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종운 교수(동국대학교 원자력에너지시스템공학과) “세계 최고 기술 獨도 원전 포기…佛, 원전 때문에 전기요금 올라” ②

입력 2017.10.12 (11:00) 수정 2017.10.12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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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일시 : 2017년 10월 12일(목요일)
□ 출연자 : 박종운 교수(동국대학교 원자력에너지시스템공학과)


“세계 최고 기술 獨도 원전 포기…佛, 원전 때문에 전기요금 올라”

[윤준호] 신고리 5, 6호기 원자력발전소의 운명이 열흘 안에 판가름 날 것으로 보입니다. 공론화위원회는 이번 주말 시민참여단을 대상으로 합숙토론을 진행한 뒤에 그 결과를 20일에 공개할 예정인데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둘러싸고 찬반 갈등은 여전합니다. 청취자 여러분들께서는 찬성하시나요, 반대하시나요. 오늘부터 이틀에 걸쳐 탈원전 정책에 대한 찬성, 반대 의견을 차례로 들어보겠습니다. 먼저 원자력 학계에서 탈원전 정책을 지지하고 있는 동국대학교 원자력에너지시스템공학과 박종운 교수와 얘기 나눠 봅니다. 박종운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박종운] 네, 안녕하십니까?

[윤준호] 박 교수님은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출신이시고 한전, 한수원에 근무하신 경력이 있으신 걸로 나와 있는데요. 교수님 전공이나 경력으로 봤을 때는 탈원전 정책을 지지한다, 이게 좀 의외라는 이야기 많이 듣지 않으시는지요?

[박종운] 글쎄요. 좀 듣고는 있습니다.

[윤준호] 20일에 신고리 공론화위원회가 최종 권고안을 정부에게 제출할 예정인데요. 일단 최종 보고서는 법적 구속력은 없죠?

[박종운] 정부가 국민으로부터 어떤 권한을 대행하고 있지 않습니까? 원전도 공공사업이죠. 그렇기 때문에 이것이 정부의 정책 시행 범위 내에 있는 것인데, 거기에 추가로 국민의 의견을 물어서 반영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법적 구속력이 있느냐, 없느냐는 큰 의미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원전 사업에 공론화 같은 거를 한 적이 없죠. 그래서 이번에 하는 건 발전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 공론화 결과를 그대로 하겠다는 것이 아니고, 예를 들어서 51:49라고 그러면 거의 차이가 없잖아요. 그다음 판단은 정부 몫이 아니겠습니까?

[윤준호] 최종적인 판단은 정부가 책임을 져야겠죠.

[박종운] 그렇죠.

[윤준호] 정부가 이번에 공론화라는 과정을 처음 도입하면서 롤 모델로 삼고 있는 게 독일입니다. 독일도 이러한 결정을 내리는 데 30년 가깝게 시간이 걸렸다고 하는데 우리는 이걸 석 달 만에 결정한다, 흔히 반대하는 측에서는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에너지 종합 계획이라는 걸 세우는 게 백년대계인데 너무 성급한 것이 아니냐 하는 지적이 있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박종운] 우리나라 에너지 사업이 백년대계라고 본다면, 지금까지 3개월이 아니라 일주일도 공론화를 한 적이 없잖아요. 그런데 지금 처음하기 때문에 그런 면을 중요시하면 되고요. 독일이 탈원전을 한 거는, 독일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독일의 공론화 과정을 우리가 따라 해야 된다, 거기 30년 동안 했으니까 우리도 30년 따라 해야 된다’고 이야기하는데, 그러면 독일이 탈원전 했으니까 우리도 탈원전 해야겠네요? 독일을 다 따라하는 것도 아니고, 정부도 다 독일대로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방식만 독일을 따르겠다고 한 것으로 보고 있고요. 그다음에 30년이라는 기간 동안에 매일 한 것도 아니고, 시작과 후를 생각해서 30년 하는 걸 비교하는 건 좀 잘못된 것 같습니다. 독일이 엎치락뒤치락했죠. 그렇지만 결국에는 후쿠시마 원전을 보고 완전히 포기한 거고요. 독일이 어떤 나라입니까? 세계 최고 기술이죠, 품질 하면 독일 아니겠습니까? 독일이라는 나라가 자기들 기술로도 원전의 안전을 보장 못하겠다고 판단한 거고 그리고 폐기물 같은 거는 50년, 60년 동안 아무리 해도 해결할 수 없다고 본 거고 그리고 나서 다른 희생을 치르더라도 원전에서 벗어나야 된다, 그렇게 판단한 것이죠.

