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답변 한번도 안한 장수군수…무슨 사연 있길래

입력 2017.09.18 (16:48) 수정 2017.09.18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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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 답변 한번도 안한 장수군수…무슨 사연 있길래

의회 답변 한번도 안한 장수군수…무슨 사연 있길래

지방의회는 국회와 마찬가지로 회기중에 집행부의(도정,시정, 군정)의 문제점을 따지고 올바른 대안을 찾기 위해 도정질의 혹은 시정질의나 군정질의를 진행한다.

자치단체장의 공약사업이나 예산집행 문제, 지역 현안 사항 등을 질의하고 집행부의 추진의지 등을 따지는 지방의회의 가장 중요한 의정활동 가운데 하나다.

이런 도정질의(시정질의, 군정질의 포함)에는 자치단체를 대표하는 도지사나 시장,군수가 답변자로 나서 집행부의 공식 입장을 밝히는 게 당연한 일이다.

임기 내내 답변 못한 군수…의회는 '무기한 휴회'

그런데 지금 전라북도 장수군에서는 4년 임기동안 군의회 군정질의에서 단 한차례도 답변에 나서지 않은 최용득 군수(70)가 화제다.

9월 임시회를 맞은 장수군의회(의장 유기홍) 의원들은 급기야 '최 군수의 직무유기'를 문제 삼으며 '무기한 휴회'라는 초유의 의정 중단을 선언했다.

도대체 어떤 사연이 있길래 군수가 군의회에서 4년동안 한번도 답변에 나서지 않은 것일까?

장수군의회 의원들이 지난 13일 제283회 임시회 본회의 휴회 선언에 대한 기자회견을 장수군청 브리핑 룸에서 열고 있다. 장수군의회는 임시회 본회의에서 군정질문과 추가경정예산안 설명회를 계획했으나 최용득 군수가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 하자 “군수의 대리답변을 더 이상 듣지 않겠다”며 휴회를 선언했다.장수군의회 의원들이 지난 13일 제283회 임시회 본회의 휴회 선언에 대한 기자회견을 장수군청 브리핑 룸에서 열고 있다. 장수군의회는 임시회 본회의에서 군정질문과 추가경정예산안 설명회를 계획했으나 최용득 군수가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 하자 “군수의 대리답변을 더 이상 듣지 않겠다”며 휴회를 선언했다.

건강 문제로 출석해도 앉아만 있고 대답은 부군수가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 장수군수에 당선된 최용득 군수는 취임 이후 4년 간 열린 군의회 임시회와 정례회에서 의원들의 군정질문에 대해 단 한 차례도 답변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의회와의 갈등에 따른 답변 거부가 아니다. 최 군수의 건강이 문제인데 의회 본회의장에서 군수 역할은 그동안 부군수가 도맡아왔다.

장수군의회 의원들은 급기야 지난 13일 최용득 군수를 향해 "병세로 인해 인지능력 부족과 사리판단이 안되면 병가를 내고 치료와 요양에 전념하라"고 촉구하며 제283회 임시회 무기한 휴회를 선언했다.

이들은 "군민들은 군수의 건강이 좋지 않아 회복될 때까지 3년간이나 기다려 왔다"며 "군수는 자신의 건강과 군민의 불안해소를 위해 병가를 내고, 치료와 요양을 통해 완쾌가 되면 업무에 복귀해서 정상적으로 군정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면서 "이것이 군수가 군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자 양심이고 도리일 것이다"고 강조했다.

취임 이후부터 임기 내내 최 군수의 건강상의 이유를 양해하며 참아왔던 지방의원들이 끝내 폭발한 것이다.

자칫 임기가 끝날 때까지 군의회에서 단 한 차례도 군정에 대한 군수의 직접 답변을 듣지 못한 '식물 의회'의 오명을 떠안을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단체장 건강 문제 쟁점…"인지능력 부족, 병가 내라"

장수군의회에 따르면 최 군수는 취임 직후인 지난 2014년 7월부터 2017년 9월까지 장수군의회의 임시회와 정례회의 44차례 출석 요구에 33차례 출석했으며, 11차례는 불출석했다.

