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환경에 승조원 70%, 잠수함 안 탄다

입력 2017.10.03 (21:10) 수정 2017.10.03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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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최근 북한의 도발에 대응해 핵추진 잠수함 도입이 본격 검토되고 있지만, 정작 우리 잠수함들은 열악한 근무환경 때문에 숙련된 승조원들을 양성하기가 힘들다고 합니다.

최근 10년 사이 승조원 70% 가까이가 잠수함을 떠났습니다.

곽희섭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천 이백 톤 급 잠수함 장보고함이 기지를 출발합니다.

<녹취> "각 부서 잠항 준비."

해치가 닫히고 곧바로 잠수를 시작해 작전에 나섭니다.

해군 최초로 지난 92년 취역한 장보고함은 97년 하와이까지 잠항에 성공했고, 2004년 연합훈련에선 미 항공모함 등 15척을 가상 격침시킨 전력을 자랑합니다.

문제는 열악한 근무환경입니다.

길이 56미터 폭 7.6미터 잠수함에 승조원만 40명입니다.

한사람이 겨우 누울 침대 2개를 3명이 번갈아 써야 하고, 밥 먹기도, 운동하기에도 비좁습니다.

샤워는 주 1회, 휴대전화나 TV 시청은 꿈도 못 꿉니다.

<녹취> 잠수함 사령부 관계자 : "길면 한 달 가까이 임무를 수행하는데 그 안에서 40명이 화장실 2개에 매달려 있다면 다른 설명 안 해도 될 것 같습니다."

이런 악조건에 최근 10년 동안 양성한 승조원 7백여 명 가운데, 69%인 5백여 명이 잠수함을 떠났습니다.

기본 교육만 최소 6개월 이상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일반 병사는 없고 80% 이상 부사관이 근무합니다.

그러나 부사관들도 잠수함을 타겠다는 지원율이 60% 를 겨우 넘고, 잠수함 승조원으로서 전문성을 갖추기 위한 5년 경력 이상 승조원은 35% 밖에 안 됩니다.

<녹취> 김학용(국회 국방위원) : "숙련된 승조원들이 계속 이렇게 유출이 되다 보면 전력 운용에 큰 차질이 우려됩니다. 시급히 대책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우리 잠수함의 연평균 작전일은 164일, 규모가 큰 핵추진잠수함 등의 도입에 앞서 승조원 처우 개선이 급선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곽희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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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악한 환경에 승조원 70%, 잠수함 안 탄다
    • 입력 2017-10-03 21:11:00
    • 수정2017-10-03 21:5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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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최근 북한의 도발에 대응해 핵추진 잠수함 도입이 본격 검토되고 있지만, 정작 우리 잠수함들은 열악한 근무환경 때문에 숙련된 승조원들을 양성하기가 힘들다고 합니다.

최근 10년 사이 승조원 70% 가까이가 잠수함을 떠났습니다.

곽희섭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천 이백 톤 급 잠수함 장보고함이 기지를 출발합니다.

<녹취> "각 부서 잠항 준비."

해치가 닫히고 곧바로 잠수를 시작해 작전에 나섭니다.

해군 최초로 지난 92년 취역한 장보고함은 97년 하와이까지 잠항에 성공했고, 2004년 연합훈련에선 미 항공모함 등 15척을 가상 격침시킨 전력을 자랑합니다.

문제는 열악한 근무환경입니다.

길이 56미터 폭 7.6미터 잠수함에 승조원만 40명입니다.

한사람이 겨우 누울 침대 2개를 3명이 번갈아 써야 하고, 밥 먹기도, 운동하기에도 비좁습니다.

샤워는 주 1회, 휴대전화나 TV 시청은 꿈도 못 꿉니다.

<녹취> 잠수함 사령부 관계자 : "길면 한 달 가까이 임무를 수행하는데 그 안에서 40명이 화장실 2개에 매달려 있다면 다른 설명 안 해도 될 것 같습니다."

이런 악조건에 최근 10년 동안 양성한 승조원 7백여 명 가운데, 69%인 5백여 명이 잠수함을 떠났습니다.

기본 교육만 최소 6개월 이상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일반 병사는 없고 80% 이상 부사관이 근무합니다.

그러나 부사관들도 잠수함을 타겠다는 지원율이 60% 를 겨우 넘고, 잠수함 승조원으로서 전문성을 갖추기 위한 5년 경력 이상 승조원은 35% 밖에 안 됩니다.

<녹취> 김학용(국회 국방위원) : "숙련된 승조원들이 계속 이렇게 유출이 되다 보면 전력 운용에 큰 차질이 우려됩니다. 시급히 대책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우리 잠수함의 연평균 작전일은 164일, 규모가 큰 핵추진잠수함 등의 도입에 앞서 승조원 처우 개선이 급선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곽희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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