[윤준호] 무엇보다도 반감기라든가 이런 거를 생각하면 50년, 60년 이내에 폐기물을 처리할 방법이 없다는 거죠?

[박종운] 반감기보다도 독성이라는 게 있습니다. 방사선 물질이 화학적으로 독성이 있어서 인체에 엄청나게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볼 때는 현재 기술로 완벽하게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이 없습니다.

[윤준호] 그러면 우리가 경주에 방폐장 만든 것처럼 방사능 폐기물 처리장으로는 처리가 불가능한 건가요?

[박종운] 경주에 지은 거는 아주 낮은 거죠.

[윤준호] 저준위이기는 하죠.

[박종운] 그건 큰 문제는 안 되는데 사용후 핵연료는 고준위 방사능이라 거기에 많은 핵 종류들이 방사능 내는 것들이 많습니다. 그런 원소들 종류도 많고요. 우리가 다루기에 상당히 어려운 폐기물에 속하죠.

[윤준호] 어제 울산 토론회 다녀오셨는데, 마지막 지방 토론회인 것 같은데, 어제도 그 자리 현장에서 제기된 내용인데, 시민 참여단에게 제공되는 정보들이 찬반 모두 많이 왜곡돼 있다, 그래서 이게 과연 비전문가인 시민 참여단이 제대로 된 정보를 받지 못할 경우 제대로 된 결론이 도출되겠느냐, 이런 얘기도 어제 현장에서 많이 나온 것 같은데,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박종운] 그러면 반대로 전문가들한테 뭔가를 해 보라고 하면 전문가들끼리 하면 사실 더 합의가 안 돼요. 그리고 사실 지금 많은 전문가들이 정보를 왜곡하고 있는 겁니다.

[윤준호] 오히려?

[박종운] 그렇죠. 그러니까 과장하거나 심지어 허위에 가까운 이야기들도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오히려 국민들을 더 혼란케 하는 거죠. 그래서 원전의 정책 결정을 국민 투표로 한 나라들을 보더라도 그분들한테 무슨 교육을 하고 한 게 아니기 때문에 그냥 원론적인 수준에서 평상시 가지고 있는 상식이나 국민들이 일반적으로 평상시에 가지고 있는 걸로 판단을 해도 되는데, 정보 체크하고 세심하게 하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많이 정리가 된 걸로 알고 있고요. 그다음에 과거에 했던 공론화 과정들을 보면, 몇 줄 발표하고 서로 싸움하고 이랬던 아픈 경험들을 볼 때는 그래도 지금 상당히 잘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윤준호] 그러니까 일종에 이게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집단지성의 결론 도출 과정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박종운] 그런 면도 있죠.

[윤준호] 구체적인 부분을 한번 짚으면서 교수님께 의견을 여쭙도록 하겠습니다. 탈원전 정책의 찬반 논쟁을 보면 딱 두 가지가 핵심인 것 같습니다. 비용 문제와 안전. 일단 비용 문제부터 보면, 원전은 싸다, 따라서 원전이 경제적이다. 원전이 없어지면 전기 요금 등 에너지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하는데 이 부분은 실제 그렇습니까?

