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지도에서 사라진 땅, 팔레스타인이 ‘올리브’를 심는 까닭은?
입력 2017.09.11 (16:51) 수정 2017.09.11 (16:52) 방송·연예
지도에서 사라진 땅, 팔레스타인이 ‘올리브’를 심는 까닭은?
"우리가 꿈꾸는 행복은 이곳에 있어요."

1948년 이스라엘이 건국되자 그곳에 있던 팔레스타인은 지도 위에서 사라졌다. 팔레스타인은 가자 지구와 서안 지구로 분리되었고,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의 점령을 더 공고히 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오늘도 이스라엘의 폭력과 감시 아래 살아가고 있다.

'독립영화관(13일 새벽 0시 30분, KBS 1TV)'은 다큐멘터리 영화 '올 리브 올리브(All Live, Olive)'를 다룬다. 이스라엘 점령으로 삶의 터전을 잃어버리고 자신들의 고향에서 이방인이 되어버린 사람들, 바로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이야기다. 영화는 팔레스타인 땅의 상징인 올리브 나무와 위즈단 가족의 일상을 통해 팔레스타인이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 간접적으로 전한다.


영화 속 팔레스타인의 풍경은 우리가 뉴스에서 그동안 보아왔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의 점령 아래 죽음이 일상화된 공간이 아니라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일상이 이뤄지는 장소다.

위즈단은 '워킹맘'으로 둘째 아이를 출산한 후 다시 직장에 복귀한다. 전통과 관습에 매여 살 것이라는 편견과 달리, 많은 팔레스타인 여성들은 감옥에 간 남성을 대신해 일하며 팔레스타인을 재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할아버지 무함마드는 인티파다(intifada, 팔레스타인의 반(反) 이스라엘 투쟁) 때 세 명의 자식을 잃었다. 그 통한의 아픔 때문에 할머니 역시 온갖 병을 얻었다. 알리는 반란 운동에 참여하다 친구를 잃고 11년간 감옥에서 젊음을 보냈다.


이 영화는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팔레스타인 민중들의 이야기를 듣는 데 초점이 맞춰져있다. 자신의 땅에서 쫓겨나야 했던 1세대, 죽음의 위기에 이어 실업의 위기에까지 내몰린 2세대, 저항이 일상이 된 현실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3세대의 이야기까지, 이스라엘 점령 하에서 살아가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다양한 일상이 생생하게 담겨있다.

팔레스타인의 아픔…척박한 땅의 올리브처럼


민둥산에 돌과 작은 풀만 가득한 이 땅에서 유일하게 재배할 수 있는 식물은 올리브 나무다. 그러다 보니 올리브 나무는 팔레스타인 인구 70%의 주 수입원인 동시에 이들의 민족성과 역사를 상징하는 나무가 됐다. 실제로 위즈단의 부모는 올리브 나무를 재배해 10남매를 키워냈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점령으로 팔레스타인 내 올리브 나무들이 뿌리 뽑힐 위기에 처했다. 이스라엘은 마을의 모든 올리브 나무를 베고, 수출하는 올리브 열매를 이스라엘산으로 표기하도록 했다. 일종의 '민족 말살 정책'이다. 뿐만 아니라 선조 때부터 이어져 내려온 올리브 농장에 일 년에 단 열흘만 팔레스탄인 사람들의 통행을 허락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통행을 금지해 창살 없는 감옥에 가둔 것이나 마찬가지다.


올리브 나무는 팔레스타인 평화 시위의 상징이 됐다. 2014년에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지아드 아부 아인 장관이 유대인 정착촌에 올리브 나무를 심는 평화 시위를 벌이다 이를 막던 이스라엘군과 충돌해 사망하는 일도 벌어졌다.

[연관 기사] 팔레스타인 장관, 이스라엘군 폭행으로 사망

"올리브 나무는 우리의 역사입니다. 이스라엘이 들어와서 그런 올리브 나무를 전부 뽑아버렸어요. 3천 년 역사를 지닌 올리브 나무를 다 뽑아서 우리 역사를 송두리째 지우려는 거죠."
-올 리브 올리브 中-

그럼에도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척박한 땅에 뿌리를 내리는 올리브 나무처럼 꿋꿋하게 일상을 일궈나간다. 이들은 올리브 나무를 심으며 희망을 꿈꾼다.

