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北, 6차 핵실험 강행…핵 폭주 막을 방안은?

입력 2017.09.09 (07:49) 수정 2017.09.09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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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절대 무기인 핵폭탄과 이를 지구촌 어디로든 날려보낼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

6차 핵실험으로 이같은 목표에 성큼 다가선 북한을 과연 어떻게 막을 것인지, 절대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인질이 되지 않기 위해서 한반도에 사드 배치를 완료하고 유엔은 초강력 대북제재안을 논의하고 있지만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합니다.

북한은 핵실험을 자축하는 행사를 이어가며 오늘 정권 수립일을 맞았습니다.

<이슈 앤 한반도> 오늘은 북한 6차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의 동향과 북한의 핵 질주에 대한 대응 방안을 짚어봤습니다. 이

다솔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평양의 심장부, 개선문. 도로 양 옆으로 평양 시민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습니다.

수소탄 개발에 참여한 과학자와 기술자 환영에 동원됐습니다.

<녹취> 평양 시민 : "우리 조국의 존엄을 최상의 경지에 올려 세워놓은 영웅들의 손목을 꼭 잡고 놓지 못할 것 같습니다.:"

평양 시내를 관통해 도착한 곳은 6차 핵실험 자축 행사장입니다. 김정은 정권 핵심 간부들이 모두 출동했습니다.

<녹취> 오금철(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부총참모장) : "이번 수소탄 시험에서의 완전 성공은 이미 다 꿰진(틀어진) 제재와 압살의 북통을 두드려대고 있는 어리석고 미련한 미제에게 보내는 선군조선의 단호한 대답입니다."

밤에는 10만 여 군중이 모여 폭죽을 터트리며 자축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습니다.

<녹취> "대륙간탄도로켓(ICBM) 장착용 수소탄 시험에서 완전 성공!"

지난 3일 북한이 결국 강행한 6차 핵실험. 우리 기상청은 규모 5.7이라고 발표했지만 규모 6 이상이라고 밝힌 나라도 많았습니다.

어느 경우든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6차 핵실험 바로 다음 날 촬영된 풍계리 핵실험장 위성사진입니다.

산사태로 곳곳이 허물어지고 함몰돼 있습니다.

핵 실험장에서 150km 떨어진 회령에서는 집들이 무너지기도 했습니다.

<녹취> 이시마루 지로(대북 전문 매체 ‘아시아프레스’ 대표) : "회령 시내에 사는 취재협조자 말에 의하면 부근 농촌에 갔더니 낡은 농촌 집들이 몇 채 무너진 집도 있었다고 합니다."

북한이 원자탄을 넘어 수소탄 개발에 나선 이유는 작게는 수십 배, 크게는 100배 이상의 파괴력 때문입니다.

원자탄은 플루토늄이나 우라늄을 응축시켜 핵분열을 일으키는 방식이지만, 수소탄은 핵분열과 핵융합을 반복하며 폭발력을 극대화합니다.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한 당일 아침, 수소 폭탄을 개발했다며 공개한 사진입니다.

김정은 뒤쪽으로 화성-14형의 핵탄두 수소탄이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옵니다.

수소탄을 ICBM에 탑재해 언제, 어디든 발사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핵 도발의 수위를 높였습니다.

<인터뷰> 남성욱(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 "핵을 6번 정도 실험하면 초기에 불안정성보다는 이제 완성도를 테스트하는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6차 핵실험 발표는 그야말로 이제 수소탄 실험에 이르게 된 북한핵실험의 완성판으로 볼 수 있으며 이에 따라서 내용도 상당히 차분하고 또 기술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춤으로서 핵보유국 완성단계를 구체적으로 국제사회에 과시하려는 측면이 강했다라는 측면에서 기존 4차, 5차 핵실험과는 다르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북한은 동시에 핵폭발 시 발생하는 EMP 즉 전자기 펄스 공격도 협박했습니다.

강력한 전자기 폭풍으로 반도체를 쓰는 모든 전자 기기를 무력화시키면, 교통시설과 병원, 통신시설 등이 멈추면서 사실상 나라가 마비됩니다.

서울 상공 100km 상공에서 100kt급 핵폭탄이 폭발하면 남쪽 방향을 향해 최대 170킬로미터까지 EMP 공격의 피해를 입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각에선 이번 북한의 핵실험이 이른바 레드라인, 즉 금지선을 넘은 것이냐를 놓고 논란이 일었습니다.

