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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병훈 교수(중앙대 사회학과) “사교육 투자로 기회 불평등 더 심화…취업 청탁, 범죄로 인식 필요” ②
입력 2017.09.26 (10:37) | 수정 2017.09.26 (10:41) 단신뉴스
[인터뷰] 이병훈 교수(중앙대 사회학과) “사교육 투자로 기회 불평등 더 심화…취업 청탁, 범죄로 인식 필요” ②
□ 방송일시 : 2017년 9월 26일(화요일)
□ 출연자 : 이병훈 교수(중앙대 사회학과)


“사교육 투자로 기회 불평등 더 심화…취업 청탁, 범죄로 인식 필요”

[윤준호] 힘든 환경을 극복하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개천에서 용 났다'는 표현을 썼죠. 하지만 개천에서 용이 날 확률이 실제로 줄어들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최근 강원랜드 채용 비리, 금융감독원 특혜 채용, 한국항공우주산업 카이 부정 채용 등과 같은 고위층 자녀 채용 청탁 비리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흙수저 청년들의 절망감, 상실감이 커지고 있는데요. 우리 사회에서 왜 이렇게 기회 불평등이 심해지고 있는 걸까요.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이병훈 교수와 자세한 말씀 나눠 보겠습니다. 이병훈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이병훈] 네, 안녕하십니까?

[윤준호] 그동안 우리나라가 서구 다른 나라에 비해서 계층 사다리가 튼튼하고 개천에서 용 날 가능성이 많은 사회였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개천용론이 점점 힘을 잃고 있고 금수저, 흙수저론이 득세하고 있다는 세간 평이 많았습니다. 연구 결과로도 실제 증명됐다고 하는데 어떤 내용으로 돼 있습니까?

[이병훈] 서울대 경제학과의 주병기 교수님과 같이 공부하는 박사 과정 오성재 대학원생이 한국소득기회 불평등에 대한 연구를 관련 학술지에 개재한 내용이 엊그제 언론에 보도되면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데요. 그 내용은, 우리 사회가 과거에 개천에서 용 난다는 식으로 계층 간의 이동, 특히 상승이 가능한 사회 구조였다면, 지금은 신분이 빈부 간 고착화가 돼서 계층 이동에 대한 기회가 그만큼 줄어들고 있다는 걸 실증 연구를 통해서 밝히고 있습니다. 부모의 계층 이동이라고 한다면 세대 간 계층 이동을 얘기하는데, 부모가 가난해도 자녀들이 똑똑하면 그다음 세대에서는 부모 세대랑 달리 계층이 좋은 위치로 옮겨갈 수 있다는 얘기가 ‘개천용론’이라고 통상 얘기하는데요. 거기에 비해서 최근 우리 사회는 부모의 학력, 직업 수준에 따라서 고스란히 자녀들도 그러한 지위에서 벗어날 수 없는 점이 이번 연구에도 확인된 걸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윤준호] 부모의 학력, 직업 수준에 따라서 자녀에게도 그러한 부분이 세습돼서 더 이상 신분 상승을 가로막고 있다는 말씀이시죠?

[이병훈] 그런 얘기죠. 다시 얘기하면 자녀 세대들이 부모로부터 새로운 계층 지위를 찾아 나설 수 있는 기회 구조가 그만큼 불평등하게 돼 있고 그만큼 못 사는 가구들의 자녀들이 용 나듯이 계층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그만큼 많이 막혀 있다는 취지의 연구 결과로 확인됐다는 얘기입니다.
[윤준호] 그 요인이 부모의 학력과 직업 수준, 이렇게 두 가지입니까?

[이병훈] 이번 연구를 통해서는 그러한 점이 주된 변수라고 전문가들은 얘기하는 요인이라고 분석됐고요. 그걸 이번 연구에서는 기회 불평등, 개천용불평등지수라는 것까지 연구자들이 개발해서 여러 관련된 데이터를 가지고 분석해 보니까 그동안 우리 사회의 기회 불평등이 더 심화됐다는 걸 확인했다는 발표입니다.

