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2명 숨진 ‘석란정 화재’ 한 달…원인은 ‘오리무중’

입력 2017.10.17 (13:3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소방관 2명 숨진 ‘석란정 화재’ 한 달…원인은 ‘오리무중’

소방관 2명 숨진 ‘석란정 화재’ 한 달…원인은 ‘오리무중’

2명의 소방관이 숨진 강릉 석란정 화재참사가 17일로 꼭 한 달째를 맞았지만 화재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연관기사]
강릉서 화재 진압 중 정자 붕괴…매몰 소방관 2명 사망
[영상] 석란정 화재…“순직 소방관들, 밤새 현장 지키다 참사”


아직까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화재 감식결과가 나오지 않은 가운데 이 사건을 수사중인 강릉경찰서는 방화와 자연발화 등 여러 가능성을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지만 결정적인 단서마저 없어 애를 먹고 있다.

석란정 출입 열쇠 가진 관리인 알리바이 확인

경찰은 석란정이 건물 주변으로는 3m 높이의 펜스가 둘러쳐져 있었고 건물 자체는 방수천막이 둘러쳐진 돔 형태로 사실상 외부인 출입이 어려운 구조로 돼 있어 방화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이에 경찰은 사건 직후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고 관리인 A(78)씨와 석란정 옆에서 공사 중인 스카이베이 경포호텔 측 관계자들을 상대로 조사했다.

석란정으로 들어가려면 펜스의 자물쇠를 열고 들어가 천막을 들춰 올린 뒤 내부로 출입해야 했는데 열쇠는 A씨가 갖고 있었다.

A씨가 석란정을 창고로 사용하면서 건물 내부에서 페인트·시너 통 등 인화물질 보관 용기가 다수 발견돼 경찰은 그와 그의 가족들을 상대로 조사했으나 알리바이가 모두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8일 강원도 강릉시 석란정에서 화재원인 조사를 위한 관계 기관 합동 감식이 진행되고 있다. 전날 오전 4시 29분께 석란정에서 불을 끄던 경포119안전센터 소속 이모(59) 소방위와 이모(27) 소방사가 정자 붕괴로 매몰돼 숨졌다.지난달 18일 강원도 강릉시 석란정에서 화재원인 조사를 위한 관계 기관 합동 감식이 진행되고 있다. 전날 오전 4시 29분께 석란정에서 불을 끄던 경포119안전센터 소속 이모(59) 소방위와 이모(27) 소방사가 정자 붕괴로 매몰돼 숨졌다.

석란정 출입 흔적 없고 주변 CCTV에도 단서 없어

석란정 출입은 출입문 외에도 석란정과 맞닿은 스카이베이 경포호텔 공사장을 통해서 가능했지만 공사장 근로자들은 평소 오후 7시까지 일했고 그 이후에는 문을 굳게 잠근 뒤 경비원이 지켰다. 당시 누군가 출입한 흔적은 없었다.

사고 전 호텔 측이 석란정 소유주 등과 이전을 논의했던 탓에 방화 의심을 샀으나 경찰은 "근로자나 시행사가 석란정에 불을 내서 얻을 이익보다 그로 인한 의심을 더 받을 상황에서 방화했다는 것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주변 CCTV와 차량 블랙박스에서도 결정적인 단서는 잡히지 않았다.

발화지점 내부 추정…국과수 감식 결과 안 나와

경찰은 당초 4주 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던 국과수 감식 결과가 늦어지고 있지만 이에기대를 걸고 있다.

소방당국도 사고 후 마룻바닥 시료를 채취해 감식했으나 원인을 단정 지을만한 단서는 없었다.

건물이 완전히 잿더미가 된 데다 폭삭 무너져내리면서 발화지점도 내부로만 추정할 뿐이다.

강릉시 강문동 석란정에서 불을 끄다 순직한 강릉소방서 경포 119안전센터 소속 이영욱(59·왼쪽) 소방위와 이호현(27) 소방사의 모습.강릉시 강문동 석란정에서 불을 끄다 순직한 강릉소방서 경포 119안전센터 소속 이영욱(59·왼쪽) 소방위와 이호현(27) 소방사의 모습.

