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과 황석영, 차세대 작가들…노벨문학상, 우리는 언제?

입력 2017.10.06 (15:43) 수정 2017.10.06 (15:5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고은과 황석영, 차세대 작가들…노벨문학상, 우리는 언제?

고은과 황석영, 차세대 작가들…노벨문학상, 우리는 언제?

고은 시인은 올해도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02년 이후 15번 째다. 올해는 다른 해보다 수상 기대감도 높았다. 고은 시인이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참여주의 문학을 지향해온데다 한국의 새정부를 탄생시킨 촛불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가장 권위있는 노벨상 수상자 예측기관인 영국의 도박 사이트 래드브룩수는 당초 고은 시인을 수상 배당률 16대 1의 10위 후보로 분류했다가 발표 이틀 전에 배당률 8대 1의 4위 후보로 올렸다. 스웨덴 현지에서는 유력후보를 바짝 뒤쫓았다는 보도까지 나온터라 국민의 기대감은 한층 고조됐다.

하지만, 올해도 스웨덴 한림원은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고은 시인을 낙점하지 않았다. 대신 유력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던 일본계 영국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를 수상자로 선정했다.

국민적 염원에도 불구하고 한국문단은 아직까지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우리는 언제쯤 수상자를 낼 수 있을까? 노벨문학상 한국작가 후보로는 한국 문단의 원로급인 시인 고은, 소설가 황석영 등이 주로 꼽힌다.

두 사람은 지난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파리도서전 주빈국행사에 한국대표로 참가했을 당시 프랑스 언론으로부터 노벨문학상 후보 작가로서 주목을 받았다. 199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일본작가 우에 겐자부로는 2005년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황석영을 자신보다 먼저 노벨문학상을 수상할 작가로 지목하기도 했다.

고은과 황석영 두 사람이 노벨상 후보로 거론되는 것은 두 사람의 작품 성향이 인류애·인간미·진보적 가치 등을 지향하는 경향을 보이는 스웨덴 한림원의 취향에 맞기 때문이다. 시인 고은은 파계승 출신이자 독재정권에 맞서 민주화와 자유를 추구하는 작품을 썼고, 소설가 황석영은 남북분단의 비극이나 베트남전쟁 등 역사통찰과 거시담론을 주로 다뤘다.

국내 문단에서는 두 사람외에도 지난해 맨부커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과 이승우 조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도 후보로 꼽는다.

신과 인간의 구원문제, 초월문제 등을 주로 다루는 이승우는 유럽에서도 사랑 받는 작가다. 작품마다 기독교적 세계관이 강하지만, 그 속에서 인간의 삶과 고통에 대한 주제의식을 논리적으로 구현해 독자들의 공감을 얻는다. 동인문학상을 수상한 장편소설 『지상의 노래』등 총 7권이 프랑스에서 출간됐다. 노벨문학상 작가인 프랑스 소설가 르 클레지오는 이승우를 노벨문학상 수상 가능성이 있는 작가로 지목했다.

지난해 세계 3대 문학상이라 불리는 영국의 맨부커상을 수상한 한강은 올해도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로 이탈리아의 권위 있는 「말라파르테 문학상」을 수상했다. 말라파르테상은 이탈리아 작가 쿠르치오 말라파르테를 기리기 위해 1983년 제정됐다. 한강은 일찍이 국내에서도 「한국소설문학상」, 「이상문학상」, 「동리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등 유력문학상들을 섭렵했다.

국내 문단은 우리 문학인들의 표현 능력과 지향하는 이념이 결코 해외문인들에 뒤처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는 한강의 맨부커상과 말라파르테 문학상 수상, 최근의 활발한 우리 문학의 해외번역으로 충분히 증명되었다. 그렇지만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기에는 아직 미흡한 게 많다는 것이 중론이다. 거기에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것이 비평의 부재와 번역의 부실, 그리고 노벨상을 염원하면서도 책을 읽지 않는 우리 국민의 독서 경향이다.