[윤준호] 점점 심화되고 있다, 그렇다면 과거, 적어도 30년 전 그 당시 또는 그 이전 한국 사회는 돈이 없어도 또는 못 배운 부모 밑에서도 방금 말씀해 주셨듯이 자녀들은 자신의 노력으로 신분을 상승할 수 있었고 계층 사다리를 잡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점점 갈수록 기회 불평등 지수가 높아지고 있듯이 불가능한 사회로 가고 있다. 이건 과거와 지금의 한국 사회가 어떤 차이점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 되는 건가요?

[이병훈] 앞서 연구를 인용해 보면, 연구자들이 개천용불평등지수라는 걸 개발했다는 말씀을 드렸는데, 지난 2000년대 초반에서부터 현재까지 비교해도 기회 불평등 지수가 그 당시에는 그들이 책정한 점수 값으로 10% 해서 40%로 무려 4배의 기회 불평등이 고착화되고 심화되고 있다는 얘기를 하게 됐는데요. 그것이 어떻게 우리 사회에 나타나고 있는가를 조금 더 말씀드리면, 현재에서는 과거에 부모가 비록 가난해도 나름대로 교육의 현장, 특히 좋은 대학을 진학하고 대학에서 나름대로 사회의 자격증이라든지 여러 가지 본인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노동 시장 진출이 자녀의 노력을 이루어냈다는 얘기인데, 지금은 아까 말한 부모의 교육과 직업이라는 게 그만큼 자녀들한테 투자할 수 있는 그런 능력으로 나타난다는 얘기입니다. 소득과 자산으로 부모의 학력과 직업이라는 것들이 자기의 재산력으로 나타나고 그것을 자녀들에 대한 사교육에 대한 투자 차이로 나타나다 보니까 아무래도 가난한 집의 자녀들 같은 경우에는 본인이 노력한다 해도 예전같이 자기만 노력해서는 좋은 대학을 갈 수 없는 그런 조건이 되고 있다고 해서 이런 점은 사실 한국만 그런 것이 아니고 미국이나 서구 사회에서도 부모의 조건이 자녀들에 대한 교육 투자를 매개로 해서 자녀들의 계층이나 계층 유지라는 측면이 나타나고 있다는 게 이미 밝혀진 사회학적인 연구인데요. 이것이 한국에서는 매우 심각하게 교육, 특히 사교육을 투자할 수 있느냐, 못 하느냐의 부모 능력에 따라서 자녀들의 대학 진학이라든가 자기 능력 개발이라는 측면으로 나타나게 되고 그것이 취업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들이 갈수록 드문 사회로 바뀌어가고 있다고 말씀드리는 거죠.

[윤준호] 그러니까 과거 같으면 학교 수업만 충실하게 따라가도 일류 대학을 갈 수 있었고 일류 대학을 발판으로 자기의 인생을 전환시킬 수 있었는데 지금은 끊임없는 사교육 투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부모가 있지 않고서는 일류 대학을 갈 수 없고 따라서 신분 상승을 꿰할 수 있는 기회마저 봉쇄된다는 말씀이시죠?

[이병훈] 네, 잘 정리하셨습니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공교육이 무너지고 부모들이 가진 재산이나 능력으로 투자할 수 있는 사교육이 자녀들의 운명을 가르는 사회로 바뀌어가고 있다는 걸 말씀드립니다.

[윤준호] 결국 정부가 그동안 교육 정책을 수도 없이 많이 바꿔 왔지만 그것이 결국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보다는 부정적으로 작용한 측면이 더 많다고도 볼 수 있겠네요?

[이병훈] 공교육이 그만큼 약화되고 무너졌다는 평가까지 된다는 얘기는 정부 정책이 실패했다는 말을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말이 되는 거죠.

[윤준호] 이런 사회 구조적인 문제 말고도 또 다른 기회 불평등으로 요구되고 있는 게 바로 채용 비리입니다. 누구는 빽이 있어서 채용되고 누구는 빽과 배경이 없어서 채용 안 된다면 이것처럼 가장 문제가 될 수 있는 기회 불평등이 없을 것 같습니다. 최근 강원랜드 채용 비리, 금감원, 한국항공우주산업 카이. 흔히 우리가 그런 말을 하죠. 쌍팔년도에도 없을 일이 어떻게 이런 21세기에 일어나느냐. 어떻게 우리 사회가 이런 일이 용인되고 가능할 수 있었을까요?

