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바뀐 ‘혈액형’, 진짜 살인범은 누구?…‘강력반 X-파일 끝까지 간다’

입력 2017.08.25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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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7월 28일 오후 1시경, 부산시 외곽에 있는 한 농수로에서 20대 여성의 시신이 발견됐다. 시신의 신원은 전날 밤 부산에서 실종된 미용사 김지혜(가명, 26세) 씨로 밝혀졌다.

지혜 씨는 성폭행을 당하고, 목이 졸려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지혜 씨 몸 안에 남아 있는 범인의 DNA를 감식한 결과, 혈액형은 A형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피해자 주변 인물은 물론 근처에 사는 남성 가운데 혈액형이 A형인 200여 명을 대상으로 수사에 나섰다.

하지만 1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범인은 잡히지 않고 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을까.

회식 장소에서 집까지 400m,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지혜 씨는 동네 미용실에서 근무하는 평범한 미용사였다. 밝고 쾌활한 성격에다 일로 바쁜 와중에도 봉사활동을 다닐 정도로 마음이 따뜻했다.

사건 당일, 지혜 씨는 퇴근 후 부산시 북구 덕천동의 한 유흥가에서 회식자리에 참석했다. 지혜 씨가 동료들과 헤어진 시간은 자정 무렵, 지혜 씨는 집으로 향했다.

회식 장소에서 지혜 씨 집까지의 거리는 400m 안팎, 걸어서 5분 거리에 불과했다. 이 짧은 시간에 누가 어떤 목적으로 평범한 20대 여성을 살해한 걸까.

범인은 피해자가 아는 사람?



"내가 생각할 때는 분명히 면식이 있는 사람이야. 덕천동에 그때 사람이 엄청나게 많았거든. 많이 있는 상태인데 어떻게 그렇게 납치를 했을까. 아는 사람이기 때문이지"
- 당시 사건 담당 형사

실종 직전 지혜 씨를 봤다는 목격자가 있었다. 목격자는 걸어가는 지혜 씨 옆으로 중형차 한 대가 급정거했다고 전했다. 이후, 김 씨는 차에서 내린 남성과 짧은 대화를 나눈 후 함께 차를 타고 떠났다.

목격자가 말한 상황은 많은 의문점을 남겼다. 목격자 진술을 보면 당시 해당 차량에는 운전석에 있는 남성과 지혜 씨와 대화를 나눈 남성 등 최소 2명의 남성이 있었다.

평소 지혜 씨는 귀가 시간을 집에 알릴 정도로 조심성이 많았다. 그런 지혜 씨가 자정이 넘은 시간 다수의 남성이 있는 차에 스스로 탄 이유는 무엇일까. 차를 탄 이후, 그녀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달라진 범인의 혈액형, 이유는?



"(2000년) 당시에 사용한 단백질을 통한 혈액형 분석법에서는 남성 세포와 여성 세포를 분리해서 혈액형을 분석하는 기술이 없었어요. 지금은 DNA를 통해서 남성 세포와 여성 세포를 분리해서 혈액형을 분석하는 기술이 개발되었습니다."
-황정호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복원연구관

부산지방경찰청 중요미제사건전담 수사팀은 그동안 발전된 기술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밝혀진 증거를 재조사해 보기로 했다. 최근 수사팀이 지혜 씨의 체내에 남아있던 DNA의 재검사를 의뢰한 결과 새로운 사실이 발견됐다. 범인의 혈액형은 애초 알려졌던 A형이 아닌 O형이었던 것.

사건이 일어났던 2000년에는 혈액 속의 남성 세포와 여성 세포를 분리하는 기술이 없었다. 그러나 2010년 '남성 세포'와 '여성 세포'를 분리할 수 있는 기술이 도입돼 더 정확한 범인의 혈액형을 밝혀낼 수 있었던 것이다.



이번 주 KBS 1TV '강력반 X-파일 끝까지 간다'(26일,토,밤 10시 30분)는 각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17년 전 의문의 범인을 추적해 본다.

