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차두현 객원연구위원(아산정책연구원) “北 핵탄두 소형화, ICBM 완성 빠르면 1년 내 가능할 듯” ②

입력 2017.08.3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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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일시 : 2017년 8월 31일(목요일)
□ 출연자 : 차두현 객원연구위원(아산정책연구원)


“北 핵탄두 소형화, ICBM 완성 빠르면 1년 내 가능할 듯”

[윤준호] 이틀 전 일본 상공을 통과한 북한 탄도미사일은 IRBM, 중장거리탄도미사일인 화성-12형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북측은 이번 탄도 로켓 발사 훈련이 태평양상에서의 군사 작전의 첫걸음이라면서 앞으로 도발이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계속되는 북한의 도발과 관련해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말씀 나눠 봅니다. 차두현 객원연구위원님, 안녕하십니까?

[차두현] 네, 안녕하세요.

[윤준호] 북한이 탄도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 입장을 발표했죠. 어떤 내용입니까?

[차두현] 북한이 탄도 미사일 발사를 한 하루 뒤에 조선중앙TV에서 이 발사 사실에 대해서 자세히 보도했습니다. 전반적인 논조는, 발사가 아주 성공적이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김정은이 직접 참관하면서 지시를 내렸다는 내용이거든요. 다시 말해서 화성-12형으로 탄도 미사일이 확인이 조선중앙TV에서 공식적으로 된 거고요. 그리고 김정은이 일본과 태평양 지도를 앞에 놓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직접 화성-12형 발사 명령을 내리는 모습도 보여줬습니다.

[윤준호] 화성-12형 이게 중장거리 IRBM으로 알려져 있는데, 재원이 어떻게 됩니까?

[차두현] 5월 14일날 최초 실험 발사에 성공했습니다. 3월 18일날 김정은이 직접 참관하는 가운데 동창리에서 로켓 엔진 실험을 했습니다. 북한이 이 자체를 3.18 혁명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그때 실험했던 엔진을 3.18 엔진이라고 얘기합니다. 그 엔진이 장착돼 있는 탄도 미사일이라고 보시면 되겠고요. 정상적으로 발사될 때 사거리가 약 3000km에서 3500km로 추정되는 전형적인 중거리입니다. IRBM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윤준호] 그런데 이번 화성-12형이 방금 말씀해 주신 5월 14일 당시 실험 발사 때보다 탄두부가 조금 더 뭉툭해진 것 같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 부분이 혹시 대기권 재진입 기술과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요?

[차두현] 이건 북한측 자료만 보는 것이기 때문에 이중적인 해석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탄두부가 조금 더 뭉툭해졌다는 게 확연하게 차이가 날 정도로 보기에는 어렵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첫 번째는, 실제로 대기권 재진입을 위해서 탄두를 개량해서 설계했을 가능성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보는 각도에 따라서 탄두부라는 게 조금씩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5월 14일날 공개했던 발사 모양하고 지금 모양을 비교하면 촬영 각도가 약간 다른거든요. 그러기 때문에 탄두부 모양에 대해서 달라졌다는 느낌을 가져올 수 있겠죠.

[윤준호] 확인을 하기는 어렵겠군요.

[차두현] 네. 지금 나온 자료라는 게 대부분 북한측이 공개한 자료를 가지고 추정하는 거거든요.

[윤준호] 그런데 북한이 이번 화성-12형 발사를 하면서 예전과 같이 실험 발사라고 하지 않고 발사 훈련이라고 했습니다. 실전 배치 수준까지 자신 있다는 말일까요?

[차두현] 용어로 보면 그렇게 봐야겠죠. 왜냐하면 시험 발사라는 건 무기 체계를 개발해 가는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검증하는 거죠. 연습에 동원되는 무기들은 검증을 거친 무기들입니다. 다시 말해서, 사실 이미 실전에 배치된 무기들을 가지고 훈련을 하는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최소한 북한 입장에서는 이제 이건 실전 배치가 임박했거나 아니면 이미 실전 배치돼 있는 무기로 봐달라는 거죠.

[윤준호]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이 이런 말도 했습니다. 이번 훈련이 태평양상의 군사 작전을 위한 첫 걸음이자 미군 기지가 있는 괌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즉 태평양상의 군사 작전이라는 것은 미국을 겨냥한 발언이겠죠?