[이병훈] 글쎄요. 그건 다른 나라에 없는 한국의 특수한 문제로 짚어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서구 사회 같은 경우에도 계층의 승계나 계승이라는 게 교육을 매개로 한다는 연구가 많이 있었다는 말씀을 드렸는데, 부모가 직접 자기 자녀들을, 청년 세대라고 한다면 공부를 마치고 사회로 이행하는 세대라고 할 수 있는데, 청년으로서의 자기 교육을 이래저래 지원하고 우리나라는 사교육이 발달되면서 그런 투자를 많이 한다고 말씀드렸지만, 그걸 넘어서서 그러한 교육을 받은 자녀들이 사회 일자리를 갖는 것조차도 대한민국의 국민들, 특히 잘난 부모들은 자녀들한테 그만큼 빽이나 지위나 권력을 써서 자녀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보장하는 그런 비리가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청년들이 더욱더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부모, 정유라 사건에서도 밝혀진 것처럼 그러한 권력 있는 부모가 그 권력을 자녀들한테 주는 거죠. 그것도 실력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보면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또 다른 기회 불평등의 크나큰 문제로 짚어질 수 있는 거죠.

[윤준호] 그리고 또 하나 문제가 이런 부모가 자식의 취업을 청탁하는 것 그리고 서로 연결돼서 봐주는 것, 이러한 청탁 부탁 문화를 범죄로 인식하지 않는 것. 이것이 우리 사회에 만연돼 있는 것 같습니다. 문제 아닙니까?

[이병훈] 맞습니다. 당연히 범죄일 것이고요. 그만큼 자기 자식들한테 우대한다는 얘기는 다른 부모의 자녀들은 그만큼 불이익을 당하고 기회를 박탈당하는 것이기 때문에 제가 판단할 때 그건 범죄로 엄히 다스려야 될 것이고 주로 그런 일들을 하는 사람들은 우리 사회의 상류층, 관직이라든가 정치권이라든가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 배경은, 지금 청년들의 취업난이 워낙 심각하니까 유별난 한국 부모들이 자녀를 걱정하는 마음에서 그릇된 측면도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마는 그렇다고 해도 모든 청년들이 공정한 선발 절차를 거쳐서 기업이나 기관에서 많은 사람들이 선발될 수 있도록 해야 되는데 부모가 이러한 권력이나 지위 내지는 연줄을 활용해서 자기 자녀들을 그런 자리에 낙하산처럼 채용케 한다는 건 많은 청년들한테 그만큼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고 우리 사회 불공정의 불씨나 문제의식을 확산시키는 큰 문제가 되는 거죠.

[윤준호] 교수님께서 상위층이라고 말씀하셨는데, 단순한 상위층이 아니고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가지기보다는 특권층화 돼가고 있는 사회 구조적 문제도 있는 것 같아요. 이게 뭐냐면, 일각에서는 이런 지적도 합니다. 우리 사회 교육 체계 이런 것들이 오히려 재산이 많고 지위가 높은 사람한테 유리한 쪽으로 가고 있다. 예를 들어서 사법 시험을 폐기하고 로스쿨로 가고 있는 게 결국은 금수저들만이 금수저를 향유할 수 있는 사회 구조를 고착화시켜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거든요. 이런 사회 구조적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이병훈] 사회 개혁 부분은 제가 다룰 전문 주제는 아니기 때문에 조심스럽기는 한데요. 결과적으로는 지금 말씀하신 대로 로스쿨 학비가 워낙 비싸다 보니까 중산층 이상의 가구에서나 자녀들이 부모의 지원을 받아서 진학하는 경우로 현재 나타나고 있으니까 지금 지적하신 대로 얘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당초 사법 개혁은 워낙 사법 시험을 통해서 변호사나 법조인의 공급이 제한된 걸 로스쿨을 다수 지어서 법조인 공급을 늘려서 이를테면 법조인이 그동안 변호사협회 중심으로 제한된 걸 가지고 여러 가지 혜택을 많이 받았다는 걸, 법조 서비스를 두루 확대한다는 취지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결과적으로 로스쿨의 운영이 장학금이 일부 있다고 해도 대부분 학비가 비싼 관계로, 있는 집 자식들이 자기의 또 다른 취업의 경로로 로스쿨을 많이 진학하다 보니까 또 다른 계층적인 부분이 되는 형태로 되고 있다고 표현되는 것 같습니다.