이번 북한의 도발이 과거 문재인 대통령이 밝힌 레드라인과 상당히 유사하기 때문입니다.

<녹취> "탄도미사일을 완성하고, 거기에 핵탄두를 탑재해서 무기화하게 되는 것을 레드라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청와대는 북한이 핵무기 완성단계까진 이르지 못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핵 미사일 능력에 대한 레드라인 논쟁은 기술적으로는 더 이상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녹취> 서균렬(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 "전 그 레드라인 잘 모르겠습니다, 이건 어찌 보면 말의 유희죠. 언어의 유희란 말이야. 이건 우리가 이제 더 이상 하면 안돼요. 시간이 없어요. 이젠 우리가 무슨 행동을 어떻게 어디서부터 할 것인지 (생각해봐야 해요.) 그렇지 않다면 이건 무개념이든지 누군가 책임을 회피하고 있든지 둘 중에 하나라고 봐요."

이처럼 북한의 핵과 미사일 폭주가 임계점에 다가서면서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의 가시적 대응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대북 추가제재를 논의하고 있고 미국은 북한의 공격에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전략폭격기 등의 한반도 정례 배치를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우리 군도 북한의 위협에 대응해 군사적 조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정부는 지난 7일 경북 성주의 주한미군 사드 기지에 사드 발사대 4기를 추가 반입시켰습니다.

지난 해 7월 한미 군 당국이 사드 배치 결정을 공식 발표한지 14개월 만에 사드는 1개 포대 장비를 완비해 작전 운용 능력을 갖추게 됐습니다.

<녹취> 송영무(국방부 장관) : "고도화되고 있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국민 여러분들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조치의 일환으로 부득이하게 결정하여 추진한 것입니다."

사드 배치 과정에서 경찰 8천여 명이 주민과 시민단체 회원들을 해산시키다 양측에서 부상자가 속출했습니다.

<녹취> 김찬수(사드반대 대구경북대책위 대표) : "사드 철거, 함께 손잡고 끝까지 싸우자 이렇게 답을 드리고 싶습니다."

사드 문제로 악화된 대중 관계 복원도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녹취> 겅솽(중국 외교부 대변인) : "미국과 한국은 중국 등 역내 국가들의 안보이익을 존중하여 사드배치를 멈추고, 장비를 철수시키기 바랍니다."

앞서 한미 정상은 전화 통화를 갖고 한국의 미사일 탄두 중량 제한을 해제하기로 전격 합의했습니다.

미사일 탄두 중량을 늘리면 그만큼 파괴력이 커집니다.

이로써 7천 여 곳에 이르는 북한의 지하 시설이 우리 군의 실질적인 보복 범위에 들어오게 됐습니다.

<인터뷰> 남성욱(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 "미사일 발사에 탄두중량을 무제한으로 해제하는 결정은 일단 북한 핵을 막아내고 또 우리가 북한에 대한 위협을 가하는데 있는데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일단 자신의 안보를 자신이 지킨다는 의지를 보여줘야지만 적도 우리를 무시하지 못하고 또 동맹국가도 우리를 보호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사드 배치와 미사일 탄두 중량 제한 해제는 북한의 6차 핵실험 직후 불거진 한미 간 이견 양상을 봉합하는 의미도 있습니다.

앞서 6차 핵실험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북한에 대한 유화적 발언이 효과가 없다는 걸 알아가고 있을 거라며 우리 정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했습니다.

미군의 투톱인 국방장관과 합참의장도 전례 없이 강도 높은 경고를 이어갔습니다.

<녹취> 매티스(美 국방장관) : "우리는 북한의 전멸을 바라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있는 많은 방안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도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북한에 대한 응징과 군사적 대치 상태를 더 강화시키기로 하는 등 북한에 대한 압박 강화 방침을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인도적 대북 지원 재개와 북한의 인구센서스 지원을 보류하고 북한과의 대화 모색도 당분간 접어두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습니다.

북한의 6차 핵실험 직후 동방경제포럼 참석차 러시아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러시아, 일본 정상을 차례로 만나 북핵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한일 정상은 지금은 대화보다는 최대한 제재와 압박을 강화할 때라면서 중국과 러시아의 대북 제재 동참을 설득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한러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대북 원유공급 중단을 요청하자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제재와 압박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이를 사실상 거절했습니다.

지난해 2차례에 이어 올해 또다시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

이 같은 몰아치기식 핵실험은 파키스탄 모델로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인도와 핵개발 경쟁을 벌이던 파키스탄은 1998년 차가이 구릉에서 이틀에 걸쳐 6발을 연쇄적으로 터트리며 핵 실험을 강행했습니다.

