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13년…내게도 엄마·아빠가 생겼어요!”

입력 2017.09.13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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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가족은 '부모를 중심으로 한, 혈연으로 맺어진 사람'을 말한다. 하지만 경기도 가평에 사는 강내우(40), 이지민(40) 부부의 생각은 다르다.

당초 이 부부는 아들 둘에 딸 둘, 능력만 된다면 축구팀도 꾸려볼 계획이었다. 그러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결혼 7년 차임에도 부부에게는 아이가 찾아 오지 않았다.

이들은 무작정 기다리기보다는 '혈연'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아이를 입양하기로 했다. 지난해 네 살배기였던 햇살이를, 곧이어 세 살배기 이슬이를 입양했다. 두 아이를 입양하면서 부부가 깨달은 게 한 가지 있다. 자식을 키우는 보람은 그 어떤 행복과도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이다.


올 초 부부는 13살 먹은 지성이와 새로운 인연을 맺고, '가족 예행연습'을 하고 있다. '가족 예행연습'은 일주일에 이틀씩 가족처럼 사는 것이다. 이런 예비 기간을 보내는 것은 지성이가 가족이라는 울타리에 적응하는데 적잖은 시간과 애정이 필요한 '큰 아이 입양'이기 때문이다. 내우 씨 부부와 지성이는 행복한 가족이 될 수 있을까?

가족이 되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

지성이, 햇살이 그리고 이슬이 모두 '큰 아이 입양' 아동이다. '큰 아이 입양'이란 생후 36개월이 지나 입양되는 아동을 말한다. '큰 아이 입양'은 애착 관계 형성이 쉽지 않아 국내에서는 드물다. 지성이도 '엄마, 아빠가 생긴다'는 것을 거의 포기하며 살아 왔다.


아이들을 위해 부부가 선택한 것은 귀촌이었다. 아이들과 유대관계를 형성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엄마 지민 씨는 보건교사 일도 그만뒀다. 이들 부부에게 아이는 인생에 갑자기 끼어든 존재가 아니다.


이들은 2층 전원주택를 경매로 마련했다. 지하층을 놀이터로 만들고 1층도 아이들만의 공간으로 양보했다. 자유롭지만 안정적이지 못한 직업을 가진 성악가 내우 씨는 자급자족하는 시골살이를 위해 텃밭을 가꾸고 펜션도 운영한다,

하나보다 여럿이 낫다는 부부. 멀고도 험하지만 그들만의 방식으로 가족을 만들어가고 있다.

아이는 함께하는 시간으로 자란다


지성이는 주말마다 보육원을 떠나 집에 온다. 학생회장을 하면서 리더십까지 겸비한 지성이는 배려심이 많아 어른스럽다는 말을 듣는다. 부부는 부모없이 13년을 살아온 지성이의 공백을 어떻게 채워줄 수 있을까 항상 고민한다.

내게도 가족이 생겼어요


내우 씨 가족들이 고향인 부산에 갔다. 이곳에서 여러 친척들과 상견례한 지성이는 왠지 모를 어색함과 낯섦을 느낀다.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는 그런 지성이에게 먼저 다가가 선물을 건네고 부산 구경을 시켜준다.

새로 생긴 가족들과 낯선 외출이지만, 지성이도 따뜻한 정을 느끼며 조금씩 마음을 열어간다. 오래도록 가족을 소망했던 13살 소년은 더는 외롭지 않고 행복한 미래를 꿈꾸게 됐다.

자세한 이야기는 13일(수) 방송되는 KBS '사람과 사람들'(저녁 7시 35분, 1TV)에서 확인할 수 있다.

[프로덕션2] 박성희 kbs.p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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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홀로 13년…내게도 엄마·아빠가 생겼어요!”
    • 입력 2017-09-13 08:11:34
    방송·연예
보통 가족은 '부모를 중심으로 한, 혈연으로 맺어진 사람'을 말한다. 하지만 경기도 가평에 사는 강내우(40), 이지민(40) 부부의 생각은 다르다.

당초 이 부부는 아들 둘에 딸 둘, 능력만 된다면 축구팀도 꾸려볼 계획이었다. 그러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결혼 7년 차임에도 부부에게는 아이가 찾아 오지 않았다.

이들은 무작정 기다리기보다는 '혈연'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아이를 입양하기로 했다. 지난해 네 살배기였던 햇살이를, 곧이어 세 살배기 이슬이를 입양했다. 두 아이를 입양하면서 부부가 깨달은 게 한 가지 있다. 자식을 키우는 보람은 그 어떤 행복과도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이다.


올 초 부부는 13살 먹은 지성이와 새로운 인연을 맺고, '가족 예행연습'을 하고 있다. '가족 예행연습'은 일주일에 이틀씩 가족처럼 사는 것이다. 이런 예비 기간을 보내는 것은 지성이가 가족이라는 울타리에 적응하는데 적잖은 시간과 애정이 필요한 '큰 아이 입양'이기 때문이다. 내우 씨 부부와 지성이는 행복한 가족이 될 수 있을까?

가족이 되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

지성이, 햇살이 그리고 이슬이 모두 '큰 아이 입양' 아동이다. '큰 아이 입양'이란 생후 36개월이 지나 입양되는 아동을 말한다. '큰 아이 입양'은 애착 관계 형성이 쉽지 않아 국내에서는 드물다. 지성이도 '엄마, 아빠가 생긴다'는 것을 거의 포기하며 살아 왔다.


아이들을 위해 부부가 선택한 것은 귀촌이었다. 아이들과 유대관계를 형성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엄마 지민 씨는 보건교사 일도 그만뒀다. 이들 부부에게 아이는 인생에 갑자기 끼어든 존재가 아니다.


이들은 2층 전원주택를 경매로 마련했다. 지하층을 놀이터로 만들고 1층도 아이들만의 공간으로 양보했다. 자유롭지만 안정적이지 못한 직업을 가진 성악가 내우 씨는 자급자족하는 시골살이를 위해 텃밭을 가꾸고 펜션도 운영한다,

하나보다 여럿이 낫다는 부부. 멀고도 험하지만 그들만의 방식으로 가족을 만들어가고 있다.

아이는 함께하는 시간으로 자란다


지성이는 주말마다 보육원을 떠나 집에 온다. 학생회장을 하면서 리더십까지 겸비한 지성이는 배려심이 많아 어른스럽다는 말을 듣는다. 부부는 부모없이 13년을 살아온 지성이의 공백을 어떻게 채워줄 수 있을까 항상 고민한다.

내게도 가족이 생겼어요


내우 씨 가족들이 고향인 부산에 갔다. 이곳에서 여러 친척들과 상견례한 지성이는 왠지 모를 어색함과 낯섦을 느낀다.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는 그런 지성이에게 먼저 다가가 선물을 건네고 부산 구경을 시켜준다.

새로 생긴 가족들과 낯선 외출이지만, 지성이도 따뜻한 정을 느끼며 조금씩 마음을 열어간다. 오래도록 가족을 소망했던 13살 소년은 더는 외롭지 않고 행복한 미래를 꿈꾸게 됐다.

자세한 이야기는 13일(수) 방송되는 KBS '사람과 사람들'(저녁 7시 35분, 1TV)에서 확인할 수 있다.

[프로덕션2] 박성희 kbs.p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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