[박종운] 지금 원자력 때문에 전기 원자력이 없어지는 것도 지금 기간은 60년을 봤잖아요. 굉장히 느린 속도죠. 2040년, 앞으로 23년 후가 되더라도 15개 이상은 남아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그 영향이라는 건 굉장히 미미하고 그리고 우리가 지난 10년 동안 이미 40% 올랐어요. 또 미국, 프랑스, 일본마저도 원전을 해도 계속 전기 요금은 올라왔거든요. 그리고 심지어는 최근에 프랑스 같은 경우에는 오히려 원전 때문에 더 올랐어요. 원전이 70%나 되는데도 최근 10년 동안 거기도 40% 넘게 올랐어요. 원전이 많은 나라는 그러면 안 올라야 될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에너지 비용이라는 건 다 오르게 돼 있어요.

[윤준호] 그런데 원전의 발전 비용 원가는 또 미국이나 프랑스, 우리가 각각 다른 거 아닌가요?

[박종운] 나라마다 다를 수는 있죠.

[윤준호] 그쪽은 우리보다 비싸다고 그러던데요.

[박종운] 나라마다 싸고 비싼 거는, 원료 가격이 전기 요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다르기는 하지만 원료인 우라늄도 해외에 다 의존하고 있거든요. 40%는 수입이에요. 우리나라 100% 수입이고요. 그래서 에너지 수입이라는 건 원자력도 마찬가지고 100%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가격이라는 건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윤준호] 그리고 또 하나, 이게 원전이 아니고 재생 에너지라든가 여러 가지 다른 자연 에너지 쪽으로 가게 될 경우 안정적 공급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 아니냐 하는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박종운] 그것도 어제 울산 토론회에서 많이 나왔는데, 원자력 발전소도 1년에 한 달 내지 두 달 세워야 돼요. 그러니까 그것도 간헐적인 에너지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불시 정지하면 대용량의 전기 공급이 끊깁니다. 예를 들어서 1기가, 2기가 이런 수준이기 때문에 원전도 갑자기 불시에 정지하는 경우에는 그것도 에너지가 안정적이라고 얘기 안 할 수도 있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안정적이냐, 비안정적이냐 하는 부분은 기술적으로 극복 가능하기 때문에 그 문제를 가지고 에너지원 문제를 삼을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윤준호] 그리고 또 하나, 지금 안전 문제가 대두가 된 것이 일본의 후쿠시마 사태 때문 아닙니까? 사실 도호쿠 지방 원전의 방사능이 누출되면서 시작된 건데요. 이게 일본이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에 원자력발전소에 대해서 규제를 많이 강화했다가 최근에 다시 원전 재가동에 나서고 있다, 이게 결국 경제성 문제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박종운] 일본의 경우 지금 원전을 중지한 이유가 뭐예요? 후쿠시마 사고가 크게 났단 말이죠. 그래서 다른 원전들도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다 정비하기 위해서 거의 일시에 다 세운 거예요. 그러니까 그것이 충격이 크죠. 충격이 크기 때문에 전기 요금에 영향을 급격하게 줬죠. 그렇죠?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렇게 빨리 하는 게 아니잖아요.

[윤준호] 점진적으로 하는 거니까요.

[박종운] 거기는 몇 달 만에 한 거고 우리나라는 60년 동안 하는데 영향이 있을 수 없습니다. 일본이 재가동하는 것도 42기 중에 5개밖에 못했어요. 그러니까 재가동이라고 볼 수 없는 수준입니다. 앞으로도 다 못한다는 게 예상이고 반 정도 하기도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윤준호] 그리고 또 하나, 원전 수출 문제인데요. 지금 우리가 한국형 원전 모델이 이번에 유럽 인증을 통과하지 않았습니까? 중국은 아직도 통과를 못한 반면에 비해서요. 그러다 보니까 백운규 장관이 우리의 원전 수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했는데, 이렇게 우리의 원전 기술이 수출도 되고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는데 이걸 포기하는 건 아깝지 않느냐 하는 이야기는 어떻게 보세요?