핵개발에 필요한 다량의 데이터를 얻으며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았습니다.

<인터뷰> 김열수(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 : "북한입장에서는 빨리 자기 스스로가 핵무기보유국이 되면 감히 미국이 자신을 공격하지 못할 것이고 결국은 미국과 함께 평화협정이나 이런 것들을 통해서 미국을 주한미군 철수까지 포함해서 평화협정을 체결해서 주한미군을 한반도로부터 철수시키고 그리고 한반도를 자신들 노동당 규약에 명시되어 있는 대로 적화통일 할 수 있겠다 라는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죠."

이 때문에 일각에선 1991년 한반도에서 철수한 미군 전술 핵무기를 재배치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자칫 북한 핵개발을 용인하는 빌미가 된다는 이유 등으로 청와대와 여당은 여전히 부정적입니다.

하지만 국방장관이 전술핵 재배치를 대안 중 하나라고 언급하는 등 임계선을 넘은 북한의 핵 능력에 대해 공포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도 계속 제기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열수(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 : "냉전시대에 동독과 서독을 비교해볼 필요가 있어요. 사실상 구소련이 동독에다가 SS20이라고 하는 미사일을 거기다가 갖다 놨거든요. 핵무기 실을 수 있는 미사일이에요. 어떤 일부 국민들은 반대하기도 했지만 결국은 서독도 서독 내에 전술핵무기를 갖다 놨습니다. 공포의 균형이 유지된 상태에서 협력을 하기 시작했고 결국 동독이 무너졌지 않습니까? 그래서 우리가 역사 속에서 이런 사례가 전혀 없는 거 아니기 때문에 그런 것들도 유심히 좀 살펴볼 필요는 있다. 이렇게 봐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미국이 대북 원유 수출을 차단하고 김정은을 직접 겨냥하는 초강력 대북 제재 초안을 마련했습니다.

핵폭탄과 대륙간탄도미사일 완성에 성큼 다가선 북한. 북핵 위협에 대응할 방위력 강화와 북한을 비핵화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국제사회와의 대북 압박 공조는 우리 정부의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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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한반도] 北, 6차 핵실험 강행…핵 폭주 막을 방안은?
    • 입력 2017-09-09 08:19:30
    • 수정2017-09-09 08:3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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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무기인 핵폭탄과 이를 지구촌 어디로든 날려보낼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

6차 핵실험으로 이같은 목표에 성큼 다가선 북한을 과연 어떻게 막을 것인지, 절대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인질이 되지 않기 위해서 한반도에 사드 배치를 완료하고 유엔은 초강력 대북제재안을 논의하고 있지만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합니다.

북한은 핵실험을 자축하는 행사를 이어가며 오늘 정권 수립일을 맞았습니다.

<이슈 앤 한반도> 오늘은 북한 6차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의 동향과 북한의 핵 질주에 대한 대응 방안을 짚어봤습니다. 이

다솔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평양의 심장부, 개선문. 도로 양 옆으로 평양 시민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습니다.

수소탄 개발에 참여한 과학자와 기술자 환영에 동원됐습니다.

<녹취> 평양 시민 : "우리 조국의 존엄을 최상의 경지에 올려 세워놓은 영웅들의 손목을 꼭 잡고 놓지 못할 것 같습니다.:"

평양 시내를 관통해 도착한 곳은 6차 핵실험 자축 행사장입니다. 김정은 정권 핵심 간부들이 모두 출동했습니다.

<녹취> 오금철(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부총참모장) : "이번 수소탄 시험에서의 완전 성공은 이미 다 꿰진(틀어진) 제재와 압살의 북통을 두드려대고 있는 어리석고 미련한 미제에게 보내는 선군조선의 단호한 대답입니다."

밤에는 10만 여 군중이 모여 폭죽을 터트리며 자축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습니다.

<녹취> "대륙간탄도로켓(ICBM) 장착용 수소탄 시험에서 완전 성공!"

지난 3일 북한이 결국 강행한 6차 핵실험. 우리 기상청은 규모 5.7이라고 발표했지만 규모 6 이상이라고 밝힌 나라도 많았습니다.

어느 경우든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6차 핵실험 바로 다음 날 촬영된 풍계리 핵실험장 위성사진입니다.

산사태로 곳곳이 허물어지고 함몰돼 있습니다.

