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마다 바뀌는 농장…한 서울 토박이의 집념

입력 2017.09.22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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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고창군 공음면에는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농장이 있다. 봄에는 청보리, 여름엔 해바라기, 가을엔 메밀꽃이 핀다.

계절 마다 각기 다른 모습을 보이는 이곳은 한 서울 토박이의 집념의 산물이다.

'서울 토박이' 소년, 농부를 꿈꾸다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란 진영호(69) 씨는 어린 시절 농부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계기가 있었다. 진 씨는 중학생일 때 아버지 고향인 전북 고창에 종종 내려왔다. 그때마다 잡초가 무성한 황무지 언덕을 찾았는데 그곳에서 뿜어져 나오는 흙냄새가 너무 좋았다. 커서 농사를 짓겠다고 결심한 것도 그때였다.


1992년 5월, 진 씨는 20년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전북 고창으로 내려와 농장 일을 시작했다. 현실은 꿈과 달랐다. 초보 농부인 그가 13만 평에 이르는 땅을 일구기란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보리 농사를 지었다.

진 씨는 노력 끝에 2004년 4월 '제1회 청보리밭 축제'를 열어 사람들에게 농장을 알리기 시작했다. 여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해바라기와 메밀꽃도 심어 계절마다 새로운 축제를 진행했다. 봄에는 '청보리밭 축제', 여름에는 '해바라기 축제', 가을에는 '메밀꽃 축제'를 열고 있다.

아, 하늘이시여!



진 씨는 올여름 마음 고생이 심했다. 해바라기 씨를 뿌린 뒤 여러 날이 지나도록 비 소식이 없었기 때문이다.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있어도 틀리기 일쑤였고 설령 비가 온다 해도 강수량이 너무 적었다.

그렇다고 해서 이 넓은 농장에 인위적으로 물을 댈 수도 없었다. 무엇보다 진 씨가 가장 두려웠던 것은 꽃을 보기 위해 멀리서 농장을 찾아온 사람들에게 실망감을 안기는 일이었다.

아버지와 딸


진영호 씨는 슬하에 딸 하나를 두었다. 그가 처음 귀농을 선택했을 때 딸은 고등학생이었다. 도시에서 부족한 것 없이 자란 딸에게 아빠의 귀농은 충격이었다. 하지만 딸은 아빠를 이해해 줬다.

고등학교 졸업 후 서울에 홀로 남은 딸은 농장의 홍보 등을 맡아주며 진 씨의 든든한 조력자가 됐다.

진 씨에게는 새로운 꿈이 있다. 딸이 농장을 이어받아 자신이 세상을 떠난 후에도 계속해서 축제를 여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꿈을 딸에게 강요할 수 없다. 딸이 이곳에 와서 생활하면 수입이 줄어들 뿐 아니라 도시에서의 편안한 삶도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진 씨는 고심 끝에 딸에게 말을 꺼냈다. 그의 진심이 딸에게 전해질까?

자세한 이야기는 KBS '다큐 공감'(23일 저녁 7시 10분, 1TV)에서 확인할 수 있다.

[프로덕션2] 문경림 kbs.petitl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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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절마다 바뀌는 농장…한 서울 토박이의 집념
    • 입력 2017-09-22 14:40:22
    방송·연예
전북 고창군 공음면에는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농장이 있다. 봄에는 청보리, 여름엔 해바라기, 가을엔 메밀꽃이 핀다.

계절 마다 각기 다른 모습을 보이는 이곳은 한 서울 토박이의 집념의 산물이다.

'서울 토박이' 소년, 농부를 꿈꾸다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란 진영호(69) 씨는 어린 시절 농부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계기가 있었다. 진 씨는 중학생일 때 아버지 고향인 전북 고창에 종종 내려왔다. 그때마다 잡초가 무성한 황무지 언덕을 찾았는데 그곳에서 뿜어져 나오는 흙냄새가 너무 좋았다. 커서 농사를 짓겠다고 결심한 것도 그때였다.


1992년 5월, 진 씨는 20년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전북 고창으로 내려와 농장 일을 시작했다. 현실은 꿈과 달랐다. 초보 농부인 그가 13만 평에 이르는 땅을 일구기란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보리 농사를 지었다.

진 씨는 노력 끝에 2004년 4월 '제1회 청보리밭 축제'를 열어 사람들에게 농장을 알리기 시작했다. 여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해바라기와 메밀꽃도 심어 계절마다 새로운 축제를 진행했다. 봄에는 '청보리밭 축제', 여름에는 '해바라기 축제', 가을에는 '메밀꽃 축제'를 열고 있다.

아, 하늘이시여!



진 씨는 올여름 마음 고생이 심했다. 해바라기 씨를 뿌린 뒤 여러 날이 지나도록 비 소식이 없었기 때문이다.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있어도 틀리기 일쑤였고 설령 비가 온다 해도 강수량이 너무 적었다.

그렇다고 해서 이 넓은 농장에 인위적으로 물을 댈 수도 없었다. 무엇보다 진 씨가 가장 두려웠던 것은 꽃을 보기 위해 멀리서 농장을 찾아온 사람들에게 실망감을 안기는 일이었다.

아버지와 딸


진영호 씨는 슬하에 딸 하나를 두었다. 그가 처음 귀농을 선택했을 때 딸은 고등학생이었다. 도시에서 부족한 것 없이 자란 딸에게 아빠의 귀농은 충격이었다. 하지만 딸은 아빠를 이해해 줬다.

고등학교 졸업 후 서울에 홀로 남은 딸은 농장의 홍보 등을 맡아주며 진 씨의 든든한 조력자가 됐다.

진 씨에게는 새로운 꿈이 있다. 딸이 농장을 이어받아 자신이 세상을 떠난 후에도 계속해서 축제를 여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꿈을 딸에게 강요할 수 없다. 딸이 이곳에 와서 생활하면 수입이 줄어들 뿐 아니라 도시에서의 편안한 삶도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진 씨는 고심 끝에 딸에게 말을 꺼냈다. 그의 진심이 딸에게 전해질까?

자세한 이야기는 KBS '다큐 공감'(23일 저녁 7시 10분, 1TV)에서 확인할 수 있다.

[프로덕션2] 문경림 kbs.petitl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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