경찰 "자연발화 가능성에 무게"

경찰은 석란정의 외형적 형태, 외부인의 출입이 어려운 점, 주변 CCTV 등을 볼 때 자연발화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천막으로 둘러쳐진 석란정이 7∼8월에 이어 9월까지 이어진 불볕더위까지 고려하면 자연발화 가능성도 있다"며 "오히려 외부인의 접근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석란정 내부에서 인위적 요인으로 불이 났다는 추론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참사가 난 석란정에 최초로 불이 난 것은 지난달 16일 오후 9시 45분으로 불은 10여 분 만에 꺼졌으나 이튿날 오전 3시 51분께 다시 연기가 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2차 화재 신고를 받고 출동한 순직 소방관 2명은 정자 건물 바닥에서 연기가 나자 정자 안으로 들어가 도구 등으로 잔불 정리작업을 벌이다 참변을 당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소방관 2명 숨진 ‘석란정 화재’ 한 달…원인은 ‘오리무중’
    • 입력 2017-10-17 13:31:12
    취재K
2명의 소방관이 숨진 강릉 석란정 화재참사가 17일로 꼭 한 달째를 맞았지만 화재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연관기사]
강릉서 화재 진압 중 정자 붕괴…매몰 소방관 2명 사망
[영상] 석란정 화재…“순직 소방관들, 밤새 현장 지키다 참사”


아직까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화재 감식결과가 나오지 않은 가운데 이 사건을 수사중인 강릉경찰서는 방화와 자연발화 등 여러 가능성을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지만 결정적인 단서마저 없어 애를 먹고 있다.

석란정 출입 열쇠 가진 관리인 알리바이 확인

경찰은 석란정이 건물 주변으로는 3m 높이의 펜스가 둘러쳐져 있었고 건물 자체는 방수천막이 둘러쳐진 돔 형태로 사실상 외부인 출입이 어려운 구조로 돼 있어 방화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이에 경찰은 사건 직후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고 관리인 A(78)씨와 석란정 옆에서 공사 중인 스카이베이 경포호텔 측 관계자들을 상대로 조사했다.

석란정으로 들어가려면 펜스의 자물쇠를 열고 들어가 천막을 들춰 올린 뒤 내부로 출입해야 했는데 열쇠는 A씨가 갖고 있었다.

A씨가 석란정을 창고로 사용하면서 건물 내부에서 페인트·시너 통 등 인화물질 보관 용기가 다수 발견돼 경찰은 그와 그의 가족들을 상대로 조사했으나 알리바이가 모두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8일 강원도 강릉시 석란정에서 화재원인 조사를 위한 관계 기관 합동 감식이 진행되고 있다. 전날 오전 4시 29분께 석란정에서 불을 끄던 경포119안전센터 소속 이모(59) 소방위와 이모(27) 소방사가 정자 붕괴로 매몰돼 숨졌다.
석란정 출입 흔적 없고 주변 CCTV에도 단서 없어

석란정 출입은 출입문 외에도 석란정과 맞닿은 스카이베이 경포호텔 공사장을 통해서 가능했지만 공사장 근로자들은 평소 오후 7시까지 일했고 그 이후에는 문을 굳게 잠근 뒤 경비원이 지켰다. 당시 누군가 출입한 흔적은 없었다.

사고 전 호텔 측이 석란정 소유주 등과 이전을 논의했던 탓에 방화 의심을 샀으나 경찰은 "근로자나 시행사가 석란정에 불을 내서 얻을 이익보다 그로 인한 의심을 더 받을 상황에서 방화했다는 것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주변 CCTV와 차량 블랙박스에서도 결정적인 단서는 잡히지 않았다.

발화지점 내부 추정…국과수 감식 결과 안 나와

경찰은 당초 4주 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던 국과수 감식 결과가 늦어지고 있지만 이에기대를 걸고 있다.

소방당국도 사고 후 마룻바닥 시료를 채취해 감식했으나 원인을 단정 지을만한 단서는 없었다.

건물이 완전히 잿더미가 된 데다 폭삭 무너져내리면서 발화지점도 내부로만 추정할 뿐이다.

강릉시 강문동 석란정에서 불을 끄다 순직한 강릉소방서 경포 119안전센터 소속 이영욱(59·왼쪽) 소방위와 이호현(27) 소방사의 모습.
경찰 "자연발화 가능성에 무게"

경찰은 석란정의 외형적 형태, 외부인의 출입이 어려운 점, 주변 CCTV 등을 볼 때 자연발화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천막으로 둘러쳐진 석란정이 7∼8월에 이어 9월까지 이어진 불볕더위까지 고려하면 자연발화 가능성도 있다"며 "오히려 외부인의 접근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석란정 내부에서 인위적 요인으로 불이 났다는 추론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참사가 난 석란정에 최초로 불이 난 것은 지난달 16일 오후 9시 45분으로 불은 10여 분 만에 꺼졌으나 이튿날 오전 3시 51분께 다시 연기가 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2차 화재 신고를 받고 출동한 순직 소방관 2명은 정자 건물 바닥에서 연기가 나자 정자 안으로 들어가 도구 등으로 잔불 정리작업을 벌이다 참변을 당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