핵 실험장에서 150km 떨어진 회령에서는 집들이 무너지기도 했습니다.

<녹취> 이시마루 지로(대북 전문 매체 ‘아시아프레스’ 대표) : "회령 시내에 사는 취재협조자 말에 의하면 부근 농촌에 갔더니 낡은 농촌 집들이 몇 채 무너진 집도 있었다고 합니다."

북한이 원자탄을 넘어 수소탄 개발에 나선 이유는 작게는 수십 배, 크게는 100배 이상의 파괴력 때문입니다.

원자탄은 플루토늄이나 우라늄을 응축시켜 핵분열을 일으키는 방식이지만, 수소탄은 핵분열과 핵융합을 반복하며 폭발력을 극대화합니다.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한 당일 아침, 수소 폭탄을 개발했다며 공개한 사진입니다.

김정은 뒤쪽으로 화성-14형의 핵탄두 수소탄이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옵니다.

수소탄을 ICBM에 탑재해 언제, 어디든 발사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핵 도발의 수위를 높였습니다.

<인터뷰> 남성욱(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 "핵을 6번 정도 실험하면 초기에 불안정성보다는 이제 완성도를 테스트하는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6차 핵실험 발표는 그야말로 이제 수소탄 실험에 이르게 된 북한핵실험의 완성판으로 볼 수 있으며 이에 따라서 내용도 상당히 차분하고 또 기술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춤으로서 핵보유국 완성단계를 구체적으로 국제사회에 과시하려는 측면이 강했다라는 측면에서 기존 4차, 5차 핵실험과는 다르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북한은 동시에 핵폭발 시 발생하는 EMP 즉 전자기 펄스 공격도 협박했습니다.

강력한 전자기 폭풍으로 반도체를 쓰는 모든 전자 기기를 무력화시키면, 교통시설과 병원, 통신시설 등이 멈추면서 사실상 나라가 마비됩니다.

서울 상공 100km 상공에서 100kt급 핵폭탄이 폭발하면 남쪽 방향을 향해 최대 170킬로미터까지 EMP 공격의 피해를 입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각에선 이번 북한의 핵실험이 이른바 레드라인, 즉 금지선을 넘은 것이냐를 놓고 논란이 일었습니다.

이번 북한의 도발이 과거 문재인 대통령이 밝힌 레드라인과 상당히 유사하기 때문입니다.

<녹취> "탄도미사일을 완성하고, 거기에 핵탄두를 탑재해서 무기화하게 되는 것을 레드라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청와대는 북한이 핵무기 완성단계까진 이르지 못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핵 미사일 능력에 대한 레드라인 논쟁은 기술적으로는 더 이상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녹취> 서균렬(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 "전 그 레드라인 잘 모르겠습니다, 이건 어찌 보면 말의 유희죠. 언어의 유희란 말이야. 이건 우리가 이제 더 이상 하면 안돼요. 시간이 없어요. 이젠 우리가 무슨 행동을 어떻게 어디서부터 할 것인지 (생각해봐야 해요.) 그렇지 않다면 이건 무개념이든지 누군가 책임을 회피하고 있든지 둘 중에 하나라고 봐요."

이처럼 북한의 핵과 미사일 폭주가 임계점에 다가서면서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의 가시적 대응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대북 추가제재를 논의하고 있고 미국은 북한의 공격에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전략폭격기 등의 한반도 정례 배치를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우리 군도 북한의 위협에 대응해 군사적 조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정부는 지난 7일 경북 성주의 주한미군 사드 기지에 사드 발사대 4기를 추가 반입시켰습니다.

지난 해 7월 한미 군 당국이 사드 배치 결정을 공식 발표한지 14개월 만에 사드는 1개 포대 장비를 완비해 작전 운용 능력을 갖추게 됐습니다.

<녹취> 송영무(국방부 장관) : "고도화되고 있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국민 여러분들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조치의 일환으로 부득이하게 결정하여 추진한 것입니다."

사드 배치 과정에서 경찰 8천여 명이 주민과 시민단체 회원들을 해산시키다 양측에서 부상자가 속출했습니다.

<녹취> 김찬수(사드반대 대구경북대책위 대표) : "사드 철거, 함께 손잡고 끝까지 싸우자 이렇게 답을 드리고 싶습니다."

사드 문제로 악화된 대중 관계 복원도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녹취> 겅솽(중국 외교부 대변인) : "미국과 한국은 중국 등 역내 국가들의 안보이익을 존중하여 사드배치를 멈추고, 장비를 철수시키기 바랍니다."

