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타] 영화 ‘VIP’ 女배우 역할 명(名) ‘여혐’ 논란

25일 현재 예매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영화 'VIP'가 여혐 논란에 휩싸였다.

영화 'VIP'는 국정원과 CIA의 기획으로 북에서 온 VIP 김광일(이종석)이 연쇄 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면서 그를 잡으려는 경찰(김명민)과 그를 지키려는 국정원 요원(장동건)의 이야기를 다뤘다.

영화 '신세계' 박훈정 감독의 차기작으로 배우 장동건, 김명민, 박희순, 이종석이 주연을 맡아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된 이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25일 현재 네이버 영화 평점 페이지 캡처

이 영화에 '1점 평점'이 쏟아지고 있는 이유는 뭘까?

25일 현재 네이버 영화 평점 페이지 캡처

별 1개를 준 한 누리꾼은 "여자는 남자캐릭터를 위한 성적 폭력의 대상이며, 그저 남자캐릭터의 잔혹함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에 불과하다"고 적었다. 또 어떤 이는 "모든 살인과 강간이 오로지 포르노로 소비되는 영화"라고 분노했다.

'여혐 논란'에 불을 붙인 건 영화 등장인물에 적힌 단역 여자 배우들의 역할명(名)이다.

좌 : 수정 전, 우 : 수정된 영화 ‘VIP’ 등장인물 화면 캡처

한 누리꾼이 올린 영화의 등장인물을 소개하는 캡처 화면을 보면 단역 여자 배우들의 역할 명이 '여자 시체', '홍콩 피해자'로 적혀있다. 일부 누리꾼들이 지적한 것처럼 여성을 그저 살인과 강간의 대상으로 표현한 것이다. 논란이 일자 현재 '여자 시체 역'은 '여자 역'으로, '홍콩피해자 역'은 '홍콩 대학생 역'으로 수정됐다.

하지만 급하게 수정된 '여자 역'이라는 말도 문제가 있다. 누리꾼들은 '여자'가 죽는 것이 중요한 거였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여성들의 연쇄 살인 사건을 다룬 다른 영화의 경우에는 피해자들을 어떻게 표현했을까?

좌: 영화 ‘청년경찰’, 우 : 영화 ‘살인의 추억’ 등장인물 화면 캡처

최근 개봉한 영화 '청년경찰' 역시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를 다뤘다. 하지만 '청년경찰'의 등장인물 소개를 보면 영화 속 범죄의 대상이 되는 여성들에게 '가출여고생 은미', '납치여고생 지원'이라는 이름을 적어주며 단순 '여자'가 아닌 하나의 '캐릭터'로 표현했다. '살인의 추억' 등장인물 소개에서도 '청년경찰'처럼 피해 여성들의 역할 이름을 적어 소개했다.

K스타 강이향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