[박종운] 지금 원전을 포기한다고 하지 않았잖아요. 원전을 서서히, 에너지 전환으로 보고 있는 거니까 당장 내일 없어지는 건 아니고요. 아까 유럽의 인증을 통과했다고 했는데, 우리나라가 몇 번째로 통과한 건지 아십니까?

[윤준호]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박종운] 미국, 러시아, 프랑스, 일본이 다 이미 통과했습니다. 일본이 맨 마지막에 통과했는데, 3년 전에 통과했어요. 한국이 지금 다섯 번째로 제일 마지막으로 한 겁니다. 그걸 가지고 무슨 우리나라만 최고처럼 생각하면 안 됩니다. 그다음에 러시아는 20개 나라의 인증을 받았습니다. 이런 거는 잘 보도가 안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건 별 의미가 없는 얘기입니다. 일본 같은 경우에는 APWR은 유럽에 인증 받았는데 수출은 못했어요. 그러니까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다른 거고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이런 특정 사안을 가지고 최고다, 아니다 남발하는 거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최고일 필요가 뭐가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리고 지금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수출한 거는 4기인데 러시아는 28기를 수출했고 일본은 11기, 중국도 10기 수출했어요. 한국은 4기를 해 놓고 자꾸 수출 걱정을 하는데, 다른 나라들이 많이 자리 잡았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수출할 대상이 이제 별로 없어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윤준호] 비용 문제와 함께 탈원전 문제의 또 다른 핵심이 안정성 문제인데요. 교수님께서는 현재 우리 원자력발전소에 어떤 안정상 문제가 있다고 보십니까?

[박종운] 지난번에 한빛원전 보셨잖아요. 구멍이 나 있는, 심각한 정비나 건설 결함이 발견됐잖아요. 그리고 과거 2012년도에 원전 비리 사건 보셨잖아요. 원전 운영상의 심각한 결함들을 많이 겪지 않았습니까? 그것이 원전에 대한 신뢰도를 약화시켰고 운영상 또 건설할 때 또 정비하면서 이런 많은 결함들이 안전 문제를 일으키는 거고요. 우리나라 원전이 다른 나라 원전에 비해서 심각하게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얘기는 아닌데...

[윤준호] 그런데 운영상 결함은 개선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박종운] 운영상 결함이 개선될 수 있다고 해서 지금까지 개선을 해 오고 있지만 또 다른 문제가 생기지 말라는 보장은 없잖아요. 그러니까 안정성이라는 건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요소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런 면들을 고려해야죠.

[윤준호] 마지막 질문 드리겠습니다. 이 시점에서 탈원전 정책이 왜 꼭 필요한지 교수님께서 의견을 설명해 주시죠.

[박종운] 탈원전 정책이라는 게 아니라 에너지 전환이라고 봐야 됩니다. 필요 문제가 아니고 생존의 문제가 이미 돼 있습니다. 왜냐하면 가격도 올라가고 비싸지고 핵폐기물 문제는 해결 방안이 없고 그리고 기술도 문제지만 수용할 지역이 없습니다. 서울의 경우에 그걸 갖다 놓는다면 누가 그걸 찬성하시겠어요? 지방에 두라는 얘기잖아요. 독일 같은 나라는 최고 기술에도 불구하고 원전의 공포로 인해서 탈원전을 한 것이고 미국은 경제성이 없어서 무너지는 것이고 프랑스도 경제성이 없어지고 러시아, 중국만 계속 건설하는데, 그건 우리의 표본이 아니죠. 그래서 현재 계획 중인 에너지 전환은 우리가 보다 더 안전하고 핵폐기물이 발생하지 않는 에너지로 서서히 전환하는 과정이니까 국민이 안심해도 된다고 봅니다.

[윤준호] 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종운] 네.