[윤준호] 결국은 법의 취지, 제도의 취지만큼 중요한 것이 운영일 텐데요. 지금 이러한 부분들을 개선하기 위해서 김영란법이 1년 전에 만들어졌습니다. 청탁을 불법적으로 또는 부정 청탁을 금지하도록 하는 부분도 있고 최근 공공기관에서 시행하고 있는 블라인드 채용 같은 경우도 조건을 보지 말고 사람의 능력을 보라는 건데요. 단순하게 이런 정도만 가지고는 이미 사회적으로 깊이 들어가고 있는 부분이라 개선이 쉽지 않을 것 같고 여기에 어떤 제도나 정책이 필요할까요? 개선하기 위해서.

[이병훈] 엄벌 주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청탁을 한 사람이나 청탁을 받아서 불공정하게 선발 절차를 진행한, 이를테면 공공기관이나 민간 기업조차도 또는 분명히 누군가를 우대하기 위해서 누군가를 차별화한 것이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사건으로 밝혀지게 될 경우에는 해당 당사자들한테 이런 청탁이나 청탁을 받아서 채용 비리를 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아주 과중한 징벌을 함으로써 사회가 이런 이들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신호를 주면서 이런 일들이 해결되도록 해야 될 것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투명해질 필요도 있을 것 같습니다. 김영란법 같은 경우에는 일상적인 부패 비리를 막는다는 차원에서 청탁을 제한한다든가, 블라인드라는 것도 학벌 위주를 피하기 위해서 한다고 해도 뒤에서 이루어지는 음성적인 청탁 비리까지 손을 쓸 수 없기 때문에 이러한 일이 밝혀지게 되면 정말 큰 벌을 준다는 거랑 공공기관 같은 경우 선발 자체가 투명하게 밝혀져서 조금이라도 부정한 부분이 나타나지 않다고 하는 사전적인 예방으로서 투명성을 강화하는 것도 또 하나의 대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윤준호] 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병훈] 네, 감사합니다.

[윤준호] 지금까지 중앙대 사회학과 이병훈 교수였습니다.
  • [인터뷰] 이병훈 교수(중앙대 사회학과) “사교육 투자로 기회 불평등 더 심화…취업 청탁, 범죄로 인식 필요” ②
    • 입력 2017.09.26 (10:37)
    • 수정 2017.09.26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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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병훈 교수(중앙대 사회학과) “사교육 투자로 기회 불평등 더 심화…취업 청탁, 범죄로 인식 필요” ②
□ 방송일시 : 2017년 9월 26일(화요일)
□ 출연자 : 이병훈 교수(중앙대 사회학과)


“사교육 투자로 기회 불평등 더 심화…취업 청탁, 범죄로 인식 필요”

[윤준호] 힘든 환경을 극복하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개천에서 용 났다'는 표현을 썼죠. 하지만 개천에서 용이 날 확률이 실제로 줄어들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최근 강원랜드 채용 비리, 금융감독원 특혜 채용, 한국항공우주산업 카이 부정 채용 등과 같은 고위층 자녀 채용 청탁 비리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흙수저 청년들의 절망감, 상실감이 커지고 있는데요. 우리 사회에서 왜 이렇게 기회 불평등이 심해지고 있는 걸까요.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이병훈 교수와 자세한 말씀 나눠 보겠습니다. 이병훈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이병훈] 네, 안녕하십니까?

[윤준호] 그동안 우리나라가 서구 다른 나라에 비해서 계층 사다리가 튼튼하고 개천에서 용 날 가능성이 많은 사회였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개천용론이 점점 힘을 잃고 있고 금수저, 흙수저론이 득세하고 있다는 세간 평이 많았습니다. 연구 결과로도 실제 증명됐다고 하는데 어떤 내용으로 돼 있습니까?