"우리가 꿈꾸는 행복은 이곳에 있다"

영화는 정치상황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삶과 생명, 꿈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은 "팔레스타인에서 살아간다는 건 분명 고통스럽지만, 내가 꿈꾸며 이루고 싶은 행복은 이곳에 있다"며 "그럼에도, 삶은 아름답다"는 말로 자신들의 험난한 삶을 묵묵히 받아들이고 있다.

위태로운 현실 속에서도 삶을 끈질기게 일궈 나가는 평범한 이들의 일상을 담아낸 '올 리브 올리브'에는 역사 속 이름 없는 이들의 고난과 투쟁을 향한 감독의 따뜻한 시선이 녹아있다. 김태일 감독은 "역사는 기록된 것만 남는다.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절대 역사에 담기지 않는다. 이 시대를 시작하는 아이들에게 다른 시선도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며 제작의도를 밝혔다.


'올 리브 올리브'는 5·18 광주 민주항쟁을 재구성한 '오월애(愛)'(2010), 내전의 상흔을 간직한 캄보디아 소수민족의 이야기 '웰랑 뜨레이'(2012)에 이어 김태일, 주로미 감독이 함께 만든 '민중의 세계사' 그 세 번째 프로젝트다.

올리브 나무를 지키며 사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일상을 통해 '우리도 함께 살자(All Live)'는 메시지를 전하는 '올 리브, 올리브'는 2017년 제14회 서울환경영화제 한국환경영화상 경선에서 우수상과 관객심사단상을 수상했다.

'올 리브 올리브' 영화제 수상 및 상영내역
제14회 서울환경영화제 한국환경영화상-관객심사단상 (2017)
제14회 서울환경영화제 한국환경영화상-우수상 (2017)
제17회 인디다큐페스티발 올해의 초점 (2017)
제8회 부산평화영화제 본심감독전 (2017)
제5회 디아스포라영화제 코리안 디아스포라 (2017)
제22회 서울인권영화제 국내작품초청 (2017)
제8회 부산평화영화제 본심감독전 (2017)
제8회 DMZ국제다큐영화제 한국경쟁 (2016)
제42회 서울독립영화제 특별초청_장편 (2016)

[프로덕션2] 최정윤 kbs.choijy@kbs.co.kr
  • 지도에서 사라진 땅, 팔레스타인이 ‘올리브’를 심는 까닭은?
    • 입력 2017.09.11 (16:51)
    • 수정 2017.09.11 (16:52)
    방송·연예
지도에서 사라진 땅, 팔레스타인이 ‘올리브’를 심는 까닭은?
"우리가 꿈꾸는 행복은 이곳에 있어요."

1948년 이스라엘이 건국되자 그곳에 있던 팔레스타인은 지도 위에서 사라졌다. 팔레스타인은 가자 지구와 서안 지구로 분리되었고,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의 점령을 더 공고히 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오늘도 이스라엘의 폭력과 감시 아래 살아가고 있다.

'독립영화관(13일 새벽 0시 30분, KBS 1TV)'은 다큐멘터리 영화 '올 리브 올리브(All Live, Olive)'를 다룬다. 이스라엘 점령으로 삶의 터전을 잃어버리고 자신들의 고향에서 이방인이 되어버린 사람들, 바로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이야기다. 영화는 팔레스타인 땅의 상징인 올리브 나무와 위즈단 가족의 일상을 통해 팔레스타인이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 간접적으로 전한다.


영화 속 팔레스타인의 풍경은 우리가 뉴스에서 그동안 보아왔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의 점령 아래 죽음이 일상화된 공간이 아니라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일상이 이뤄지는 장소다.

위즈단은 '워킹맘'으로 둘째 아이를 출산한 후 다시 직장에 복귀한다. 전통과 관습에 매여 살 것이라는 편견과 달리, 많은 팔레스타인 여성들은 감옥에 간 남성을 대신해 일하며 팔레스타인을 재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할아버지 무함마드는 인티파다(intifada, 팔레스타인의 반(反) 이스라엘 투쟁) 때 세 명의 자식을 잃었다. 그 통한의 아픔 때문에 할머니 역시 온갖 병을 얻었다. 알리는 반란 운동에 참여하다 친구를 잃고 11년간 감옥에서 젊음을 보냈다.


이 영화는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팔레스타인 민중들의 이야기를 듣는 데 초점이 맞춰져있다. 자신의 땅에서 쫓겨나야 했던 1세대, 죽음의 위기에 이어 실업의 위기에까지 내몰린 2세대, 저항이 일상이 된 현실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3세대의 이야기까지, 이스라엘 점령 하에서 살아가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다양한 일상이 생생하게 담겨있다.