앞서 한미 정상은 전화 통화를 갖고 한국의 미사일 탄두 중량 제한을 해제하기로 전격 합의했습니다.

미사일 탄두 중량을 늘리면 그만큼 파괴력이 커집니다.

이로써 7천 여 곳에 이르는 북한의 지하 시설이 우리 군의 실질적인 보복 범위에 들어오게 됐습니다.

<인터뷰> 남성욱(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 "미사일 발사에 탄두중량을 무제한으로 해제하는 결정은 일단 북한 핵을 막아내고 또 우리가 북한에 대한 위협을 가하는데 있는데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일단 자신의 안보를 자신이 지킨다는 의지를 보여줘야지만 적도 우리를 무시하지 못하고 또 동맹국가도 우리를 보호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사드 배치와 미사일 탄두 중량 제한 해제는 북한의 6차 핵실험 직후 불거진 한미 간 이견 양상을 봉합하는 의미도 있습니다.

앞서 6차 핵실험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북한에 대한 유화적 발언이 효과가 없다는 걸 알아가고 있을 거라며 우리 정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했습니다.

미군의 투톱인 국방장관과 합참의장도 전례 없이 강도 높은 경고를 이어갔습니다.

<녹취> 매티스(美 국방장관) : "우리는 북한의 전멸을 바라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있는 많은 방안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도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북한에 대한 응징과 군사적 대치 상태를 더 강화시키기로 하는 등 북한에 대한 압박 강화 방침을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인도적 대북 지원 재개와 북한의 인구센서스 지원을 보류하고 북한과의 대화 모색도 당분간 접어두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습니다.

북한의 6차 핵실험 직후 동방경제포럼 참석차 러시아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러시아, 일본 정상을 차례로 만나 북핵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한일 정상은 지금은 대화보다는 최대한 제재와 압박을 강화할 때라면서 중국과 러시아의 대북 제재 동참을 설득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한러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대북 원유공급 중단을 요청하자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제재와 압박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이를 사실상 거절했습니다.

지난해 2차례에 이어 올해 또다시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

이 같은 몰아치기식 핵실험은 파키스탄 모델로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인도와 핵개발 경쟁을 벌이던 파키스탄은 1998년 차가이 구릉에서 이틀에 걸쳐 6발을 연쇄적으로 터트리며 핵 실험을 강행했습니다.

핵개발에 필요한 다량의 데이터를 얻으며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았습니다.

<인터뷰> 김열수(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 : "북한입장에서는 빨리 자기 스스로가 핵무기보유국이 되면 감히 미국이 자신을 공격하지 못할 것이고 결국은 미국과 함께 평화협정이나 이런 것들을 통해서 미국을 주한미군 철수까지 포함해서 평화협정을 체결해서 주한미군을 한반도로부터 철수시키고 그리고 한반도를 자신들 노동당 규약에 명시되어 있는 대로 적화통일 할 수 있겠다 라는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죠."

이 때문에 일각에선 1991년 한반도에서 철수한 미군 전술 핵무기를 재배치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자칫 북한 핵개발을 용인하는 빌미가 된다는 이유 등으로 청와대와 여당은 여전히 부정적입니다.

하지만 국방장관이 전술핵 재배치를 대안 중 하나라고 언급하는 등 임계선을 넘은 북한의 핵 능력에 대해 공포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도 계속 제기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열수(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 : "냉전시대에 동독과 서독을 비교해볼 필요가 있어요. 사실상 구소련이 동독에다가 SS20이라고 하는 미사일을 거기다가 갖다 놨거든요. 핵무기 실을 수 있는 미사일이에요. 어떤 일부 국민들은 반대하기도 했지만 결국은 서독도 서독 내에 전술핵무기를 갖다 놨습니다. 공포의 균형이 유지된 상태에서 협력을 하기 시작했고 결국 동독이 무너졌지 않습니까? 그래서 우리가 역사 속에서 이런 사례가 전혀 없는 거 아니기 때문에 그런 것들도 유심히 좀 살펴볼 필요는 있다. 이렇게 봐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미국이 대북 원유 수출을 차단하고 김정은을 직접 겨냥하는 초강력 대북 제재 초안을 마련했습니다.

핵폭탄과 대륙간탄도미사일 완성에 성큼 다가선 북한. 북핵 위협에 대응할 방위력 강화와 북한을 비핵화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국제사회와의 대북 압박 공조는 우리 정부의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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