[차두현] 그렇죠. 대부분 미국의 아시아 지역 작전을 목적으로 한 기지들이 태평양상에 위치해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만약에 필요하다면 이런 미국의 해상 베이스들, 거점들에 대해서 자기네들도 일정한 대응 능력을 갖춰 나가겠다는 겁니다. 이게 북한의 의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윤준호] 그러면서 미국의 말과 행동을 계속 주시하고 지켜보겠다고 했는데요. 이건 어떻게 해석해야 될까요? 다시 말해서 이건 협박하는 어투일까요? 아니면 미국의 행동에 따라서는 조금 더 유화적인 쪽으로도 갈 수 있다는 여지로 봐야 할까요?

[차두현] 일단 뉘앙스를 한번 봐야 됩니다. 전반적으로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겠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8월 10일에서 13일 사이 간에 긴장이 고조되지 않았습니까?

[윤준호] 네, 말 폭탄이 오가면서요.

[차두현] 이 긴장이 조금 내려오는 듯한 기미를 보이고 북한이 먼저 자제를 하기 시작했고 그거에 대해서 의미를 부여한다는 성명들이 미국에서 나왔습니다. 이건 무슨 얘기냐면, 양쪽 다 흔히 얘기하는 치킨 게임입니다. 절벽을 보고 달려가다가 북한이 먼저 멈췄다고 미국은 주장한 겁니다. 최근에 북한은 우리가 겁나서 멈춘 게 아니라고 했습니다. 자기네는 미국측을 바라보고 있는 거고 미국이 오히려 겁이 나니까 이 사태를 정리하는 수순으로 가는 거라는 뉘앙스를 계속 주려고 하는 거예요. 다시 말해서, 기 싸움에서 확실하게 우위를 점하겠다는 것도 있고요. 그다음에 미국의 행동을 지켜보겠다고 이야기한 거는 결국은 당장 기 싸움에서 눌리기는 싫지만 직접적으로, 결정적으로 파국을 가져올 만한 행동은 당분간 유보하겠다는 거죠.

[윤준호] 그렇죠. 그래서 그런지 일각에서는 이런 평가도 있습니다. 북한이 최종적으로 미국과의 대화와 협상의 장으로 나아갈 때를 대비해서 몸값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서 이렇게 치킨 게임을 강하게 끌고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평가도 있던데요.

[차두현] 그렇죠. 상대방으로부터 최대한의 양보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가진 능력을 다 보여주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북한도 여기에 따라서 행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그렇기 때문에 아마 앞으로도 이런 부정기적으로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실험은 계속될 것으로 생각되고요. 우리가 흔히 레드라인, 마지노선이라고 얘기하는 ICBM과 미사일과 탄두를 결합할 수 있는 것도 조기에 보여주기 위해서 노력할 겁니다. 다시 말해서 이번에 한번 확 긴장을 다시 올렸다가 다시 눈치를 보는 게 아니고 자제하는 게 아니고 일단 자기네들이 보여줄 수 있는 능력을 다 보여줄 때까지는 긴장 수위를 스스로를 조정해 가면서 계속 발사를 할 가능성이 크다는 거죠.

[윤준호] 그러니까 일단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와 ICBM 완성을 할 때까지는 자신들의 스케줄대로 갈 거라는 거죠?

[차두현] 네, 그럴 가능성이 큽니다.

[윤준호] 그전 평가에서는 한 2년 걸릴 거라고 했는데, 그게 조금 더 당겨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이야기하고 있죠? 언제 완성될 것으로 보십니까?

[차두현] 제가 보기에는 빠르게 1년 내에도 완성이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윤준호] 내년까지요?

[차두현] 네. 적어도 제가 보기에는 북한은 금년 말이나 내년 초까지는 실험 후에, 나중에 보완을 하더라도 이미 성공을 했다고 할 것입니다.

[윤준호] 끝까지 계속적으로 이런 긴장 국면을 관리해 가면서, 즉 자신들의 말대로 주도권을 놓지 않으면서 정세를 관리해 가면서 결국은 완성 때까지 달려갈 것 같은데요. 일단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잇따라 계속 이틀 통화를 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화할 때가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트위터를 통해서는 대화가 답이 아니고 모든 옵션은 테이블 위에 있다고 했습니다. 미국은 지금 현재 상황에서는 최대한의 압박 말고는 다른 카드가 뚜렷하게는 보이지 않는 거죠?

