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 43초마다 이착륙…제주공항 사고 위험성 상존

입력 2017.10.01 (11:29) 수정 2017.10.0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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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 43초마다 이착륙…제주공항 사고 위험성 상존

1분 43초마다 이착륙…제주공항 사고 위험성 상존

이틀 전 제주공항에서 항공기가 이륙 직전 급제동하면서 타이어가 파열돼 활주로가 1시간 가량 폐쇄된 사고는 관제사의 실수이거나 관제시스템의 오류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연관기사] 이륙 직전 급제동…제주공항 활주로 한때 폐쇄

하지만 제주공항은 평소에도 2분에 한대씩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데다, 요즘 같은 연휴에는 1분 43초마다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아찔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어서 이 같은 사고 위험성이 상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관제사 실수? 시스템 오작동?…제주공항 사고 위험성 상존

지난달 29일 오후 3시35분께 승객 185명을 태우고 제주에서 출발해 김해로 운항할 예정이던 제주항공 7C510편이 이륙을 위해 속도를 내고 활주로를 달리던 중 갑자기 멈춰섰다.

전방에 해군 6전단 소속 P-3항공기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제주항공 비행기는 주활주로인 동서활주로를 이용해 이륙하려던 중이었고, 해군 초계기는 엔진점검을 위해 보조활주로인 남북활주로에 진입한 상황이었다.

일반적으로 항공기가 이륙을 하려면 시속 400㎞까지 속도를 올려야 하는데 당시 제주항공 사고기는 시속 260㎞ 정도로 활주로를 달리던 중이었다.

29일 오후 3시 35분께 제주발 김해행 제주항공 7C510편이 이륙 과정에서 타이어가 파손돼 다른 항공편의 운항에 차질이 빚어졌다. 제주항공 관계자들이 이동조치된 제주항공 7C510편 항공기를 수리하고 있다.29일 오후 3시 35분께 제주발 김해행 제주항공 7C510편이 이륙 과정에서 타이어가 파손돼 다른 항공편의 운항에 차질이 빚어졌다. 제주항공 관계자들이 이동조치된 제주항공 7C510편 항공기를 수리하고 있다.

민간 항공기 이륙 직전 군 초계기 나타나 급제동

이로 인해 사고기의 왼쪽 앞바퀴가 과열되면서 파손됐고 이후 주기장으로 옮겨질 때까지 약 1시간동안 제주공항 활주로가 폐쇄되면서 제주 하늘길 운항에 큰 차질이 빚어졌다.

문제는 관제탑으로부터 이륙 허가를 받은 항공기가 정상적으로 활주로에서 이륙하던 중 다른 활주로에서 해군 초계기가 접근한 것이다.

특히 사고가 난 항공기는 관제탑의 지시로 멈춰선 게 아니라 기장 스스로 위험한 상황이라고 판단해 급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제탑 지시 아니고 위험 판단한 기장 스스로 급제동"

제주공항의 항공관제에 오류가 발생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현재 국토부 조사관들이 제주에 파견돼 이날 사고원인을 분석중이지만 제주공항에서는 이 같은 사고위험성이 늘 도사리고 있다.

 추석 연휴 첫날인 30일 제주국제공항 대합실은 이용객들로 크게 붐볐다. 이날 하루동안 제주공항에서는 492 편의 항공기가 운항돼 평균 1분 43초마다 한대씩 비행기가 뜨고 내렸다. 추석 연휴 첫날인 30일 제주국제공항 대합실은 이용객들로 크게 붐볐다. 이날 하루동안 제주공항에서는 492 편의 항공기가 운항돼 평균 1분 43초마다 한대씩 비행기가 뜨고 내렸다.

연휴 첫날은 1분 43초 간격 이·착륙

요즘 제주공항에서는 하루 평균 460편 안팎의 항공기가 뜨고 내린다. 한달 평균 1만4천 편의 항공기가 운항하는 것이다.

제주공항은 통상 항공기 소음때문에 오전 7시에서 밤10시까지만 항공기 운항을 허용하는데 항공기가 운항하는 15시간(900분) 동안 460 편의 항공기가 뜨고 내린다면 대략 1.95분에 한대 꼴인셈이다.

황금연휴 첫날이었던 30일에는 관광객과 귀성객이 한거번에 몰린데다 전날 활주로 폐쇄로 인한 결항편 승객을 수송하려고 추가 항공편이 투입되면서 하루에 항공기 492 편이 운항했다.

이날 제주공항은 시간당 항공편 이·착륙 가능 횟수를 나타내는 슬롯(SLOT)이 대부분 30회 이상을 기록했고 오후 3시대에는 최대인 35회까지 올랐다.

슬롯이 35회로 오르면 1분 43초마다 항공기가 이·착륙하는 셈이다.

포화된 제주공항 보완할 신공항은 주민 반대로 '올스톱'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보조활주로(남북활주로)이외에 동서활주로 하나만 있는 제주공항에서 2분도 채 안돼 항공기가 뜨고 내린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관제사가 잠시 한눈을 팔거나 만약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하면 상상도 하기 싫은 상황이 올 수 있는데, 그동안 큰 탈이 없었다는 것은 오히려 우리 공항에서의 관제능력이 대단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한해 3천만 명이 이용하는 제주공항은 이미 포화상태를 넘어 신공항 건설의 필요성이 대두된지 오래지만 정부는 후보지 선정만 마쳤을 뿐,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2년 째 첫 단추도 꿰지 못하고 있다.