[이병훈] 서울대 경제학과의 주병기 교수님과 같이 공부하는 박사 과정 오성재 대학원생이 한국소득기회 불평등에 대한 연구를 관련 학술지에 개재한 내용이 엊그제 언론에 보도되면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데요. 그 내용은, 우리 사회가 과거에 개천에서 용 난다는 식으로 계층 간의 이동, 특히 상승이 가능한 사회 구조였다면, 지금은 신분이 빈부 간 고착화가 돼서 계층 이동에 대한 기회가 그만큼 줄어들고 있다는 걸 실증 연구를 통해서 밝히고 있습니다. 부모의 계층 이동이라고 한다면 세대 간 계층 이동을 얘기하는데, 부모가 가난해도 자녀들이 똑똑하면 그다음 세대에서는 부모 세대랑 달리 계층이 좋은 위치로 옮겨갈 수 있다는 얘기가 ‘개천용론’이라고 통상 얘기하는데요. 거기에 비해서 최근 우리 사회는 부모의 학력, 직업 수준에 따라서 고스란히 자녀들도 그러한 지위에서 벗어날 수 없는 점이 이번 연구에도 확인된 걸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윤준호] 부모의 학력, 직업 수준에 따라서 자녀에게도 그러한 부분이 세습돼서 더 이상 신분 상승을 가로막고 있다는 말씀이시죠?

[이병훈] 그런 얘기죠. 다시 얘기하면 자녀 세대들이 부모로부터 새로운 계층 지위를 찾아 나설 수 있는 기회 구조가 그만큼 불평등하게 돼 있고 그만큼 못 사는 가구들의 자녀들이 용 나듯이 계층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그만큼 많이 막혀 있다는 취지의 연구 결과로 확인됐다는 얘기입니다.
[윤준호] 그 요인이 부모의 학력과 직업 수준, 이렇게 두 가지입니까?

[이병훈] 이번 연구를 통해서는 그러한 점이 주된 변수라고 전문가들은 얘기하는 요인이라고 분석됐고요. 그걸 이번 연구에서는 기회 불평등, 개천용불평등지수라는 것까지 연구자들이 개발해서 여러 관련된 데이터를 가지고 분석해 보니까 그동안 우리 사회의 기회 불평등이 더 심화됐다는 걸 확인했다는 발표입니다.

[윤준호] 점점 심화되고 있다, 그렇다면 과거, 적어도 30년 전 그 당시 또는 그 이전 한국 사회는 돈이 없어도 또는 못 배운 부모 밑에서도 방금 말씀해 주셨듯이 자녀들은 자신의 노력으로 신분을 상승할 수 있었고 계층 사다리를 잡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점점 갈수록 기회 불평등 지수가 높아지고 있듯이 불가능한 사회로 가고 있다. 이건 과거와 지금의 한국 사회가 어떤 차이점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 되는 건가요?

[이병훈] 앞서 연구를 인용해 보면, 연구자들이 개천용불평등지수라는 걸 개발했다는 말씀을 드렸는데, 지난 2000년대 초반에서부터 현재까지 비교해도 기회 불평등 지수가 그 당시에는 그들이 책정한 점수 값으로 10% 해서 40%로 무려 4배의 기회 불평등이 고착화되고 심화되고 있다는 얘기를 하게 됐는데요. 그것이 어떻게 우리 사회에 나타나고 있는가를 조금 더 말씀드리면, 현재에서는 과거에 부모가 비록 가난해도 나름대로 교육의 현장, 특히 좋은 대학을 진학하고 대학에서 나름대로 사회의 자격증이라든지 여러 가지 본인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노동 시장 진출이 자녀의 노력을 이루어냈다는 얘기인데, 지금은 아까 말한 부모의 교육과 직업이라는 게 그만큼 자녀들한테 투자할 수 있는 그런 능력으로 나타난다는 얘기입니다. 소득과 자산으로 부모의 학력과 직업이라는 것들이 자기의 재산력으로 나타나고 그것을 자녀들에 대한 사교육에 대한 투자 차이로 나타나다 보니까 아무래도 가난한 집의 자녀들 같은 경우에는 본인이 노력한다 해도 예전같이 자기만 노력해서는 좋은 대학을 갈 수 없는 그런 조건이 되고 있다고 해서 이런 점은 사실 한국만 그런 것이 아니고 미국이나 서구 사회에서도 부모의 조건이 자녀들에 대한 교육 투자를 매개로 해서 자녀들의 계층이나 계층 유지라는 측면이 나타나고 있다는 게 이미 밝혀진 사회학적인 연구인데요. 이것이 한국에서는 매우 심각하게 교육, 특히 사교육을 투자할 수 있느냐, 못 하느냐의 부모 능력에 따라서 자녀들의 대학 진학이라든가 자기 능력 개발이라는 측면으로 나타나게 되고 그것이 취업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들이 갈수록 드문 사회로 바뀌어가고 있다고 말씀드리는 거죠.

