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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맹이엔 이런 맛 없죠”…껍질의 역습
입력 2017.09.21 (08:00) 인터넷 뉴스
“알맹이엔 이런 맛 없죠”…껍질의 역습
알맹이와 속살만큼 눈길을 끌진 못하지만, 늘 우리 밥상을 지켜온 고마운 음식재료가 있다. 바로 '껍질'이다. 껍질 요리를 즐겨 먹는 이들은 알맹이를 감싸고 있는 속만큼이나 훌륭하고 버릴 것 없는 게 껍질이라고 말한다.


맛있고 영양까지 고루 갖춘 껍질. 투박하지만 건강한 맛을 자랑하는 '껍질 밥상'을 KBS '한국인의 밥상'(21일 저녁 7시 35분 방송, 1TV)이 찾아가 봤다.

껍질까지 맛있다

멀리서 보면 말이 귀를 쫑긋 세운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마이산. 마이산으로 유명한 전라북도 진안은 산 좋고 물 좋기로 소문난 곳이다. 지리적·자연적으로 뛰어난 환경은 돼지를 키우는 데도 안성맞춤이다. 자연스레 밥상 위에도 돼지고기로 만든 다양한 음식이 자주 오른다. 그중에서도 육질이 단단하고 쫄깃한 흑돼지 껍질은 훌륭한 음식재료다.

진안에서 30년 넘게 흑돼지를 키우는 임화숙 씨가 평소 친자매처럼 지내는 형님 김정수 씨와 흑돼지 껍질 요리에 나섰다.


사실 껍질 요리는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간다. 잡내를 잡으려면 소주와 된장, 생강 등을 넣고 끓여야 한다. 껍질이 식으면 굳어버리기 때문에 따뜻할 때 재빨리 요리해야 한다. 많은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돼지 껍질로 요리하는 이유는 흑돼지 껍질의 맛을 포기할 수 없어서다.

흑돼지 껍질로 만든 요리가 밥상 한가득 올라왔다. 잔치 때마다 상에 올린다는 돼지껍질 묵, 진안 지역 인삼과 더덕을 사용한 별미 흑돼지 껍질 채무침, 순댓국집을 운영했던 친정에서 배운 비법을 담아 만든 흑돼지 껍질 순대까지. 두 사람의 진한 정을 담은 흑돼지 껍질 밥상을 만나본다.

모든 영양소는 껍질에 있다

섬진강 발원지, 물 좋고 바람 좋은 전라북도 순창은 명실공히 대한민국 최고 장맛을 자랑한다. 예로부터 다슬기가 유명했다는 순창에는 특별한 요리가 있다. 잘 삶은 다슬기를 껍질째 절구에 넣어 곱게 빻아 여러 번 걸러내 만드는 다슬기 약탕이다.


껍질 요리를 사랑하는 김태연 씨가 자랑하는 순창의 향토 음식도 이 다슬기 약탕이다. 남편 김법정 씨는 "모든 식재료 영양분은 알맹이보다는 껍질에 들어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농사짓는 채소에도 전혀 농약을 치지 않는다. 껍질째 먹기 위해서다.

말린 수박껍질과 참외껍질을 활용한 장아찌는 꼬들꼬들한 식감을 자랑해 저절로 숟가락을 들게 하는 반찬이다. 부부와 막역한 사이인 동네주민 이명숙 씨가 녹두 껍질을 찰떡과 섞어 만든 녹두껍질 인절미까지. 껍질로 만든 훌륭한 만찬이 완성됐다.

논밭에서 밀려난 한우, 밥상의 풍미로 돌아오다

전라북도 정읍은 산보다 평야가 많아 예부터 농사짓기 좋은 고장으로 유명하다. 가을 들녘에 벼 익어가는 소리가 가득한 날, 정읍에서 특별한 껍질 요리를 만났다. '한우'의 껍질로 만든 요리다. 외지 사람들에게 한우 껍질 요리 생소하지만, 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이곳 사람들은 소 잡는 날에 꼭 한우 껍질로 만든 요리를 먹었다고 한다.