[윤준호] 지금까지 동국대 원자력에너지시스템공학과 박종운 교수였습니다. 내일 이 시간에는 탈원전 정책에 반대하는 입장의 의견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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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박종운 교수(동국대학교 원자력에너지시스템공학과) “세계 최고 기술 獨도 원전 포기…佛, 원전 때문에 전기요금 올라” ②
    • 입력 2017-10-12 11:00:08
    • 수정2017-10-12 11:09:17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
□ 방송일시 : 2017년 10월 12일(목요일) □ 출연자 : 박종운 교수(동국대학교 원자력에너지시스템공학과)
“세계 최고 기술 獨도 원전 포기…佛, 원전 때문에 전기요금 올라” [윤준호] 신고리 5, 6호기 원자력발전소의 운명이 열흘 안에 판가름 날 것으로 보입니다. 공론화위원회는 이번 주말 시민참여단을 대상으로 합숙토론을 진행한 뒤에 그 결과를 20일에 공개할 예정인데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둘러싸고 찬반 갈등은 여전합니다. 청취자 여러분들께서는 찬성하시나요, 반대하시나요. 오늘부터 이틀에 걸쳐 탈원전 정책에 대한 찬성, 반대 의견을 차례로 들어보겠습니다. 먼저 원자력 학계에서 탈원전 정책을 지지하고 있는 동국대학교 원자력에너지시스템공학과 박종운 교수와 얘기 나눠 봅니다. 박종운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박종운] 네, 안녕하십니까? [윤준호] 박 교수님은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출신이시고 한전, 한수원에 근무하신 경력이 있으신 걸로 나와 있는데요. 교수님 전공이나 경력으로 봤을 때는 탈원전 정책을 지지한다, 이게 좀 의외라는 이야기 많이 듣지 않으시는지요? [박종운] 글쎄요. 좀 듣고는 있습니다. [윤준호] 20일에 신고리 공론화위원회가 최종 권고안을 정부에게 제출할 예정인데요. 일단 최종 보고서는 법적 구속력은 없죠? [박종운] 정부가 국민으로부터 어떤 권한을 대행하고 있지 않습니까? 원전도 공공사업이죠. 그렇기 때문에 이것이 정부의 정책 시행 범위 내에 있는 것인데, 거기에 추가로 국민의 의견을 물어서 반영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법적 구속력이 있느냐, 없느냐는 큰 의미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원전 사업에 공론화 같은 거를 한 적이 없죠. 그래서 이번에 하는 건 발전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 공론화 결과를 그대로 하겠다는 것이 아니고, 예를 들어서 51:49라고 그러면 거의 차이가 없잖아요. 그다음 판단은 정부 몫이 아니겠습니까? [윤준호] 최종적인 판단은 정부가 책임을 져야겠죠. [박종운] 그렇죠. [윤준호] 정부가 이번에 공론화라는 과정을 처음 도입하면서 롤 모델로 삼고 있는 게 독일입니다. 독일도 이러한 결정을 내리는 데 30년 가깝게 시간이 걸렸다고 하는데 우리는 이걸 석 달 만에 결정한다, 흔히 반대하는 측에서는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에너지 종합 계획이라는 걸 세우는 게 백년대계인데 너무 성급한 것이 아니냐 하는 지적이 있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박종운] 우리나라 에너지 사업이 백년대계라고 본다면, 지금까지 3개월이 아니라 일주일도 공론화를 한 적이 없잖아요. 그런데 지금 처음하기 때문에 그런 면을 중요시하면 되고요. 독일이 탈원전을 한 거는, 독일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독일의 공론화 과정을 우리가 따라 해야 된다, 거기 30년 동안 했으니까 우리도 30년 따라 해야 된다’고 이야기하는데, 그러면 독일이 탈원전 했으니까 우리도 탈원전 해야겠네요? 독일을 다 따라하는 것도 아니고, 정부도 다 독일대로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방식만 독일을 따르겠다고 한 것으로 보고 있고요. 