아직 남아있다고 설명했습니다. 4. 훈훈한 30주년을 맞이하려면? 2015년 당시 한중 정상은 천안문 망루에 나란히 올라 중국 전승절 열병식을 지켜봤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취임 후 혈맹인 북한보다 우리나라를 먼저 방문했고 한중 관계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는 얘기까지 나왔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사드 배치 발표 이후 양국 관계는 급속도로 얼어붙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갈등이 오히려 서로의 경제·안보적 상황을 더 냉철하게 바라보게 된 계기가 됐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중국의 급속한 경제 성장과 함께 비약적으로 발전해온 양국 간의 협력관계는 사드 문제를 통과하면서 서로의 핵심이익과 국제사회에서의 위치에 대해 돌아보게 됐다는 겁니다.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지듯, 사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5년 뒤 한중 수교 30주년 축전과 기념행사의 내용을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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