쫀득쫀득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인 한우 껍질 역시 손이 많이 간다. 토치를 사용해 소의 털을 제거하고, 생강 이파리와 뿌리를 통째로 넣어 여러 번 삶아 남아있는 잡냄새를 제거해야 한다. 질기기로 유명한 한우 껍질을 삶을 때는 소주를 넣어 껍질을 연하게 한다.

농사가 주를 이루던 시절엔 집집마다 소 한두 마리는 키웠다. 그러나 농사도 점점 기계화가 되면서 소는 설 자리를 잃었다. 논밭에서 밀려난 소는 밥상의 풍미로 되살아났다. 소에 대한 애착이 남다른 이곳에선 껍질 하나도 버리지 않았다. 돈으로는 살 수 없는 정읍 사람들의 진한 삶이 만들어낸 한우 껍질 밥상. 그들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밥상을 함께 한다.

알차고 꽉 찬 인생의 맛

영산(靈山)으로 불리는 회문산 자락에 둘러싸인 전라북도 순창. 이곳 토박이인 이규현, 신인숙 부부는 30년 전부터 흑염소를 키우고 있다. 산이 많아 흑염소를 키우기 적합한 순창은 전북에서 가장 많은 흑염소를 사육하는 고장이 됐다.

순창에서도 오지 중의 오지로 꼽히는 부부가 사는 마을에서는 흑염소 한두 마리 안 키우는 집이 없다. 버릴 것 없는 귀한 흑염소에서 얻어지는 껍질은 요긴한 찬거리로 쓰인다. 오랜 시간 물에 담가 핏물을 빼고, 아기 다루듯 깨끗이 씻어 손질해야 염소 특유의 냄새를 잡을 수 있다.


꼬들꼬들한 염소 족발에 양념을 넣고 무쳐낸 흑염소 족발 무침, 흑염소 껍질을 삶아 굳혀 만든 흑염소 껍질 편육도 빠질 수 없는 별미이다.

옹골지게 살아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맛. 지리적·문화적 특색을 가득 담은 순창 흑염소 껍질 밥상을 만나본다.

[프로덕션2] 박성희 kbs.psh@kbs.co.kr
  • “알맹이엔 이런 맛 없죠”…껍질의 역습
    • 입력 2017.09.21 (08:00)
    인터넷 뉴스
“알맹이엔 이런 맛 없죠”…껍질의 역습
알맹이와 속살만큼 눈길을 끌진 못하지만, 늘 우리 밥상을 지켜온 고마운 음식재료가 있다. 바로 '껍질'이다. 껍질 요리를 즐겨 먹는 이들은 알맹이를 감싸고 있는 속만큼이나 훌륭하고 버릴 것 없는 게 껍질이라고 말한다.


맛있고 영양까지 고루 갖춘 껍질. 투박하지만 건강한 맛을 자랑하는 '껍질 밥상'을 KBS '한국인의 밥상'(21일 저녁 7시 35분 방송, 1TV)이 찾아가 봤다.

껍질까지 맛있다

멀리서 보면 말이 귀를 쫑긋 세운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마이산. 마이산으로 유명한 전라북도 진안은 산 좋고 물 좋기로 소문난 곳이다. 지리적·자연적으로 뛰어난 환경은 돼지를 키우는 데도 안성맞춤이다. 자연스레 밥상 위에도 돼지고기로 만든 다양한 음식이 자주 오른다. 그중에서도 육질이 단단하고 쫄깃한 흑돼지 껍질은 훌륭한 음식재료다.

진안에서 30년 넘게 흑돼지를 키우는 임화숙 씨가 평소 친자매처럼 지내는 형님 김정수 씨와 흑돼지 껍질 요리에 나섰다.


사실 껍질 요리는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간다. 잡내를 잡으려면 소주와 된장, 생강 등을 넣고 끓여야 한다. 껍질이 식으면 굳어버리기 때문에 따뜻할 때 재빨리 요리해야 한다. 많은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돼지 껍질로 요리하는 이유는 흑돼지 껍질의 맛을 포기할 수 없어서다.