[프로덕션2] 문경림 kbs.petitl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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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뒤바뀐 ‘혈액형’, 진짜 살인범은 누구?…‘강력반 X-파일 끝까지 간다’
    • 입력 2017-08-25 14: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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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7월 28일 오후 1시경, 부산시 외곽에 있는 한 농수로에서 20대 여성의 시신이 발견됐다. 시신의 신원은 전날 밤 부산에서 실종된 미용사 김지혜(가명, 26세) 씨로 밝혀졌다.

지혜 씨는 성폭행을 당하고, 목이 졸려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지혜 씨 몸 안에 남아 있는 범인의 DNA를 감식한 결과, 혈액형은 A형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피해자 주변 인물은 물론 근처에 사는 남성 가운데 혈액형이 A형인 200여 명을 대상으로 수사에 나섰다.

하지만 1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범인은 잡히지 않고 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을까.

회식 장소에서 집까지 400m,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지혜 씨는 동네 미용실에서 근무하는 평범한 미용사였다. 밝고 쾌활한 성격에다 일로 바쁜 와중에도 봉사활동을 다닐 정도로 마음이 따뜻했다.

사건 당일, 지혜 씨는 퇴근 후 부산시 북구 덕천동의 한 유흥가에서 회식자리에 참석했다. 지혜 씨가 동료들과 헤어진 시간은 자정 무렵, 지혜 씨는 집으로 향했다.

회식 장소에서 지혜 씨 집까지의 거리는 400m 안팎, 걸어서 5분 거리에 불과했다. 이 짧은 시간에 누가 어떤 목적으로 평범한 20대 여성을 살해한 걸까.

범인은 피해자가 아는 사람?



"내가 생각할 때는 분명히 면식이 있는 사람이야. 덕천동에 그때 사람이 엄청나게 많았거든. 많이 있는 상태인데 어떻게 그렇게 납치를 했을까. 아는 사람이기 때문이지"
- 당시 사건 담당 형사

실종 직전 지혜 씨를 봤다는 목격자가 있었다. 목격자는 걸어가는 지혜 씨 옆으로 중형차 한 대가 급정거했다고 전했다. 이후, 김 씨는 차에서 내린 남성과 짧은 대화를 나눈 후 함께 차를 타고 떠났다.

목격자가 말한 상황은 많은 의문점을 남겼다. 목격자 진술을 보면 당시 해당 차량에는 운전석에 있는 남성과 지혜 씨와 대화를 나눈 남성 등 최소 2명의 남성이 있었다.

평소 지혜 씨는 귀가 시간을 집에 알릴 정도로 조심성이 많았다. 그런 지혜 씨가 자정이 넘은 시간 다수의 남성이 있는 차에 스스로 탄 이유는 무엇일까. 차를 탄 이후, 그녀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달라진 범인의 혈액형, 이유는?



"(2000년) 당시에 사용한 단백질을 통한 혈액형 분석법에서는 남성 세포와 여성 세포를 분리해서 혈액형을 분석하는 기술이 없었어요. 지금은 DNA를 통해서 남성 세포와 여성 세포를 분리해서 혈액형을 분석하는 기술이 개발되었습니다."
-황정호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복원연구관

부산지방경찰청 중요미제사건전담 수사팀은 그동안 발전된 기술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밝혀진 증거를 재조사해 보기로 했다. 최근 수사팀이 지혜 씨의 체내에 남아있던 DNA의 재검사를 의뢰한 결과 새로운 사실이 발견됐다. 범인의 혈액형은 애초 알려졌던 A형이 아닌 O형이었던 것.

사건이 일어났던 2000년에는 혈액 속의 남성 세포와 여성 세포를 분리하는 기술이 없었다. 그러나 2010년 '남성 세포'와 '여성 세포'를 분리할 수 있는 기술이 도입돼 더 정확한 범인의 혈액형을 밝혀낼 수 있었던 것이다.



이번 주 KBS 1TV '강력반 X-파일 끝까지 간다'(26일,토,밤 10시 30분)는 각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17년 전 의문의 범인을 추적해 본다.

[프로덕션2] 문경림 kbs.petitl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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