[차두현] 그렇죠. 지금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는 건 경우에 따라서는 군사적인 옵션도 언제든지 구사할 수 있는 준비는 돼 있다는 겁니다. 다만 외교적인 해법 위주로 당분간은 대북 정책 운용을 해 나가되 양쪽 다 카드를 놓고 의제를 타협해 나가는 그런 협상은 지금 할 때가 아니라는 거죠.

[윤준호] 그런데 지금 최대한의 압박이라는 부분도 결국은 남은 거라고는 북한에 대한 원유 수출 금지와 북한의 해외 건설 인력을 아예 차단시키는 것, 이것 2개 아닙니까?

[차두현] 가장 핵심은 그런 조치들이지만 그동안 대북 제재와 관련한 유일한, 특히 북한측에 대해서 지나친 압박을 반대하는 측에서 내놓은 논리가 민생에 대한 압박은 하지 말라는 거였습니다. 결국은 민생에 어느 정도 타격이 가더라도 북한 체제의 특성상 모든 체제의 자원들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에 민생용이나 군사용을 구별하지 말고 압박 조치를 취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관건인데요. 또 하나는 북한이 아마 이것도 노린 거예요. UN안보리 결의안 2371이 통과된 지 채 한 달이 되지 않았거든요. 이렇게 되면 대북 비난 성명 같은 거는 나가게 돼 있지만 추가적인 결의안을 준비하고 추진하기에는 한계가 있어요. 각국마다 입장들이 다 다르고요. 그렇기 때문에 이 기간 동안 오히려 일탈 행위를 해버리면, 사고를 쳐버리면 추가적인 결의안은 나오지 않을 거라고 보는 거고 보통 우리가 결의안이 나오고 나면 이게 한두 달에 확연하게 효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를 많이 하는데요. 이게 최소한 6개월 이상은 가야 되거든요. 오히려 이걸 이용해서 북한은 사람들의 심리적인 면에서 제재가 소용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대화로 가야 된다는 제재 무용론을 부각시키기 위한 행보도 매우 큰 거죠.

[윤준호] 또 하나 문제는, 지금 우리가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수단이 너무 제한적이라는 겁니다. 어제 일본 아베 총리하고 우리 문재인 대통령하고 통화하면서 북한이 협상에 나오지 않고는 안 될 정도로 최대한 압박을 가하자는 데는 서로 동의했지만 압박의 키를 쥐고 있는 거는 중국과 러시아입니다. 미국, 일본, 한국이 아무리 해도 한계가 있을 겁니다. 우리가 취할 수 있는 방안이 특히 너무 제한적입니다. 거의 없어요.

[차두현]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요. 미국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그런데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건, 두 가지 면에서 봐야 됩니다. 하나는, 기존 제재보다 더 격상된 제재를 중국하고 러시아로부터 동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논거들을 발전시켜 나가는 겁니다. 다시 말해서 이런 겁니다. 중국과 러시아가 우려를 하는 건, 북한을 너무 압박했다가 체제나 정권에 위기가 오게 되면 오히려 자신들의 전략적인 이익이 손상된다고 보는 것이기 때문에 목적 자체가 북한 정권 체제의 위기를 유도하기 위한 게 아니라 어떻게든 앞으로 대화의 장으로 북한이 스스로 나오도록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겁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큰 압력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계속적으로 설득해 나가는 작업이 하나고요. 두 번째는, 제가 아까 말씀드렸던 겁니다. 우리가 너무 마음이 급합니다. 기존 제재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평가할 시간도 주지 않고 곧바로 ‘북한 끄떡없는 거 아니냐’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거거든요. 제재가 결과적으로 효과가 나오게 되면 우리가 지금 얘기하는 대북 협상 자원도 그렇고 주변국 협상 자원도 그렇고 제한돼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제재가 지속돼 나가면 그동안 상대적으로 효과가 덜한 걸로 생각되고 있는 우리 카드들도 효과가 살아난단 말이에요. 그때까지 어느 정도 평정심을 유지하느냐가 상당히 중요한 관건입니다.

[윤준호]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조금 더 시간을 가지고 전략적으로 판단해야 되겠네요. 여러 가지로 눈에 딱 들어오는 부분이 없기 때문에 많이 아쉽고 답답하긴 합니다. 오늘 차두현 위원님 말씀대로 우리 정부도 일단 좌측, 우측 깜박이를 왔다 갔다하기보다는 차분하게 상황을 관리해 나갈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차두현] 네, 감사합니다.