그다음에 30년이라는 기간 동안에 매일 한 것도 아니고, 시작과 후를 생각해서 30년 하는 걸 비교하는 건 좀 잘못된 것 같습니다. 독일이 엎치락뒤치락했죠. 그렇지만 결국에는 후쿠시마 원전을 보고 완전히 포기한 거고요. 독일이 어떤 나라입니까? 세계 최고 기술이죠, 품질 하면 독일 아니겠습니까? 독일이라는 나라가 자기들 기술로도 원전의 안전을 보장 못하겠다고 판단한 거고 그리고 폐기물 같은 거는 50년, 60년 동안 아무리 해도 해결할 수 없다고 본 거고 그리고 나서 다른 희생을 치르더라도 원전에서 벗어나야 된다, 그렇게 판단한 것이죠. [윤준호] 무엇보다도 반감기라든가 이런 거를 생각하면 50년, 60년 이내에 폐기물을 처리할 방법이 없다는 거죠? [박종운] 반감기보다도 독성이라는 게 있습니다. 방사선 물질이 화학적으로 독성이 있어서 인체에 엄청나게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볼 때는 현재 기술로 완벽하게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이 없습니다. [윤준호] 그러면 우리가 경주에 방폐장 만든 것처럼 방사능 폐기물 처리장으로는 처리가 불가능한 건가요? [박종운] 경주에 지은 거는 아주 낮은 거죠. [윤준호] 저준위이기는 하죠. [박종운] 그건 큰 문제는 안 되는데 사용후 핵연료는 고준위 방사능이라 거기에 많은 핵 종류들이 방사능 내는 것들이 많습니다. 그런 원소들 종류도 많고요. 우리가 다루기에 상당히 어려운 폐기물에 속하죠. [윤준호] 어제 울산 토론회 다녀오셨는데, 마지막 지방 토론회인 것 같은데, 어제도 그 자리 현장에서 제기된 내용인데, 시민 참여단에게 제공되는 정보들이 찬반 모두 많이 왜곡돼 있다, 그래서 이게 과연 비전문가인 시민 참여단이 제대로 된 정보를 받지 못할 경우 제대로 된 결론이 도출되겠느냐, 이런 얘기도 어제 현장에서 많이 나온 것 같은데,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박종운] 그러면 반대로 전문가들한테 뭔가를 해 보라고 하면 전문가들끼리 하면 사실 더 합의가 안 돼요. 그리고 사실 지금 많은 전문가들이 정보를 왜곡하고 있는 겁니다. [윤준호] 오히려? [박종운] 그렇죠. 그러니까 과장하거나 심지어 허위에 가까운 이야기들도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오히려 국민들을 더 혼란케 하는 거죠. 그래서 원전의 정책 결정을 국민 투표로 한 나라들을 보더라도 그분들한테 무슨 교육을 하고 한 게 아니기 때문에 그냥 원론적인 수준에서 평상시 가지고 있는 상식이나 국민들이 일반적으로 평상시에 가지고 있는 걸로 판단을 해도 되는데, 정보 체크하고 세심하게 하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많이 정리가 된 걸로 알고 있고요. 그다음에 과거에 했던 공론화 과정들을 보면, 몇 줄 발표하고 서로 싸움하고 이랬던 아픈 경험들을 볼 때는 그래도 지금 상당히 잘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윤준호] 그러니까 일종에 이게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집단지성의 결론 도출 과정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박종운] 그런 면도 있죠. [윤준호] 구체적인 부분을 한번 짚으면서 교수님께 의견을 여쭙도록 하겠습니다. 탈원전 정책의 찬반 논쟁을 보면 딱 두 가지가 핵심인 것 같습니다. 비용 문제와 안전. 일단 비용 문제부터 보면, 원전은 싸다, 따라서 원전이 경제적이다. 원전이 없어지면 전기 요금 등 에너지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하는데 이 부분은 실제 그렇습니까? [박종운] 지금 원자력 때문에 전기 원자력이 없어지는 것도 지금 기간은 60년을 봤잖아요. 굉장히 느린 속도죠. 2040년, 앞으로 23년 후가 되더라도 15개 이상은 남아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그 영향이라는 건 굉장히 미미하고 그리고 우리가 지난 10년 동안 이미 40% 올랐어요. 또 미국, 프랑스, 일본마저도 원전을 해도 계속 전기 요금은 올라왔거든요. 그리고 심지어는 최근에 프랑스 같은 경우에는 오히려 원전 때문에 더 올랐어요. 