이 기간 장수군의회에서는 14차례의 군정질문이 이뤄졌다. 2014년 1차례, 2015년 4차례, 2016년 6차례였고, 올해는 3차례의 군정질문이 있었다.

그러나 최용득 군수는 군정질의에 단 한 차례도 답변하지 않았다. 답변은 모두 부군수가 대신했다.

장수군의회 한 의원은 "항상 부군수가 죄송하다는 말을 먼저 시작하면서 답변을 했고, 그동안은 의회측이나 군청측이나 군수가 아프다는 이유를 서로 알기 때문에 묵시적으로 진행해왔다"고 말했다.

최용득 장수군수는 지난 7월까지도 군정 주요 사업장을 찾아 주민들을 격려하는 등 정상적인 업무를 해왔다. 하지만 임기 4년 동안 군의회 군정질의에는 단 한차례도 직접 답변한 적이 없다.최용득 장수군수는 지난 7월까지도 군정 주요 사업장을 찾아 주민들을 격려하는 등 정상적인 업무를 해왔다. 하지만 임기 4년 동안 군의회 군정질의에는 단 한차례도 직접 답변한 적이 없다.


인지장애설 무성…정작 당사자는 해명 없어

장수 지역에서는 최 군수의 건강 이상에 대해 "사람 얼굴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다", "공식행사에서 몇 마디 안부 인사 이외에 제대로 된 인사말을 하지 못한다"는 말이 돌고 있다.

최근에는 최 군수가 뇌경색을 앓고 있어 이로 인해 인지장애가 나타난다는 소문도 무성하다.

실제 최 군수는 지난 2014년 군수에 당선된 직후 뇌경색으로 전북대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았으며, 올해 8월에도 수도권의 한 병원에서 뇌혈관 관련 시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장수군은 최 군수의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지만 군정에 차질이 있을 정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당사자인 최 군수는 본인 스스로 이 같은 사태에 대해 명확하게 해명하거나 병가를 내는 등의 조치는 하지 않은 채 비서실장 입을 통해 "군정의 주요 업무를 손수 챙기고 있다"고만 밝혀 궁금증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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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회 답변 한번도 안한 장수군수…무슨 사연 있길래
    • 입력 2017-09-18 16:48:42
    • 수정2017-09-18 16:53:25
    취재K
지방의회는 국회와 마찬가지로 회기중에 집행부의(도정,시정, 군정)의 문제점을 따지고 올바른 대안을 찾기 위해 도정질의 혹은 시정질의나 군정질의를 진행한다.

자치단체장의 공약사업이나 예산집행 문제, 지역 현안 사항 등을 질의하고 집행부의 추진의지 등을 따지는 지방의회의 가장 중요한 의정활동 가운데 하나다.

이런 도정질의(시정질의, 군정질의 포함)에는 자치단체를 대표하는 도지사나 시장,군수가 답변자로 나서 집행부의 공식 입장을 밝히는 게 당연한 일이다.

임기 내내 답변 못한 군수…의회는 '무기한 휴회'

그런데 지금 전라북도 장수군에서는 4년 임기동안 군의회 군정질의에서 단 한차례도 답변에 나서지 않은 최용득 군수(70)가 화제다.

9월 임시회를 맞은 장수군의회(의장 유기홍) 의원들은 급기야 '최 군수의 직무유기'를 문제 삼으며 '무기한 휴회'라는 초유의 의정 중단을 선언했다.

도대체 어떤 사연이 있길래 군수가 군의회에서 4년동안 한번도 답변에 나서지 않은 것일까?