[윤준호] 지금까지 아산정책연구원 차두현 객원연구위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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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차두현 객원연구위원(아산정책연구원) “北 핵탄두 소형화, ICBM 완성 빠르면 1년 내 가능할 듯” ②
    • 입력 2017-08-31 10:40:04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
□ 방송일시 : 2017년 8월 31일(목요일)
□ 출연자 : 차두현 객원연구위원(아산정책연구원)


“北 핵탄두 소형화, ICBM 완성 빠르면 1년 내 가능할 듯”

[윤준호] 이틀 전 일본 상공을 통과한 북한 탄도미사일은 IRBM, 중장거리탄도미사일인 화성-12형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북측은 이번 탄도 로켓 발사 훈련이 태평양상에서의 군사 작전의 첫걸음이라면서 앞으로 도발이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계속되는 북한의 도발과 관련해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말씀 나눠 봅니다. 차두현 객원연구위원님, 안녕하십니까?

[차두현] 네, 안녕하세요.

[윤준호] 북한이 탄도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 입장을 발표했죠. 어떤 내용입니까?

[차두현] 북한이 탄도 미사일 발사를 한 하루 뒤에 조선중앙TV에서 이 발사 사실에 대해서 자세히 보도했습니다. 전반적인 논조는, 발사가 아주 성공적이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김정은이 직접 참관하면서 지시를 내렸다는 내용이거든요. 다시 말해서 화성-12형으로 탄도 미사일이 확인이 조선중앙TV에서 공식적으로 된 거고요. 그리고 김정은이 일본과 태평양 지도를 앞에 놓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직접 화성-12형 발사 명령을 내리는 모습도 보여줬습니다.

[윤준호] 화성-12형 이게 중장거리 IRBM으로 알려져 있는데, 재원이 어떻게 됩니까?

[차두현] 5월 14일날 최초 실험 발사에 성공했습니다. 3월 18일날 김정은이 직접 참관하는 가운데 동창리에서 로켓 엔진 실험을 했습니다. 북한이 이 자체를 3.18 혁명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그때 실험했던 엔진을 3.18 엔진이라고 얘기합니다. 그 엔진이 장착돼 있는 탄도 미사일이라고 보시면 되겠고요. 정상적으로 발사될 때 사거리가 약 3000km에서 3500km로 추정되는 전형적인 중거리입니다. IRBM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윤준호] 그런데 이번 화성-12형이 방금 말씀해 주신 5월 14일 당시 실험 발사 때보다 탄두부가 조금 더 뭉툭해진 것 같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 부분이 혹시 대기권 재진입 기술과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요?

[차두현] 이건 북한측 자료만 보는 것이기 때문에 이중적인 해석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탄두부가 조금 더 뭉툭해졌다는 게 확연하게 차이가 날 정도로 보기에는 어렵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첫 번째는, 실제로 대기권 재진입을 위해서 탄두를 개량해서 설계했을 가능성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보는 각도에 따라서 탄두부라는 게 조금씩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5월 14일날 공개했던 발사 모양하고 지금 모양을 비교하면 촬영 각도가 약간 다른거든요. 그러기 때문에 탄두부 모양에 대해서 달라졌다는 느낌을 가져올 수 있겠죠.

[윤준호] 확인을 하기는 어렵겠군요.

[차두현] 네. 지금 나온 자료라는 게 대부분 북한측이 공개한 자료를 가지고 추정하는 거거든요.

[윤준호] 그런데 북한이 이번 화성-12형 발사를 하면서 예전과 같이 실험 발사라고 하지 않고 발사 훈련이라고 했습니다. 실전 배치 수준까지 자신 있다는 말일까요?

[차두현] 용어로 보면 그렇게 봐야겠죠. 왜냐하면 시험 발사라는 건 무기 체계를 개발해 가는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검증하는 거죠. 연습에 동원되는 무기들은 검증을 거친 무기들입니다. 다시 말해서, 사실 이미 실전에 배치된 무기들을 가지고 훈련을 하는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최소한 북한 입장에서는 이제 이건 실전 배치가 임박했거나 아니면 이미 실전 배치돼 있는 무기로 봐달라는 거죠.

[윤준호]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이 이런 말도 했습니다. 이번 훈련이 태평양상의 군사 작전을 위한 첫 걸음이자 미군 기지가 있는 괌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즉 태평양상의 군사 작전이라는 것은 미국을 겨냥한 발언이겠죠?