미국 문학평론가 마이틸리 라오는 지난해 2월 시사교양지 ‘뉴요커’에 기고한 ‘한국은 정부의 큰 지원으로 노벨문학상을 가져갈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한국인들은 책도 읽지 않으면서 노벨문학상을 원한다”고 지적했다. 이 칼럼에서 그는 한국의 식자율이 98%에 달하고, 출판사들은 매년 4만 권의 새 책을 내놓지만 30개 상위 선진국 가운데 국민 한 명당 독서시간이 가장 적은 나라가 바로 한국이라고 지적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고은과 황석영, 차세대 작가들…노벨문학상, 우리는 언제?
    • 입력 2017-10-06 15:43:31
    • 수정2017-10-06 15:50:26
    취재K
고은 시인은 올해도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02년 이후 15번 째다. 올해는 다른 해보다 수상 기대감도 높았다. 고은 시인이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참여주의 문학을 지향해온데다 한국의 새정부를 탄생시킨 촛불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가장 권위있는 노벨상 수상자 예측기관인 영국의 도박 사이트 래드브룩수는 당초 고은 시인을 수상 배당률 16대 1의 10위 후보로 분류했다가 발표 이틀 전에 배당률 8대 1의 4위 후보로 올렸다. 스웨덴 현지에서는 유력후보를 바짝 뒤쫓았다는 보도까지 나온터라 국민의 기대감은 한층 고조됐다.

하지만, 올해도 스웨덴 한림원은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고은 시인을 낙점하지 않았다. 대신 유력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던 일본계 영국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를 수상자로 선정했다.

국민적 염원에도 불구하고 한국문단은 아직까지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우리는 언제쯤 수상자를 낼 수 있을까? 노벨문학상 한국작가 후보로는 한국 문단의 원로급인 시인 고은, 소설가 황석영 등이 주로 꼽힌다.

두 사람은 지난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파리도서전 주빈국행사에 한국대표로 참가했을 당시 프랑스 언론으로부터 노벨문학상 후보 작가로서 주목을 받았다. 199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일본작가 우에 겐자부로는 2005년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황석영을 자신보다 먼저 노벨문학상을 수상할 작가로 지목하기도 했다.

고은과 황석영 두 사람이 노벨상 후보로 거론되는 것은 두 사람의 작품 성향이 인류애·인간미·진보적 가치 등을 지향하는 경향을 보이는 스웨덴 한림원의 취향에 맞기 때문이다. 시인 고은은 파계승 출신이자 독재정권에 맞서 민주화와 자유를 추구하는 작품을 썼고, 소설가 황석영은 남북분단의 비극이나 베트남전쟁 등 역사통찰과 거시담론을 주로 다뤘다.

국내 문단에서는 두 사람외에도 지난해 맨부커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과 이승우 조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도 후보로 꼽는다.

신과 인간의 구원문제, 초월문제 등을 주로 다루는 이승우는 유럽에서도 사랑 받는 작가다. 작품마다 기독교적 세계관이 강하지만, 그 속에서 인간의 삶과 고통에 대한 주제의식을 논리적으로 구현해 독자들의 공감을 얻는다. 동인문학상을 수상한 장편소설 『지상의 노래』등 총 7권이 프랑스에서 출간됐다. 노벨문학상 작가인 프랑스 소설가 르 클레지오는 이승우를 노벨문학상 수상 가능성이 있는 작가로 지목했다.

지난해 세계 3대 문학상이라 불리는 영국의 맨부커상을 수상한 한강은 올해도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로 이탈리아의 권위 있는 「말라파르테 문학상」을 수상했다. 말라파르테상은 이탈리아 작가 쿠르치오 말라파르테를 기리기 위해 1983년 제정됐다. 한강은 일찍이 국내에서도 「한국소설문학상」, 「이상문학상」, 「동리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등 유력문학상들을 섭렵했다.

국내 문단은 우리 문학인들의 표현 능력과 지향하는 이념이 결코 해외문인들에 뒤처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는 한강의 맨부커상과 말라파르테 문학상 수상, 최근의 활발한 우리 문학의 해외번역으로 충분히 증명되었다. 그렇지만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기에는 아직 미흡한 게 많다는 것이 중론이다. 거기에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것이 비평의 부재와 번역의 부실, 그리고 노벨상을 염원하면서도 책을 읽지 않는 우리 국민의 독서 경향이다.

미국 문학평론가 마이틸리 라오는 지난해 2월 시사교양지 ‘뉴요커’에 기고한 ‘한국은 정부의 큰 지원으로 노벨문학상을 가져갈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한국인들은 책도 읽지 않으면서 노벨문학상을 원한다”고 지적했다. 이 칼럼에서 그는 한국의 식자율이 98%에 달하고, 출판사들은 매년 4만 권의 새 책을 내놓지만 30개 상위 선진국 가운데 국민 한 명당 독서시간이 가장 적은 나라가 바로 한국이라고 지적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