[윤준호] 그러니까 과거 같으면 학교 수업만 충실하게 따라가도 일류 대학을 갈 수 있었고 일류 대학을 발판으로 자기의 인생을 전환시킬 수 있었는데 지금은 끊임없는 사교육 투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부모가 있지 않고서는 일류 대학을 갈 수 없고 따라서 신분 상승을 꿰할 수 있는 기회마저 봉쇄된다는 말씀이시죠?

[이병훈] 네, 잘 정리하셨습니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공교육이 무너지고 부모들이 가진 재산이나 능력으로 투자할 수 있는 사교육이 자녀들의 운명을 가르는 사회로 바뀌어가고 있다는 걸 말씀드립니다.

[윤준호] 결국 정부가 그동안 교육 정책을 수도 없이 많이 바꿔 왔지만 그것이 결국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보다는 부정적으로 작용한 측면이 더 많다고도 볼 수 있겠네요?

[이병훈] 공교육이 그만큼 약화되고 무너졌다는 평가까지 된다는 얘기는 정부 정책이 실패했다는 말을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말이 되는 거죠.

[윤준호] 이런 사회 구조적인 문제 말고도 또 다른 기회 불평등으로 요구되고 있는 게 바로 채용 비리입니다. 누구는 빽이 있어서 채용되고 누구는 빽과 배경이 없어서 채용 안 된다면 이것처럼 가장 문제가 될 수 있는 기회 불평등이 없을 것 같습니다. 최근 강원랜드 채용 비리, 금감원, 한국항공우주산업 카이. 흔히 우리가 그런 말을 하죠. 쌍팔년도에도 없을 일이 어떻게 이런 21세기에 일어나느냐. 어떻게 우리 사회가 이런 일이 용인되고 가능할 수 있었을까요?

[이병훈] 글쎄요. 그건 다른 나라에 없는 한국의 특수한 문제로 짚어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서구 사회 같은 경우에도 계층의 승계나 계승이라는 게 교육을 매개로 한다는 연구가 많이 있었다는 말씀을 드렸는데, 부모가 직접 자기 자녀들을, 청년 세대라고 한다면 공부를 마치고 사회로 이행하는 세대라고 할 수 있는데, 청년으로서의 자기 교육을 이래저래 지원하고 우리나라는 사교육이 발달되면서 그런 투자를 많이 한다고 말씀드렸지만, 그걸 넘어서서 그러한 교육을 받은 자녀들이 사회 일자리를 갖는 것조차도 대한민국의 국민들, 특히 잘난 부모들은 자녀들한테 그만큼 빽이나 지위나 권력을 써서 자녀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보장하는 그런 비리가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청년들이 더욱더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부모, 정유라 사건에서도 밝혀진 것처럼 그러한 권력 있는 부모가 그 권력을 자녀들한테 주는 거죠. 그것도 실력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보면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또 다른 기회 불평등의 크나큰 문제로 짚어질 수 있는 거죠.

[윤준호] 그리고 또 하나 문제가 이런 부모가 자식의 취업을 청탁하는 것 그리고 서로 연결돼서 봐주는 것, 이러한 청탁 부탁 문화를 범죄로 인식하지 않는 것. 이것이 우리 사회에 만연돼 있는 것 같습니다. 문제 아닙니까?

[이병훈] 맞습니다. 당연히 범죄일 것이고요. 그만큼 자기 자식들한테 우대한다는 얘기는 다른 부모의 자녀들은 그만큼 불이익을 당하고 기회를 박탈당하는 것이기 때문에 제가 판단할 때 그건 범죄로 엄히 다스려야 될 것이고 주로 그런 일들을 하는 사람들은 우리 사회의 상류층, 관직이라든가 정치권이라든가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 배경은, 지금 청년들의 취업난이 워낙 심각하니까 유별난 한국 부모들이 자녀를 걱정하는 마음에서 그릇된 측면도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마는 그렇다고 해도 모든 청년들이 공정한 선발 절차를 거쳐서 기업이나 기관에서 많은 사람들이 선발될 수 있도록 해야 되는데 부모가 이러한 권력이나 지위 내지는 연줄을 활용해서 자기 자녀들을 그런 자리에 낙하산처럼 채용케 한다는 건 많은 청년들한테 그만큼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고 우리 사회 불공정의 불씨나 문제의식을 확산시키는 큰 문제가 되는 거죠.

