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 출근하는 워킹맘…서른셋 ‘막내 해녀’ 정민씨의 고군분투기

입력 2017.10.16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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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 우정민(33) 씨는 아이 셋을 낳고 뒤늦게 일을 시작했다. 1년 전부터 출근하기 시작한 곳은 거제 바다. 정민 씨는 부모 연배의 선배를 둔 서른셋 '아기 해녀'가 됐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긴장해서 선배에게 입도 벙긋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오기 일쑤던 정민 씨는 이제 제법 문어도 잡고, 대범하게 물질 구역도 선점한다. 막내 해녀 정민 씨는 해녀 선배들의 귀여움을 받으며 일하는 맛을 알아 가고 있다.


물과 뭍 종횡무진, 해녀와 엄마 사이

정민 씨는 물질이 끝나고 퇴근과 동시에 엄마로 변신한다. 삼남매 김도헌(7), 김래원(5), 막내딸 김나루(4)와 육아전쟁 시작이다. 한창 개구쟁이 세 녀석을 밥 먹여 재우고 나면 몸은 녹초가 된다. 어린 세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다시 바다로 출근해야 하는 해녀 엄마는 바다에서도 늘 아이들이 눈에 밟힌다.


넓은 바다에서 정민 씨를 다독여주는 건 선배 해녀들뿐이다. 이미 이 일을 먼저 겪은 이들은 막내의 속사정을 이해한다. 애쓰는 정민 씨가 기특한 선배 해녀들은 막내에게 힘이 되길 바라며 노하우 하나라도 더 알려주려 애쓴다.


세 아이 엄마, '해녀' 된 이유

정민 씨를 웃게 하는 사람은 남편 김동영(33) 씨다. 동영 씨 곁에만 가면 정민 씨 얼굴에 웃음꽃이 핀다. 스무 살에 만나 7년을 불같이 사랑했던 두 사람은 이제 7년 차 부부가 됐다.


정민 씨는 결혼과 동시에 연이어 세 아이를 출산했다. 육아에 하루하루 지쳐가던 정민 씨에게 '해녀아카데미' 모집 공고를 보여주며 해녀 일을 배워보라고 제안한 건 남편 동영 씨였다.

'저승에서 벌어 이승에서 쓴다'고 할 정도로 해녀 일은 위험하다. 조선소에서 일하는 동영 씨의 작업 또한 험하긴 마찬가지. 부부는 오늘도 서로가 무사한지 전화로 안부를 확인한다. 남편 동영 씨는 거제 바다 앞 조선소에서, 정민 씨는 거제 바닷속에서 치열한 삶을 오늘도 일구고 있다.

바다에서 인생을 배우다

해녀들은 저마다 사연 한 보따리를 안고 바다로 뛰어든다. 정민 씨는 "거제 해녀들의 뒷모습에서 삶의 경외감마저 든다"고 말한다. 선배 해녀들은 늘 정민 씨에게 "네 숨보다 욕심부리면 잡을 것도 놓치고, 잘못하면 목숨까지 잃는다"고 조언한다. 거친 삶을 일구기 위해 바다로 뛰어든 그녀들이 오랜 시간 동안 터득한 삶의 지혜다.


선배들의 바다에서 물질도 배우고, 인생도 배운다. 서른셋 아기 해녀 정민 씨는 오늘도 바다에서 푸른 빛 꿈을 꾼다. 거제 바다를 종횡무진하는 서른셋 막내 해녀의 이야기는 KBS '인간극장'(월~금 오전 7시 50분, 1TV)에서 방송된다.

[프로덕션2] 최정윤 kbs.choij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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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다로 출근하는 워킹맘…서른셋 ‘막내 해녀’ 정민씨의 고군분투기
    • 입력 2017-10-16 14:48:41
    방송·연예
'워킹맘' 우정민(33) 씨는 아이 셋을 낳고 뒤늦게 일을 시작했다. 1년 전부터 출근하기 시작한 곳은 거제 바다. 정민 씨는 부모 연배의 선배를 둔 서른셋 '아기 해녀'가 됐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긴장해서 선배에게 입도 벙긋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오기 일쑤던 정민 씨는 이제 제법 문어도 잡고, 대범하게 물질 구역도 선점한다. 막내 해녀 정민 씨는 해녀 선배들의 귀여움을 받으며 일하는 맛을 알아 가고 있다.


물과 뭍 종횡무진, 해녀와 엄마 사이

정민 씨는 물질이 끝나고 퇴근과 동시에 엄마로 변신한다. 삼남매 김도헌(7), 김래원(5), 막내딸 김나루(4)와 육아전쟁 시작이다. 한창 개구쟁이 세 녀석을 밥 먹여 재우고 나면 몸은 녹초가 된다. 어린 세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다시 바다로 출근해야 하는 해녀 엄마는 바다에서도 늘 아이들이 눈에 밟힌다.


넓은 바다에서 정민 씨를 다독여주는 건 선배 해녀들뿐이다. 이미 이 일을 먼저 겪은 이들은 막내의 속사정을 이해한다. 애쓰는 정민 씨가 기특한 선배 해녀들은 막내에게 힘이 되길 바라며 노하우 하나라도 더 알려주려 애쓴다.


세 아이 엄마, '해녀' 된 이유

정민 씨를 웃게 하는 사람은 남편 김동영(33) 씨다. 동영 씨 곁에만 가면 정민 씨 얼굴에 웃음꽃이 핀다. 스무 살에 만나 7년을 불같이 사랑했던 두 사람은 이제 7년 차 부부가 됐다.


정민 씨는 결혼과 동시에 연이어 세 아이를 출산했다. 육아에 하루하루 지쳐가던 정민 씨에게 '해녀아카데미' 모집 공고를 보여주며 해녀 일을 배워보라고 제안한 건 남편 동영 씨였다.

'저승에서 벌어 이승에서 쓴다'고 할 정도로 해녀 일은 위험하다. 조선소에서 일하는 동영 씨의 작업 또한 험하긴 마찬가지. 부부는 오늘도 서로가 무사한지 전화로 안부를 확인한다. 남편 동영 씨는 거제 바다 앞 조선소에서, 정민 씨는 거제 바닷속에서 치열한 삶을 오늘도 일구고 있다.

바다에서 인생을 배우다

해녀들은 저마다 사연 한 보따리를 안고 바다로 뛰어든다. 정민 씨는 "거제 해녀들의 뒷모습에서 삶의 경외감마저 든다"고 말한다. 선배 해녀들은 늘 정민 씨에게 "네 숨보다 욕심부리면 잡을 것도 놓치고, 잘못하면 목숨까지 잃는다"고 조언한다. 거친 삶을 일구기 위해 바다로 뛰어든 그녀들이 오랜 시간 동안 터득한 삶의 지혜다.


선배들의 바다에서 물질도 배우고, 인생도 배운다. 서른셋 아기 해녀 정민 씨는 오늘도 바다에서 푸른 빛 꿈을 꾼다. 거제 바다를 종횡무진하는 서른셋 막내 해녀의 이야기는 KBS '인간극장'(월~금 오전 7시 50분, 1TV)에서 방송된다.

[프로덕션2] 최정윤 kbs.choij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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