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의 명물 ‘땐뽀걸즈’…영화 주인공이 되다

입력 2017.09.19 (14:34) 수정 2017.09.19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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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은 '9등급'이지만, '땐'스 스'뽀'츠는 잘하고 싶은 소녀들이 있다.

거제여자상업고등학교의 댄스스포츠 동아리 '땐뽀걸즈'는 거제시 조선업 불황이라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전국 댄스스포츠 대회 우승'이라는 꿈을 잃지 않는다.

올해 4월, 'KBS스페셜'로 방송된 땐뽀걸즈의 이야기가 영화로 제작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연관기사]“‘땐뽀걸즈’를 아시나요?”…소녀들의 ‘땐뽀’ 도전기

19일 '땐뽀걸즈' 학생들과 거제여상 이규호(51) 교사가 KBS '아침마당'에 출연해 뒷이야기를 소개했다.



'땐뽀걸즈'에는 지난해 전국 동아리 경연대회를 준비하며 울고 웃었던 소녀들의 청춘이 담겨 있다. 땐뽀걸즈의 이야기가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지기까지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처음 땐뽀걸즈를 다큐멘터리로 찍자는 PD의 제안에 이 교사는 졸업생들에게 함께 찍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이들 중엔 과거 학교 폭력 가해자가 있었고, "내가 방송에 나오는 것을 보면 피해 입었던 친구들이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며 거절의사를 밝혔다. 결국 '땐뽀걸즈'는 갓 동아리에 들어온 학생들의 이야기로 채워졌다.

땐뽀걸즈 소녀들이 '댄스스포츠'에 흠뻑 빠지게 된 이유는 뭘까. 이는 땐뽀걸즈를 맡은 이 교사의 노력 덕분에 가능했다. 이 교사는 "교육 연수를 갔다가 '차차차'를 배워, 학생들에게 댄스스포츠를 가르쳐주게 된 것이 계기가 됐다"고 말한다. 댄스스포츠는 남녀가 짝을 지어 추는 춤으로 이 교사는 남녀의 춤을 모두 배워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열정을 보였다.

땐뽀걸즈의 일상과 고민 옆에는 항상 이 교사가 함께한다. 연습시간이 아닐 때에도 아이들 간식을 차려주고, 늦게까지 연습한 날에는 차비까지 챙겨줄 정도로 제자들에게 애정을 쏟는 이유는 단 하나다. 아이들이 학교에 있는 동안 정을 붙이고 많은 추억을 쌓았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이 교사의 노력은 거제여상 학생들을 변화시켰다. 단장 박혜영(18) 양은 "예전에는 하고 싶은 게 없다 보니 아무것도 하는 게 없었는데, 댄스스포츠를 배우면서 뭔가를 열심히 하는 그 자체가 '멋지다'고 생각하게 됐다. 열중할 수 있는 게 생겨서 좋다"라고 털어놨다. 원다빈(17) 양은 "고등학교에 입학해선 5월까지 학교에 나가지 않았다. 유급을 이틀 남기고 이규호 선생님을 만났고, 춤을 배우다 보니 학교 생활에 재미가 생겼다. 이제 학교에 매일 열심히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이 교사를 믿고 의지한다. 나윤민(17) 양은 "선생님은 우리에게 없으면 안 되는 존재"라며 "다급한 일이 생기면 제일 먼저 선생님께 전화할 정도로 의지가 되는 분"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 교사는 "학생들이 믿고 따라와 주는 게 고맙고, 받은 것을 감사해 할 줄 알며 더 열심히 하려고 하는 모습에 더 고맙다"고 말했다. 특히 "아이들이 공연을 준비하며 '우리 선생님의 체면을 생각해서라도 더 열심히 하자'고 말하는 것을 듣고 정말 감동했다"고 밝혔다.

이제 소녀들은 학교가 지루하지 않다. 땐뽀걸즈는 2016년 제6회 전국상업경진대회 동아리 경연대회에서 은상을, 올해는 금상을 수상하며 거제의 명물이 됐다. 매일 연습에 매진하며 꿈을 키워나가는 학생들에게 방송 이후 많은 응원 메시지가 쏟아졌다. 하지만 '양아치들 모아서 춤추게 한다'는 비난 댓글을 받기도 했다. 김현빈(18) 양은 "특성화 고등학교다 보니 이미지가 좋은 학교는 아니다. 하지만 이규호 선생님처럼 열정적인 선생님도 있고, 한다면 하는 학생들이 있으니 이미지가 좀 더 좋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녹록지 않은 현실 속에서 댄스스포츠는 소녀들의 유일한 해방구다. 댄스스포츠와 이규호 교사 덕분에 아이들은 각자의 역경을 극복하고 더욱 단단한 걸음을 내딛는 중이다.

