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 北-中 ‘우의 파이프라인’ 출발선…빠싼(八三) 저유소를 가다!

입력 2017.09.0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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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리포트] 北-中 ‘우의 파이프라인’ 출발선…빠싼(八三) 저유소를 가다!

[특파원리포트] 北-中 ‘우의 파이프라인’ 출발선…빠싼(八三) 저유소를 가다!

단둥에서 북쪽으로 30km 떨어진 싱광(星光)촌. 마을 뒤편 산자락에 군부대가 자리를 잡고 있다. 군부대 옆으로 5층 건물 높이의 하얀색 원형 구조물이 여러 개 서 있다. 기름을 보관하는 저장소다. 이곳이 빠싼(八三) 유류저장소. 800km 떨어진 흑룡강성 다칭(大慶)유전에서 원유를 실어와 보관하는 곳으로 북한으로 이어진 송유관이 시작되는 곳이다.

빠싼 유류저장소의 정식 명칭은 '중조우의(中朝友誼) 수유기공사(輸油氣公司)' 산하의 '중국석유 관도공사(管道公司) 단둥 수유참(輸油站)'이다. '중조우의'란 말은 중국과 조선, 즉 북한과의 우정을 뜻한다.

저장소의 정확한 내부 배치에 대해선 알려진 바 없지만 약 10개의 유류저장소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육안으로도 6개 정도는 식별할 수 있다. 그러나 촬영은 어렵다. 감시 초소에 군인들이 근무하고 있고, 곳곳에 감시 카메라가 설치돼 있어 외부인이 길거리에 나타나면 쉽게 눈에 띈다. 지난해 빠싼 유류저장소를 촬영하던 KBS 취재진도 경찰에 연행돼 진술서를 쓴 뒤 풀려났다.


이곳에서 시작된 송유관은 북한의 정유시설인 평안북도 피현군의 봉화 화학 공장으로 이어진다. 이름은 화학 공장이지만 실제론 정유시설이다. 1970년대 중국이 지어줬다.

기름은 압록강을 건너기 전 마스(馬市)촌의 기름펌프 시설을 거친다. 이어서 압록강 지하에 매설된 파이프를 따라 북한으로 건너간다. 빠산에서 봉화 화학 공장까지 거리가 30km라 송유관 길이도 30km 정도로 추정된다.


송유관은 1975년 12월 완공됐다. 정식 명칭은 '중조수유관(中朝輸油管)'이다. 처음엔 원유용과 정유용 파이프라인이 한 개씩 있었지만, 정유용 송유관 운영은 중단됐고, 현재 원유용 수송관만 사용된다. 현지 연구에 따르면 원유용 송유관의 지름은 377㎜이고, 1년에 300만 톤의 기름을 보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지난해 석유 50만 톤 이상이 이 송유관을 통해 중국에서 북한으로 넘어갔다. 북한 원유 사용량의 90%가 넘는 양이다. 이 송유관이 북한의 생명줄인 셈이다. 이 때문에 원유 공급 중단은 북한에 대한 가장 강력한 제재 수단으로 꼽힌다.

2003년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했을 당시 미국과 중국이 3자회담에 나올 것을 촉구했다. 버티던 북한은 3개월 뒤 회담장에 나왔다. 중국이 대북 송유관을 예고 없이 잠근 뒤였다. 그렇다면 과연 북한의 6차 핵실험이 이뤄진 올해는 어떤 국면이 전개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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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리포트] 北-中 ‘우의 파이프라인’ 출발선…빠싼(八三) 저유소를 가다!
    • 입력 2017-09-07 10:30:35
    특파원 리포트
단둥에서 북쪽으로 30km 떨어진 싱광(星光)촌. 마을 뒤편 산자락에 군부대가 자리를 잡고 있다. 군부대 옆으로 5층 건물 높이의 하얀색 원형 구조물이 여러 개 서 있다. 기름을 보관하는 저장소다. 이곳이 빠싼(八三) 유류저장소. 800km 떨어진 흑룡강성 다칭(大慶)유전에서 원유를 실어와 보관하는 곳으로 북한으로 이어진 송유관이 시작되는 곳이다.

빠싼 유류저장소의 정식 명칭은 '중조우의(中朝友誼) 수유기공사(輸油氣公司)' 산하의 '중국석유 관도공사(管道公司) 단둥 수유참(輸油站)'이다. '중조우의'란 말은 중국과 조선, 즉 북한과의 우정을 뜻한다.

저장소의 정확한 내부 배치에 대해선 알려진 바 없지만 약 10개의 유류저장소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육안으로도 6개 정도는 식별할 수 있다. 그러나 촬영은 어렵다. 감시 초소에 군인들이 근무하고 있고, 곳곳에 감시 카메라가 설치돼 있어 외부인이 길거리에 나타나면 쉽게 눈에 띈다. 지난해 빠싼 유류저장소를 촬영하던 KBS 취재진도 경찰에 연행돼 진술서를 쓴 뒤 풀려났다.


이곳에서 시작된 송유관은 북한의 정유시설인 평안북도 피현군의 봉화 화학 공장으로 이어진다. 이름은 화학 공장이지만 실제론 정유시설이다. 1970년대 중국이 지어줬다.

기름은 압록강을 건너기 전 마스(馬市)촌의 기름펌프 시설을 거친다. 이어서 압록강 지하에 매설된 파이프를 따라 북한으로 건너간다. 빠산에서 봉화 화학 공장까지 거리가 30km라 송유관 길이도 30km 정도로 추정된다.


송유관은 1975년 12월 완공됐다. 정식 명칭은 '중조수유관(中朝輸油管)'이다. 처음엔 원유용과 정유용 파이프라인이 한 개씩 있었지만, 정유용 송유관 운영은 중단됐고, 현재 원유용 수송관만 사용된다. 현지 연구에 따르면 원유용 송유관의 지름은 377㎜이고, 1년에 300만 톤의 기름을 보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지난해 석유 50만 톤 이상이 이 송유관을 통해 중국에서 북한으로 넘어갔다. 북한 원유 사용량의 90%가 넘는 양이다. 이 송유관이 북한의 생명줄인 셈이다. 이 때문에 원유 공급 중단은 북한에 대한 가장 강력한 제재 수단으로 꼽힌다.

2003년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했을 당시 미국과 중국이 3자회담에 나올 것을 촉구했다. 버티던 북한은 3개월 뒤 회담장에 나왔다. 중국이 대북 송유관을 예고 없이 잠근 뒤였다. 그렇다면 과연 북한의 6차 핵실험이 이뤄진 올해는 어떤 국면이 전개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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