[연관기사] 제주도 서귀포 성산에 제2공항…2025년 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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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분 43초마다 이착륙…제주공항 사고 위험성 상존
    • 입력 2017-10-01 11:29:20
    • 수정2017-10-01 12:00:13
    취재K
이틀 전 제주공항에서 항공기가 이륙 직전 급제동하면서 타이어가 파열돼 활주로가 1시간 가량 폐쇄된 사고는 관제사의 실수이거나 관제시스템의 오류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연관기사] 이륙 직전 급제동…제주공항 활주로 한때 폐쇄

하지만 제주공항은 평소에도 2분에 한대씩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데다, 요즘 같은 연휴에는 1분 43초마다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아찔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어서 이 같은 사고 위험성이 상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관제사 실수? 시스템 오작동?…제주공항 사고 위험성 상존

지난달 29일 오후 3시35분께 승객 185명을 태우고 제주에서 출발해 김해로 운항할 예정이던 제주항공 7C510편이 이륙을 위해 속도를 내고 활주로를 달리던 중 갑자기 멈춰섰다.

전방에 해군 6전단 소속 P-3항공기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제주항공 비행기는 주활주로인 동서활주로를 이용해 이륙하려던 중이었고, 해군 초계기는 엔진점검을 위해 보조활주로인 남북활주로에 진입한 상황이었다.

일반적으로 항공기가 이륙을 하려면 시속 400㎞까지 속도를 올려야 하는데 당시 제주항공 사고기는 시속 260㎞ 정도로 활주로를 달리던 중이었다.

29일 오후 3시 35분께 제주발 김해행 제주항공 7C510편이 이륙 과정에서 타이어가 파손돼 다른 항공편의 운항에 차질이 빚어졌다. 제주항공 관계자들이 이동조치된 제주항공 7C510편 항공기를 수리하고 있다.
민간 항공기 이륙 직전 군 초계기 나타나 급제동

이로 인해 사고기의 왼쪽 앞바퀴가 과열되면서 파손됐고 이후 주기장으로 옮겨질 때까지 약 1시간동안 제주공항 활주로가 폐쇄되면서 제주 하늘길 운항에 큰 차질이 빚어졌다.

문제는 관제탑으로부터 이륙 허가를 받은 항공기가 정상적으로 활주로에서 이륙하던 중 다른 활주로에서 해군 초계기가 접근한 것이다.

특히 사고가 난 항공기는 관제탑의 지시로 멈춰선 게 아니라 기장 스스로 위험한 상황이라고 판단해 급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제탑 지시 아니고 위험 판단한 기장 스스로 급제동"

제주공항의 항공관제에 오류가 발생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현재 국토부 조사관들이 제주에 파견돼 이날 사고원인을 분석중이지만 제주공항에서는 이 같은 사고위험성이 늘 도사리고 있다.

 추석 연휴 첫날인 30일 제주국제공항 대합실은 이용객들로 크게 붐볐다. 이날 하루동안 제주공항에서는 492 편의 항공기가 운항돼 평균 1분 43초마다 한대씩 비행기가 뜨고 내렸다.
연휴 첫날은 1분 43초 간격 이·착륙

요즘 제주공항에서는 하루 평균 460편 안팎의 항공기가 뜨고 내린다. 한달 평균 1만4천 편의 항공기가 운항하는 것이다.

제주공항은 통상 항공기 소음때문에 오전 7시에서 밤10시까지만 항공기 운항을 허용하는데 항공기가 운항하는 15시간(900분) 동안 460 편의 항공기가 뜨고 내린다면 대략 1.95분에 한대 꼴인셈이다.

황금연휴 첫날이었던 30일에는 관광객과 귀성객이 한거번에 몰린데다 전날 활주로 폐쇄로 인한 결항편 승객을 수송하려고 추가 항공편이 투입되면서 하루에 항공기 492 편이 운항했다.

이날 제주공항은 시간당 항공편 이·착륙 가능 횟수를 나타내는 슬롯(SLOT)이 대부분 30회 이상을 기록했고 오후 3시대에는 최대인 35회까지 올랐다.

슬롯이 35회로 오르면 1분 43초마다 항공기가 이·착륙하는 셈이다.

포화된 제주공항 보완할 신공항은 주민 반대로 '올스톱'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보조활주로(남북활주로)이외에 동서활주로 하나만 있는 제주공항에서 2분도 채 안돼 항공기가 뜨고 내린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관제사가 잠시 한눈을 팔거나 만약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하면 상상도 하기 싫은 상황이 올 수 있는데, 그동안 큰 탈이 없었다는 것은 오히려 우리 공항에서의 관제능력이 대단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한해 3천만 명이 이용하는 제주공항은 이미 포화상태를 넘어 신공항 건설의 필요성이 대두된지 오래지만 정부는 후보지 선정만 마쳤을 뿐,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2년 째 첫 단추도 꿰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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