[차두현] 그렇죠. 대부분 미국의 아시아 지역 작전을 목적으로 한 기지들이 태평양상에 위치해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만약에 필요하다면 이런 미국의 해상 베이스들, 거점들에 대해서 자기네들도 일정한 대응 능력을 갖춰 나가겠다는 겁니다. 이게 북한의 의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윤준호] 그러면서 미국의 말과 행동을 계속 주시하고 지켜보겠다고 했는데요. 이건 어떻게 해석해야 될까요? 다시 말해서 이건 협박하는 어투일까요? 아니면 미국의 행동에 따라서는 조금 더 유화적인 쪽으로도 갈 수 있다는 여지로 봐야 할까요?

[차두현] 일단 뉘앙스를 한번 봐야 됩니다. 전반적으로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겠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8월 10일에서 13일 사이 간에 긴장이 고조되지 않았습니까?

[윤준호] 네, 말 폭탄이 오가면서요.

[차두현] 이 긴장이 조금 내려오는 듯한 기미를 보이고 북한이 먼저 자제를 하기 시작했고 그거에 대해서 의미를 부여한다는 성명들이 미국에서 나왔습니다. 이건 무슨 얘기냐면, 양쪽 다 흔히 얘기하는 치킨 게임입니다. 절벽을 보고 달려가다가 북한이 먼저 멈췄다고 미국은 주장한 겁니다. 최근에 북한은 우리가 겁나서 멈춘 게 아니라고 했습니다. 자기네는 미국측을 바라보고 있는 거고 미국이 오히려 겁이 나니까 이 사태를 정리하는 수순으로 가는 거라는 뉘앙스를 계속 주려고 하는 거예요. 다시 말해서, 기 싸움에서 확실하게 우위를 점하겠다는 것도 있고요. 그다음에 미국의 행동을 지켜보겠다고 이야기한 거는 결국은 당장 기 싸움에서 눌리기는 싫지만 직접적으로, 결정적으로 파국을 가져올 만한 행동은 당분간 유보하겠다는 거죠.

[윤준호] 그렇죠. 그래서 그런지 일각에서는 이런 평가도 있습니다. 북한이 최종적으로 미국과의 대화와 협상의 장으로 나아갈 때를 대비해서 몸값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서 이렇게 치킨 게임을 강하게 끌고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평가도 있던데요.

[차두현] 그렇죠. 상대방으로부터 최대한의 양보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가진 능력을 다 보여주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북한도 여기에 따라서 행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그렇기 때문에 아마 앞으로도 이런 부정기적으로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실험은 계속될 것으로 생각되고요. 우리가 흔히 레드라인, 마지노선이라고 얘기하는 ICBM과 미사일과 탄두를 결합할 수 있는 것도 조기에 보여주기 위해서 노력할 겁니다. 다시 말해서 이번에 한번 확 긴장을 다시 올렸다가 다시 눈치를 보는 게 아니고 자제하는 게 아니고 일단 자기네들이 보여줄 수 있는 능력을 다 보여줄 때까지는 긴장 수위를 스스로를 조정해 가면서 계속 발사를 할 가능성이 크다는 거죠.

[윤준호] 그러니까 일단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와 ICBM 완성을 할 때까지는 자신들의 스케줄대로 갈 거라는 거죠?

[차두현] 네, 그럴 가능성이 큽니다.

[윤준호] 그전 평가에서는 한 2년 걸릴 거라고 했는데, 그게 조금 더 당겨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이야기하고 있죠? 언제 완성될 것으로 보십니까?

[차두현] 제가 보기에는 빠르게 1년 내에도 완성이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윤준호] 내년까지요?

[차두현] 네. 적어도 제가 보기에는 북한은 금년 말이나 내년 초까지는 실험 후에, 나중에 보완을 하더라도 이미 성공을 했다고 할 것입니다.

[윤준호] 끝까지 계속적으로 이런 긴장 국면을 관리해 가면서, 즉 자신들의 말대로 주도권을 놓지 않으면서 정세를 관리해 가면서 결국은 완성 때까지 달려갈 것 같은데요. 일단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잇따라 계속 이틀 통화를 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화할 때가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트위터를 통해서는 대화가 답이 아니고 모든 옵션은 테이블 위에 있다고 했습니다. 미국은 지금 현재 상황에서는 최대한의 압박 말고는 다른 카드가 뚜렷하게는 보이지 않는 거죠?