[프로덕션2] 최정윤 kbs.choij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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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제의 명물 ‘땐뽀걸즈’…영화 주인공이 되다
    • 입력 2017-09-19 14:34:10
    • 수정2017-09-19 14:3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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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은 '9등급'이지만, '땐'스 스'뽀'츠는 잘하고 싶은 소녀들이 있다.

거제여자상업고등학교의 댄스스포츠 동아리 '땐뽀걸즈'는 거제시 조선업 불황이라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전국 댄스스포츠 대회 우승'이라는 꿈을 잃지 않는다.

올해 4월, 'KBS스페셜'로 방송된 땐뽀걸즈의 이야기가 영화로 제작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연관기사]“‘땐뽀걸즈’를 아시나요?”…소녀들의 ‘땐뽀’ 도전기

19일 '땐뽀걸즈' 학생들과 거제여상 이규호(51) 교사가 KBS '아침마당'에 출연해 뒷이야기를 소개했다.



'땐뽀걸즈'에는 지난해 전국 동아리 경연대회를 준비하며 울고 웃었던 소녀들의 청춘이 담겨 있다. 땐뽀걸즈의 이야기가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지기까지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처음 땐뽀걸즈를 다큐멘터리로 찍자는 PD의 제안에 이 교사는 졸업생들에게 함께 찍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이들 중엔 과거 학교 폭력 가해자가 있었고, "내가 방송에 나오는 것을 보면 피해 입었던 친구들이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며 거절의사를 밝혔다. 결국 '땐뽀걸즈'는 갓 동아리에 들어온 학생들의 이야기로 채워졌다.

땐뽀걸즈 소녀들이 '댄스스포츠'에 흠뻑 빠지게 된 이유는 뭘까. 이는 땐뽀걸즈를 맡은 이 교사의 노력 덕분에 가능했다. 이 교사는 "교육 연수를 갔다가 '차차차'를 배워, 학생들에게 댄스스포츠를 가르쳐주게 된 것이 계기가 됐다"고 말한다. 댄스스포츠는 남녀가 짝을 지어 추는 춤으로 이 교사는 남녀의 춤을 모두 배워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열정을 보였다.

땐뽀걸즈의 일상과 고민 옆에는 항상 이 교사가 함께한다. 연습시간이 아닐 때에도 아이들 간식을 차려주고, 늦게까지 연습한 날에는 차비까지 챙겨줄 정도로 제자들에게 애정을 쏟는 이유는 단 하나다. 아이들이 학교에 있는 동안 정을 붙이고 많은 추억을 쌓았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이 교사의 노력은 거제여상 학생들을 변화시켰다. 단장 박혜영(18) 양은 "예전에는 하고 싶은 게 없다 보니 아무것도 하는 게 없었는데, 댄스스포츠를 배우면서 뭔가를 열심히 하는 그 자체가 '멋지다'고 생각하게 됐다. 열중할 수 있는 게 생겨서 좋다"라고 털어놨다. 원다빈(17) 양은 "고등학교에 입학해선 5월까지 학교에 나가지 않았다. 유급을 이틀 남기고 이규호 선생님을 만났고, 춤을 배우다 보니 학교 생활에 재미가 생겼다. 이제 학교에 매일 열심히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이 교사를 믿고 의지한다. 나윤민(17) 양은 "선생님은 우리에게 없으면 안 되는 존재"라며 "다급한 일이 생기면 제일 먼저 선생님께 전화할 정도로 의지가 되는 분"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 교사는 "학생들이 믿고 따라와 주는 게 고맙고, 받은 것을 감사해 할 줄 알며 더 열심히 하려고 하는 모습에 더 고맙다"고 말했다. 특히 "아이들이 공연을 준비하며 '우리 선생님의 체면을 생각해서라도 더 열심히 하자'고 말하는 것을 듣고 정말 감동했다"고 밝혔다.

이제 소녀들은 학교가 지루하지 않다. 땐뽀걸즈는 2016년 제6회 전국상업경진대회 동아리 경연대회에서 은상을, 올해는 금상을 수상하며 거제의 명물이 됐다. 매일 연습에 매진하며 꿈을 키워나가는 학생들에게 방송 이후 많은 응원 메시지가 쏟아졌다. 하지만 '양아치들 모아서 춤추게 한다'는 비난 댓글을 받기도 했다. 김현빈(18) 양은 "특성화 고등학교다 보니 이미지가 좋은 학교는 아니다. 하지만 이규호 선생님처럼 열정적인 선생님도 있고, 한다면 하는 학생들이 있으니 이미지가 좀 더 좋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녹록지 않은 현실 속에서 댄스스포츠는 소녀들의 유일한 해방구다. 댄스스포츠와 이규호 교사 덕분에 아이들은 각자의 역경을 극복하고 더욱 단단한 걸음을 내딛는 중이다.

[프로덕션2] 최정윤 kbs.choij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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