원전이 70%나 되는데도 최근 10년 동안 거기도 40% 넘게 올랐어요. 원전이 많은 나라는 그러면 안 올라야 될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에너지 비용이라는 건 다 오르게 돼 있어요. [윤준호] 그런데 원전의 발전 비용 원가는 또 미국이나 프랑스, 우리가 각각 다른 거 아닌가요? [박종운] 나라마다 다를 수는 있죠. [윤준호] 그쪽은 우리보다 비싸다고 그러던데요. [박종운] 나라마다 싸고 비싼 거는, 원료 가격이 전기 요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다르기는 하지만 원료인 우라늄도 해외에 다 의존하고 있거든요. 40%는 수입이에요. 우리나라 100% 수입이고요. 그래서 에너지 수입이라는 건 원자력도 마찬가지고 100%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가격이라는 건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윤준호] 그리고 또 하나, 이게 원전이 아니고 재생 에너지라든가 여러 가지 다른 자연 에너지 쪽으로 가게 될 경우 안정적 공급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 아니냐 하는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박종운] 그것도 어제 울산 토론회에서 많이 나왔는데, 원자력 발전소도 1년에 한 달 내지 두 달 세워야 돼요. 그러니까 그것도 간헐적인 에너지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불시 정지하면 대용량의 전기 공급이 끊깁니다. 예를 들어서 1기가, 2기가 이런 수준이기 때문에 원전도 갑자기 불시에 정지하는 경우에는 그것도 에너지가 안정적이라고 얘기 안 할 수도 있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안정적이냐, 비안정적이냐 하는 부분은 기술적으로 극복 가능하기 때문에 그 문제를 가지고 에너지원 문제를 삼을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윤준호] 그리고 또 하나, 지금 안전 문제가 대두가 된 것이 일본의 후쿠시마 사태 때문 아닙니까? 사실 도호쿠 지방 원전의 방사능이 누출되면서 시작된 건데요. 이게 일본이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에 원자력발전소에 대해서 규제를 많이 강화했다가 최근에 다시 원전 재가동에 나서고 있다, 이게 결국 경제성 문제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박종운] 일본의 경우 지금 원전을 중지한 이유가 뭐예요? 후쿠시마 사고가 크게 났단 말이죠. 그래서 다른 원전들도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다 정비하기 위해서 거의 일시에 다 세운 거예요. 그러니까 그것이 충격이 크죠. 충격이 크기 때문에 전기 요금에 영향을 급격하게 줬죠. 그렇죠?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렇게 빨리 하는 게 아니잖아요. [윤준호] 점진적으로 하는 거니까요. [박종운] 거기는 몇 달 만에 한 거고 우리나라는 60년 동안 하는데 영향이 있을 수 없습니다. 일본이 재가동하는 것도 42기 중에 5개밖에 못했어요. 그러니까 재가동이라고 볼 수 없는 수준입니다. 앞으로도 다 못한다는 게 예상이고 반 정도 하기도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윤준호] 그리고 또 하나, 원전 수출 문제인데요. 지금 우리가 한국형 원전 모델이 이번에 유럽 인증을 통과하지 않았습니까? 중국은 아직도 통과를 못한 반면에 비해서요. 그러다 보니까 백운규 장관이 우리의 원전 수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했는데, 이렇게 우리의 원전 기술이 수출도 되고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는데 이걸 포기하는 건 아깝지 않느냐 하는 이야기는 어떻게 보세요? [박종운] 지금 원전을 포기한다고 하지 않았잖아요. 원전을 서서히, 에너지 전환으로 보고 있는 거니까 당장 내일 없어지는 건 아니고요. 