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해외 입양 핑계 스리랑카 아기 수천명 팔아

입력 2017.09.22 (20:33) 수정 2017.09.22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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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스리랑카에서 지난 1980년대, 입양을 이유로 수천 명의 아기를 해외로 판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특히, 일부 아기들은 이른바 '아기 공장'으로 불리는 곳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파원 연결해 자세한 얘기 나눠봅니다.

<질문>
김종수 특파원, 스리랑카에서 아기들을 불법으로 해외 입양을 보냈다는 건데, 어떻게 밝혀지게 된 겁니까?

<답변>
네. 이번 사건은 네덜란드의 다큐멘터리 제작사인 젬블라가 취재해 방송하면서 세간에 알려지게 됐는데요.

스리랑카 정부도 이 방송 내용이 사실이라고 인정했습니다.

스리랑카에서 태어난 이 여성은 갓난아이 때 네덜란드로 입양됐습니다.

친부모를 찾기 위해 수천 킬로미터를 날아 스리랑카에 왔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습니다.

<녹취> 시로나 야콥(네덜란드로 입양) : "(혹시 아빠 찾았어요?) 아직 못 찾았어요. 그 이름을 가진 남성은 라트나푸라에 없었어요."

그녀는 자신의 가족으로 추정되는 여러 사람들을 만났지만, 모두 아닌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녀가 친부모를 찾기 어려운 이유는 단 한가집니다.

입양 당시 작성됐던 출생증명서 속 이름과 생년월일, 부모의 인적 사항 등이 모두 가짜였기 때문입니다.

<녹취> "(출생증명서에) 왜 부모님의 주소가 없는 거죠? (당신을 숨겨야 했으니까요.) 서류 안 내용은 다 거짓이에요. 모든 게 거짓이에요."

BBC에 따르면 영국, 독일 등 유럽으로 팔려나간 아기들은 최대 만 천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특히, 네덜란드에만 4천 명의 스리랑카 출신의 아기들이 입양됐는데, 입양 관련 서류들은 대부분 허위로 작성됐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질문>
1980년대면 가난한 형편 탓에 어쩔 수 없이 자녀들을 해외로 입양 보내는 일이 있지 않았습니까?

<답변>
네. 물론 경제적인 이유로 아이를 입양 보낸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당시에 해외 입양을 주선하는 중개인들이 몰래 남의 아이를 빼돌리거나 여성들을 강제로 임신시킨 뒤 낳은 아이를 해외로 판 사실이 이번에 드러난 겁니다.

일부 병원 관계자들이 아기 밀매 조직과 협력했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녹취> 현지인 : "당시에 어떤 병원에는 (불법) 해외 입양에 관여하는 조직이 따로 있었어요. 그들은 산모와 아기를 어디론가 데려갔어요."

산모에게 아이가 죽었다고 거짓말을 한 뒤, 아이를 몰래 빼돌려 돈을 받고 팔았다는 충격적인 증언도 나왔습니다.

입양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한 겁니다.

<녹취> 현지인 : "(입양을 주선했던) 중개인들이 건당 125달러(한화 15만원)를 받았어요. 당시에는 엄청 큰 금액이었죠."

한 여성은 병원 관계자로부터 돈을 받고 아기의 친엄마인 것처럼 연기를 했다고 고백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나는 4일 동안 아기와 함께 있었어요. 그 다음날, 그들은 제게 2천 루피(한화 3만5천원)를 줬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여성들을 강제로 임신시킨 뒤 아이를 낳게 하는 이른바 '아기 공장'의 실체도 이번에 확인됐습니다.

실제로 스리랑카에서는 지난 1987년 '아기 공장' 한 곳이 적발됐는데요.

당시 보도에 따르면 여성들은 3미터 높이의 담장으로 둘러싸인 교도소 같은 곳에 갇혀 아기를 낳아야 했습니다.

<질문>
스리랑카 정부가 해당 방송 내용에 대해 사실이라고 시인하지 않았습니까?

그렇다면 정부에서 이 사실을 알고도 묵인한 겁니까?

<답변>
그건 아닙니다.

세나라트네 스리랑카 보건장관은 불법으로 아기가 해외로 보내진 것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다며 부인했습니다.

<녹취> 세나라트네(스리랑카 보건장관) : "우리 정부는 그 사안에 대해 모르는 일입니다. 그러나 이것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는 이어, "입양아들이 친부모를 찾을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특별기구 설립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이미 3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고, 거짓으로 작성된 출생증명서로 친부모를 찾기란 녹록지 않아 보입니다.