[차두현] 그렇죠. 지금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는 건 경우에 따라서는 군사적인 옵션도 언제든지 구사할 수 있는 준비는 돼 있다는 겁니다. 다만 외교적인 해법 위주로 당분간은 대북 정책 운용을 해 나가되 양쪽 다 카드를 놓고 의제를 타협해 나가는 그런 협상은 지금 할 때가 아니라는 거죠.

[윤준호] 그런데 지금 최대한의 압박이라는 부분도 결국은 남은 거라고는 북한에 대한 원유 수출 금지와 북한의 해외 건설 인력을 아예 차단시키는 것, 이것 2개 아닙니까?

[차두현] 가장 핵심은 그런 조치들이지만 그동안 대북 제재와 관련한 유일한, 특히 북한측에 대해서 지나친 압박을 반대하는 측에서 내놓은 논리가 민생에 대한 압박은 하지 말라는 거였습니다. 결국은 민생에 어느 정도 타격이 가더라도 북한 체제의 특성상 모든 체제의 자원들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에 민생용이나 군사용을 구별하지 말고 압박 조치를 취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관건인데요. 또 하나는 북한이 아마 이것도 노린 거예요. UN안보리 결의안 2371이 통과된 지 채 한 달이 되지 않았거든요. 이렇게 되면 대북 비난 성명 같은 거는 나가게 돼 있지만 추가적인 결의안을 준비하고 추진하기에는 한계가 있어요. 각국마다 입장들이 다 다르고요. 그렇기 때문에 이 기간 동안 오히려 일탈 행위를 해버리면, 사고를 쳐버리면 추가적인 결의안은 나오지 않을 거라고 보는 거고 보통 우리가 결의안이 나오고 나면 이게 한두 달에 확연하게 효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를 많이 하는데요. 이게 최소한 6개월 이상은 가야 되거든요. 오히려 이걸 이용해서 북한은 사람들의 심리적인 면에서 제재가 소용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대화로 가야 된다는 제재 무용론을 부각시키기 위한 행보도 매우 큰 거죠.

[윤준호] 또 하나 문제는, 지금 우리가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수단이 너무 제한적이라는 겁니다. 어제 일본 아베 총리하고 우리 문재인 대통령하고 통화하면서 북한이 협상에 나오지 않고는 안 될 정도로 최대한 압박을 가하자는 데는 서로 동의했지만 압박의 키를 쥐고 있는 거는 중국과 러시아입니다. 미국, 일본, 한국이 아무리 해도 한계가 있을 겁니다. 우리가 취할 수 있는 방안이 특히 너무 제한적입니다. 거의 없어요.

[차두현]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요. 미국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그런데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건, 두 가지 면에서 봐야 됩니다. 하나는, 기존 제재보다 더 격상된 제재를 중국하고 러시아로부터 동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논거들을 발전시켜 나가는 겁니다. 다시 말해서 이런 겁니다. 중국과 러시아가 우려를 하는 건, 북한을 너무 압박했다가 체제나 정권에 위기가 오게 되면 오히려 자신들의 전략적인 이익이 손상된다고 보는 것이기 때문에 목적 자체가 북한 정권 체제의 위기를 유도하기 위한 게 아니라 어떻게든 앞으로 대화의 장으로 북한이 스스로 나오도록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겁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큰 압력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계속적으로 설득해 나가는 작업이 하나고요. 두 번째는, 제가 아까 말씀드렸던 겁니다. 우리가 너무 마음이 급합니다. 기존 제재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평가할 시간도 주지 않고 곧바로 ‘북한 끄떡없는 거 아니냐’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거거든요. 제재가 결과적으로 효과가 나오게 되면 우리가 지금 얘기하는 대북 협상 자원도 그렇고 주변국 협상 자원도 그렇고 제한돼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제재가 지속돼 나가면 그동안 상대적으로 효과가 덜한 걸로 생각되고 있는 우리 카드들도 효과가 살아난단 말이에요. 그때까지 어느 정도 평정심을 유지하느냐가 상당히 중요한 관건입니다.

[윤준호]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조금 더 시간을 가지고 전략적으로 판단해야 되겠네요. 여러 가지로 눈에 딱 들어오는 부분이 없기 때문에 많이 아쉽고 답답하긴 합니다. 오늘 차두현 위원님 말씀대로 우리 정부도 일단 좌측, 우측 깜박이를 왔다 갔다하기보다는 차분하게 상황을 관리해 나갈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차두현] 네, 감사합니다.

[윤준호] 지금까지 아산정책연구원 차두현 객원연구위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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