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리포트] ‘차별’과 ‘멸시’…떠나는 분단의 방랑자들

입력 2017.09.05 (21:17) 수정 2017.09.05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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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자유를 찾아 남한으로 탈출했던 탈북민들이 여기서 정착하지 못하고 다시 외국으로 떠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들은 왜, 한국을 떠날 수 밖에 없었는지, 안타까운 사연들을, 박순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소희네는 지난 2015년, 영국에 온 탈북민 가족입니다.

탈북 후 서울서 사는 동안 일자리 조차 구하기 힘들 정도로 심한 차별을 받았습니다.

<인터뷰> 김선태(가명/영국 거주 탈북민) : "머리에 뿔난 것도 아니고 얼굴이 빨간 것도 아니고 내가 너한테 무시받으며 살아야 되나? 이러면서 진짜 싸움도 많이 했어요."

소희네 가족은 대한민국 국적을 숨기고, 북한에서 바로 영국으로 온 것처럼 난민 신청을 했다가 거부당했습니다.

<인터뷰> 이지민(가명/영국 거주 탈북민) : "(난민 인정이 안돼) 우리 마음대로 옮겨 다닐 수도 없고, 한국에서 괜히 왔다고 가끔 그런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한국을 떠나 영국에 온 탈북민은 지난 2013년 천 명을 넘었다가 최근엔 7백여 명으로 줄었습니다.

이 가운데 50여 명은 난민 신청을 거부 당해 사실상 불법 체류 신분입니다.

최근 들어 한국과 영국 정부가 탈북민 지문을 공유하면서 난민 심사가 강화됐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스미스 리(영국 이민법 전문변호사) : "신청자들이 갈 곳이 없다는 것과 한국에 갈 수 없다는 점을 증명해야 합니다."

탈북민 정민성(가명) 씨는 6년 전 캐나다로 왔습니다.

한국에선 9개월 밖에 살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정민성(가명/캐나다 거주 탈북민) : "보위부에서 어머니를 엄청 취조하고 힘들게 했다고 그래요. 해외에 나가면 한국에 있는 것보다 (가족들이) 덜 피해를 당하니까."

정 씨도 한국에서 왔다는 이유로 난민 신청이 거부됐습니다.

강제 추방을 당하지는 않을지 하루하루 불안 속에 살고 있습니다.

<인터뷰> 정민성(가명/캐나다 거주 탈북민) : "탈북자들은 그야말로 진짜 국제 고아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어느 나라도 탈북자를 인정하려고 안 하거든요."

탈북민 3만 명 시대.

차별과 멸시를 피해 새로운 삶을 찾아나선 탈북민들의 유랑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순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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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리포트] ‘차별’과 ‘멸시’…떠나는 분단의 방랑자들
    • 입력 2017-09-05 21:18:58
    • 수정2017-09-05 21:40:06
    뉴스 9
<앵커 멘트>

자유를 찾아 남한으로 탈출했던 탈북민들이 여기서 정착하지 못하고 다시 외국으로 떠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들은 왜, 한국을 떠날 수 밖에 없었는지, 안타까운 사연들을, 박순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소희네는 지난 2015년, 영국에 온 탈북민 가족입니다.

탈북 후 서울서 사는 동안 일자리 조차 구하기 힘들 정도로 심한 차별을 받았습니다.

<인터뷰> 김선태(가명/영국 거주 탈북민) : "머리에 뿔난 것도 아니고 얼굴이 빨간 것도 아니고 내가 너한테 무시받으며 살아야 되나? 이러면서 진짜 싸움도 많이 했어요."

소희네 가족은 대한민국 국적을 숨기고, 북한에서 바로 영국으로 온 것처럼 난민 신청을 했다가 거부당했습니다.

<인터뷰> 이지민(가명/영국 거주 탈북민) : "(난민 인정이 안돼) 우리 마음대로 옮겨 다닐 수도 없고, 한국에서 괜히 왔다고 가끔 그런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한국을 떠나 영국에 온 탈북민은 지난 2013년 천 명을 넘었다가 최근엔 7백여 명으로 줄었습니다.

이 가운데 50여 명은 난민 신청을 거부 당해 사실상 불법 체류 신분입니다.

최근 들어 한국과 영국 정부가 탈북민 지문을 공유하면서 난민 심사가 강화됐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스미스 리(영국 이민법 전문변호사) : "신청자들이 갈 곳이 없다는 것과 한국에 갈 수 없다는 점을 증명해야 합니다."

탈북민 정민성(가명) 씨는 6년 전 캐나다로 왔습니다.

한국에선 9개월 밖에 살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정민성(가명/캐나다 거주 탈북민) : "보위부에서 어머니를 엄청 취조하고 힘들게 했다고 그래요. 해외에 나가면 한국에 있는 것보다 (가족들이) 덜 피해를 당하니까."

정 씨도 한국에서 왔다는 이유로 난민 신청이 거부됐습니다.

강제 추방을 당하지는 않을지 하루하루 불안 속에 살고 있습니다.

<인터뷰> 정민성(가명/캐나다 거주 탈북민) : "탈북자들은 그야말로 진짜 국제 고아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어느 나라도 탈북자를 인정하려고 안 하거든요."

탈북민 3만 명 시대.

차별과 멸시를 피해 새로운 삶을 찾아나선 탈북민들의 유랑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순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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