팔레스타인의 아픔…척박한 땅의 올리브처럼


민둥산에 돌과 작은 풀만 가득한 이 땅에서 유일하게 재배할 수 있는 식물은 올리브 나무다. 그러다 보니 올리브 나무는 팔레스타인 인구 70%의 주 수입원인 동시에 이들의 민족성과 역사를 상징하는 나무가 됐다. 실제로 위즈단의 부모는 올리브 나무를 재배해 10남매를 키워냈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점령으로 팔레스타인 내 올리브 나무들이 뿌리 뽑힐 위기에 처했다. 이스라엘은 마을의 모든 올리브 나무를 베고, 수출하는 올리브 열매를 이스라엘산으로 표기하도록 했다. 일종의 '민족 말살 정책'이다. 뿐만 아니라 선조 때부터 이어져 내려온 올리브 농장에 일 년에 단 열흘만 팔레스탄인 사람들의 통행을 허락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통행을 금지해 창살 없는 감옥에 가둔 것이나 마찬가지다.


올리브 나무는 팔레스타인 평화 시위의 상징이 됐다. 2014년에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지아드 아부 아인 장관이 유대인 정착촌에 올리브 나무를 심는 평화 시위를 벌이다 이를 막던 이스라엘군과 충돌해 사망하는 일도 벌어졌다.

[연관 기사] 팔레스타인 장관, 이스라엘군 폭행으로 사망

"올리브 나무는 우리의 역사입니다. 이스라엘이 들어와서 그런 올리브 나무를 전부 뽑아버렸어요. 3천 년 역사를 지닌 올리브 나무를 다 뽑아서 우리 역사를 송두리째 지우려는 거죠."
-올 리브 올리브 中-

그럼에도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척박한 땅에 뿌리를 내리는 올리브 나무처럼 꿋꿋하게 일상을 일궈나간다. 이들은 올리브 나무를 심으며 희망을 꿈꾼다.

"우리가 꿈꾸는 행복은 이곳에 있다"

영화는 정치상황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삶과 생명, 꿈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은 "팔레스타인에서 살아간다는 건 분명 고통스럽지만, 내가 꿈꾸며 이루고 싶은 행복은 이곳에 있다"며 "그럼에도, 삶은 아름답다"는 말로 자신들의 험난한 삶을 묵묵히 받아들이고 있다.

위태로운 현실 속에서도 삶을 끈질기게 일궈 나가는 평범한 이들의 일상을 담아낸 '올 리브 올리브'에는 역사 속 이름 없는 이들의 고난과 투쟁을 향한 감독의 따뜻한 시선이 녹아있다. 김태일 감독은 "역사는 기록된 것만 남는다.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절대 역사에 담기지 않는다. 이 시대를 시작하는 아이들에게 다른 시선도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며 제작의도를 밝혔다.


'올 리브 올리브'는 5·18 광주 민주항쟁을 재구성한 '오월애(愛)'(2010), 내전의 상흔을 간직한 캄보디아 소수민족의 이야기 '웰랑 뜨레이'(2012)에 이어 김태일, 주로미 감독이 함께 만든 '민중의 세계사' 그 세 번째 프로젝트다.

올리브 나무를 지키며 사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일상을 통해 '우리도 함께 살자(All Live)'는 메시지를 전하는 '올 리브, 올리브'는 2017년 제14회 서울환경영화제 한국환경영화상 경선에서 우수상과 관객심사단상을 수상했다.

'올 리브 올리브' 영화제 수상 및 상영내역
제14회 서울환경영화제 한국환경영화상-관객심사단상 (2017)
제14회 서울환경영화제 한국환경영화상-우수상 (2017)
제17회 인디다큐페스티발 올해의 초점 (2017)
제8회 부산평화영화제 본심감독전 (2017)
제5회 디아스포라영화제 코리안 디아스포라 (2017)
제22회 서울인권영화제 국내작품초청 (2017)
제8회 부산평화영화제 본심감독전 (2017)
제8회 DMZ국제다큐영화제 한국경쟁 (2016)
제42회 서울독립영화제 특별초청_장편 (2016)

[프로덕션2] 최정윤 kbs.choijy@kbs.co.kr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기자 정보

    KBS사이트에서 소셜계정으로 로그인한 이용자는 댓글 이용시 KBS회원으로 표시되고
    댓글창을 통해 소셜계정으로 로그인한 이용자는 소셜회원으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