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 연예인의 분노…“10년 간 무대 서지 못했다”

입력 2017.09.13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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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리스트 연예인의 분노…“10년 간 무대 서지 못했다”

블랙리스트 연예인의 분노…“10년 간 무대 서지 못했다”

이명박 정부가 만든 '문화 예술계 블랙리스트'에 거론된 인사들이 지난 10여 년간 억눌렸던 감정을 표출했다.

'MB 블랙리스트'에 오른 김규리는 지난 12일 인스타그램에 "이 몇 자에.. 나의 꽃다운 30대가 훌쩍 가버렸네. 10년이란 소중한 시간이... 내가 그동안 낸 소중한 세금들이 나를 죽이는 데 사용되었다니"라는 글과 함께 블랙리스트 명단을 캡처한 사진을 게시했다.

조정래 작가는 13일 SBS '김성준의 시사전망대'와 전화인터뷰에서 "하도 오래전부터 당해온 일이라서 별로 놀라울 것은 없는데, 군사독재도 아니고 국민이 직접 뽑아서 만들어 놓은 민간 정부가 이런 일을 했다는 게 참 한심스러울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연예인 블랙리스트'를 처음 공개적으로 거론해 파문을 일으켰던 김미화도 한 통신사와 인터뷰에서 "10여 년을 제가 서고 싶은 무대에 서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지난 11일 국가정보원 개혁위원회는 "이명박 대통령 재임 시절 청와대와 국정원이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 예술계 인사들에 대해 방송 퇴출과 감시 등을 했다"고 밝히며 국정원이 2009년 '좌파 연예인 대응 TF'를 통해 관리했던 문화예술인 명단을 공개했다.

이명박 정부가 만든 '문화 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오른 인사는 문화계 6명, 배우 8명, 방송인 8명, 가수 8명, 영화인 52명 등 총 82명이다.

문화계에서는 조정래, 이외수, 진중권 등 6명이 포함됐고, 배우 중에서는 문성근, 명계남, 김규리, 권해효, 문소리 등 8명이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방송인 중에서는 김미화, 김제동, 박미선, 배칠수 등 8명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가요계에서는 윤도현, 故 신해철, 양희은, 안치환 등 8명이 포함됐다.

영화계에서는 모두 52명이 'MB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국정원은 이창동, 박찬욱, 봉준호, 여균동 감독 등을 블랙리스트에 포함시켰다.


이들은 대개 방송이나 강연, SNS 등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하거나 2008년 광우병 파동 당시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등 정치·사회 문제에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왔던 인물들이다.

국정원 개혁위에 따르면 당시 청와대는 2009년부터 2011년 사이 여섯 차례에 걸쳐 블랙리스트 인사들을 퇴출하라고 국정원에 지시했고, 국정원은 이들을 퇴출하기 위해 연예인 기획사 세무조사, 방송사 관계자 인사 조처 유도 등의 방법을 동원했다.

[연관기사] 검찰, MB 정부 블랙리스트 추가 공개…광범위 수사 시사

문성근과 명계남, 윤도현, 이창동·여균동 감독 그리고 지금은 고인이 된 신해철 등 노무현 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던 인물들도 'MB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故 문익환 목사의 아들이자 배우인 문성근은 2002년 16대 대통령 선거 당시 일찌감치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 지지를 선언한 뒤 명계남과 함께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를 조직했고, 여균동 감독은 노 대통령 서거 후 문성근과 함께 '국민의 명령'이라는 시민운동을 했다.

故 신해철은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후보의 TV 찬조 연설을 하고 유세장에 함께 다니며 지지를 호소했고, 이창동 감독은 참여정부 시절 문화관광부 장관을 지낸 이력이 있다.

한편 이명박 정권과 박근혜 정권을 꾸준히 비판해온 가수 이승환은 페이스북에 'MB 블랙리스트' 기사를 공유하며 "나 좀 넣어라. 이놈들아!!!", "아... 일 좀 똑바로... TV 안 나왔다고 너무 괄시..."라며 일침을 가했다.