[윤준호] 교수님께서 상위층이라고 말씀하셨는데, 단순한 상위층이 아니고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가지기보다는 특권층화 돼가고 있는 사회 구조적 문제도 있는 것 같아요. 이게 뭐냐면, 일각에서는 이런 지적도 합니다. 우리 사회 교육 체계 이런 것들이 오히려 재산이 많고 지위가 높은 사람한테 유리한 쪽으로 가고 있다. 예를 들어서 사법 시험을 폐기하고 로스쿨로 가고 있는 게 결국은 금수저들만이 금수저를 향유할 수 있는 사회 구조를 고착화시켜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거든요. 이런 사회 구조적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이병훈] 사회 개혁 부분은 제가 다룰 전문 주제는 아니기 때문에 조심스럽기는 한데요. 결과적으로는 지금 말씀하신 대로 로스쿨 학비가 워낙 비싸다 보니까 중산층 이상의 가구에서나 자녀들이 부모의 지원을 받아서 진학하는 경우로 현재 나타나고 있으니까 지금 지적하신 대로 얘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당초 사법 개혁은 워낙 사법 시험을 통해서 변호사나 법조인의 공급이 제한된 걸 로스쿨을 다수 지어서 법조인 공급을 늘려서 이를테면 법조인이 그동안 변호사협회 중심으로 제한된 걸 가지고 여러 가지 혜택을 많이 받았다는 걸, 법조 서비스를 두루 확대한다는 취지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결과적으로 로스쿨의 운영이 장학금이 일부 있다고 해도 대부분 학비가 비싼 관계로, 있는 집 자식들이 자기의 또 다른 취업의 경로로 로스쿨을 많이 진학하다 보니까 또 다른 계층적인 부분이 되는 형태로 되고 있다고 표현되는 것 같습니다.

[윤준호] 결국은 법의 취지, 제도의 취지만큼 중요한 것이 운영일 텐데요. 지금 이러한 부분들을 개선하기 위해서 김영란법이 1년 전에 만들어졌습니다. 청탁을 불법적으로 또는 부정 청탁을 금지하도록 하는 부분도 있고 최근 공공기관에서 시행하고 있는 블라인드 채용 같은 경우도 조건을 보지 말고 사람의 능력을 보라는 건데요. 단순하게 이런 정도만 가지고는 이미 사회적으로 깊이 들어가고 있는 부분이라 개선이 쉽지 않을 것 같고 여기에 어떤 제도나 정책이 필요할까요? 개선하기 위해서.

[이병훈] 엄벌 주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청탁을 한 사람이나 청탁을 받아서 불공정하게 선발 절차를 진행한, 이를테면 공공기관이나 민간 기업조차도 또는 분명히 누군가를 우대하기 위해서 누군가를 차별화한 것이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사건으로 밝혀지게 될 경우에는 해당 당사자들한테 이런 청탁이나 청탁을 받아서 채용 비리를 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아주 과중한 징벌을 함으로써 사회가 이런 이들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신호를 주면서 이런 일들이 해결되도록 해야 될 것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투명해질 필요도 있을 것 같습니다. 김영란법 같은 경우에는 일상적인 부패 비리를 막는다는 차원에서 청탁을 제한한다든가, 블라인드라는 것도 학벌 위주를 피하기 위해서 한다고 해도 뒤에서 이루어지는 음성적인 청탁 비리까지 손을 쓸 수 없기 때문에 이러한 일이 밝혀지게 되면 정말 큰 벌을 준다는 거랑 공공기관 같은 경우 선발 자체가 투명하게 밝혀져서 조금이라도 부정한 부분이 나타나지 않다고 하는 사전적인 예방으로서 투명성을 강화하는 것도 또 하나의 대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윤준호] 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병훈] 네, 감사합니다.

[윤준호] 지금까지 중앙대 사회학과 이병훈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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