흑돼지 껍질로 만든 요리가 밥상 한가득 올라왔다. 잔치 때마다 상에 올린다는 돼지껍질 묵, 진안 지역 인삼과 더덕을 사용한 별미 흑돼지 껍질 채무침, 순댓국집을 운영했던 친정에서 배운 비법을 담아 만든 흑돼지 껍질 순대까지. 두 사람의 진한 정을 담은 흑돼지 껍질 밥상을 만나본다.

모든 영양소는 껍질에 있다

섬진강 발원지, 물 좋고 바람 좋은 전라북도 순창은 명실공히 대한민국 최고 장맛을 자랑한다. 예로부터 다슬기가 유명했다는 순창에는 특별한 요리가 있다. 잘 삶은 다슬기를 껍질째 절구에 넣어 곱게 빻아 여러 번 걸러내 만드는 다슬기 약탕이다.


껍질 요리를 사랑하는 김태연 씨가 자랑하는 순창의 향토 음식도 이 다슬기 약탕이다. 남편 김법정 씨는 "모든 식재료 영양분은 알맹이보다는 껍질에 들어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농사짓는 채소에도 전혀 농약을 치지 않는다. 껍질째 먹기 위해서다.

말린 수박껍질과 참외껍질을 활용한 장아찌는 꼬들꼬들한 식감을 자랑해 저절로 숟가락을 들게 하는 반찬이다. 부부와 막역한 사이인 동네주민 이명숙 씨가 녹두 껍질을 찰떡과 섞어 만든 녹두껍질 인절미까지. 껍질로 만든 훌륭한 만찬이 완성됐다.

논밭에서 밀려난 한우, 밥상의 풍미로 돌아오다

전라북도 정읍은 산보다 평야가 많아 예부터 농사짓기 좋은 고장으로 유명하다. 가을 들녘에 벼 익어가는 소리가 가득한 날, 정읍에서 특별한 껍질 요리를 만났다. '한우'의 껍질로 만든 요리다. 외지 사람들에게 한우 껍질 요리 생소하지만, 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이곳 사람들은 소 잡는 날에 꼭 한우 껍질로 만든 요리를 먹었다고 한다.


쫀득쫀득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인 한우 껍질 역시 손이 많이 간다. 토치를 사용해 소의 털을 제거하고, 생강 이파리와 뿌리를 통째로 넣어 여러 번 삶아 남아있는 잡냄새를 제거해야 한다. 질기기로 유명한 한우 껍질을 삶을 때는 소주를 넣어 껍질을 연하게 한다.

농사가 주를 이루던 시절엔 집집마다 소 한두 마리는 키웠다. 그러나 농사도 점점 기계화가 되면서 소는 설 자리를 잃었다. 논밭에서 밀려난 소는 밥상의 풍미로 되살아났다. 소에 대한 애착이 남다른 이곳에선 껍질 하나도 버리지 않았다. 돈으로는 살 수 없는 정읍 사람들의 진한 삶이 만들어낸 한우 껍질 밥상. 그들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밥상을 함께 한다.

알차고 꽉 찬 인생의 맛

영산(靈山)으로 불리는 회문산 자락에 둘러싸인 전라북도 순창. 이곳 토박이인 이규현, 신인숙 부부는 30년 전부터 흑염소를 키우고 있다. 산이 많아 흑염소를 키우기 적합한 순창은 전북에서 가장 많은 흑염소를 사육하는 고장이 됐다.

순창에서도 오지 중의 오지로 꼽히는 부부가 사는 마을에서는 흑염소 한두 마리 안 키우는 집이 없다. 버릴 것 없는 귀한 흑염소에서 얻어지는 껍질은 요긴한 찬거리로 쓰인다. 오랜 시간 물에 담가 핏물을 빼고, 아기 다루듯 깨끗이 씻어 손질해야 염소 특유의 냄새를 잡을 수 있다.


꼬들꼬들한 염소 족발에 양념을 넣고 무쳐낸 흑염소 족발 무침, 흑염소 껍질을 삶아 굳혀 만든 흑염소 껍질 편육도 빠질 수 없는 별미이다.

옹골지게 살아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맛. 지리적·문화적 특색을 가득 담은 순창 흑염소 껍질 밥상을 만나본다.

[프로덕션2] 박성희 kbs.p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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