아까 유럽의 인증을 통과했다고 했는데, 우리나라가 몇 번째로 통과한 건지 아십니까? [윤준호]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박종운] 미국, 러시아, 프랑스, 일본이 다 이미 통과했습니다. 일본이 맨 마지막에 통과했는데, 3년 전에 통과했어요. 한국이 지금 다섯 번째로 제일 마지막으로 한 겁니다. 그걸 가지고 무슨 우리나라만 최고처럼 생각하면 안 됩니다. 그다음에 러시아는 20개 나라의 인증을 받았습니다. 이런 거는 잘 보도가 안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건 별 의미가 없는 얘기입니다. 일본 같은 경우에는 APWR은 유럽에 인증 받았는데 수출은 못했어요. 그러니까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다른 거고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이런 특정 사안을 가지고 최고다, 아니다 남발하는 거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최고일 필요가 뭐가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리고 지금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수출한 거는 4기인데 러시아는 28기를 수출했고 일본은 11기, 중국도 10기 수출했어요. 한국은 4기를 해 놓고 자꾸 수출 걱정을 하는데, 다른 나라들이 많이 자리 잡았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수출할 대상이 이제 별로 없어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윤준호] 비용 문제와 함께 탈원전 문제의 또 다른 핵심이 안정성 문제인데요. 교수님께서는 현재 우리 원자력발전소에 어떤 안정상 문제가 있다고 보십니까? [박종운] 지난번에 한빛원전 보셨잖아요. 구멍이 나 있는, 심각한 정비나 건설 결함이 발견됐잖아요. 그리고 과거 2012년도에 원전 비리 사건 보셨잖아요. 원전 운영상의 심각한 결함들을 많이 겪지 않았습니까? 그것이 원전에 대한 신뢰도를 약화시켰고 운영상 또 건설할 때 또 정비하면서 이런 많은 결함들이 안전 문제를 일으키는 거고요. 우리나라 원전이 다른 나라 원전에 비해서 심각하게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얘기는 아닌데... [윤준호] 그런데 운영상 결함은 개선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박종운] 운영상 결함이 개선될 수 있다고 해서 지금까지 개선을 해 오고 있지만 또 다른 문제가 생기지 말라는 보장은 없잖아요. 그러니까 안정성이라는 건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요소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런 면들을 고려해야죠. [윤준호] 마지막 질문 드리겠습니다. 이 시점에서 탈원전 정책이 왜 꼭 필요한지 교수님께서 의견을 설명해 주시죠. [박종운] 탈원전 정책이라는 게 아니라 에너지 전환이라고 봐야 됩니다. 필요 문제가 아니고 생존의 문제가 이미 돼 있습니다. 왜냐하면 가격도 올라가고 비싸지고 핵폐기물 문제는 해결 방안이 없고 그리고 기술도 문제지만 수용할 지역이 없습니다. 서울의 경우에 그걸 갖다 놓는다면 누가 그걸 찬성하시겠어요? 지방에 두라는 얘기잖아요. 독일 같은 나라는 최고 기술에도 불구하고 원전의 공포로 인해서 탈원전을 한 것이고 미국은 경제성이 없어서 무너지는 것이고 프랑스도 경제성이 없어지고 러시아, 중국만 계속 건설하는데, 그건 우리의 표본이 아니죠. 그래서 현재 계획 중인 에너지 전환은 우리가 보다 더 안전하고 핵폐기물이 발생하지 않는 에너지로 서서히 전환하는 과정이니까 국민이 안심해도 된다고 봅니다. [윤준호] 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종운] 네. [윤준호] 지금까지 동국대 원자력에너지시스템공학과 박종운 교수였습니다. 내일 이 시간에는 탈원전 정책에 반대하는 입장의 의견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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