K스타 정혜정 kbs.sprint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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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랙리스트 연예인의 분노…“10년 간 무대 서지 못했다”
    • 입력 2017-09-13 15:23:56
    방송·연예
이명박 정부가 만든 '문화 예술계 블랙리스트'에 거론된 인사들이 지난 10여 년간 억눌렸던 감정을 표출했다.

'MB 블랙리스트'에 오른 김규리는 지난 12일 인스타그램에 "이 몇 자에.. 나의 꽃다운 30대가 훌쩍 가버렸네. 10년이란 소중한 시간이... 내가 그동안 낸 소중한 세금들이 나를 죽이는 데 사용되었다니"라는 글과 함께 블랙리스트 명단을 캡처한 사진을 게시했다.

조정래 작가는 13일 SBS '김성준의 시사전망대'와 전화인터뷰에서 "하도 오래전부터 당해온 일이라서 별로 놀라울 것은 없는데, 군사독재도 아니고 국민이 직접 뽑아서 만들어 놓은 민간 정부가 이런 일을 했다는 게 참 한심스러울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연예인 블랙리스트'를 처음 공개적으로 거론해 파문을 일으켰던 김미화도 한 통신사와 인터뷰에서 "10여 년을 제가 서고 싶은 무대에 서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지난 11일 국가정보원 개혁위원회는 "이명박 대통령 재임 시절 청와대와 국정원이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 예술계 인사들에 대해 방송 퇴출과 감시 등을 했다"고 밝히며 국정원이 2009년 '좌파 연예인 대응 TF'를 통해 관리했던 문화예술인 명단을 공개했다.

이명박 정부가 만든 '문화 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오른 인사는 문화계 6명, 배우 8명, 방송인 8명, 가수 8명, 영화인 52명 등 총 82명이다.

문화계에서는 조정래, 이외수, 진중권 등 6명이 포함됐고, 배우 중에서는 문성근, 명계남, 김규리, 권해효, 문소리 등 8명이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방송인 중에서는 김미화, 김제동, 박미선, 배칠수 등 8명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가요계에서는 윤도현, 故 신해철, 양희은, 안치환 등 8명이 포함됐다.

영화계에서는 모두 52명이 'MB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국정원은 이창동, 박찬욱, 봉준호, 여균동 감독 등을 블랙리스트에 포함시켰다.


이들은 대개 방송이나 강연, SNS 등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하거나 2008년 광우병 파동 당시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등 정치·사회 문제에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왔던 인물들이다.

국정원 개혁위에 따르면 당시 청와대는 2009년부터 2011년 사이 여섯 차례에 걸쳐 블랙리스트 인사들을 퇴출하라고 국정원에 지시했고, 국정원은 이들을 퇴출하기 위해 연예인 기획사 세무조사, 방송사 관계자 인사 조처 유도 등의 방법을 동원했다.

[연관기사] 검찰, MB 정부 블랙리스트 추가 공개…광범위 수사 시사

문성근과 명계남, 윤도현, 이창동·여균동 감독 그리고 지금은 고인이 된 신해철 등 노무현 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던 인물들도 'MB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故 문익환 목사의 아들이자 배우인 문성근은 2002년 16대 대통령 선거 당시 일찌감치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 지지를 선언한 뒤 명계남과 함께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를 조직했고, 여균동 감독은 노 대통령 서거 후 문성근과 함께 '국민의 명령'이라는 시민운동을 했다.

故 신해철은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후보의 TV 찬조 연설을 하고 유세장에 함께 다니며 지지를 호소했고, 이창동 감독은 참여정부 시절 문화관광부 장관을 지낸 이력이 있다.

한편 이명박 정권과 박근혜 정권을 꾸준히 비판해온 가수 이승환은 페이스북에 'MB 블랙리스트' 기사를 공유하며 "나 좀 넣어라. 이놈들아!!!", "아... 일 좀 똑바로... TV 안 나왔다고 너무 괄시..."라며 일침을 가했다.

K스타 정혜정 kbs.sprint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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