장수군의회 의원들이 지난 13일 제283회 임시회 본회의 휴회 선언에 대한 기자회견을 장수군청 브리핑 룸에서 열고 있다. 장수군의회는 임시회 본회의에서 군정질문과 추가경정예산안 설명회를 계획했으나 최용득 군수가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 하자 “군수의 대리답변을 더 이상 듣지 않겠다”며 휴회를 선언했다.
건강 문제로 출석해도 앉아만 있고 대답은 부군수가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 장수군수에 당선된 최용득 군수는 취임 이후 4년 간 열린 군의회 임시회와 정례회에서 의원들의 군정질문에 대해 단 한 차례도 답변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의회와의 갈등에 따른 답변 거부가 아니다. 최 군수의 건강이 문제인데 의회 본회의장에서 군수 역할은 그동안 부군수가 도맡아왔다.

장수군의회 의원들은 급기야 지난 13일 최용득 군수를 향해 "병세로 인해 인지능력 부족과 사리판단이 안되면 병가를 내고 치료와 요양에 전념하라"고 촉구하며 제283회 임시회 무기한 휴회를 선언했다.

이들은 "군민들은 군수의 건강이 좋지 않아 회복될 때까지 3년간이나 기다려 왔다"며 "군수는 자신의 건강과 군민의 불안해소를 위해 병가를 내고, 치료와 요양을 통해 완쾌가 되면 업무에 복귀해서 정상적으로 군정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면서 "이것이 군수가 군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자 양심이고 도리일 것이다"고 강조했다.

취임 이후부터 임기 내내 최 군수의 건강상의 이유를 양해하며 참아왔던 지방의원들이 끝내 폭발한 것이다.

자칫 임기가 끝날 때까지 군의회에서 단 한 차례도 군정에 대한 군수의 직접 답변을 듣지 못한 '식물 의회'의 오명을 떠안을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단체장 건강 문제 쟁점…"인지능력 부족, 병가 내라"

장수군의회에 따르면 최 군수는 취임 직후인 지난 2014년 7월부터 2017년 9월까지 장수군의회의 임시회와 정례회의 44차례 출석 요구에 33차례 출석했으며, 11차례는 불출석했다.

이 기간 장수군의회에서는 14차례의 군정질문이 이뤄졌다. 2014년 1차례, 2015년 4차례, 2016년 6차례였고, 올해는 3차례의 군정질문이 있었다.

그러나 최용득 군수는 군정질의에 단 한 차례도 답변하지 않았다. 답변은 모두 부군수가 대신했다.

장수군의회 한 의원은 "항상 부군수가 죄송하다는 말을 먼저 시작하면서 답변을 했고, 그동안은 의회측이나 군청측이나 군수가 아프다는 이유를 서로 알기 때문에 묵시적으로 진행해왔다"고 말했다.

최용득 장수군수는 지난 7월까지도 군정 주요 사업장을 찾아 주민들을 격려하는 등 정상적인 업무를 해왔다. 하지만 임기 4년 동안 군의회 군정질의에는 단 한차례도 직접 답변한 적이 없다.

인지장애설 무성…정작 당사자는 해명 없어

장수 지역에서는 최 군수의 건강 이상에 대해 "사람 얼굴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다", "공식행사에서 몇 마디 안부 인사 이외에 제대로 된 인사말을 하지 못한다"는 말이 돌고 있다.

최근에는 최 군수가 뇌경색을 앓고 있어 이로 인해 인지장애가 나타난다는 소문도 무성하다.

실제 최 군수는 지난 2014년 군수에 당선된 직후 뇌경색으로 전북대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았으며, 올해 8월에도 수도권의 한 병원에서 뇌혈관 관련 시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장수군은 최 군수의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지만 군정에 차질이 있을 정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당사자인 최 군수는 본인 스스로 이 같은 사태에 대해 명확하게 해명하거나 병가를 내는 등의 조치는 하지 않은 채 비서실장 입을 통해 "군정의 주요 업무를 손수 챙기고 있다"고만 밝혀 궁금증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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