지금까지 뉴델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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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9-22 20:37:05
    • 수정2017-09-22 21:01:55
    글로벌24
<앵커 멘트>

스리랑카에서 지난 1980년대, 입양을 이유로 수천 명의 아기를 해외로 판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특히, 일부 아기들은 이른바 '아기 공장'으로 불리는 곳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파원 연결해 자세한 얘기 나눠봅니다.

<질문>
김종수 특파원, 스리랑카에서 아기들을 불법으로 해외 입양을 보냈다는 건데, 어떻게 밝혀지게 된 겁니까?

<답변>
네. 이번 사건은 네덜란드의 다큐멘터리 제작사인 젬블라가 취재해 방송하면서 세간에 알려지게 됐는데요.

스리랑카 정부도 이 방송 내용이 사실이라고 인정했습니다.

스리랑카에서 태어난 이 여성은 갓난아이 때 네덜란드로 입양됐습니다.

친부모를 찾기 위해 수천 킬로미터를 날아 스리랑카에 왔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습니다.

<녹취> 시로나 야콥(네덜란드로 입양) : "(혹시 아빠 찾았어요?) 아직 못 찾았어요. 그 이름을 가진 남성은 라트나푸라에 없었어요."

그녀는 자신의 가족으로 추정되는 여러 사람들을 만났지만, 모두 아닌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녀가 친부모를 찾기 어려운 이유는 단 한가집니다.

입양 당시 작성됐던 출생증명서 속 이름과 생년월일, 부모의 인적 사항 등이 모두 가짜였기 때문입니다.

<녹취> "(출생증명서에) 왜 부모님의 주소가 없는 거죠? (당신을 숨겨야 했으니까요.) 서류 안 내용은 다 거짓이에요. 모든 게 거짓이에요."

BBC에 따르면 영국, 독일 등 유럽으로 팔려나간 아기들은 최대 만 천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특히, 네덜란드에만 4천 명의 스리랑카 출신의 아기들이 입양됐는데, 입양 관련 서류들은 대부분 허위로 작성됐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질문>
1980년대면 가난한 형편 탓에 어쩔 수 없이 자녀들을 해외로 입양 보내는 일이 있지 않았습니까?

<답변>
네. 물론 경제적인 이유로 아이를 입양 보낸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당시에 해외 입양을 주선하는 중개인들이 몰래 남의 아이를 빼돌리거나 여성들을 강제로 임신시킨 뒤 낳은 아이를 해외로 판 사실이 이번에 드러난 겁니다.

일부 병원 관계자들이 아기 밀매 조직과 협력했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녹취> 현지인 : "당시에 어떤 병원에는 (불법) 해외 입양에 관여하는 조직이 따로 있었어요. 그들은 산모와 아기를 어디론가 데려갔어요."

산모에게 아이가 죽었다고 거짓말을 한 뒤, 아이를 몰래 빼돌려 돈을 받고 팔았다는 충격적인 증언도 나왔습니다.

입양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한 겁니다.

<녹취> 현지인 : "(입양을 주선했던) 중개인들이 건당 125달러(한화 15만원)를 받았어요. 당시에는 엄청 큰 금액이었죠."

한 여성은 병원 관계자로부터 돈을 받고 아기의 친엄마인 것처럼 연기를 했다고 고백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나는 4일 동안 아기와 함께 있었어요. 그 다음날, 그들은 제게 2천 루피(한화 3만5천원)를 줬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여성들을 강제로 임신시킨 뒤 아이를 낳게 하는 이른바 '아기 공장'의 실체도 이번에 확인됐습니다.

실제로 스리랑카에서는 지난 1987년 '아기 공장' 한 곳이 적발됐는데요.

당시 보도에 따르면 여성들은 3미터 높이의 담장으로 둘러싸인 교도소 같은 곳에 갇혀 아기를 낳아야 했습니다.

<질문>
스리랑카 정부가 해당 방송 내용에 대해 사실이라고 시인하지 않았습니까?

그렇다면 정부에서 이 사실을 알고도 묵인한 겁니까?

<답변>
그건 아닙니다.

세나라트네 스리랑카 보건장관은 불법으로 아기가 해외로 보내진 것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다며 부인했습니다.

<녹취> 세나라트네(스리랑카 보건장관) : "우리 정부는 그 사안에 대해 모르는 일입니다. 그러나 이것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는 이어, "입양아들이 친부모를 찾을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특별기구 설립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이미 3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고, 거짓으로 작성된 출생증명서로 친부모를 찾기란 녹록지 않아 보입니다.

지금까지 뉴델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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